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 빅브라더 위성 시험끝···내년에 ‘우주에서 지상 안면인식’도 가능

우주에서 지구상 어느 곳의 그 누구라도 정확히 들여다 볼 수 있는 ‘빅 브라더’ 위성이 내년 상용화 배치를 앞두고 있다. 이 초고해상도 위성은 우주에서 사람 얼굴을 정확히 식별하고 개인 자동차번호판까지 읽어들여 초고해상도 이미지를 촬영한다. 미국 우주 스타트업 알베도(Albedo)가 만든 이 위성은 지구 표면에서 불과 100마일(160km) 떨어진 상공에 떠 있게 된다.

이를 두고 개인정보 보호 전문가들은 근접 촬영된 새로운 위성 이미지가 사람들의 사생활을 침해할 것이라며 “확실히 우려스럽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이 회사가 적외선 이미지까지 함께 촬영할 수 있는 이런 초고해상도 위성을 무려 24기나 발사할 예정이라는 데 있다. 이는 전세계 어느 곳에 있는 누구의 모습이라도 실시간으로 파악(추적)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재난시 실시간 구조자 파악 등에 활용할 수도 있다. 최우선 순위가 군사용인 것은 물론이다.

이미 디펜스지와 스페이스뉴스는 지난해 4월과 12월 미군이 이 위성을 이용한 초고해상도 실시간 물체 식별 실험을 마치고 알베도와 우주 스파이 위성 이미지 확보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이 빅브라더 위성의 논란과 명암을 살펴본다. 데일리메일, 스페이스뉴스, 디펜스지 보도와 이 회사 발표자료를 참고했다.

우주에서 전세계 어느곳 누구의 얼굴도 분간

윌 스미스 주연의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Enemy of the State, 1998)에서는 정부기관이 초고해상도 위성과 GPS 위성을 사용해 민간인을 추적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된다.(사진=브에나 비스타 인터내셔널 코리아)

미국 인공위성 스타트업 알베도(Albedo)는 내년부터 지구 초저궤도(Very Low Earth Orbit)에 초고해상도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는 인공위성 배치에 들어간다. .

이 인공위성 카메라는 지구표면에서 160km 떨어진 상공을 돌면서 지구표면을 촬영하는데 우주에서 사람 얼굴이나 차량 번호판을 확대할 수 있을 정도로 사진 화질이 좋다. 10cm 해상도다. 즉, 사진 카메라 화소하나로 10cm 크기의 물체를 인식할 수 있다. 이 첩보위성 군을 통해 얻는 이미지 해상도는 현재 드론과 비행기를 띄워야만 얻을 수 있는 해상도와 동일한 초고해상도다. 알베도는 이와 함께 이 위성으로 2m급 열적외선 이미지를 함께 수집할 예정이다.

알베도의 위성은 직관적 인터페이스를 사용해 기존 이미지를 모니터링하고 추세를 추적하며 클라우드 중심의 전달 파이프라인은 1시간 이내에 이미지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전세계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자연히 수요자는 전세계 국가 정보기관과 군으로부터 시작해서 점차 민간 특수 분야로 수요가 파급될 것으로 보인다.

토터 하다드 알베도 공동창업자는 그와 그의 팀이 궁극적으로 24대의 인공위성을 보유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프라이버시 우려···“우리는 분명히 걱정해야 한다”

내년부터 상용으로 쏘아올려질 알베도의 ‘빅브라더 위성’. 해상도가 화소당 10cm다. 알베도는 이 초저궤도 초고해상 위성이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를 탑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사람들의 이미지를 촬영하는 것을 자제하거나 사람들의 사생활 보호할 것이라고 말하지는 않고 있다. (사진=알베도)

대부분의 인공위성들은 지표면으로부터 약 160~2000 km(100~1242마일) 떨어진 궤도를 돌고 있으며, 현재 최고해상도를 자랑하는 위성은 직경 약 30cm 정도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은 지상 450km 저궤도 상에 떠 있다.

기존의 30cm 해상도 위성은 거리 표지판이나 항공기의 꼬리 번호 같은 것만 볼 수 있지만 알베도는 이보다 더 가까이서 물체를 확대해 보고 식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알베도는 자사 위성에 실린 사람 머리카락의 1000분의 1 크기(사람머리카락 굵기는 평균 0.1mm)로 다듬어진 망원경 거울로 지름이 10cm에 불과한 초고해상도 이미지를 만들 예정이다.

우주에 이같은 초고해상도 카메라가 배치되는 것은 내년부터 이 회사가 돈을 낸 (주로 각국정부)고객들을 위해 그들이 원하는 모든 사람의 움직임을 은밀히 감시해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이에 사생활(프라이버시) 보호 전문가들은 ‘항상 감시하는 빅 브라더’ 시나리오가 탄생할 것이라는 우려를 감추지 않으면서 경고를 내놓고 있다.

제니퍼 린치 전자프런티어재단(EFF) 고문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어떤 정부도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거대한 카메라”라고 말했다.

알베도사는 “이 인공위성에 안면인식 소프트웨어를 탑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사람들의 이미지를 촬영하거나 사생활을 보호하는 것을 자제할 것”이라고는 말하지 않고 있어 여지를 남겼다.

하버드 천체물리학자 조너선 C. 맥도웰은 “우리가 빅 브라더가 지켜보고 있는 종류의 세계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알베도, 군사용은 물론 평화적 이용 위한 다양한 계약

알베도는 지난해 4월, 지난해 12월 미국 국가 안보에 대한 잠재적 위협을 감시하기 위해 미 공군 및 국가항공우주정보센터등과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알베도)
알베도의 초고해상도 위성은 야간에는 열적외선 영상을 사용해 물체가 수동적인지 능동적인지, 그리고 물체가 움직이고 있는지를 2m급 영상으로 판단한다. (사진=알베도)

디펜스지는 이미 지난해 4월 알베도가 미국 국가 안보에 대한 잠재적 위협을 감시하기 위해 미 공군 및 국가항공우주정보센터(National Air and Space Intelligence Center)와 각각 100만 달러(약 13억원)짜리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이 회사는 VLEO라는 새로운 궤도에 고해상도 카메라를 탑재한 인공위성을 쏘아올려 우주에서 초고해상도 지상이미지를 제공하는 최초의 회사가 됐다.

이 회사는 앞서 지난 2022년 3월 미해군 군함의 미사일 발사관, 전자 밴의 하드웨어, 전투기의 페어링을 식별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기 위해 미 공군과 125만 달러(약 17억원)의 2단계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또한 자사의 위성들이 정부들이 “핫스팟을 감시하고,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속도와 함께 이동하는 것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알베도는 외부의 위협을 평가하는 미국립항공우주정보센터( National Air and Space Intelligence Center)와 또다른 125만 달러(약 18억원)짜리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계약은 가시적 영상과 열 영상을 결합해 물체가 능동적인지 수동적인지, 그리고 물체가 움직이거나 정지해 있는지를 탐지하는 것이다.

조지프 루즈 미 우주군 정보·감시·정찰 부국장은 “우리는 공군과 우주군이 우리의 문제 세트에 대한 성능을 이해하고 궤도상에서 우리의 능력을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속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야간 열적외선 영상은 우리 정보 분석가, 전투원, 의사 결정자, 현장 운영자가 밤낮으로 새롭게 등장하는 복잡한 위협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 위성들은 스파이 위성으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정부는 지구 표면으로부터 160km 떨어진 초저궤도에서 도는 이 위성이 수집한 이미지를 사용해 재난 지역 지도제작에 사용하는 등 인명 구조 조치에 활용할 수 있다.

알베도는 지난 12월 미국국가정찰청(National Reconnaissance Office)과 2년 6개월간 인공위성의 열적외선 데이터를 활용해 ‘일일 지표면 온도 데이터와 분석을 통한 기후, 식량안보, 환경을 위한 지형공간정보를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토터 하다드 알베도 공동창업자는 이 기술이 “우리의 국방 임무를 지원하고 지구 환경/기후 위기를 완화하는 데 동시에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위성으로 “어떤 지역이 기후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지 보여줌으로써 기후 변화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팽행한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

알베도의 위성들은 지구 표면으로부터 160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낮게 궤도를 돌 것이고, 당국이 재난 지역을 지도로 만드는 것을 돕는 것과 같은 인명 구조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그것들이 대신 개인들을 추적하고 사람들의 사생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한다. (사진=알베도)

알베도사의 VLEO 위성이 이 회사의 주장대로 일부 시나리오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과도한 인권 침해 가능성을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우려하는 전문가들에게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존 파이크 글로벌 시큐리티닷오알지(Security.org) 책임자는 뉴욕 타임즈에 알베도가 인간의 형태를 구별해 낼 수 있는 위성을 만드는 것의 잠재적 효과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신은 사람들을 보기 시작할 것이다. 당신은 점 이상의 것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전자프런티어재단(EFF)에 따르면 과거 민간 위성은 연구와 상업용으로 유용한 것으로 입증됐으며 ‘전 세계 석유 비축량 추적, 아마존 산림 남벌 측정, 불법 조업 선박 식별’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 재단은 민간 위성 허가 규정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들은 북한의 노동 수용소와 나이지리아의 보코하람 공격의 증거를 제공하며 인권 침해를 조명하는 데도 사용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EFF는 이러한 긍정적인 용도 외에도 더 상세한 위성이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인권 침해를 드러내는 동일한 기술이 이를 영구화하는 데 사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로써 사생활은 과거의 것이 되고, 정부 기관들은 당하는 사람 자신들도 모르는 가운데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지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제니퍼 린치 EFF 총괄고문은 뉴욕타임스에 “이것은 어떤 정부도 언제든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사용할 수 있는 거대한 카메라”라며 “우리는 분명히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터 하다드 알베도 공동창업자는 공개 포럼에서 위성이 사람들의 사생활 권리를 파괴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얘기하면서 자사는 “프라이버시의 영향력과 이의 남용/오용의 가능성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으며 이것이 시간경과에 따라 지속적이고 진화하는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사 위성이 가진 10㎝ 해상도가 사람을 식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인하면서도 한편으로 자사는 사례 별로 고객을 승인할 뿐 아니라 “나쁜 행위자를 찾기 위한 강력한 내부 툴과 우리 약관에 징벌 조항을 추가하는 명백한 조치를 구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알베도는 어떤 회사?

알베도의 위성들은 지구 초저궤도에 떠서 군함의 미사일발사관, 전자 밴의 하드웨어, 전투기의 페어링과 같은 작은 세부 사항들을 포착하게 된다. (사진=알베도)

알베도는 지난 2020년 설립됐고 이듬해엔 트럼프 행정부의 민간 위성 해상도에 대한 정부 규제 완화 조치(2018)로 가능해진 근접 기술을 가지고 2021년부터 위성을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궤도 잔해 감축 표준 관행(U.S. Orbital Debris Mitigation Standard Practices)을 갱신하고 위성 설계 및 운영에 대한 새로운 지침을 만들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이전 규정에 따르면, 30cm 이하 해상도로 볼 수 있는 인공위성을 만드는 것은 불법이었다. 30cm 해상도 위성 이미지는 자동차와 집을 식별할 수 있을 뿐 사람 개개인을 식별할 수는 없었다. (미국 정보당국의 첩보(스파이)위성은 영화 에너미오브스테이트(nemy Of The State·1998)에서 본 것처럼 필요하다면 첩보위성을 지구 가까이로 최대한 끌어당겨 지상의 모든 물체와 사람을 식별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의 새로운 지시에 따라 위성은 우주에서 약 10cm 크기의 물체를 추적(식별)할 수 있게 되었고, 이것은 공군이 물체를 목록화하는 방법을 개선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알베도는 지난달 23일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가 주도하는 시리즈 A-1 투자행사에서 VLEO 위성 상용화 자금으로 3500만 달러(약 466억원)를 투자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22년 9월도 4800만 달러(약 640억원)의 투자 유치에 이은 것이다. 이로써 이 회사가 VLEO위성 상용화를 위해 유치한 총 투자금 규모는 9700만 달러(약 1293억)가 됐다.

스페이스뉴스는 최근 알베도가 직원을 늘리고 있으며 콜로라도 브룸필드에 동시에 3~4기의 인공위성을 제작할 수 있는 공장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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