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후반에 완전히 실패한 비행선을 최근들어 현대 기술을 더해 복구하려는 노력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과거 제펠린선으로도 알려진 비행선은 한때 항공운송의 미래로 여겨졌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도약에 실패했다. 하지만 비행선 ‘황금시대’ 이후 시간이 흐르고 항공기의 환경비용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이 다시 왕년의 위치로 돌아오는 것을 보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상승하는 연료비와 지구에 미치는 화석 연료의 영향에 대한 염려가 증가하고 있기에 비행선과 같이 매우 효율적인 비행선이 다시 각광받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새로운 "비행선의 시대에 막 접어들게 된 걸까. 어떤 비행선 회사들은 확실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긴 과거 비행선의 영광과 실패의 역사를 알아보고 이를 부활시키려는 용감한 비행선 회사 5곳과 그들의 나름 설득력있는 활용방안에 대해 알아본다. 특히 원거리 여행에서 항공기의 엄청난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5개의 용감한 회사들이 새로운 비행선의 시대를 열기 위해 지각을 들어올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 등을 참고했다.
비행선 실패의 4가지 이유와 부활 노력 배경
공기보다 가벼운 운송수단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존재해 왔다. 최초의 성공적 비행선 운항은 1800년대 후반에 이뤄졌다. 증기엔진을 이용해 사상 최초의 동력 비행선을 만든 앙리 지파르드 같은 발명가들의 주목할 만한 노력이 있었다. 그는 1852년에 9월24일 파리와 타프간 약 17마일(약 27km)를 자신의 이 비행선으로 비행했다.
비행선의 발전은 1900년대 초 페르디난드 폰 제펠린의 견고한 비행선, 특히 1900년에 등장한 저 유명한 LZ 1과 함께 절정에 달했다. ‘제펠린’선으로 널리 알려진 이 비행선들은 형태를 유지하기 위한 금속으로 된 대들보 같은 틀을 설치하고 있었다. 이 시대에는 비행선이 승객 수송, 군사적 감시, 심지어 대서양 횡단 비행에 사용돼 공기보다 가벼운 현대적 비행선의 기초를 닦았다.
1925년 굿이어 타이어앤러버사는 풍선처럼 생긴 비행선을 설계해 만들기 시작했다. 이 비행선들은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주로 광고와 군사적 목적(감시 및 대 잠수함전)에 사용됐다.
이 비행선은 1명의 승무원과 10명의 승객을 태웠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비행기와 헬리콥터 기술의 지속적 발전으로 이들이 점차 선호되는 항공 운송 수단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처럼 인기를 얻었던 비행선에도 몇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의 고유한 안전성에 대한 것이었다. 1937년 힌덴부르크호의 미국 뉴저지주 공항 착륙 중 화재와 추락, 이와 유사한 1930년 영국 R101호의 참사와 같은 재난들은 당연히 사람들의 비행선에 대한 신뢰를 흔들었다.
두 경우 모두 비행선을 이륙용으로 가연성 높은 수소 가스를 사용하면서 몇 초 만에 불이 났다. 헬륨은 공중에 뜨기 위한 유효한 가스였지만 당시 이 가스를 양산하는 데는 엄청난 비용이 들었다. 특히 당시 헬륨 생산 대국인 미국은 이를 독일의 제펠린선용으로 제공하지 않았다
둘째로, 그리고 아마도 가장 중요한 비행선 쇠퇴의 이유는 순전히 경제학적 이유였다. 각각의 비행선은 건설과 지속적인 유지보수 측면에서 상당한 투자가 필요했다.
또한 거대한 격납고와 많은 지상 승무원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유지관리 비용이 더 많이 들었다. 항공기의 경제성이 점점 더 좋아지는 상황에서 대공황과 같은 세계적인 경제 침체로 인해 비행선 투자금 유치도 쉽지 않았다.
게다가 비행선의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항공기와 비교할 때) 악천후에 본질적으로 민감하다는 것이다. 비행선의 넓은 표면적과 느린 속도는 그들을 강한 바람, 폭풍, 그리고 난류에 취약하게 만든다. 이것은 가장 주목할 만한 몇몇 비행선 참사의 원인이 됐다.
또한 비행선은 상대적으로 제한된 승객 수용 능력과 속도를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20세기에 혁명을 일으켰지만 곧 기차와 배와 같은 전통적인 운송 수단은 물론 항공기의 수송 능력과 속도에 가려졌다.
대형 계류 마스트와 격납고 등과 같은 비행선 운영에 필요한 기반 시설은 공항과 비행기 활주로만큼 광범위하게 이용할 수 없었고 이는 중요한 실패 요인이었다.
현대 기술이 비행선과 관련된 문제들을 일부 해결했지만 그것들은 제펠린선 사고이후 현장에 있던 기자들이 촬영한 폭발 참사 영상이 거듭해서 상영되면서 결국 비행선 산업의 종말로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들어 지속가능한 운송수단으로의 역할, 그리고 관광, 오지 화물 운송과 같은 특정 분야에의 활용에 더해 과학 연구용 플랫폼으로써 비행선에 대한 관심이 급부상하고 있다. 각자의 방식으로 첨단화한 비행선을 가지고 화려한 복귀를 꿈꾸고 있는 기업들의 야심만만한 등장이 주목받는 이유다.
비행선 시대의 화려한 복귀를 꿈꾸는 5개 기업들과 그들의 비행선
그렇다면 어떤 회사들이 심연에서 돌아오는 비행선에 베팅하고 있을까. 비행선 부활의 흐름에 올라 탄 주목할 만한 스웨덴, 남아프리카공화국, 영국, 미국, 러시아 5개국 비행선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봤다.
1.스웨덴 오션스카이(OceanSky), 비행선 관광의 복구를 꿈구다
비행선을 예전의 영광으로 되돌리려고 시도하는 주목할 만한 회사중 하나는 스웨덴에 본사를 둔 오션 스카이 크루즈(Ocean Sky Cruises)다. 2021년에 전해진 바대로 이 회사는 2024년부터 북극과 아프리카에 고급 비행선 크루즈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항공 산업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으로 유명하며, 비행선이 이를 달성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들은 과거의 비행선들처럼 떠있기 위해 가스를 사용하겠지만 수소 대신 안전하고 가연성 없는 헬륨 가스를 사용하게 된다. 비행선들은 가볍고, 기존 비행기들보다 최대 80% 더 적은 에너지만 필요로 하며, 물 속의 배처럼 공중에 떠 있게 된다. 이것은 도로를 사용하지 않는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만들어주며 이 회사의 환경 목표와도 일치한다.
2.남아공 클라우드라인, 배달용 드론 대항마 미니 비행기 계획
남아프리카 공화국(남아공)에 기반을 둔 신생 기업인 클라우드라인(Cloudline)은 미니 비행선으로 수백만 달러(수십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이 비행선들의 길이는 18m가 조금 넘고, 무게는 4~7 파운드(1.8~3.2kg)가 나간다.
CNN은 이 회사 미니비행선이 드론보다 큰 탑재 용량을 바탕으로 헬리콥터나 다른 수직 이착륙 항공기의 대안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클라우드라인의 미니 비행기는 헬륨으로 채워져 있고 엔진에 동력을 공급하기 위한 태양 전지판과 백업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다. 그들은 이륙 높이에서 최대 1220m의 순항 고도를 유지하면서 최대 12시간 동안 날 수 있고 400km까지 이동할 수 있다.
각 비행선은 한 번 운항하면 자율적으로 정해진 경로를 따르게 된다. 기상 악화와 같이 이상이 발생할 경우 원격 측정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비행선의 경로를 그에 맞게 수정할 수 있다.
3. 英 HAV, 하이브리드 여객 비행선 운항 재개 추진
영국에 본사를 둔 하이브리드 에어 비히클(HAV)은 항공기 이산화탄소 배출을 대폭 줄이기 위해 에어랜더(Airlander)를 개발했는데 이 회사는 자사의 비행선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90% 줄였다고 밝혔다.
에어랜더는 헬륨 가스를 사용해 이륙하고 전기 추진으로 이동하는 100인승 비행선이다. 이 비행선으로 이렇게 해서 300~400km 정도를 쉽게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가장 빠른 항공 여행방식은 아니다. 이 비행선의 최대 속도는 전통적 항공사의 평균 속도보다 훨씬 낮다. 일반 여객기들은 평균 시속 804km로 이동하지만 에어랜더는 시속 약 129km로 비행한다.
이 위엄 있는 속도는 어떤 비행 속도 기록도 깨지 못한다. 그러나 그것은 에어랜더 비행성의 초점이 아니다. 이 비행선이 가진 유람선으로서의 잠재력은 심지어 일부 항공사들의 관심을 끌기에 이르렀고, 스페인 항공사인 에어 노스트룸(Air Nostrum)은 10대의 에어랜더를 주문했다. 배송 시점은 2026년으로 예정돼 있다.
4.美 구글창업자도 비행선 제작중
비행선 르네상스를 꿈꾸는 또 다른 흥미로운 벤처는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가 후원하는 LTA리서치(Lighter-Than-Air Research)다. 지난 2015년 설립된 LTA는 패스파인더(Pathfinder)라고 불리는 크고 단단한 프레임으로 된 제펠린 같은 비행선을 만들 계획이다.
주로 대량 화물 운송을 위해 고안된 이 비행선들은 도로와 공습이 존재하지 않거나 지도에서 지워진 지역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항공기의 외부 표면은 불연성 테들러(Tedlar) 적층 소재로 만들어졌다. 이는 헬륨으로 채워진 13개의 립스탑(일정 간격으로 두 가닥으로 꼰 실을 대 찢어지지 않게 한) 나일론 주머니에 의해 들어 올려지고 우레탄으로 코팅된다.
추진력은 항공기의 측면과 후면에 돌출된 우스꽝스럽게 작아보이는 12개의 전기 프로펠러에서 나온다. 이 비행선의 추진 모터는 -180도에서 +180도까지 회전할 수 있고 벡터 추력과 위치 제어를 제공한다. 이 항공기는 간단한 조이스틱 명령을 통해 제어되며 플라이 바이 와이어 제어 시스템을 통해 작동한다.
전기 모터 외에도 150kW 디젤 발전기 한 쌍을 사용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수소 연료 전지로 대체할 계획이다. 최고 속도는 시속 약 75마일(시속 120km)이다. 동체 아래 블룩한 부분은 최대 14명의 승객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곤돌라 객실이다. 이 비행선의 화물 용량은 2000~5000kg 사이다. ‘패스파인더 1’은 이 비행선 개념증명이지만 LTA는 ‘패스파인더 3’라고 불리는 180m 길이의 생산 버전을 계획하고 있다.
5.러 아에로스메나 600톤급 UFO 비행선 건조 추진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마도 가장 이상하면서도 가장 흥미로운 현대적 비행선의 개념은 러시아 아에로스메나(Aerosmena)의 A600이다. 이 회사는 미확인비행물체(UFO)를 닮은 자사의 원반형 비행선이 지상의 기반 시설 없이 현장에서 화물 적재 및 하역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원반형 UFO 비행선 디자인이 전통적인 길쭉한 비행선 디자인에 비해 교차풍에서 기동 및 착륙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말그대로 이 비행선 운항에는 항구나 도로, 공항, 활주로 등이 필요없다. 또한 풀리(pulley, 로프에 걸어 회전시키는 바퀴) 시스템을 사용하면 비행선이 지형의 위를 맴도는 동안 화물을 회수할 수도 있다. 아에로스메나는 UFO처럼 생긴 원반형 비행선이 기존의 길쭉한 비행선 디자인보다 교차바람 발생 시 비행선의 조종과 착륙을 쉽게 해줄 것이라고 말한다.
이 비행선은 양력을 제공하기 위한 두 개의 가스실을 갖추도록 설계됐다. 600톤 화물 모델의 경우 거의 ‘0’인 부력을 위해 62만m³의 헬륨이 사용된다. 화물은 8개의 헬리콥터 엔진 배기 가스로 200°C까지 가열된 공기가 채워진 큰 공동(空洞)에 의해 들어 올려진다.
러시아의 아에로스메나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계획이 지연됐지만 최대 시속 250km, 최대 비행거리 8000km인 20~600톤 화물적재 비행선 모델을 생산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이 다섯 개의 선구적인 회사들은 자신들의 비행선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 오는 데 필요한 것을 가지고 있을까. 분명히 각 회사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유망하다. 하지만 이미 시장은 전통적 금속제 비행기로 심하게 포화돼 있다. 비행선의 나름의 장점으로 이 시장을 비집고 들어갈 수 있을지는 시간만이 말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