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요약] 윤석열 정부의 중소·벤처 기업 정책 역시 국정 기조에 맞춰 ‘민간 주도’ ‘공정’을 주요 키워드로 하고 있다. 중소기업 정책은 민간 주도 혁신성장 관점에서 재설계하고 스타트업, 벤처 부문은 창업부터 글로벌 유니콘까지 연결되는 완결형 벤처생태계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벤처 강국이라는 목표 아래 진행 될 새 정부의 스타트업 정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중소·벤처 기업 정책 역시 국정 기조에 맞춰 ‘민간 주도’ ‘공정’을 주요 키워드로 하고 있다. 중소기업 정책은 민간 주도 혁신성장 관점에서 재설계하고 스타트업, 벤처 부문은 창업부터 글로벌 유니콘까지 연결되는 완결형 벤처생태계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육성에 의지를 보이는 것은 바이오·인공지능(AI) 분야다. 이를 위해 윤석열 정부는 오랜 기간 논의만 이어졌던 ‘원격진료 법제화’ 추진을 언급하기도 했다. 민간 주도의 스타트업 육성에 방점이 찍힌 만큼 규제 역시 다른 부문과 마찬가지로 최소화해, 명시적으로 금지한 것 외에는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된다.
NHN, 카카오 등과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해 5년 간 디지털 인재 10만명을 육성한다는 계획도 벤처·스타트업계에서 호소하는 인력난 해결을 위한 직접적인 조치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는 유니콘의 경우 해외 자본에 의지하지 않도록 하는 메가 펀드 조성 계획도 업계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조치다. 복수의결권제도, 주식매수선택권의 비과세 한도 상향 조정 등 스타트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제도도 도입된다.
어려워지는 글로벌 벤처 환경,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아이러니하게도 국내외 벤처·스타트업은 큰 폭의 성장을 이어갔다. 방역을 이유로 비대면, 디지털 중심의 라이프 스타일이 확산되며 이는 특히 디지털, 바이오 부문에 집중됐다.
하지만 최근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전환이 시작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도래하며 각국에서는 긴축 재정과 함께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며 글로벌 벤처 투자 역시 침체기 조짐을 보이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제2의 닷컴버블’이 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실제 팬데믹 시기에 높은 성장을 기록한 글로벌 스타트업·플랫폼 기업들 역시 줄줄이 실적이 하락하고 있다. 스타트업 전문 시장조사기관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지난달 성사된 글로벌 벤처투자 총액은 470억달러(약 59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가 감소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매년 약 40만개 이상 청년 창업기업이 생겨나고 있고, 지난해의 경우 51만개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이들 스타트업의 상당수가 초기 투자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글로벌 벤처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규제 혁신과 지원이 필요한 시기임은 분명하다.
‘갈등해결형 규제 샌드박스’ 도입에 주목
벤처·스타트업이 직면하는 여러 어려움 중 하나가 기존 산업과의 갈등이다. 대표적인 예가 모빌리티 분야와 택시업계의 갈등이다. 이러한 갈등은 분야를 막론하고 나타나고 있다. 법조 분야는 로톡과 변호사 단체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고, 비대면 진료·약 배송 플랫폼 등은 의료계의 반대에 부딪혀 왔다. 세무 플랫폼 삼쩜삼의 온라인 세금 조회·환급 서비스는 한국세무사회 등의 단체에 고소당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 정부에서는 신산업 혁신생태계 조성을 위해 앞서 도입된 ‘규제 샌드박스 플러스’ 제도를 전면 개편, 신산업 촉진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해갈등 조정, 제도의 통일성 제고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에서는 ‘갈등해결형 규제 샌드박스’를 올해 안으로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정책에 가장 반색하는 것은 역시 닥터나우, 굿닥, 케어랩스 등 국내 디지털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이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사태로 한시적으로만 허용돼 있는 원격진료를 법제화하겠다 방침과 함께 업계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앞서 인수위가 원격진료 법제화 논의를 예고하며 그간 반대 입장을 고수하던 의료계 역시 최근 부분 수용으로 입장을 바꿨다는 점도 달라진 상황이다. 의사협회는 최근 열린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대면 진료 대비 1.5배 이상 수가 적용, 보조적 수단으로 제한 등을 전제로 원격의료 안건을 통과시켰다.
여소야대 국면이지만 이미 지난 정부 시절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섬·벽지 거주자 대상 원격진료 상시 허용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보건복지부에서 검토 중이라는 점 역시 법제화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정부의 스타트업 우대 정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로톡과 대한변호사협회(이하대한변협)의 갈등 역시 어떤 식으로 해결될 것인가가 주목되고 있다.
로톡은 지난 1월 23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에 성공하는 등 현재까지 누적투자금 400억원 이상을 기록하며 성장하고 있지만, 대한변협의 변호사법 위반 고발로 법적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로톡의 비즈니스 모델은 여러 차례 수사기관으로부터 무협의 처분을 받았음에도 대한변협은 로톡 가입 변호사를 대상으로 한 징계까지 추진하며 로톡 탈퇴를 강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정책으로 스타트업 육성과 네거티브 규제 도입, 규제 샌드박스 플러스 제도 개편을 통한 갈등 조정을 내세웠지만, 일각에서는 로톡만은 예외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법조인 출신이기도 하고, 후보시절 스타트업 대표들이 모인 간담회 조차 로톡은 대한변협의 반대로 참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인수위에서 발표한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 따르면 정부는 창업부터 실제 사업화 성숙 단계까지 완결형 폐키지 정책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거점대학-신산업벨트를 연계한 ‘창업중심대학’ 확대 ▲초격차 스타트업 1000프로젝트 ▲민간주도 예비창업 프로그램 신설 ▲검증된 혁신 스타트업을 후속 지원하는 TIPS(팁스) 프로그램 확대 ▲모태펀드 규모 확대를 통한 투자 활성화 ▲규제자유특구 고도화 등의 세부 정책으로 진행된다.
우리나라는 올해만 메가존클라우드, 트릿지, 브리에이코퍼레이션, 야놀자, 브랜디 등 5개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가 탄생하는 등 벤처·스타트업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곧 유니콘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기업가치 8000억원~9000억원)으로 에이블리, 그린랩스, 하이퍼리즘 등이 언급되고 있다. 출발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글로벌 벤처 강국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은 한두 개가 아니다. 첫 실마리를 앞서 언급한 전문가 단체와 스타트업 간 갈등 해결에서 찾으면 어떨까. 새 정부가 스타트업을 위한 정책을 어떻게 스타트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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