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세계 최초 AI 로봇만으로 복제돼지 생산…그 의미와 기대감

중국 난카이대 과학자들이 세계 최초로 사람의 개입없이 인공지능(AI)로봇만으로 돼지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시나닷컴)

중국 과학자들이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로봇만으로 복제돼지 생산 자동화에 성공하면서 그 효용성과 향후 활용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중국 공산당보 차이나데일리,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 등이 이달 1일부터 잇따라 사람이 전혀 개입하지 않고 복제 돼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중국 과학자들은 완전히 AI로봇으로만 복제 돼지를 생산하는 것이 사람이 개입하는 기존 방식보다 생산상의 오류를 줄여 생산서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즉, 돼지고기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중국에서 돼지 공급량을 늘리기가 훨씬 쉬워지고 돼지고기 수요에 빠르게 대처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고 말할 수 있다.

전세계는 실험실 배양 쇠고기나 인공 대체육까지 만들어 탄소생산량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13년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대학은 실험실 배양육을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런 대체육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세포를 바이오리액터에서 급속히 배양해 성장시킨 이 고기엔 지방이 없어 식감에서 실제 고기와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제한 돼지고기의 경우 이런 문제는 없다.

이는 인류 최초로 AI로봇 기반으로 돼지 복제를 성공시킨 중국 연구진의 성과가 주목받는 이유다. AI로봇으로 만든 복제돼지 개발 배경, 장점과 가능성 등을 살펴봤다.

난카이대 돼지복제 생산성 향상 노력 배경엔 돼지고기 식량 자급

중국 난카이대가 세계최초로 AI로봇만으로 돼지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 오염없는 균질한 돼지를 생산하고, 생산성도 높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사진=차이나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중국 톈진 난카이대학교(南開大) 인공지능대 연구팀은 최근 완전 자동화된 복제 돼지 생산법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사상 최초로 이 방식을 사용해 지난 3월 7마리의 건강한 복제 돼지를 전혀 인간 개입 없이 수정시키고 돼지 대리모에게서 태어나게 했다.

중국이 이런 방식을 시도한 배경엔 무엇보다도 육류 식품 생산을 늘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자리잡고 있다.

중국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돼지고기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중국에서는 식용 고기의 많은 부분을 돼지고기가 차지하고 있는데, 중국 자체 공급량 만으로 넘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엔 충분치 않다. 중국의 사육 돼지 사육 두수는 4억마리 이상이고, 인당 돼지고기 연간 소비량은 30~35kg에 이른다. (한국의 경우, 2020년 기준 인당 돼지고기 연간 소비량은 27kg가량이다)

그런데다 여전히 지난 2018~2019년 발생한 전 세계적 돼지열병 유행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실제로 중국은 매년 수백만 톤의 비싼 돼지 고기를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해에도 중국은 331만톤의 돼지고기를 수입했다.

이에 시진핑 중국 주석이 이런 돼지고기 부족 상황을 ‘식량안보’ 차원에서 강조했을 정도다.

이번 AI로봇 기반 복제돼지 생산 연구에 참여한 난카이 대학 연구원 중 한 명인 류야오웨이는 그들의 AI기반 자동화 돼지 복제 방법이 “중국의 돼지 개체 수를 크게 증가시키고 중국이 돼지고기 생산을 완전 자급자족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돼지복제를 수입보다 더 나은 대안으로 보는 이유

중국이 중국은 돼지고기 부족으로 지난해에만 331만톤의 돼지고기를 수입했다. (사진=언스플래시)

실험실 배양육과 3D프린팅 고기 생산방식 등이 이미 등장했음에도 난카이대 연구팀의 방식이 주목되는 이유는 복제돼지 고기와 실험실 배양시킨 돼지고기가 다르다는 점이다.

즉, 실험실 배양육은 실험실 조건에서 준비된 배양세포로부터 성장한다. 반면 복제돼지는 실험실 배양육과 달리 원래 돼지의 세포에서 생산된다. 흥미롭게도 복제된 동물의 세포는 실험실 배양육을 만드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다. 다만 실험실 배양육의 결정적 단점은 식감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동물 복제가 주목받을 만한 이유다.

그런데 현재 동물복제나 돼지 복제에 사용되는 방법들은 다양한 단계에서 인간의 개입을 필요로 한다. 이는 복제 중 오류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몇 가지 다른 합병증을 수반한다.

예를 들어 인기 있는 동물 복제 기술인 체세포 핵 치환(SCNT)은 체세포와 난자를 이용해 생존 가능한 배아를 만드는 기술이다. 현재 동물 복제나 돼지 복제에 사용되는 방법들은 다양한 단계에서 인간의 개입을 필요로 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민감한 세포들이 종종 인간의 개입으로 인해 손상되거나 오염된다는 점이다. (SCNT 방식은 사람이 동물의 난자에서 핵을 제거하고 다른 체세포에서 분리한 핵을 그 자리에 넣어 복제수정란을 만들게 된다. 이렇게 복제된 수정란을 대리모에 착상하면 이를 제공한 개체와 유전자(DNA)가 같은 동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1996년 7월 5일 영국 에든버러 로슬린 연구소 연구진이 탄생시킨 복제양 ‘돌리’에도 이 기술이 사용됐으며 이후에 세계 연구진들은 같은 방법으로 개와 돼지 등을 복제했다.)

AI로봇으로 인간 개입에 따른 손상과 오염없앴다

중국은 2018~2019년 아프리카 돼지 열병의 후유증으로 돼지고기 부족 상황에 직면해있다. 지난해에만 331만톤의 돼지고기를 수입했다. 룽창 현(충칭 시)에 있는 유핑의 돼지 농장. (사진=유핑/애그웹)

난카이 연구팀은 돼지복제 시 인간개입에 따른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AI로봇 구동을 통해 복제돼지를 만드는 시도를 해 성공시켰다.

지난 2015년 로봇을 이용한 돼지 복제 방법을 개발한 것으로 유명한 중국의 농업 과학자 판등커(潘登科) 교수는 이미 SCNT를 사용해 수천 마리의 복제돼지를 만들었을 때 직면했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AI로봇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는 당시 자신이 돼지 복제 과정에서 직면했던 어려움과 육체적 어려움으로 심각한 요통을 겪게 됐고 이는 결국 AI로봇을 사용하는 돼지복제의 길을 열게 했다.

판 교수는 새로운 AI 기반 자동화 돼지 복제 방법이 이 분야에 혁명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 판등커 교수와 난카이대 연구팀은 지난 2017년에도 로봇을 이용해 돼지를 복제했지만, 당시 과정에서는 인간 참여자들의 노력을 필요로 했다.

이번에 전적으로 AI로봇에만 의존해 돼지복제에 성공한 난카이대 연구팀의 야오웨이 연구원은 이 방식이 인간이 조작하는 돼지 복제 방식에 비해 돼지 복제 성공률이 훨씬 높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로봇들은 복제 과정 동안 어떤 오류나 세포도 손상시키지 않았다.

야오웨이 연구원은 이 돼지 복제 방식의 효율성을 설명하면서 “AI로봇으로 구동되는 우리의 돼지 복제 시스템은 세포 내 변형을 계산할 수 있고, 로봇에게 복제 과정을 완료하기 위한 최소한의 힘을 사용하도록 지시할 수 있어 인간의 손으로 인한 세포 손상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자동화된 프로세스는 사람의 개입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 복제 과정에서 서 직면하게 됐던 육체적 고통으로부터도 연구자를 구한다.

이 AI 기반 복제 기술의 세부 사항을 다루는 연구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원들은 그들의 접근 방식의 성공적인 실행이 중국의 돼지고기 생산을 증가시키고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동물 복제 전략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전세계가 지구온난화에 신경쓰고 있는 가운데 이산화탄소 발생량의 15%가 고기 생산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경작 가능한 땅의 27%가 육류 생산에 이용되고 있다. 오는 2050년 세계 인구는 97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고기 수요는 지금보다 88%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엄청난 육류가 소비될 전망인 가운데 공산품처럼 고기 생산을 자동화할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연구팀의 시도한 AI로봇 기반의 식육용 동물생산 방식이 주목되는 이유다.

앞으로 전세계 과학자들이 이 새로운 동물 복제 방식을 포함해 어떤 방식으로 인류의 식량문제, 특히 육식 수요 문제를 해결할지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이 AI로봇 기술로 손상없고 오염 없는 복제돼지를 생산하게 된다면 이종 대체 장기를 필요로 하는 환자에게 오염 없는 돼지 장기를 공급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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