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른 미래산업 전쟁 ‘플라잉카’···4가지 ‘승리의 열쇠’(하)

현대차그룹이 슈퍼널을 통해 개발중인 eVTOL. 슈퍼널은 2028년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기식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모델을 선보이고 2030년대에는 인접한 도시를 연결하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RAM·Regional Air Mobility) 기체를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현대차그룹)

전세계가 ‘하늘을 나는 차’, 즉 ‘플라잉카’ 기반의 도심항공교통(UAM) 열풍에 빠져있다. 10년 전부터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한 이 산업 경쟁의 꽃은 전기 수직이착륙(eVTOL) 항공기다. 전세계 약 250여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오는 2025년 전후로 상용화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새로운 교통수단은 과연 그때부터 2020년대 말까지 단계적으로 상용화될 것인가, 아니면 2000년 인터넷 버블처럼 거품이 꺼지면서 사라질까.

IEEE스펙트럼은 최근 미국의 전문기관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이 산업에 여러 장애물이 있겠지만 결국은 미래 도시 교통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또 이것이 실현되기 위한 최소한 4가지 선결 과제를 함께 짚었다. 정부 규제기관의 장벽과 경제성 장벽 해소, 자율성 확보, 도시공역 내 효율적 인프라 운영 및 통합 등이다. 우리나라의 현대차, SKT, 카카오모빌리티, 한화, 롯데 등도 이 산업에 참여하겠다고 나선 터다. 미래 산업전쟁의 승자가 되는 열쇠가 무엇인지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상)미래전쟁과 규제·경제성 장벽 해소

()eVTOL 자율성과 인프라 효율화

헬기 운임 수준 ‘6~12달러’ vs 우버 수준인 ‘3~6달러’

현대차그룹은 미국 UAM법인 슈퍼널을 통해 영국 UAM 인프라 스타트업인 어반에어포트(Urban-Air Port)에 투자한다. 어반에어포트는 UAM에 필수적인 수직 이착륙 시설을 기존에 비해 60% 더 작은 공간에 설치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 (사진=현대차그룹)
로스엔젤레스 공항에서 뉴포트비치까지 eVTOL과 기존 택시(또는 우버)로 갈 경우 경로와 비용 분석. (사진=조비)

각국 규제기관의 비행 인증 규제도 넘어야할 장벽이긴 하지만 이 미래형 첨단 교통수단의 운임을 마일(1.6km)당 3~6달러라는 적정 수준으로 실현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도 UAM 산업전쟁 승자가 되기 위한 중요한 과제다.

어떻게든 서비스 초기에는 일반 택시나 공유차량 우버 사용 가격을 넘어서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조 벤 비버트 조비 에이비에이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는 낙관적이다.

그는 지난해 7월 워싱턴포스트 주최한 토론회에서 “우리의 초기 운임 가격대는 택시나 우버 가격과 맞먹겠지만, 우리 목표는 자가용을 운전하는 데 드는 비용까지 빠르게 낮추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세계와 사람들의 일상에 변화를 가져오는 데 있어 열쇠라고 믿는다”고 선언했다.

비버트 조비 CEO는 구체적 수치를 요구받자 “2024년 이 서비스를 마일(1.6km) 당 평균 3달러(dir 3600원) 정도로 출시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마일당 1달러(1200원) 이하로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우버 요금은 도시와 시간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 요금은 포함하지 않고 보통 마일당 1~2달러 사이다.

반면 산업 분석가들은 더 절제된 기대치를 내놓는다.

이들은 중국을 제외하고는 인간 조종사들이 비행하는 제한된 상업 비행이 최소 6~8년 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비용은 마일당 6~10달러(약 7200~1만200 원) 정도로 헬리콥터 여행 운임과 비슷할 것으로 본다.

에어택시 경제성 핵심은 자율비행

미국 eVTOL업체 위스크의 eVTOL기 비행모습. (사진=위스크)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업계 전체가 경제적으로 성공하기 위한 핵심 요인을 eVTOL항공기의 ‘자율성 확보’라고 말한다.

계산은 간단하다. 비행 자율성 확보로 조종사에게 지불되는 비용이 나가지 않는데다 승객 한사람을 더 태울 수 있게 된다.

크리스 앤더슨 키티호크의 최고 운영 책임자(COO)는 자사 연구결과를 인용, “자율성을 고려할 때 마일(1.6km)당 3달러에서 50센트로 간다. 좌석에 조종사가 있는 상태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250개 이상의 이 분야 스타트업 중 미국의 키티호크, 위스크 에어로(키티호크와 보잉 합작회사), 그리고 중국의 이항 3곳만이 조종사를 태우는 예비 단계 없이 바로 완전한 자율성을 가질 계획”이라고 전했다.

로리 개로우 조지아 공대 교수도 “대규모 비전을 위해서는 자율성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이것이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어느 곳에서나 있는 교통수단인 곳에서 사람들이 가진 비전에 도달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비행사가 없게 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녀는 “소비자들이 조종사 없이 작은 항공기를 타고 비행하는 것에 익숙해지게 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특히 초기에 일반 대중들이 기꺼이 그 비전을 받아들이려 할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 분석가들은 훨씬 더 근본적인 의구심을 갖고 있다.

바로 안전성과 관련해 조종사가 없이 자율비행하는 eVTOL 알고리즘 인증 문제가 불거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규제기관은 이를 어떻게 인증하게 될까.

일부 eVTOL시장 참가자들은 규제기관인 FAA의 인증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있다. (현재 아무도 몇 개의 eVTOL 스타트업이 FAA를 통해 인증 절차를 시작했는지 모르지만, 족히 12~24개는 될 것으로 추정한다.)

전문가들은 제조업체들이 자율 비행을 인증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앞에 놓인 더 큰 도전은 아마도 자동화(자율비행) 인증이라고 말한다.

딜로이트 컨설팅의 매트 메트칼프 컨설팅 이사는 “높은 수준의 자동화가 확장에 매우 중요하다면 인증받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자율비행은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정말 어려운 과제다. 모든 알고리즘을 어떻게 인증하는가?”라고 말했다.

한 스타트업 임원은 “그것은 자율 비행 기술이 조종사만큼 안전하다는 것은 어떻게 보장하느냐의 문제”라며 “현재 FAA의 인증 규정 작동 방식은 항공기 시스템이 내리는 모든 결정의 입력과 결과를 알 수 있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완전히 자율적인 시스템으로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으로는 이 업계 전문가들 대다수가 항공기 제작시 자율성 문제는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이항은 이미 중국 북동부 항구 도시 옌타이에서 관광객들에게 EH216 멀티콥터로 자율 상업 비행 서비스를 제공했고 현재 본거지인 광저우에 비행 거점을 건설하고 있다.

위스크, 키티호크, 조비, 그리고 다른 회사들도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조종사가 타지 않은 채 수천 번의 자율 비행을 수행했다.

도시 공역에서 수많은 eVTOL통합할 수 있나?

독일 eVTOL업체 릴리움이 제시한 UAM용 수직공항(버티포트)의 사례. (사진=릴리움)
중국 eVTOL업체 이항은 수직공항 설계를 위해 이탈리아 디자인 회사 지안 칼로 젬마 디자인그룹과 제휴했다. (사진=지안칼로 젬마)

도심항공교통(UAM)의 원대한 비전이 실현될지 여부를 결정하는 보다 강력한 과제는 시 및 항공 당국이 주요 도시의 공역에 많은 수의 eVTOL을 통합하는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여부다.

이는 완전히 새로운 이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도시와 그 주변에 수직공항(버티포트·vertiport)를 건설해야 한다.

이들은 러시아워 동안 eVTOL이 이착륙하고, 재충전을 하고, 승객들을 태우고 내리는 미니 공항과 같은 공간이다. 현재로서는, 누가 이 수직공항 구축 비용(토지비용을 포함)을 지불할지 확실치 않다.

델로이트의 멧칼프 이사는 “아마도 eVTOL 제조업체들은 이 일을 할 돈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개로우 조지아 공대 교수도 “도시에서는 공간 상 제약으로 인해 몇 개의 수직공항을 수용하는데 그칠 수 밖에 없다. 수직공항이 UAM 확장에 있어 가장 큰 제약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녀는 “따라서 수직공항 운영 확장성과 이를 위해 필요한 토지 공간의 크기는 두 가지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VTOL, 결국 미래 도시 교통의 일부

독일 볼로콥터의 eVTOL 시험 비행 모습. (사진=볼로콥터)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개로우 교수, 메트칼프 분석가 및 다른 전문가들은 UAM이 결국 전세계 많은 도시에서 도시 구조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낙관했다.

그들은 eVTOL이 도심 교통정거장을 공항과 연결시키고, 관광객을 관광지로 데려가고, 병원들 사이에서 장기들과 고위험 환자들을 수송하는 것과 같은 몇몇 틈새 분야에서 헬리콥터를 대부분 대체하는 운항 초기 기간을 예상하고 있다.

미국 국립 과학 아카데미(NAS)가 발표한 2020년의 낙관적 연구보고서는 UAM 시나리오가 전체 교통수단에 드는 에너지 사용을 크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진 2021년 버클리 캘리포니아 주립대(UC버클리)의 연구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만 지역 전체 이동 시간이 최소 10개의 수직공항 구축 및 운영만으로도 크게 단축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직공항이 늘어나고 이곳에서의 환승시간이 줄어들면 혜택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이 연구는 또한 “수직공항 스케줄링과 용량이 UAM의 가치를 제한하는 병목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메트칼프 딜로이트 컨설팅 이사는 “온라인 쇼핑과 같은 어디에나 있는 현대의 편의시설은 이미 UAM의 원대한 비전과 동등한 기술 기반 혁명을 촉발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10년 전만 해도 하루에 두세 개의 택배를 받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미래에 우리가 사람과 물건을 옮기는 방식은 오늘날 우리가 하는 방식과 매우 다를 수 있다”고 UAM시대의 도래를 기정 사실화했다.

과연 우리나라도 2020대 말 플라잉카로 불리는 에어택시를 경험하게 될까. 쟁쟁한 5개 기업이 도전장을 낸 가운데 과연 누가 이 시장의 최후 승자가 될까. 위의 4가지를 관전 포인트 삼아 지켜 볼 일이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마루에서 만난 사람] 김연석 제틱에이아이 대표 “AI 기업을 위한 원스톱 온디바이스 AI 전환 솔루션을 만들고 있습니다”

멜란지는 현재 베타 버전 단계에서도 전 세계에 보급된 모바일 NPU의 80%에 적용 가능한 수준이다. 향후에는 아직 지원되지 않은 나머지 20%를 채워 나가는 것이 목표다. 궁극에는 NPU가 적용된 세상의 모든 기기에서 동작하는 온디바이스 AI 서비스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그 시점을 언급하며 ‘공존하는 생태계’에 대한 구상을 털어놨다.

‘로보택시 Vs. 자차 자율주행’ 미래 교통의 승자는?

자율주행차 업계가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GM이 그동안 투자했던 자율주행 로보택시 기업 크루즈에 대한 투자를 전면 중단한 가운데,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로보택시 자회사 웨이모는 오히려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우버는 기존 자율주행차 제조업체에서 유통업체를 전략을 바꾸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애플은 10년 공들인 자율주행차 사업 포기를 결정했으며 테슬라는 해당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마루에서 만난 사람] 문창훈 파워테스크 대표 “어떤 프로세스, 데이터라도 연동할 수 있는 기업용 업무 자동화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문 대표와 파워테스크 팀이 각고의 노력을 거듭해 선보인 ‘아웃코드’는 개발인력이 부족한 중소 스타트업, 중견기업이 맞춤형 업무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플랫폼이다. 구글시트, 엑셀, 노션 등 이미 기업들이 업무에 사용하고 있는 솔루션의 모든 데이터를 각각의 워크플로우에 자동으로 연동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노코드인 만큼 직관적인 환경에서 마우스 클릭만으로 각 회사의 업무 환경에 맞춘 최적화 솔루션을 만들 수 있다.

‘X는 X’ 일론 머스크의 ‘디지털 타운스퀘어’를 탈출하라

언론인, 스포츠클럽, 영화감독과 배우 등 사회 각층 저명한 인사들이 사용자들의 X 이탈 추세에 합류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X 내에서 인종차별, 동성애 혐오, 반유대주의 등 증오 표현이 증가하고 도덕적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