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미국이 바다와 하늘에서 대규모로 드론을 띄울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두 나라 모두 올 연말이면 각각 드론 전용 항공모함과 드론을 보낸 후 회수하는 시험을 마치게 된다. 중국의 바다에서 드론떼를 띄우고 회수하는 능력과 미국의 하늘에서 드론떼를 띄운 후 회수하는 능력이 또 다른 대치 양상을 이루고 있다.
지난 18일 중국의 드론 전용 항공모항 진수식을 계기로 두 나라의 해상과 공중의 드론 운용에 대해 알아봤다.
중국 세계 최초 드론 항공모함 진수
중국이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으로 가동되는 드론 항공모함인 주하이윈(珠海雲)을 운항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19일 중국과기일보를 인용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하이윈은 18일 광둥성 광저우에서 진수식을 가졌으며 해양 과학 연구와 관찰에 주로 사용될 예정이다. 중국은 이 최신 선박을 통해 AI와 드론이 유인 운항보다 더 낮은 비용과 높은 효율로 해양 감독·감시 능력을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해상구조와 해양환경감시 같은 분야에서 무인장비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기 때문에 이 배는 자율주행 선박을 사용하는 긴 진화의 다음 단계이다.
주하이윈으로 불리는 이 특별한 무인 선박은 해양과학 연구와 관찰을 수행하는데 사용될 것이다. 길이 290피트(88.3m), 너비 46피트(13.4m), 깊이 20피트(6.1m)이며, 2000톤의 배수량을 자랑한다. 13~18노트(시속 24~33.3km)의 속도로 이동한다.
중국 최대 조선회사인 중국국가조선공사(CSSC)의 자회사인 광저우 황푸 원충 조선소가 제작했다. 조선소는 이 항공모함을 일정에 맞춰 정부에 전달되기 위해 올 연말까지 해상 시험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무인 항공모함 주하이윈의 건조가 시작된 지난해 첸 다케 상하이 지아퉁대 교수이자 연구소장은 중국 과기일보에 “지능적이고 무인화된 이 배는 해양 관찰을 위한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아름답고 새로운 ‘해양종’이라고 말했다.
주하이윈은 무인항공기(드론), 무인선박, 그리고 목표물을 함께 조심스레 관찰하기 위해 합류할 수 있는 무인잠수정 등 수십대의 무인이동체를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전력시스템, 추진시스템, 정보시스템, 측량활동 지원시스템 등으로 구성되며 중국 내에서 개발 생산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 선박은 다른 나라들이 유사한 자율 선박을 설계하도록 영감을 줄 것이 분명하지만, 현재로선 세계 최초의 드론 전용 항공모함이다. 그러나 불거지는 문제는 이 선박이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는 점일 것이다.
왜냐하면 이 항공모함은 해양 연구선으로 사용된다고 하기엔 너무 크다. 전투용으로 활용 가능성이 크다는 의구심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은 일단 해양 연구용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를 군사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큰 어려움이 없다. 싣고 띄우기만 하면 된다.
중국은 군사용으로 이롱(翼龍·Yilong), 샹롱(翔龍·Xianglong), 리젠(利劍·Lijian·Sharp Sword)같은 드론을 가지고 있다.
사실 중국은 지난 2019년 자국산 항공모함에 스텔스 드론을 배치할 것이라고 공언한 적이 있다. SCMP는 지난 2019년 9월 중국의 첫 자국산 항공모함인 ‘001A함’에 첨단 스텔스 드론(무인기)이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보도는 복수의 군사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건국 70주년 국경절(10월 1일)을 기념해 열리는 열병식에서 선보일 드론 중 하나인 ‘리젠(利劍·Sharp Sword)’이 001A함에 배치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실제로 이 행사를 앞두고 베이징에서 진행된 열병식 연습 때 처음으로 이 스텔스 드론이 등장했다.
SCMP는 한 군사 소식통을 인용, “스텔스 드론이 중국군 항모에 배치될 것이며, 이는 미국 해군과의 격차를 줄인다는 의미에서 중요하다. 항모나 군함에 드론을 배치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로 중국도 예외일 수 없다”고 전했다.
다만 리젠은 공중급유 기능을 갖추지 못해 미국 보잉의 항모 기반 드론 ‘MQ-25A 스팅레이’보다는 기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MQ-25A는 공중급유, 감시, 정찰 등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따라서 최근 진수식을 가진 주하이윈 무인 항공모함이 이런 중간 급유 등 해상기지 역할을 수행하게 될 지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리젠이 배치되는 001A함은 전투기를 급가속 시켜 이륙을 돕는 첨단 사출장치를 갖춘 미군 항모와 달리 뱃머리를 높여 항공기가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도록 돕는 ‘스키 점프’ 방식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원래 미사일이나 레이저 유도폭탄을 장착할 수 있는 공격용 드론인 리젠도 이륙 중량을 줄이기 위해 무기를 장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주하이윈 진수식 하루전 대만 방어용인 정찰 및 타격용 전투드론인 전투드론 텅윈2(Teng Yun2, 騰雲2)를 발표했다.
미국, 유인항공기에서 드론떼 보내 임무 마친 후 회수하는 시험 중
미군도 지난 2016년 처음 기획한 드론떼를 이용해 제공권을 장악하게 해 줄 드론 전략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 올초 밀리터리 앤 에어로스페이스 일렉트로닉스는 미군이 대형 항공기에 드론을 실어 공중에서 전장에 투입한 후 작전을 마친 드론을 회수하는 시험에서 모종의 성과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미군은 C-130 수송기에 대규모로 드론떼를 싣고 이륙한 후 무인 정찰 및 작전을 수행토록 한 후 다시 수송기에서 이들을 회수하는 시험을 하고 있다.
미국 고등국방연구계획국(DARPA·다르파)이 적군을 압도하고 무력화하기 위해 추진중인 그렘린 프로그램(Gremlins Program)이 그것이다. 올해 말 시험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렘린 프로그램은 적의 방공망을 넘어 감시 및 전자전(EW) 탑재체를 갖춘 드론떼를 발사한 후 임무를 완수하면 생존한 드론을 회수하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이 드론들은 서로 의사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어야 하며, 살아남은 드론들은 임무 중 잃어버린 드론의 역할을 맡을 수 있다.
그렘린 프로그램의 목표는 30분 이내에 4대의 드론을 공중(항공기)에서 발사하고 공중 회수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다.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효율적인 공중에서의 드론 회수 기능은 드론의 잠재적 활용을 극적으로 확대시켜 준다.
다르파는 이 드론들이 적의 통신, 미사일 방어, 전장 네트워크를 파괴하거나 무력화하기 위한 전자 공격은 물론 공격 전 정찰과 감시와 같은 분쟁 중인 공간에서 위험한 임무에 최대 20번까지 재사용할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시험에서 그렘린 무인기 중 하나가 C-130 항공기에 의해 성공적으로 회수됐다. 다르파는 다이네틱스사의 두대의 X-61 그렘린스 드론을 가지고 시험했다.
드론은 천천히 C-130에 접근해 자신을 엉킨 케이블에 연결했다. 마치 F-22 랩터 전투기가 KC-135 공중급유기에 접근하는 것처럼 이 시험에 성공했다. 이 드론은 이후 C-130의 내부로 이끌려 들어가 비행 중에 성공적으로 회수된 첫 번째 사례가 됐다.
다르파 시험관들은 회수된 그렘린을 검사한 후, 24시간 내에 이 드론을 다른 임무에 투입했다. 이 드론이 미군이 염두에 둔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면 미국은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공중 우위를 확보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드론용 자율 항공모함의 진수와 함께 떠오르는 것은 남중국해다.
중국은 해안선의 10%만이 남중국해와 면해 있으면서도 전체가 자신의 해역이라고 주장하면서 이웃나라와 영해 분쟁을 벌이고 있다. 스프래틀리군도(남사군도)를 둘러싸고 국제법을 위반한 침략 행위를 하고 있다. 이 일대를 자신의 영해라고 주장하고 섬에 각종 포대,비행장 등 군사시설을 배치하면서 주변국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여기에 이동식 자율 해상 드론 기지까지 마련해 무력을 강화하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소셜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