테슬라의 딴짓들

많은 이들이 테슬라를 전기차 기업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사실 차는 테슬라의 사업 중 하나일 뿐이다.

이는 애플이 스마트폰 기업이지만, 컴퓨터 기업이고,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기업인 것과 같다.

테슬라의 모토 역시 '우리는 언제나 이동한다'로, 공간 개념을 상징하고 있다.

즉, 자동차는 이동 데이터 수집을 위한 디바이스인 셈이다.

첫 테슬라 디바이스 로드스터가 등장한 지 15년이 지난 지금, 테슬라의 계산된 딴짓들이 드러나고 있다.

광물 업자로서의 테슬라

전기차의 기초는 무엇보다 배터리다. 아무리 주행 기능이 좋다고 해도 이동에는 배터리가 핵심이다.

테슬라는 이점을 간파했다. 그들을 고효율 저비용 배터리를 원했다.

어떻게 하면 원가를 낮출 수 있을까? 답은 자체 생산과 원재료 조달이다.

이미 테슬라는 자체 개발로 선회해 4680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게다가 전기차 배터리 원재료인 니켈(Nickel)의 확보 전략을 보면 그 의도가 확실해진다.

니켈은 채굴량이 적고 가격도 비싸다. 전기차가 상대적으로 비싼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테슬라는 우주에서 가져오려고 한다.

테슬라의 가족 회사인 Space X는 NASA와의 협업을 통한 소행성 광물 채굴 계획을 공개했다. 

Space X의 우주선 팔콘의 출발은 오는 22년 7월. 도착지인 소행성의 주성분은 니켈이다.

테슬라는 배터리 사업자이자, 광물업자도 되려고 한다.

 

전력 사업자로서의 테슬라

배터리는 전기의 저장 공간이다.  만약 전기 자체를 활용할 수 없다면 배터리에 대한 노력은 반감된다.

그래서 테슬라는 전력 사업자가 됐다.

지난 2016년 테슬라는 태양광 기업 솔라시티를 인수했다.

그리고 남태평양 사모아 섬을 100% 태양광 에너지로 움직이도록 구축했다.

다시 말해, 테슬라가 사모아섬의 한전이 된 셈이다.

이러한 테슬라의 전력 사업에 대한 행보는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테슬라는 미국 텍사스주에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설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전력시장 진출을 알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텍사스 앵글턴에 지어지는 테슬라의 ESS는 100 메가와트 이상으로, 2~3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타이밍을 맞춘 것일까? 텍사스는 지난 2월 폭설로 인해 수일간 전력공급이 중단됐다. 

그로 인해 수백만 명이 난방 없이 혹한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텍사스에 위치한 테슬라 본사는 자사 ESS를 통해 전력을 확보했다.

테슬라의 실시간 전력 거래 Autobidder 대쉬보드(출처: 테슬라)
테슬라의 실시간 전력 거래 Autobidder 대쉬보드(출처: 테슬라)

 

더불어 전력 사업과 연계된 거래 플랫폼(Autobidder)도 준비 중이다. 

말 그대로 안 쓰는 전력을 사고, 팔자는 것.

예를 들어, 테슬라 운전자가 정해진 요금으로 차량을 충전하는 것이 아니라, 거래 플랫폼에 접속해 가장 낮은 비용의 전력을 구입하고, 이를 충전에 이용하는 것이다. 

또 만약 집에 태양광 설치돼 있고, 매일 전기차를 충전한다면, 거래 플랫폼에서 자신의 전력을 팔 수 있다.

시장 확대는 운용 비용 감소로 이어진다.

그 이면에는 발전소를 끊임없이 돌려 새로운 전력을 만들기보다는 이미 저장된 전력을 잘 쓰자는 뜻도 있다.

테슬라는 에너지 저장 솔루션인 '파워팩'과 플랫폼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호주에서 시범 운용 중이다.

테슬라는 전기차 공급업자이자, 전력 중개업자가 되는 것.

테슬라는 전기차 충전소 사업자이기도 하다. 이미 우리나라에서 사업 등록을 마친 상태다.

 

보험업자로서의 테슬라

테슬라는 자동차 보험 사업도 하고 있다. 

2019년 테슬라는 캘리포니아에서 테슬라 인슈어런스(Tesla Insurance)를 운용 중이다.

물론 테슬라 차량 소유주만을 위한 보험 상품이다.

테슬라의 강점은 철저한 개인화와 간편함.

보험 역시 운전자의 주행 데이터 기반으로 설계된다.

운전자가 얼마나 위험한지에 따라 월별 보험료가 책정된다는 것.

자동차보험에서 보험료 산출방법이 다양할수록 운전자에게 합리적이다.

단순한 산정 방법은  다수의 안전한 운전자가 소수의 위험한 운전자의 비용을 보전하고 있다.

그래서 테슬라의 보험료는 타 업체보다 10% 이상 저렴하다.

가입도 쉽다. 

일반 보험의 경우, 차량 실소유주부터 차량 가격 등 여러 정보를 가입자가 직접 입력해야 한다.

그러나 테슬라는 구매 시기부터 등록된 고객 정보로 진행되기 때문에 클릭 세 번이면 끝난다.

홈페이지에서 테슬라 차량을 구입하듯 쉽다.

현재 테슬라 보험은 캘리포니아 외 일리노이, 텍사스, 워싱턴 등 3개 주 사업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테슬라 CFO인 재커리 커크혼은 "결국 테슬라 보험은 전국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석대건 기자

daegeon@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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