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에서 만난 사람] 안정록 루트릭스 대표 “나무와 자연의 데이터로 일으킬 혁신, 이제부터 시작이죠”

새해가 됐지만 스타트업 투자 혹한기라고 불리는 시기는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에도 여전히 많은 스타트업이 새로운 유니콘을 꿈꾸며 도전에 나서고 있다. 이에 테크42는 미래 창업가와 사회혁신가를 육성하는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아산나눔재단의 플랫폼, 마루(180/360)에 입주한 초기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는 릴레이 인터뷰를 기획했다. 이를 통해 어려움 속에서도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는 스타트업의 오늘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루트릭스는 나무와 자연의 데이터로 수목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정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미지=루트릭스)

한때 조림(造林, 숲을 조성하는 것)에 집중하던 우리나라 수목 시장은 건설, 생태 복원 분야의 규모가 성장함에 따라 조경(造景, 나무 등으로 경치를 아름답게 하는 것) 시장을 대상으로 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목 시장은 이미 6조5000억원(공공/민간/아파트 조경공사 실적 기준 *건설업통계조)을 넘어서고 있고, 그 규모는 향후 새로운 생산 기술 도입에 따른 생산량 증가와 더불어 자연환경 복원 사업 성장에 따른 신규 수요 등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문제는 빠르게 성장하는 수목 시장 규모에 비해 그 유통·거래 방식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 전환이 시대적인 화두라고 하지만, 유독 수목 시장만은 예외다. 전국 각지 서식 환경에 따른 수목의 분포, 종류, 규격 등의 분석 자료가 기관과 업체마다 다르고 그 마저도 디지털화돼 있지 않아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수요 예측조차 쉽지 않다.

수목을 공급하는 사업자의 고령화도 문제다. 자신이 보유한 수목의 양과 품목조차 완벽하게 파악하지 못한 이들이 적지 않고, 판로 확보도 쉽지 않아 결과적으로 유통업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여기에 불투명한 거래 관행으로 인해 공급자는 적정한 수목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채 손해를 보게 되고, 수목 단가나 수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소비자는 업자가 추천하는 ‘적당한 수목’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적잖은 금액을 지불하며 구매할 수밖에 없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그 과정에서 유통업자의 중개 수수료는 소비자가의 30~70%로 대중이 없다. 결국 정보의 비대칭으로 인해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에서 유통업자만이 막대한 이익을 보는 구조인 셈이다.

루트릭스는 이러한 수목 시장의 폐쇄적인 품질 정보, 유통 과정의 비효율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수목 데이터 플랫폼’을 표방하며 혁신에 나선 스타트업이다.

창업 2개월 만에 시드투자 유치, ‘수목 시장의 디지털 혁신 비전’ 인정받았다

안정록 루트릭스 대표. 마루360에서 만난 안 대표는 '수목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의 폐쇄적인 품질 정보, 유통 과정의 비효율을 해결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사진=테크42)

루트릭스 창업의 계기가 된 것은 2021년 8월 진행된 창업가 콘텐츠 제작 미디어 이오스튜디오의 스타트업 서바이벌 프로그램 ‘유니콘 하우스 시즌1’ 참여였다. 당시 본선 12개 팀에 포함되는 성과를 올렸던 루트릭스의 사업계획서는 액셀러레이터로 참석한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 최경희 소풍벤처스 파트너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결국 퓨처플레이와 소풍벤처스는 지난해 1월 신생 스타트업인 루트릭스에 투자를 결정했다. 루트릭스로서는 창업 2개월만에 억대 투자 유치라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그렇다면 투자 업계에서 이름난 액셀러레이터인 이들이 사업계획서만으로 투자까지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마루360에서 만난 안정록 루트릭스 대표는 “데이터가 전무한 시장에서 데이터에 기반한 마켓플레이스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높이 평가받았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저희가 수목 데이터를 모으는 이유는 정부기관조차도 누가 어디서 어떤 나무를 키우고 있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데이터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공공기관을 비롯해 수목, 조경과 관련된 다양한 협회를 만나보기도 했지만, 어느 한 곳도 중앙화 된 수목 데이터를 보유한 곳은 없었죠.”

루트릭스가 우선 집중한 것은 수목 데이터를 쌓는 일이다. 이를 위해 수목의 규격·형태를 이미지로 매칭해 저장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어르신들이 대부분인 공급자들이라는 점을 감안해 되도록 쉬운 방식을 고민했다.

수목 데이터 구축을 통해 루트릭스는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미지=루트릭스)

“’수목 이미지 규격 데이터 수집 기술’이라고 해요. 현재는 공급자 분들이 수목 사진을 찍고 규격을 입력하는 정도로 진행하고 있어요. 즉 사진을 찍고 본인 스스로 데이터에 개입할 수 있게 하고, 이걸 모아 검색과 필터링을 할 수 있게 제공하고 있는 거죠. 이런 시스템만으로도 불편함이 많이 해소되고 있어요. 이전에는 본인이 찍어 놓은 사진조차 정리가 안됐거든요. 현재까지 20여곳의 대형농원과 MOU를 맺고 데이터를 쌓고 있어요. 향후에는 별도 입력 없이 규격이나 수종이 자동으로 분석되도록 고도화 할 계획이죠.”

‘수목 이미지 규격 데이터 수집 기술’과 함께 현재 루트릭스는 드론 라이다와 백팩 라이다를 이용한 수목 정보생성, 환경데이터와 수목 정보 딥러닝, 라이다 및 초분광 카메라 활용 활력도 분석, UAV 영상과 SfM 기술 활용 탄소저장량 추정 기술 개발을 진행하며 특허 출원도 준비하고 있다. 복잡한 이야기지만, 한 마디로 정리하면 모두가 고도의 수목 데이터를 모으기 위한 기술들이다. 루트릭스의 첫 번째 목표는 그렇게 모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목 시장 내 투명하고 정확한, 그리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수목 거래 마켓플레이스를 만드는 것이다.

자연 속에서 뛰어 놀던 어린시절부터 자라난 창업의 싹

수목 시장의 페인포인트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설명하는 안정록 대표의 표정과 목소리에는 확신이 서려 있었다. 그런 확신은 남다른 어린시절 환경에서 비롯된 듯했다. 1991년생인 그는 여느 또래와 달리 자연이 살아 숨쉬는 공간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그의 본가는 파주시 법원읍 가야리에 위치해 있다. 지금은 인근에 도시화가 많이 진행된 상황이지만 당시 그의 집은 문만 나서면 포도밭과 소 목장, 너른 들판 등 천혜의 놀이터가 눈 앞에 펼쳐지는 곳이었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까지 오는 논밭길은 어린 걸음으로 30분을 훌쩍 넘기기 일쑤였다. 부모님은 알 만한 유명인들은 한 번쯤 걸음 한다는 지역 내 이름난 식당을 운영하셨다. 그의 말에 따르면 부모님은 “본인의 모든 것을 바쳐 아들 교육에 쏟아 붓는” 분들이었다.

“교육에 대한 아버지의 주관이 뚜렷하셨어요. 덕분에 초등학교 5~6학년 때 뉴질랜드로 유학을 가게 됐죠. 아버지께서 기숙사 초등학교를 알아보시곤 저를 데려가셨죠. 그리곤 ‘버려두고’ 그냥 돌아가셨어요(웃음). 당시에는 ‘돌아오면 바로 공부만 해야 하니 펑펑 놀고 와라’고 하셨던 말이 기억나요. 그렇게 일찌감치 영어를 습득할 수 있었죠.”

안 대표가 나고 자란 파주 지역은 재두루미의 날개짓을 눈 앞에서 볼 수 있는 자연 환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2년 후 그가 돌아왔을 때 아버지의 예고는 어김없이 실행됐다. 중학생 무렵부터 그는 차로 왕복 두시간이 걸리는 일산까지 학원을 다녔다. 격자로 구성된 일산의 아파트촌을 보면서 그는 비로소 자신이 살던 공간이 특별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일산을 가니 버스도 자주 있고, 나무를 보려면 공원을 가야하더라고요. 그 기억이 정말 특별했던 것 같아요. 뉴질랜드에서 2년을 있었지만, 그곳 역시 자연 환경이 파주와 다르지 않아 잘 몰랐던 거죠.”

일찌감치 자연과 가까운 삶을 경험한 덕분에 그는 고등학교 시절 DMZ 생태연구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한 경험은 층층이 쌓여 결국 졸업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무렵에는 유니세프 세계청소년기후변화포럼 한국 대표가 되는 기회로 이어졌다.  

고교시절 DMZ 생태연구동아리 활동 시절의 안 대표(왼쪽). (사진=안정록 대표)

“DMZ는 제게 익숙하지만 다른 도시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공간이기도 했어요. 두루미가 월동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개체수를 조사해 논문을 썼죠. 그것으로 환경올림피아드에도 나가고, 그 수상 경력이 바탕이 돼 유니세프 세계청소기후변화포럼 한국 청소년 대표로 가게 된 거예요. 당시에는 미국 유학을 준비 중이었는데, 포럼을 가게 되면 유학을 위한 SAT(미국 대입자격시험)을 포기해야 했어요. 고민 끝에 ‘인생에 한 번 뿐인 기회’라는 생각으로 포럼을 택한 거죠.”

그 곳에서 그는 ‘어떻게 환경 활동을 하게 됐냐’는 첫 공통 질문을 받게 됐다. 놀라운 것은 각국에서 모인 아이들의 처한 상황에 따라 그 답이 전혀 달랐다는 점이다. 미국을 비롯한 북미 선진국의 아이들이 내 놓은 답은 ‘다큐멘터리를 보고 위기의식을 느꼈다’였다. 반면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가에서 온 아이들은 직접 경험한 물부족, 해수면 상승으로 생존의 위협을 받는 현실을 이야기했다. 거기서 그는 전혀 다른 관점의 답을 하게 되며 다시금 자신이 살아온 특별한 환경을 깨닫게 됐다.

“제 대답은 ‘자연은 그 아름다움만으로도 보호할 가치가 있고, 그 아름다움에서 느끼는 감동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기 때문에 환경 활동을 했다’였어요. 실제로 한겨울 폭설이 내리는 논밭에 두루미가 모여 날개 짓을 하는 풍경을 보던 기억은 지금도 떠올리면 소름이 돋을 정도로 아름다워요. 제가 생각하는 자연에 대한 가치관이 남다르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환경과 생태에 대해 더 공부해보자는 마음을 먹었죠.”

하버드에서 경험한 조경설계, 우연과 인연으로 이어진 창업의 길

유학 대신 청소년세계기후변화포럼를 선택한 결과, 그는 국내 대학 진학으로 방향을 틀었다.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과에 진학한 이후에도 과 회장을 맡는가 하면 교내 생태탐사동아리를 만들어 초대회장을 지내기도 하고 조경연구회에 가입해 회장을 겸임하는 등 왕성한 활동으로 대학 시절을 보냈다. 그렇게 그의 관심은 환경생태 분야 연구에서 좀 더 실용적인 조경으로 심화됐고, 이는 하버드 GSD(Graduate School of Design, 건축디자인대학원) 유학으로 이어졌다. 고교 시절 보류됐던 유학 길에 오른 셈이다.  

하버드 건축디자인스쿨에서 조경설계학을 공부하던 시절. (사진=안정록 대표)

“하버드 건축디자인스쿨에서는 조경설계학을 공부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디자인이라고 하면 그래픽이나 패션 디자인을 떠올리지만, 미국에서 그것은 아트스쿨에서 다루는 것이고, 건축디자인스쿨에서는 설계 도면을 만드는 것을 의미해요. 하버드에서 조경은 크게 건축, 조경, 도시계획으로 나뉘죠. 그 중에서도 조경은 건축물 이외의 모든 외부공간을 다루는 분야예요. 예를 들어 공원이나 정원을 만드는 것이 대표적인 저희 일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데 막상 하버드를 가니 의외로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 역시도 식재(植栽, 식물을 조성해 가꾸는 일)에 대해 잘 모르더군요(웃음).”

그때부터 여러가지 새로운 고민이 시작했다. 조경설계를 넘어선 새로운 무언가를 찾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왕 미국 유학길에 올랐으니 현지에서 취업해 경험을 쌓으려면 병역 문제도 해결해야 했다. 결국 그는 졸업 1년을 앞두고 군입대를 위해 귀국을 선택했고 이는 그의 삶을 예상치 못한 길로 이끌게 된다.    

“원래는 대학원에 들어가고 바로 군입대를 하려 했는데, 무조건 1년 이상은 다녀야 휴학을 할 수 있더군요. 그런데 첫 2년이 코어과정이어서 2년을 공부하고 1년을 남긴 상황에서 입대를 하게 됐죠. 당시에는 미국 취업을 염두했던 터라 그런 점도 고려했고요. 한국에서 대학원을 간 다른 친구들은 연구직으로 대체복무를 하기도 했지만, 전 최대한 짧게 마치기 위해 운전병에 지원했죠. 그런데 막상 제대를 하고 나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펼쳐진 거예요.”

안 대표는 미국 유학 중 귀국해 병역의 의무를 마쳤다. 운전병으로 근무하던 시절. (사진=안정록 대표)

미국에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되며 그는 강남 고시원에 방울 잡고 유학원에서 유학 준비생을 가르치는 일을 병행하며 온라인 수업으로 남은 1년의 대학원 과정을 수료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것을 찾던 그에게 ‘컴퓨테이셔널 디자인(Computational Design)’ 눈에 들어왔다. 후배이자 루트릭스를 공동창업한 김유겸 CTO와 인연이 된 것도 그 즈음이었다.

“컴퓨테이셔널 디자인은 최근에 생긴 개념이에요. 조경에 필요한 계단과 같은 요소를 이전에는 하나씩 그려 넣었다면 컴퓨테이셔널 디자인을 통해서 간단하게 늘릴 수 있죠. 또 미리 만들어진 알고리즘으로 동선을 만들 수도 있고요. 마침 조경연구회 회장 모임에서 만난 후배인 김유겸 CTO도 유학에 관심이 있어 컴퓨테이셔널 디자인을 공부하며 프로젝트를 같이하게 됐어요. 다만 이걸 어떻게 사업화할지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죠.”

당시만 해도 그의 고려 사항 중 창업은 없었다. 새롭게 접한 컴퓨테이셔 디자인을 바탕으로 설계와 금융,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를 두고 취업을 고민하던 그가 창업을 결심한 이유는 뜻밖에도 오랜 친구의 조언 덕분이었다. 그 이후 루트릭스 창업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고교시절부터 20대를 함께 보낸 친구가 있어요.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을 만들어 성공한 친구인데,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저 역시 알게 모르게 스타트업을 동경하고 있었죠. 제 고민을 듣더니 ‘결국 사업을 하고 싶은 거 아니냐’고 묻더군요. 그러면서 경력을 쌓겠다고 생각하지 말고 빨리 시작해서 실패도 빨리 맛보는 게 낫다고 얘기하더군요. 그래서 함께 공부하던 김유겸 CTO와 사업계획서를 썼고 데드라인을 정하기 위해 ‘유니콘하우스 시즌 1’ 참가하기로 했어요. 2주 정도 남은 상황이었죠(웃음).”

(왼쪽부터) 안정록 대표와 김유겸 CTO. (사진=루트릭스)

그 이후의 이야기는 앞서 언급한 대로 루트릭스 창업과 시드 투자로 이어졌다. 돌이켜보면 코로나19로 불가피하게 변경된 계획과 그로 인해 시작된 새로운 인연이 겹치며 루트릭스가 탄생한 셈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이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창업은 또 다른 세상, 자연의 데이터로 혁신 일으킬 것

루트릭스(ROOTRIX)라는 사명은 수목 시장의 근본적인 문제를 나무와 자연의 데이터로 혁신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창업 3년차를 맞이하는 지금 함께하는 팀원들은 7명으로 늘었다. 수목 시장에 천착하면 할수록 안 대표의 눈에 띄는 ‘해결해야 할 문제’는 더욱 많아지고 있다.

“수목 시장은 아직 풀어야 할 문제가 너무 많아요. 그것을 풀어 내는 방법도 넘쳐난다고 보고 있고요. 가장 큰 문제는 그간 수목의 공급과 유통, 구매가 너무 아날로그 방식으로 이뤄져서 가장 기본적인 로우 데이터조차 없다는 점이에요. 지금은 그 데이터를 쌓는 중입니다. 기본적인 로우 데이터만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해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데이터를 모으는 방법부터 혁신을 시작한 루트릭스는 향후 전국 수목 데이터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목 거래 플랫폼을 고도화시킨다는 계획이다. 또한 중요 수종에 대한 3D 스캐닝을 진행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것이 가능해지면 설계 단계에서 반영이 가능한 것은 물론 탄소 흡수량까지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수목 연구는 물론 탄소배출권 거래제도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로도 개발이 가능하다. 즉 궁긍적인 루트릭스 비즈니스 로드맵은 ‘수목 데이터 사업’을 향하고 있는 셈이다. 그 모든 것이 가능해진 시점에서 안 대표와 루트릭스 팀원들이 꿈꾸는 또 다른 목표는 ‘자연의 가치를 알릴 수 있는 일을 지속하는 것’이다. 그런 의지는 인터뷰 말미 안 대표가 남긴 마지막 말에서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안 대표는 루트릭스를 통해 수목 시장의 혁신과 함께 자연의 가치를 알릴 수 있는 일들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테크42)

“팀원들과 ‘나중에 돈 많이 벌면 뭘 할까’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그러다 ‘강남 한복판에 빌딩을 사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빌딩을 사서 무너뜨리고 그 자리에 나무 한 그루만 심자는 거죠. 정말 그럴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하자고 다짐했어요.”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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