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함배일 빅테크플러스 대표 “전세 사기 막는 부동산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부동산 자산관리 및 AI기반 주택추천까지 해주는 ‘홈큐’, 부동산공적장부 열람 플랫폼 ‘독큐’ 개발
끊이지 않는 전세사기 피해 예방… 임대인의 신용도까지 고려한 전세 보증금 안전 진단 서비스 제공   
보유 부동산에 대한 자산가치 확인, 시세, 실거래, 매물, 관리비 등 다양한 정보 확인 가능, 임차계약서 분석까지
최근 몇 년 사이 전세 사기가 심각해 지며 전세를 기피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인중개사를 통해 임차계약을 진행한다고 해도 이중계약이나 명의도용 등 다양한 수법으로 작정하고 사기를 계획할 경우 적잖은 임차인들이 속아 넘어가기 일쑤다. (이미지=퓰리처A로 생성)

최근 몇 년 사이 전세 사기가 심각해 지며 전세를 기피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인중개사를 통해 임차계약을 진행한다고 해도 이중계약이나 명의도용 등 다양한 수법으로 작정하고 사기를 계획할 경우 적잖은 임차인들이 속아 넘어가기 일쑤다. 전세 보증금을 대출 받기까지 절차는 까다롭지만 막상 그 책임은 임차인에게 오롯이 전가된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된 문제지만, 그중 하나가 임대인 위주로 형성된 부동산 시장의 정보비대칭성이다.

등기부등본을 통해 부동산의 권리 상황을 파악하고, 계약서에 특약사항을 넣어 돌발 변수에 대응한다고 해도 수시로 변동 사항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또 미심쩍은 임대인의 요구에도 어쩔 수 없이 응해야 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부동산 시장의 문제를 전세 사기 대란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주목하고 임차인 중심의 부동산 서비스 개발에 나선 스타트업이 바로 빅테크플러스다.

빅테크플러스는 부동산 시장의 문제를 전세 사기 대란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주목하고 임차인 중심의 부동산 서비스 개발에 나선 스타트업이다.

한국기업데이터, 신용보증기금 등에서 15년 간 근무하며 부동산 정보 서비스를 기획·개발한 전문가인 함배일 대표가 지난 2021년 9월 창업한 빅테크플러스는 부동산 자산관리 및 AI기반 주택추천까지 해주는 ‘홈큐’, 부동산공적장부 열람 플랫폼 ‘독큐’를 각각 자체 개발하고 지난 2020년 11월부터 앱을 론칭해 서비스하고 있다.

초기 홈큐는 네이버와 직방, 다방 등 다양한 부동산 플랫폼의 데이터를 모두 반영한 부동산 추천 큐레이션 서비스로 시작해 시중 주요 은행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부동산 자산관리 니즈를 반영해 2021년 현재의 임차인 중심 부동산 자산관리 서비스를 더해 고도화한 상황이다.

빅테크플러스는 부동산 자산관리 및 AI기반 주택추천까지 해주는 ‘홈큐’, 부동산공적장부 열람 플랫폼 ‘독큐’를 각각 자체 개발하고 지난 2020년 11월부터 앱을 론칭해 서비스하고 있다.

독큐의 경우는 빅테크플러스가 초기 홈큐를 운영하며 내부적으로 활용했던 부동산 등기·대장 열람 툴을 고도화 시켜 금융기관, 감정평가법인, 공인중개사 대상 B2B 서비스로 선보였다. 기존 등기의 경우 인터넷등기소를 통해 열람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는 PDF로 돼 있어 실시간 정보 확인이 불가능했다. 독큐는 이에 착안해 열람 이후에도 실시간으로 변동 내역을 확인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공인중개사의 경우 매번 등기 열람을 위해 추가 비용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와 같은 홈큐와 독큐는 현재도 지속적인 고도화가 진행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마이데이터 서비스와 연계해 임차인 뿐 아니라 내 집 마련을 하고자 하는 수요자, 집을 넓히고자 하는 수요자들의 니즈까지 모두 반영하고 더 나아가 금융 서비스까지 연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 마디로 앱 하나로 부동산과 관련된 모든 문제에 대비하고 자산관리와 설계까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테크42는 함배일 대표를 만나 빅테크플러스 창업 과정을 비롯해 향후 진행할 계획들을 들어봤다.

부동산 마이데이터 서비스에서 가능성 발견해

빅테크플러스 창업 이전 함배일 대표는 2012년 신용정보사 근무 당시 국내 최초로 부동산 정보 서비스를 기획·개발했다. 그가 개발한 서비스는 현재도 시중 주요 은행들이 자사 서비스에 적용해 사용하고 있다. (사진=테크42)
홈큐는 현재 제휴 고객 포함 누적 가입자 14만명을 보유한 서비스로 성장했다. 주목할 점은 최근 3개월 간 진행한 자체 마케팅 결과 1만명의 이용자가 순증하는 기록을 세웠다는 것이다.
홈큐 전세지키미 서비스는 전세 보증금 안전 진단을 할 수 있다.

빅테크플러스 창업 이전 함배일 대표는 2012년 신용정보사 근무 당시 국내 최초로 부동산 정보 서비스를 기획·개발했다. 그가 개발한 서비스는 현재도 시중 주요 은행들이 자사 서비스에 적용해 사용하고 있다. 그와 같은 개발 경험은 부동산 분야에 대한 더 깊은 관심으로 이어졌고, 2014년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입학으로 이어졌다고. 함 대표는 “창업을 고민한 것이 그 무렵부터였다”며 당시를 돌이켰다.

“기업 CB 분야에 있다 보니 데이터 사업 중에서도 가장 고도화된 업무를 계속 맡아왔죠. 당시에 부동산 분야의 데이터 비즈니스는 아직 시작에 불과한 수준이었어요. 그때부터 승산이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대학원 동기들과 창업 스터디를 시작했죠. 아이템은 ‘부동산 마이데이터 서비스’였어요. 금융 마이데이터 서비스도 시작하기 전이었죠. 그렇게 스터디를 이어가다가 2019년 금융위원회에서 개최한 제1회 핀테크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수상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창업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프로덕트로 개발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분산되고 파편화된 부동산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제하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현재도 데이터 수집·정제 과정은 빅테크플러스의 주요 업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함 대표는 “데이터 수집과 정제가 바탕이 돼야 그것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구현이 가능했다”며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했던 지난 과정을 설명했다.

홈큐 전세지키미는 임차계약서 안전진단도 가능하다. 등기, 대장, 계약서 정보를 대조한 뒤 근저당권 설정현황, 등기상 권리침해 여부, 위반건축물 등록여부 등이 포함된 안전진단 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다.

“초기 여러 플랫폼의 부동산 매물 데이터를 큐레이션해 추천하는 서비스로 홈큐를 론칭했어요. 예를 들면 이커머스에서 각 온라인 쇼핑몰의 최저가 제품을 검색 추천해 주는 서비스와 유사한 구조라고 할 수 있어요. 그것으로 시중 은행들과 제휴를 이어갔죠. 방식은 은행 앱에 웹뷰 방식으로 홈큐를 연계하는 것이었어요. 그 과정에서 은행들이 ‘부동산 자산 관리 서비스’에 대한 니즈를 가지고 있다고 확인했고요. 그때부터 서비스를 살짝 피보팅해 고도화를 진행했고, 본격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임차인들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 개발에 집중했죠. 다만 당시에는 워낙 집값이 호황기라 깡통 전세나 사기 문제가 발생하기 전이었어요.”

함 대표와 빅테크플러스 팀이 주목한 것은 ‘임대인의 신용도’였다. 이는 금융위원회 ‘D-테스트베드’ 사업을 통해 KCB(코리아크레딧뷰로)와 함께 분석 하는 과정에서 도출됐다. 함 대표에 따르면 당시 가설은 전세자금 대출은 임차인의 신용도에 기반한 대출이지만, 임대인의 신용도와도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것, 임대인의 신용도를 전세자금 대출에 반영하면 사고율을 17% 가량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가설을 실증하는 과정을 거치며 함 대표는 임차인이 중심이 되는 전세 관련 서비스 고도화에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당시 저희가 확인한 부분을 홈큐에 반영하기 위해 신용정보회사와 제휴를 해 임대인의 신용도를 서비스에 연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요즘과 같이 전세 사기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재분석하면 아마도 사고율을 30% 이상 개선하는 효과가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죠. 그 외에도 KB국민은행 등과 제휴해 비대면 전세자금 특화 상품을 개발하는 작업도 병행 중이고요.”

100% 비대면 전세자금대출 연계 서비스도 개발 중                  

“전세자금 대출의 경우 여전히 100% 비대면 자동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전입 신고, 확정일자 등과 같이 은행에서 필수적으로 징구하는 서류들은 주민센터를 방문해 발급받고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죠. 저희는 그런 오프라인 영역을 앱에서 자동으로 신청 받아 처리하는 솔루션을 개발한 상태예요. 이를 지난해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KB국민은행과 위탁테스트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올 하반기 쯤에는 상품 론칭이 가능할 겁니다.”

홈큐의 주택매물 추천 서비스. 예산을 비롯해 원하는 지역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가장 최적화된 주택매물을 추천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빅테크플러스는 마이데이터 사업 인가를 추진 중이다. 초기 창업 아이디어였던 부동산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완성하기 위한 것으로, 올해 말 인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카카오뱅크 등이 참여한 프리 시드 투자 유치를 진행하기도 했다. 함 대표는 “카카오뱅크와는 전략적 제휴 투자 관계를 맺었다”며 카카오뱅크와 연계한 제휴 서비스 개발도 진행 중임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렇듯 제휴를 통해 또 입소문을 통해 확보된 홈큐의 이용자는 14만명을 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 11월부터 자체 마케팅을 시작한 이후 이용자 증가치다. 함 대표에 의하면 이 기간 순증한 이용자 수는 1만명에 달한다.

“저희는 처음부터 전세 사기 이슈보다 부동산 자산의 영역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서비스 개발을 진행해 왔어요. 우연찮게 전세 사기 문제가 심각해지며 이젠 모두가 관심을 가지는 아이템이 됐고, 그래서 저희 홈큐가 더 주목을 받았게 된 셈이죠. 꼭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저희는 전세보증금도 개인의 부동산 자산으로 보고 이를 안전하게 관리해 주는 서비스에 집중해 왔다는 겁니다. 집값이 오를 때나 떨어질 때나 부동산 자산 관리는 필요한 영역이니까요.”

데이터 비즈니스로 확장 준비 중, 최종 목표는 부동산정보 활용한 대안 CB 개념 접목 

함 대표의 이야기를 통해 느껴지는 또 하나는 마치 부동산 자체를 살아 있는 ‘생물’로 보며 접근한다는 것이었다. 함 대표 역시 이에 동의하며 향후에는 데이터를 통해 차주를 보지 않고도 해당 부동산의 대출 여부를 판단할 수있는 ‘부동산 정보를 활용한 대안 CB(신용정보사)’ 개념을 접목하겠다는 계획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따지고 보면 빅테크플러스가 홈큐는 물론 독큐를 통해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는 것도 이러한 목표 때문이다.

“지금은 각 금융사와 제휴를 통해 들어오는 데이터를 비롯해 초기와 변함없이 부동산 플랫폼의 매물 데이터 등을 꾸준히 쌓고 있습니다. 여기에 독큐를 통해 임차인, 임대인을 비롯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의 데이터까지도 쌓이고 있죠. 이를 토대로 저희는 부동산 이력 트레킹을 하고 있어요. 언제 누가 전세를 얻었고, 집을 샀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거죠. 그러면 대환대출이나 재대출 수요가 파악되고 이를 통한 금융 마케팅 데이터를 뽑을 수 있어요. 그 외에도 저희는 올해부터 나이스평가정보에서 서비스해 온 등기 열람 서비스를 전체 위탁 운영하게 됩니다. 이를 기반으로 독큐는 자체 고객에 더해 1년 내에 연간 1000만 건 이상의 등기를 열람하는 서비스로 성장할 겁니다. 저희로서는 등기 데이터를 통해 더욱 고도화된 부동산 이력 트레킹을 할 수 있게 되는 거죠.”

빅테크플러스는 올해부터 나이스평가정보에서 서비스해 온 등기 열람 서비스를 전체 위탁 운영한다. 이를 기반으로 독큐는 자체 고객에 더해 1년 내에 연간 1000만 건 이상의 등기를 열람하는 서비스로 성장할 전망이다.

엄청난 데이터가 확보된다는 것은 서비스 고도화는 물론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이 가능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함 대표 역시 “홈큐의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 할 수 있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부동산 자체의 구체적인 이력 트레킹이 가능하게 되면 은행에서 전세자금 대출을 받으려는 차주 역시 사전에 해당 부동산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전세자금 대출을 받으려는 과정에서 비슷한 시기에 매매물건으로 나와 있거나 주택담보대출 신청이 돼 있는 등의 이상신호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거죠.”

이러한 목표가 이뤄지기 위해 올해는 빅테크플러스에 있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가 될 듯하다. 함 대표는 올해 목표인 ‘비대면 전세자금 대출 프로세스 구축’ ‘등기 열람 서비스에 특화된 독큐 고도화’ ‘부동산 정보 제휴 서비스 론칭’을 재차 언급하며 후속 투자 유치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홈큐는 부동산 마이데이터 서비스로, 독큐는 담보평가 및 담보모니터링 서비스로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공급자와 수요자의 니즈를 모두 반영한 종합 부동산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최근 서울경제진흥원 과제를 비롯해 서울시에서 핀테크 우수기업 수상을 받기도 했어요. 현재 서울형 팁스 운영사를 대상으로 상반기에 추가적인 투자 유치를 진행 중입니다. 확보된 자금을 활용해 올해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하고 홈큐 플랫폼에 전세집 구하기와 지도검색 서비스 등 임차인의 위한 솔루션을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예요. 또 내년부터는 전세자금과 주택담보 대출 비교 서비스를 추가하는 고도화도 계획 중입니다. 최종적으로는 부동산 영역에 CB 개념을 접목시켜 활성화 하려 합니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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