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스토어’와 콘텐츠 산업

‘ChatGPT’라는 브랜드가 이제는 인공지능을 대표하는 이름으로 일반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질 정도로, 이 거대언어모델(LLM)은 엄청난 성공을 이루어냈습니다. 비로서 인공지능이 모든 분야의 기반 기술로 우리 인류의 생활 자체를 크게 변화시키는 핵심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거대언어모델은 그 크기만큼이나 엄청난 인력과 자금의 투자를 필요로 합니다. 이런 이유로 지금 인공지능 분야에서 선두그룹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을 제외하고는 시장에서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의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할 회사는 손에 꼽을 정도 밖에 없는데요. 사실 비영리법인으로 출발했던 오픈AI가 엄청난 개발 비용과 인력이 투입되는 ChatGPT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 자회사로 영리법인을 세워서 큰 자금을 투자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구글이나 메타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거대 기업들과는 달리 투자금을 써버린 이후의 생존문제가 긴급했던 오픈AI의 경우에는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숙제였습니다.

그래서 ChatGPT는 유료모델도 함께 공개를 한 것이죠. ChatGPT가 여러가지 면에서 인공지능 시장에 강력한 변화를 만들어냈는데, 그 중 지속가능한 수익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 또한 중요한 터닝포인트였습니다. 그동안은 인공지능이 미래를 위한 투자로만 인식되었던 것에서 현재의 수익모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죠. 물론 투입되는 자본에 비해 아직은 너무나 작은 수익이지만, 새로운 가능성과 잠재력을 보여주면서 사람들을 열광시켰습니다. 그리고 한발 더 나가서 거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 규모 아니 개인 개발자들도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돈을 벌 수 있는 모델을 제시했으니 그것이 바로 ‘GPT 스토어’입니다.

앱스토어라는게 있잖아요. 애플에서 아이폰의 생태계를 만들면서 능력있는 사람들한테 시장을 열어서 누구나 앱을 만들어 앱스토어라고 하는 플랫폼에서 판매할 수 있게 한 것이죠. 이 방식이 크게 성공하면서 인류는 그동안은 생각하지 못했던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GPT스토어’는 앱스토어의 이런 성공 방식을 그대로 본따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개발자들이 인공지능 챗봇을 GPT스토어에 만들어올려 일반 소비자들이 사용할 수 있게끔 판매하고, 거기서 나오는 수익을 오픈AI와 개발자가 같이 나눠 가질 수 있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 거죠.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 챗봇을 아주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세상이 열리고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여러가지 형태의 인공지능 챗봇이 쏟아지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는 인공지능 챗봇 백가쟁명의 시대가 이어질 듯 한데요. 저는 아무래도 콘텐츠 쪽에서 일하는 사람이니,

콘텐츠 분야에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과거 sm엔터의 이수만 회장은 자신들의 기획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연예인들 주로 아이돌들의 목소리를 가지고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인공지능 캐릭터를 만들어 보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AI MCN’이라는 얘기를 하기도 했는데요. AI로 셀럽의 아바타를 만든 다음, 그 아바타가 팬들과 대화를 하고 소통할 수 있게끔 하는 새로운 콘텐츠 시장을 만들고자 했으며, 이 사업에 SM엔터가 상당한  투자를 하기도 했습니다. 크게 빛을 보거나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어 내지는 못했지만요.

그런데 저는 이 아이디어가 이제 GPT 스토어에서 꽃을 피울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라고 생각 합니다. 셀럽들의 평소 글이나 출연 영상 그리고 목소리를 인공지능에 훈련시켜 아바타를 만들고, 챗봇의 형태로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게끔 공개한다면 의미있는 시장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기술적으로는 당장이라도 가능한 이러한 시도들에는 연예인의 인격권이나 저작권 문제 그리고 향후 발생할 수익 배분 문제 등 법률적인 장애물이 아직은 많이 있습니다. 이런 이슈들을 모두 해결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아이돌 팬들이 과연 스타의 아바타와 소통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부분도 중요합니다. 인공지능으로 아이돌 팬덤과 소통하는 수익 모델들이 거부감을 일으킨 사례가 있었거든요. 최근에 관심이 커지고 있는 '버추얼 아이돌'은 이런 복잡한 이슈들을 넘어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도 있을 듯합니다. 버추얼 아이돌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있는 ‘이세돌(이 세계 아이돌)'과 2D 만화 이미지의  '플레이브'라는 버추얼 아이돌 그룹의 인기는 대단합니다. 이들이 발표하는 음악은 차트에서 꽤 좋은 성적을 보이면서, 차세대 K-POP 아이돌 트렌드로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소통에 많은 팬들이 몰려 높은 인기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구요. 버추얼 아이돌 그룹에 열광하는 팬들은 온라인 상의 소통에 익숙해져 있고, 이런 방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아이돌 관련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회사들이 ‘GPT 스토어’를 활용해서 콘텐츠를 만들고, 이 새로운 콘텐츠가 10대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게 된다면 우리가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했던 콘텐츠 시장이 만들어질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만들 수 있는 여러 가지 콘텐츠들이 앞으로 무수히 쏟아질 것이고, GPT 스토어가 콘텐츠 시장에 큰 지각변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입니다. 국내 기업들의 인공지능 콘텐츠 거래 플랫폼들도 곧 경쟁에 뛰어들면서 콘텐츠 산업은 또 한단계 새로운 세상으로 변화해 갈 것입니다.


본 기사의 원문은 여기서 볼 수 있습니다.

고찬수PD

tech42@tech42.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K-예능 성공 공식

얼마전에는 <흑백요리사>라는 예능 콘텐츠가 큰 인기를 얻었는데, 올해 최고의 히트작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흑백요리사>의 성공은 K-예능의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는데, 2013년 넷플릭스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또 다른 K-예능 <피지컬 100>과의 공통점이 눈에 띤다. 

"RPG에서 OTT로", 한국 모바일 시장 변화

"한국은 여전히 강력한 게임 시장이지만, MMORPG의 수익 감소는 숏폼 비디오, 웹툰, OTT 서비스 등으로 인한 콘텐츠 경쟁의 결과"라고 밝혔습니다

기업의 탄소 배출, 데이터 시각화로 관리할 수 있을까?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공급망 탄소 배출량 대시보드 유난히 더웠던 이번 여름, 여러분은 탈 없이 보내셨나요? 해가 져도 가시지 않는...

다이소에서 만 원짜리를 팔게 된다면

유통업계가 소문 만으로도 긴장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모두가 긴장했을 겁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다이소 가격대가 1만 원까지 확대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