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쿡 10년, 애플은 서비스 기업이 되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를 이끄는 워렌 버핏은 기술기업과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그는 애플 주식을 지난 3월 기준으로 1110억 달러(약 124조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워렌 버핏은 기술기업인 애플의 주식을 가지고 있을까요?

이에 대해 팀 쿡 애플 CEO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워렌 버핏은)이제 애플을 소비재 기업으로 보고 있습니다."

즉 버핏이 애플에 투자한 이유는 애플이 더 이상 하드웨어 중심의 기술기업이 아닌, 서비스 기업이 됐다는 것입니다.

팀 쿡의 애플은 앱스토어를 비롯해 아이클라우드, 애플뮤직, 애플케어, 애플 아케이드, 애플뉴스 플러스, 애플 TV 플러스, 애플 피트니스 플러스 등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각각의 서비스는 애플의 iOS 위에서 빠르게 연동됐고 사용자로 하여금 애플 생태계 안에 머무를 수 있도록 구축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성공적으로 작동해 팀 쿡이 애플 CEO가 될 당시 29억 5000만 달러(약 3조 42155억원)이었던 구독 서비스 매출을 2020년에는 약 20배인 537억 7000만 달러(약 62조 2549억원)으로 성장시켰습니다.

애플의 서비스 비즈니스는 이미 2017년에 포춘 100대 기업 규모로 넘어섰으며, 2021년 1분기 서비스 부문 매출은 175억 달러(약 20조 2600억원)으로 아이폰 판매의 절반 수준이며, 여타 애플 기기의 매출을 훨씬 상회합니다. 이제 애플은 아이폰이 얼마나 팔리느냐를 걱정하지 않아도, 수익원이 형성돼 있는 것입니다. 팀 쿡의 10년 동안 꾸준하게 진행해 온 애플의 서비스 기업화는 이러한 성장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팀 쿡의 애플에서 아이폰 등 기기들이 외면 받는 것도 아닙니다. 팀 쿡의 취임 이후 2013년과 2018년 사이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맡았던 5년 동안보다 매년 더 많은 아이폰을 판매했습니다.

팀 쿡 애플 CEO (사진-플리커)

콘텐츠를 넘어 금융으로...애플의 서비스화는 계속된다

앞으로도 팀 쿡이 리드하는 애플의 서비스 기업화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방향은 콘텐츠를 넘어 금융으로 향합니다. 애플은 이미 애플 페이, 애플 카드, 애플 캐쉬 등 금융 전반의 시스템을 구축해둔 상태입니다.

미국의 경우, 전체 소매업체의 85%가 애플 페이로 결제 가능합니다. 호주에서는 99% 이상입니다. 결제 건수도 꾸준하게 증가해 오는 2025년이면 전 세계 거래 건수의 1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게다가 애플은 BNPL 서비스까지 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BNPL(Buy Now, Pay Later)는 소비자 대신 결제 업체가 먼저 물건 값을 가맹점에 전액 지불한 이후, 소비자에게 일정 기간에 걸쳐 결제업체로 분할 납부하게 하는 서비스입니다.

BNPL 서비스는 향후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게 될 MZ세대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미 페이팔부터 신용카드 회사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CEO인 핀테크 업체 스퀘어는 호주 스타트업 애프터페이를 34조원에서 인수해 서비스 출시를 예고했습니다. 한국 역시 쿠팡과 네이버가 BNPL과 유사한 후불결제 서비스를 도입한 상태입니다.

지금까지 애플의 전략이 서비스로 사용자를 묶는 것이었다면, BNPL 진출은 이제 돈의 흐름까지도 애플 아래 흐르게 하겠다는 전략인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사망하기 1년 전, 그는 내부 전략 프레젠테이션에서 향후 애플의 "모든 제품을 하나로 묶어 고객을 우리 생태계에 더 많이 가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때의 당연하면서도 뻔한 아이디어가 팀 쿡 이후, 아이폰 등 애플 기기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서비스로 실현되어 성공에 이르렀습니다.

취임 5년째 되던 해인 2017년 팀 쿡은 "애플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취급하고 이런 것들을 고객들에게 놀라운 경험으로 통합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5년이 지난 지금, 애플은 그의 리드 아래 의도한 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석대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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