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획기적 고에너지 레이저포 개발···美 위협

중국이 레이저포용 첨단 냉각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고 에너지 레이저 무기 개발 및 활용의 극적 전환을 맞았다고 베이징 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 과학 기술자들은 최근 레이저 기술 세계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만한 획기적인 레이저 시스템용 ‘내부 빔 경로 조정 장치’를 개발해 발표했다.

이 혁신적 기술은 레이저 무기 개발 영역의 오랜 과제였던 ‘폐열 축적’ 없이 고에너지 레이저를 무한정 작동할 수 있게 해 준다고 한다.

중국 발표대로라면 이 레이저 냉각 시스템 기술은 미-중 군사·기술 패권 경쟁이 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을 앞지른 것이다.

레이저에 획기적 냉각 시스템이 왜?

미국-이스라엘 전술 고에너지 레이저(THEL)는 2005년 전투 현장에서 부피, 높은 비용 및 낮은 예상 결과로 철수하기 전까지 로켓과 포탄을 격추하는 데 사용됐다. (사진=위키피디아)

강력한 파괴력을 갖게 될 고 에너지 레이저는 특성상 사용시 상당한 양의 열을 방출한다. 이러한 열 축적은 전통적으로 레이저의 작동 시간을 제한해 성능에 영향을 미쳐왔다. 이를 해소할 기술도 개발되지 않았다.

그러나 보도에 따르면 중국 후난성 창사에 있는 국립 국방과기대학(國防科技大學) 과학자들이 이 장애를 해결했다.

유안셴푸 레이저 무기 과학자 연구팀은 8월 4일자 악타 옵티카 시니카(Acta Optica Sinica)논문에 “고품질 빔이 1초 만에 생산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무한정 유지될 수도 있다”고 썼다.

새로 고안된 냉각 시스템의 주목할 점은 고에너지 레이저 작동 중에 발생하는 달갑지 않은 열을 제거한다는 것이다. 이 냉각 기술이 통합된 레이저 무기는 그간 이 기술 개발의 최대 장애물로 꼽혔던 성능 지표의 저하 없이 지속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이 시스템은 최적화된 가스 흐름과 결합된 최첨단 구조물의 통합에 중점을 두고 있다. 즉, 레이저 내부에서 발생 가능한 난류, 진동을 최소화하고 거울의 청정도를 보장하면서 동시에 효율적으로 열을 뽑아낸다.

이 레이저 기술 혁신과 관련, 중국인민해방군이 전쟁시 누릴 전략적 이점은 다양하고도 엄청나다.

첫째, 레이저 사용 시간상의 제한이 없어졌다. 즉, 기존 레이저포는 간헐적 냉각이 필요하거나 제한된 작동 시간에 과열될 위험이 있지만 이럴 염려가 없어진 것이다.

둘째, 증강된 레이저 범위 및 기능이다. 레이저가 중단없이 작동하면서 증강된 사거리와 상대에게 입힐 잠재적 손상 출력은 상당히 증가한다.

셋째, 경제적 및 물류적 이점이다. 열 손상으로 인한 냉각 기간이나 유지보수 없이 더 오래 작동하므로 물류 및 수리 비용이 절감된다.

레이저 기술 창시자 미국의 기술자들은?

미군은 오랫동안 드론과 미사일에 레이저를 장착하기 위한 연구 작업을 해 왔다. 하지만 아직 이의 해결을 주장하는 중국 레이저 시스템 냉각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미 해군은 이 사진에서처럼 대형 함정 위에서만 거대한 레이저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다. (사진=미해군)

1960년 최초의 루비 레이저가 시작된 이래로 운동 에너지를 레이저 에너지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지속돼 왔다. 빛의 속도로 에너지를 투사하고 레이저를 강력한 ‘죽음의 광선’으로 변형시키는 매력에 대한 열망은 식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 60여년 동안 수많은 레이저 유형이 개발됐지만 비효율성으로 인해 폐기되기 일쑤였다.

미국은 수년간 많은 실험용 레이저 무기 시스템의 선두에 서 왔으며 최소한 4종류의 주목할 만한 레이저포를 개발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들도 불만족스런 파괴력으로 인해 결국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여기에는 ▲미해군의 첨단 화학레이저(NACL)(플루오르화 중수소 사용) ▲중적외선 첨단 화학 레이저(MIRACL)(중적외선 화학 레이저 사용. 특히 중초음속 시험 미사일을 격추해 주목) ▲전술 고에너지 레이저(THEL)(48개의 공중 표적 격추) ▲우주 기반 레이저(SBL) 및 공중 레이저(ABL)(이들은 서로 다른 레이저 소스를 사용했고 각각의 임무에서 성공적) 등이 포함돼 있다.

미 국방부는 실패 원인에 대해 공개적으로는 다루기 힘든 데이터 크기 및 무게와 관련이 있다고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레이저의 불만족스러운 파괴력이었다. 이들의 사거리는 단지 몇 km로 제한됐다. 중국 국방과기대학 유안 팀이 지적했듯 레이저의 파괴적 잠재력을 이용하기 위해선 더 연장된 기간 동안 계속 작동해야 한다.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고에너지 레이저 구현상의 2가지 난제 해결

1960년 만들어진 최초의 루비 레이저는 이 그림에서처럼 섬광전구가 깜빡거릴 때 강력한 루비색 레이저 광선을 방출한다. (사진=위키피디아)

사실 고에너지 레이저 무기개발은 난기류 빔과 열 발생으로 인한 운영 문제로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는 그동안 쭉 레이저 무기의 아킬레스건이었다.

이유가 뭐였을까.

레이저 빔이 공기중을 통과하면 중요한 문제가 생긴다. 주변 가스를 가열해 팽창시키고 난류를 발생시킨다. 이는 레이저가 만들어 내는 고유의 열과 결합한다. 결국 레이저 빔이 산란되고 정밀도가 떨어진다. 동시에 발생된 열은 레이저 시스템의 거울과 렌즈를 오염시킬 수 있다. 극단적인 상황에서, 더 큰 오염물은 이 거울들을 태울 수 있고, 때때로 균열이나 돌이킬 수 없는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유안 팀이 이러한 만연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한 유망한 해결책은 내부 빔 경로 조정 장치 도입이었다. 이 기발한 시스템은 가스를 사용해 폐열을 제거하고 레이저포 내부의 자연스런 가스 환경을 유지한다.

이 조정 장치의 설계는 소형화와 효율성을 강조한다.

주요 요소와 작동내용을 순서대로 살펴보면 ▲공기 공급원이 오염되지 않은 건조한 공기 공급하면 ▲열교환기가 공급된 공기를 필요한 온도로 냉각하고 이어 ▲가스 흐름 제어 시스템이 가스 흐름을 관리해 최적 온도와 체류 시간 보장함으로써 이상을 최소화하며, 이어 ▲가스 주입/흡입 시스템이 무기 내부 빔 경로에 가스를 투여해 후공정(레이저)로 추출하게 된다.

이 새로운 냉각 시스템의 놀라운 점은 레이저 작동원리를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고에너지 레이저 무기는 빛 방출을 자극함으로써 작동한다. 결정(crystal) 또는 가스와 같은 이득 매질(gain medium) 내의 원자 또는 분자는 여기(흥분)돼 높은 에너지 상태가 된다. 이들이 기저 상태로 되돌아갈 때 광자가 방출된다. 이러한 광자는 광학 적 피드백을 통해 확대돼 고에너지 레이저 빔의 정점에 이른다. 이득 매질은 자극된 방출에 의해 레이저 빔을 증폭할 수 있는 양자적 특성을 가진 물질이다. 복잡한 작동과정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레이저 빔의 방향과 제어는 주로 거울과 렌즈를 사용하는 빔 제어 시스템에 달려 있다. 시스템의 정밀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작은 편차나 진동도 빔의 방향을 잘못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중국 기술자들이 개발한 레이저포 냉각시스템(내부 빔 경로 조정기)는 레이저 무기에 혁명을 일으킬지도 모른다.

경로 조정장치 혁신

중국 군사 과학자들이 레이저용 냉각 시스템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레이저시스템에 가스를 주입하고 과도한 열을 제거해 레이저광선포가 무한정 발사될 수 있도록 한다. 사진은 미군의 레이저포 발사장면. (사진=미해군 중앙사령부)

이 경로 조정 장치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문적 기술에 대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첫째, 가스 흐름으로 원하는 결과를 도출해야 했다. 가스 흐름이 냉각될 뿐만 아니라 시스템이 가스로 청소되도록 하려면 정밀한 가스 흐름 제어 및 분사 시스템 설계가 요구된다.

둘째, 실용화를 위한 간단하고 효율적인 설계가 요구됐다.

셋째, 실제 시나리오에서 조정기를 통합할 만큼 소형이면서 효과적이어야 했다. 혁신적 기술에는 최첨단 공압 구조, 흐름 경로 최적화, 주입기/흡수기와 빔 섹션의 통합 기술, 파이프라인 효율화가 포함됐다.

베이징 타임스는 이 장치가 연구진의 노력에 힘입어 현재 여러 레이저 무기 시제품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레이저 무기의 도약

007 시리즈 ‘골드핑거’(1964)에 등장하는 레이저포. 포트녹스 금 저장소 철문을 가르는데 사용된다. 시어도어 메이먼이 루비 레이저를 개발한 지 4년 만에 출시 상영됐다. (사진=MGM)

이 획기적인 개발은 단순히 이론적인 노력이 아니었다. 동적 공기 송풍 열 관리에 있어서 중국의 발전은 지금까지 대부분 공개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었다. 연구팀은 “설계와 시험 결과 중 일부가 대중에게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발표했다.

레이저 기술을 개선하려는 중국의 동기는 분명하다. 드론과 미사일에서 항공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목표물을 무력화할 수 있는 고에너지 레이저 무기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는 ▲속도 ▲가성비 ▲인공위성 무기 대책 등의 면에서 많은 이점을 제공한다.

즉, 빠른 속도로 적과 교전해 빠른 목표물에 대해 매우 강력하며, 값비싼 탄약이 필요 없고 빠른 재충전 시간을 자랑하기 때문에 기존의 미사일 시스템보다 더 경제적일 수 있다. 게다가 많은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와 같은 위성에 대항해 레이저 무기를 배치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말하자면 적국의 통신과 우주항법, 감시를 방해함으로써 우주를 기반으로 한 대결에서 매우 귀중한 전략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중국 과학자의 이 혁신적 레이저 무기가 사실이라면 이는 현대 전쟁을 재정의하면서 지상은 물론 우주에서도 전략적 우위를 가져다 줄 것이다. 1983년 레이건 미 대통령이 제안한 미국 전략방위구상(SDI)은 탄도 전략 핵무기(ICBM과 SLBM)의 공격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우주에서 레이저로 적을 위협하겠다던 미국의 SDI 능력을 중국이 먼저확보할 수도 있게 된 셈이다.

과연 미국은 이에 어떻게 대응할까. 역시 무장에는 무장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레이저 개발 소사

미국 휴즈 연구소의 연구원인 시어도어 메이먼은 1960년 5월16일 루비를 이득물질로 사용해 세계 최초의 레이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재료를 이루는 물질(루비)의 원자에 동일한 특성의 빛 파장을 충돌시켜 강력한 복사선을 방출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우선 루비막대기 양쪽끝을 거울처럼 연마해 소용돌이 모양의 섬광 전구 관으로 감싼 후 섬광 전구를 켜자 루비막대의 한쪽 끝에서 강렬한 광선이 발사됐다. 이 빛은 단일한 파장을 지녔기 때문에 파괴력 또한 엄청나다. 일반 빛처럼 사방으로 퍼지지 않고 한 곳으로 초점을 모을 수 있다. 레이저가 닿는 범위를 좁히면 좁힐수록 표면온도가 수십만 도까지 올라간다.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지닌 새로운 종류의 빛이 탄생한 것이다.

이후 레이저 열기가 대중을 사로잡았고 잡지 표지에는 레이저가 강철 면도날을 관통하는 자연이 실렸다. 초기 루비 레이저 시절에 만화책이나 영화에 등장한 살인 레이저 광선얘기는 완전히 허구였다.

1962년에는 반도체 다이오드에 전류를 흘려보내 레이저를 만들어내는 장치가 상용화됐다. 오늘날 일상적으로 쓰이는 레이저 기기들의 시작이었다. 이후 레이저는 군사 무기에서부터 의료용 치료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기 시작했고, 이제 인류 사회는 레이저 없이는 유지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1971년 나온 007 영화 ‘다이아몬드는 영원히’에서 악당 블로펠트는 우주에 쏘아올린 위성에서 다이아몬드를 사용한 레이저포로 미국과 중국의 핵미사일기지와 소련의 잠수함을 공격해 파괴한다. 이처럼 강력한 영화속 허구로 보였던 우주살상무기도 이제 점점 현실과 가까워지고 있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마루에서 만난 사람] 김연석 제틱에이아이 대표 “AI 기업을 위한 원스톱 온디바이스 AI 전환 솔루션을 만들고 있습니다”

멜란지는 현재 베타 버전 단계에서도 전 세계에 보급된 모바일 NPU의 80%에 적용 가능한 수준이다. 향후에는 아직 지원되지 않은 나머지 20%를 채워 나가는 것이 목표다. 궁극에는 NPU가 적용된 세상의 모든 기기에서 동작하는 온디바이스 AI 서비스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그 시점을 언급하며 ‘공존하는 생태계’에 대한 구상을 털어놨다.

‘로보택시 Vs. 자차 자율주행’ 미래 교통의 승자는?

자율주행차 업계가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GM이 그동안 투자했던 자율주행 로보택시 기업 크루즈에 대한 투자를 전면 중단한 가운데,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로보택시 자회사 웨이모는 오히려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우버는 기존 자율주행차 제조업체에서 유통업체를 전략을 바꾸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애플은 10년 공들인 자율주행차 사업 포기를 결정했으며 테슬라는 해당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마루에서 만난 사람] 문창훈 파워테스크 대표 “어떤 프로세스, 데이터라도 연동할 수 있는 기업용 업무 자동화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문 대표와 파워테스크 팀이 각고의 노력을 거듭해 선보인 ‘아웃코드’는 개발인력이 부족한 중소 스타트업, 중견기업이 맞춤형 업무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플랫폼이다. 구글시트, 엑셀, 노션 등 이미 기업들이 업무에 사용하고 있는 솔루션의 모든 데이터를 각각의 워크플로우에 자동으로 연동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노코드인 만큼 직관적인 환경에서 마우스 클릭만으로 각 회사의 업무 환경에 맞춘 최적화 솔루션을 만들 수 있다.

‘X는 X’ 일론 머스크의 ‘디지털 타운스퀘어’를 탈출하라

언론인, 스포츠클럽, 영화감독과 배우 등 사회 각층 저명한 인사들이 사용자들의 X 이탈 추세에 합류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X 내에서 인종차별, 동성애 혐오, 반유대주의 등 증오 표현이 증가하고 도덕적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