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이랑 다른 게 뭐죠?...메타버스, 진짜 중요한 건 '콘텐츠'

[AI 요약] 온라인 세상이 있고, 그 세상에 접속한 이들을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 그 공간에서 통용되는 고유의 화폐도 존재하고, 정해진 노동 활동을 통해 돈도 벌 수 있으며, 자신의 캐릭터에 옷을 입힌다. 메타버스는 새로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서 운영 방식이다. 그러나 지금의 메타버스 유행은 기존의 온라인 행사와 다르지 않아 산업 발전 가능성을 퇴색시킨다는 지적이다.


가상현실(VR)로 구현된 온라인 세상이 있고, 그 세상에 접속한 이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 그 공간에서 통용되는 고유의 화폐도 존재하고, 정해진 노동 활동을 통해 돈도 벌 수 있다. 번 돈으로는 가상의 물건도 살 수 있다. 아디다스와 같은 현실 속 브랜드 제품도 구입할 수 있다. 가상이라 해도 자신의 캐릭터에 옷을 입혀 개성을 추구할 수 있다. 2021년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는 메타버스다.

하지만 시간은 다르다. 앞서 내용은 지난 2003년 출시된 '세컨드라이프'라는 비디오 게임에 대한 설명이다. 세컨드라이프는 린든 랩이 개발한 인터넷 기반의 가상 세계로, 고유 아바타를 통해 사용자와 다른 사용자가 플랫폼 내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온라인 행사와 다른 게 없다', 껍데기만 쫓는 메타버스

하지만 세컨드라이프는 유명무실한 상태이다. 2010년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해외 지사 폐쇄 이후, 북클럽 등 소셜 커뮤니티로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2009년 11월에 서비스를 중단했다. 창업자인 필립 로즈데일은 메타버스에 대해 “실리콘밸리가 갖고 있는 전형적인 환상”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그 환상에 우리나라에도 퍼지고 있다. 너도나도 메타버스라는 이름을 빌려와 흉내내기 중이다.

지난 7월 NH농협금융은 메타버스를 활용해 타운홀 미팅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과 참여 직원들은 자신들의 아바타를 만들고 플랫폼에 접속해 미팅이 진행됐다. 우리금융그룹도 손태승 회장이 참석해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직원 간담회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는 유행처럼 아모레퍼시픽그룹 역시 메타버스에서 디지털·비대면 형식으로 기념식을 개최했다. 코로나19 인해 행사를 치르기 어렵다는 불가피한 상황이었지만, 운영 형태는 기존의 온라인 행사와 다르지 않았다.

'어떤 콘텐츠'를 메타버스로 제공할 수 있는지에 집중해야

이러한 메타버스 유행을 경계하며, 콘텐츠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행어처럼 퍼지고 있는 '메타버스'에 대한 피로감이 오히려 산업 자체의 발전 가능성을 퇴색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는 '바람의 나라' 게임과 다르지 않다"며, "그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의 공간에서 게임 유저끼리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콘텐츠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즉 메타버스는 아바타 자체가 아니라, 아바타로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넥슨의 메타버스 활용법이 눈길을 끌었다. 넥슨은 인턴십 채용설명회를 자사 온라인 게임인 ‘바람의 나라’를 메타버스 공간으로 활용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Gather Town)’에서 ‘채용의 나라’라는 이름의 가상세계를 열었다.

인턴십 지원자들은 가상 공간에 접속하고 공간 내에서 이동해 직무상담 등 설명회에 참여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행사 목적으로 넘어, 일방적 내용 전달 중심이었던 기존의 설명회와 차별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차유선 넥슨 채용팀 팀장은 “처음 시도해보는 이번 온라인 채용설명회에서 특히 바람의 나라 게임맵을 활용한 공간과 넥슨 사옥을 구현한 1층 공간에 대해 방문자 분들이 역시 게임회사답다,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넥슨 '채용의 나라'(출처: 넥슨)

SK텔레콤도 메타버스 플랫폼을 콘텐츠 중심 전략으로 사용자를 공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명상앱 스타트업 '마보'와 파트너십을 통해 자사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에서 명상 룸을 열었다. 언제라도 앱을 통해 서비스는 이용할 수 있지만, 이를 반대로 공략,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특정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유정은 마보 대표는 "디지털 네이티브인 MZ 세대들의 주요 활동 무대이자 커뮤니케이션 채널인 메타버스에서 기존의 명상 경험을 초월하는 새로운 마음챙김 명상을 국내 최초로 소개할 수 있어 더욱 뜻 깊다“라고 전했다.

양맹석 SKT 메타버스 CO사업담당은 “앞으로도 MZ 세대들의 니즈와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다양한 콘텐츠와 한층 강화된 소셜 기능으로 본격적인 메타버스 라이프를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대건 기자

daegeon@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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