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은 단 사흘이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우크라이나 군의 거센 반격 속에 수렁에 빠진 모습이다. 이 전쟁에서 특히 전세계의 주목을 끈 부분 중 하나가 무인항공기(드론) 전쟁 양상이다. 미국, 중국과 함께 세계 최강 군사력을 가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포는 물론 전투용 드론 공격을 받고 탱크와 드론교란 공격 장비(카운터 드론시스템) 등을 잃으면서 흔들리고 있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군용 드론에 90억달러(약 11조원)라는 엄청난 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찌된 일일까. 결국 카운터드론(안티드론)시스템 기술이 전쟁양상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북한과 대치중인 우리 군과 산업계가 눈여겨 봐야할 부분이 바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드론 공방전 양상, 그리고 드론전의 성패 요인일 것이다. IEEE엔지니어링의 분석 등을 바탕으로 짚어봤다.
러시아의 2014년 크림반도 침공때와 달라진 우크라이나
러시아군은 지난 2014년에도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침공했고 이 지역을 강제 볌합했다. 이때 러시아군은 드론을 전술 임무에 통합해 우크라이나군을 찾는 데 사용했다. 우크라이나군을 러시아 드론이 나타난 후 곧 이어 러시아군의 포격과 폭격을 받았다. 당시 러시아 드론은 서방 드론처럼 발전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러시아군이 드론 전술을 전장에 접목시킨 것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로부터 8년 후 러시아는 다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러시아군은 크림반도 침공 이후 약 90억 달러를 들여 약 500대의 무인기를 자국내에서 생산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번에는 그때와 상황이 전혀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재 침공이 시작된 지 3주가 넘었지만 러시아군은 자신들의 드론으로 이전 수준의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심지어 드론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인들보다 우위에 있는 듯한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다.
두 군의 드론 전력이 같은 기간동안 어떻게 이렇게 달라질 수 있을까. 그 배경에는 서방국가의 러시아에 대한 첨단기술 교역 금지, 우크라이나의 기술 개발과 증강된 드론 대응책 등의 결합이 있었다.
전쟁에 사용되는 러시아 드론은?
군사용 드론은 크기, 목적, 성능이 다양하지만 몇 가지 범주로 분류할 수 있다. 그 한 켠에는 배낭에 담아 운반할 수 있을 만큼 작은 비행폭탄이랄 수 있는 자폭용 드론 잘라키브가 있다. 반면 최대 25m의 날개폭에 30~40시간 상공에 머물 수 있는 고고도 드론도 있다. 이 드론은 전장에서 수천km 떨어진 곳에서 콘솔로 작동되며, 치명적 정밀도로 공대지 미사일을 발사한다. 그리고 그 중간 크기의 드론이 주로 감시와 정찰에 사용된다.
러시아군의 드론은 이러한 각각의 카테고리의 모델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군은 지난 2014년 크림반도 침공 이후 서방국가의 무역제재로 인해 드론 기술개발이 더뎌질 수 밖에 없었다. 특히 광학, 경량 복합재료, 전자제품 등 최첨단 무인기 개발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과 부품을 확보하지 못했다. 자체 핵심 부품 조달 능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던 러시아의 드론 기술 수준은 역동적 기술개발이 이뤄진 다른 지역 국가들에 비해 다소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러시아가 보유한 충직한 드론으로는 자폭드론인 잘라 키브(Zala Kyb)가 있다. 이는 가장 일반적인 러시아 무인기는 감시와 정찰에 사용되는 중간형 드론이다. 여기에는 시리아와 우크라이나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엘레론3SV(Eleron-3SV)와 오를란-10(Orlan-10) 드론이 포함된다.
사실, 바로 지난 주 오르란-10 운영자는 러시아 탱크 주변에 매복하고 있던 우크라이나 군인과 키이우 외곽의 10문의 대포를 가진 우크라이나군 기지를 찾아낸 공로로 훈장을 받았을 정도다. 러시아의 유일한 대형 미사일 발사 드론은 크론슈타트 오리온(Kronshtadt Orion)이다. 이 드론은 미국의 킬러 드론인 ‘MQ-1 프레데터’와 유사한데 정찰은 물론 정밀 타격에도 사용된다.
이 오리온 드론 한 대가 이달 초 우크라이나군 사령부를 공습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우크라이나군, 크림전쟁 이후 전투드론 제대로 준비했다
그러나 2014년 크림전쟁 이후 우크라이나군은 이전까지 갖추지 않았던 간소한 고성능 드론을 체계적으로 조립해 왔다. 300여 대가 배치된 이 드론비행대의 중추는 ‘A1-SM 퓨어리’와 ‘렐레카-100(Leleka-100)’ 정찰드론이다. 두 기종 모두 우크라이나에서 설계되고 제조된다. A1-SM 퓨어리는 2020년 4월에, 레레카–100은 지난해 5월 각각 취역했다.
그러나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에 가장 큰 타격을 준 드론은 날개폭 12m에 레이저 유도폭탄 4발을 장착한 전투드론인 이란제 바이락타르 TB2다. 우크라이나군은 3월 초 루간스크에서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분리주의 세력에 2대의 TB2를 빼앗겼지만 터키에서 설계·개발된 이 전투 드론 30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 드론들은 특히 탱크킬러 역할을 하고 있으며 러시아군 침공 한달이 지난 3월 24일 현재 차량 26대,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10대, 지휘소 3곳을 파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보고서들에 따르면 TB2 비용은 100만~1000만 달러(약 12억~120억원) 사이라고 한다. 이것은 미 공군 전투용 드론의 중추인 MQ-9 리퍼처럼 더 유명한 전투용 드론의 판매가격인 수천만 달러(수백억원)보다 훨씬 더 싸다.
우크라이나군의 무기에는 전쟁에서 거의 성공하지 못한 소련 시대의 대형 고고도 무인기인 Tu-141 정찰 드론도 포함돼 있다. 우크라이나의 작은 드론에는 미국이 3월 16일 발표한 8억달러 무기 지원 패키지의 일부로 기증한 100대의 스위치블레이드(Switchblade) 드론이 있다. 이 드론은 러시아의 잘라 키브와 비슷한 크기와 기능을 가진 자폭 드론이다. .
러-우크라 전은 카운터드론 전쟁 본격 시험무대
결론적으로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과 드론 공격 전쟁에서 팽팽히 맞서고 있다.
두 군의 가장 큰 차이점은 드론 공격에 대한 방어기술과 능력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운터드론(안티드론) 기술에 관한 한 우크라이나군이 유리하다. 10년 전, 카운터드론 기술은 주로 드론을 탐지하기 위해 레이더를 사용하고 그들을 격추하기 위해 지대공 미사일을 사용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것은 곧 너무 비싸고 비효율적인 것으로 판명되었다.
지난 10년 동안 드론의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했기 때문에 안티드론 기술 추세를 따라잡기 위해 빠르게 움직여야만 했다. 하지만 러시아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여기서도 러시아군은 서방국가들의 첨단 기술 금수 조치와 자국내 산업 기지의 핵심기술 침체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국가들의 산업 기반은 거대하고, 안티드론 기술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해 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 무인기에 대항하기 위해 전자전 시스템을 배치했으며 전파교란과 스푸핑(공격자의 악의적 시도에 의한 잘못된 정보, 혹은 연결을 신뢰하게끔 만드는 일)기능을 결합한 보리소글렙스크 2 MT-LB(Borisoglebsk 2 MT-LB)와 R-330Zh 지텔(R-330Zh Zhitel)시스템을 사용해 왔을 가능성이 높다.
이 안티드론 시스템들은 무선 주파수 에너지로 공기를 채우고, 드론이 원격 조종사와 제어 신호를 구별할 수 없는 수준까지 소음 임계값을 증가시킨다.
또 다른 표준 안티드론 기술은 드론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가장 흔한 것은 가짜(‘스푸핑된’) GPS 신호로 드론의 방향을 흐트러뜨리는 것이다. 전파 교란(jamming) 및 스푸핑 시스템은 상당히 높은 강도로 전파를 방출하기 때문에 표적을 겨냥하기 쉽다.
사실, 위성사진과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의 페이스북 등에 의해 공개된 사진들을 보면 우크라이나군이 이미 러시아군의 이 안티드론 시스템 중 3개를 파괴했음을 보여준다.
우크라이나군 어떤 드론 및 안티드론 시스템 사용하나
게다가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는 신형 드론에는 이러한 러시아군의 전자파 공격에 견딜 수 있는 기능이 포함돼 있다.
예를 들어 이들 무인기 중 하나가 방해 신호를 감지하면 드론은 이 전파 방해를 받지 않는 주파수로 전환하고, 그런 후에도 여전히 통신을 재설정하지 못할 경우 재설정 될 때까지 일련의 사전 설정된 기동을 통해 자율 작동한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나토의 다양한 안티드론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에 제공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의 정확한 시스템은 공개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용 가능한 많은 시스템 중에서 충분히 추측해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더욱 강력한 시스템은 록히드 마틴사의 안티드론시스템으로서 공격해오는 자살드론을 탐지하고 식별하기 위해 개발된 위상단계별 고체 레이더 시스템(SSPARS)을 용도변경한 안티드론 시스템이다.
그런 다음 이 시스템은 드론을 추적하고 그것을 격추하기 위해 고에너지 레이저를 사용한다.
미 레이시온사의 카운터드론 포트폴리오에는 드론을 죽이는 드론과 드론의 전자장치를 교란시키는 고출력 마이크로파를 방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 포함돼 있다.
서방국가의 대다수 주요 방산업체들이 일종의 안티드론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만, 상업용 드론의 대량 확산을 고려할 때 상업 분야에서도 상당한 혁신이 있었다.
이러한 기술들 중 많은 것들이 소형 드론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음향 감지와 무선 주파수 위치측정 같은 기술들 중 일부는 대형 드론에 대해서도 효과적이다.
또한 십여 개의 작은 회사들이 현대적 드론에 대항하기 위해 특별히 전파교란과 스푸핑 시스템을 개발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어떤 카운터드론시스템을 배치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파괴된 드론의 이미지는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전한다. 드론 전쟁에서 양측의 많은 드론들이 포획되거나 지상에서 파괴됐으며, 하지만 절반 이상은 비행 중 무력화됐다.
파괴된 우크라이나 드론들은 종종 러시아의 지대공 미사일에 의해 격추돼 탄 자국이나 다른 표시들을 포함해 엄청난 피해 규모를 보여준다.
논리적 결론은 러시아의 전자식 안티드론 시스템이 우크라이나군의 드론을 막는 데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격추된 러시아제 드론들은 레이저나 전자기 펄스의 정밀 타격에 의한 비교적 가벼운 손상을 보여준다. 만약 서방국들의 더 새로운 카운터드론 시스템들 가운데 하나에 의해 러시아군드론들이 처리됐다면 이것이 바로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그대로다.
지난 2월24일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첫 3주 동안, 러시아 드론은 2014년 수준의 성공을 거두는 데 실패했다.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8년 만에 드론과 카운터 드론부터가 집결해 다수의 승리를 거뒀다.
러시아군 드론은 주로 자국내에서 조달됐는데 나토의 안티드론 기술에 의해 여러 차례 격퇴돼 왔다.
한편 나토 회원국인 터키로부터 구입한 TB2와 같은 우크라이나군 드론은 러시아의 앤티드론 시스템에 대해 여러 차례 성공을 거뒀다.
아래에서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온의 강력한 안티드론 시스템 코요테2+ 시스템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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