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클라우드 월드 투어에서 본 스노우플레이크의 한국 시장 전략은?

워런 버핏이 투자한 데이터 클라우드 스타트업 '스노우플레이크'
SK브로드밴드, CJ프레시웨어, 교보문고… 이구동성 ‘비용절감’ 언급
유니스토어, 트랜잭션 데이터와 분석 데이터 공유 솔루션으로 주목
1일 개최된 스노우플레이크의 '데이터 클라우드 월드 투어' 서울, 플랭크 슬루트만 CEO가 영상을 통해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스노우플레이크)

글로벌 데이터 클라우드 기업 스노우플레이크가 서울에서 자사의 데이터 클라우드 기술력과 파트너들의 성과를 발표하는 ‘데이터 클라우드 월드 투어’ 행사를 개최했다.

1일 강남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개최된 스노우플레이크의 이번 행사에는 서울을 비롯해 아시아 태평양지역 9개 주요 도시에서 진행되는 글로벌 행사로 이목을 끌었다.

이날 행사는 플랭크 슬루트만 스노우플레이크 CEO의 영상 인사와 더불어 존 로버트슨(Jon Robertson) 아시아 태평양 및 일본지역 사장(President APJ of Snowflake Inc.)과 강형준 스노우플레이크 한국 지사장의 기조연설로 막을 올렸다.

스타트업으로 시작, 워런 버핏 투자 받으며 단숨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이날 강형준 스노우플레이크 한국 지사장은 스노우플레이크가 거쳐온 지난 과정을 설명하며 "첫 눈이 내린 날 한국 지사의 첫 업무를 시작했다"는 감회를 밝히기도 했다. (사진=스노우플레이크)

스노우플레이크는 201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머테이오에서 프랑스계 오라클 출신 개발자들이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시작했다. 주요 사업 모델은 데이터 웨어하우스로, 기업으로 하여금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함에 있어 AWS, MS애저 등 여러 곳에 위치한 데이터에 접근해 불러오고, 또 이를 분석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스노우플레이크의 기술력은 지난 2020년 기업공개(IPO) 이전부터 주목받으며 투자 업계에 관심을 끌어 모은 바 있다. 특히 워런 버핏이 운영하는 버크셔해서웨이가 IPO 과정에서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스노우플레이크 주식 310만주를 매입키로 결정해 이슈가 됐다.

기술주이면서 IPO에 부정적인 워런 버핏이 그 두 요건 포함한 스노우플레이크에 투자한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 예상은 적중해 스노우플레이크는 상장 첫날 시가 총액이 700억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당시 환율로 약 81조원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이후 스노우플레이크의 성장세 역시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날 강형준 지사장이 기조연설을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스노우플레이크의 총 매출은 9600만달러(약 1300억원)이었지만, 2020년 2억6400만달러, 지난해에는 5억9200만달러로 연평균 100% 이상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같은 매출 추이는 고객사 증가세로도 확인된다. 2020 회계연도 기준 스노우플레이크 고객사는 2392곳이었지만, 올해는 5944곳으로 늘어났다. 내년에는 6808곳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스노우플레이크 기술력에 반한 한국 기업들 증가세

조성현 스노우플레이크 상무. (사진=테크42)

스노우플레이크는 지난해 11월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공식적인 한국 시장 진출을 발표했다. 스노우플레이크가 주목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유의미하게 증가세를 띈 한국 기업 고객사였다.

기조연설에 이어 무대에 오른 조성현 스노우플레이크 상무는 “세 번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기능들을 선보여왔다”고 말하며 이제까지 스노우플레이크가 거쳐온 기술 히스토리를 설명했다.

조 상무에 다르면 스노우플레이크의 혁신은 현재에도 여전히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온프레미스(On-premise, 원격 환경이 아닌 자체 서버에서 운영하는 폐쇄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2014년 처음 플랫폼 개발 당시부터 퍼블릭 클라우드에 최적화된 제품 설계를 한 것에서 출발한다.

이 과정에서 스노우플레이크는 기존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개발한 소스코드 조차 활용하지 않고 프블릭 클라우드의 데이터 클라우드 스택을 활용했다. 최근까지도 다른 적잖은 데이터 솔루션들이 과거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설계·개발 된 솔루션을 퍼블릭 클라우드로 코딩해서 서비스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스노우플레이크의 선택은 옳았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조 상무가 지목하는 첫 번째 게임 체인저였다.

조성현 상무는 스노우플레이크가 데이터 클라우드 업계에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었던 두 번째 기능으로 데이터 쉐어링을 꼽았다. (이미지=스노우플레이크)

이후 조 상무는 두 번째 게임 체인저가 된 기능으로 2018년 출시한 데이터 쉐어링 기능을 꼽았다. 기존 서로 다른 데이터베이스의 데이터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으로 데이터를 복사해 이동시키는 번거러움이 있었지만, 스노우플레이크는 데이터 쉐어링 기능을 통해 이를 해결한 것이다.

조 상무가 언급한 세 번째 게임체인저는 최근 공개한 유니스토어다. 유니스토어의 경우 스노우플레이크 데이터 클라우드의 기능을 확장해 트랜잭션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간소화하고 단순화하는 동시에 고객에게 일관된 거버넌스, 강력한 성능 그리고 무제한에 가까운 용량을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를 통해 애플리케이션 상태 및 데이터 제공과 같은 트랜잭션 사용 사례를 기능에 포함할 수 있게 된 것도 주목할 점이다.   

조 상무에 따르면 유니스토어는 스노우플레이크 데이터 클라우드의 기능을 확장해 트랜잭션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간소화하고 단순화하는 동시에 고객에게 일관된 거버넌스, 강력한 성능 그리고 무제한에 가까운 용량을 제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미지=스노우플레이크)

이러한 스노우플레이크의 데이터 클라우드 기술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업계의 관심을 넘어 DT(Digital Transformation, 디지털 전환)에 나서고 있는 각국의 기업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우 그 관심도가 남다르다.

스노우플레이크에 반한 한국 기업은?

이날 행사에서는 더욱 관심을 끈 것은 스노우플레이크의 국내 고객사인 SK브로드밴드, CJ프레시웨이, 교보문고의 DT 담당자들이 직접 참여해 발표에 나선 순간이다.

먼저 무대에 나선 김종호 CJ프레시웨이 CIO(최고정보책임자)는 ‘CJ프레시웨이는 왜 스노우플레이크를 활용하는가’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데이터 분석량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스노우플레이크를 도입해 획기적인 비용절감과 함께 업무 효율을 높인 사례를 설명했다.

CJ프레시웨이는 이날 김종호 CIO가 나서 ‘CJ프레시웨이는 왜 스노우플레이크를 활용하는가’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테크42)

김 CIO는 “스노우플레이크 도입으로 고정비성 플랫폼 직접 구성보다 운영비 37%가 절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별도의 인프라 전문가 도움이 없이도 쉽고 빠르게 도입할 수 있는 것 역시 최고의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무대에 선 이철행 SK브로드밴드 AI/DT 담당은 ‘SK브로드밴드의 클라우드로의 전환’을 주제로 발표에 나서며 스노우플레이크 도입 경험을 설명했다. 이 담당 역시 스노우플레이크 도입으로 얻은 가장 큰 장점을 ‘비용절감’으로 꼽았다. 이 담당에 따르면 비용절감 효과는 기존 대비 약 40%에 달했다.

‘SK브로드밴드의 클라우드로의 전환’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이철행 SK브로드밴드 AI/DT 담당. (사진=테크42)

그 외에도 이 담당은 클라우드 서비스로서 별도의 플랫폼 유지관리가 필요 없고, 안정성이 높다고 언급하며 “스노우플레이크 도입으로 SK브로드밴드는 전 구성원의 데이터 시티즌화, 데이터로 일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무대에선 장원홍 교보문고 데이터인텔리전스팀 팀리더(CIO)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성공을 위한 교보문고의 전략’이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서점’으로 인식돼 있는 교보문고가 진행하는 DT 전략과 함께 그 과정에서 스노우플레이크 서비스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설명했다.

장 리더는 “아마 ‘교보문고가 여기서 무슨 발표를 한다는 거지’라고 생각한 분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교보문고는 지식 예술 문화 콘텐츠 기업으로 비전을 설정하고 DT 성공을 위한 클라우드 전환과 데이터 거버넌스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성공을 위한 교보문고의 전략’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장원홍 팀리더는 "교보문고는 지식 예술 문화 콘텐츠 기업으로 비전을 설정하고 DT 성공을 위한 클라우드 전환과 데이터 거버넌스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스노우플레이크)

장 리더는 또한 “VOC(Voice of Customer, 고객 불만사항을 접수부터 처리 완료까지 관리하는 시스템) 분석 자동화를 통해 월 30~40시간이 소요되던 업무가 2시간으로 줄었다”며 “스노우플레이크를 활용한 빅데이터 엔지니어링, 데이터 분석 역량을 보유한 전문가를 자체 육성함으로서 기술 내재화를 추진 중”이라고 최근 스노우플레이크를 도입한 경과를 설명했다. 이어 장 리더는 “이를 통해 전사적 데이터 분석 시스템 구축 비용의 50% 절감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스노우플레이크는 ‘데이터 클라우드 월드 투어’의 부대 행사로 ‘제4회 APJ 연례 데이터 드라이버 어워드(Data Drivers Awards)’의 최종 후보 및 수상자를 발표하기도 했다. 데이터 드라이버 어워드는 조직을 선도하면서 해당 산업에서 데이터 클라우드(Data Cloud)의 가능성을 재창조하는 스노우플레이크 고객에게 수여하는 최고의 데이터 상이다. 이날 수상한 한국 기업은 아모레퍼시픽, SK Inc. C&C, 크래프톤 등이다.

시상에 나선 존 로버트슨 사장은 “스노우플레이크 고객은 계속해서 데이터의 한계를 초월하면서 데이터 클라우드의 임팩트를 강화하는 새로운 방식을 실현한다”며 “올해 수상자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본 가장 혁신적인 데이터 리더들이며, 데이터 클라우드에서 개발하고 협업하는 새로운 방식을 개척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축하의 말을 전했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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