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이 한번 이륙하면 90일 간 공중에 떠 있을 수 있는 태양광 무인 비행기(드론) ‘스카이 드웰러(Skydewller)’를 테스트중이라고 뉴사이언티스트가 지난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 해군이 군함 주변 지역을 지속적으로 감시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이 기술을 개발중이다. 단순한 주변 경계에서 시작해 활용범위를 넓혀가게 될 것으로 보이며 민간분야로의 기술 확산 전망까지도 나오고 있다.
이 획기적 항공기 개발 협력 업체는 미국-스페인 항공우주 업체인 ‘스카이 드웰러 에어로(Skydeller Aero)’다.
스카이 드웰러는 날개폭이 약 72m이며, 269㎡ 면적의 태양광 전지판이 탑재돼 최대 2kW의 전력을 생산해 비행기 동력을 공급한다. 이 드론에는 장기간 악천후로 태양광 에너지 수집이 어려울 때를 대비해 수소 연료전지도 탑재될 예정이다.
스카이 드웰러는 최대 100노트(시속 185km) 속도로 순항할 수 있다. 탑재량이 362kg에 이르는 이 드론은 자주 무장하는 미군의 MQ-9 리퍼 드론만큼은 아니지만 정찰과 감시가 주된 역할인 MQ-1 프레데터보다 더많은 레이더와 카메라 장비를 탑재할 수 있다.
한 가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있다. 사실 스카이 드웰러는 이 회사 독자 기술이 아니다. 지난 2016년 태양광만으로 세계일주에 성공한 스위스 솔라 임펄스의 태양광 유인 항공기 ‘솔라 임펄스 2(Solar Impurse 2)의 최신 모델이다.
스카이 드웰러 에어로의 공동 창업자 존 파크스와 로버트 밀러는 자체 항공기를 만들기 전에 솔라 임펄스2를 제작한 스위스 솔라 임펄스 프로젝트로부터 태양광비행기 지재산권과 항공기를 1억9000만 달러(약 2180억 원)에 사들였다.
태양열 항공기는 미 해군에게 커다란 비용 절감 효과 가져다 줄 듯
스카이 드웰러 에어로는 솔라임펄스2와 달리 조종사가 필요없는 무인 비행기 ‘스카이 드웰러’를 만들었다. 덕분에 더 긴 항속거리와 더 많은 탑재 용량을 갖게 됐다.
지난달 말 이 회사를 소개한 에이비에이션 투데이 보도에 의해 이 새로운 항공기에 약 362kg의 레이더와 카메라 장비를 탑재할 수 있고 최대 100노트(시속 185km) 속도로 순항할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 알려졌다.
존 파크스는 이미 지난 6월말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항공기 한 대로 90일을 비행할 경우 (스카이 드웰러의) 두 번의 이착륙과 (기존 비행기의) 수백 번(이착륙)이 비교된다”며 스카이 드웰러의 효율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수천 km를 비행할 수 있고, 30~60일 동안 한지역의 상공에 떠 있을 수 있으며, 되돌아오는 것이 차별화 요소”라며 “우리의 국가 안보 임무를 수행하는 데 드는 전체 비용을 살펴보면 (이 태양광 드론은)미국 정부에 엄청난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 스카이 드웰러 에어로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자율 이착륙을 포함한 자율 비행 시험 등 완전 자율 비행 시험을 목표로 하고 있다.
테스트가 완료되면 한 번에 90일 이상 운항하는 것을 목표로 한 장기 내구성 테스트를 시작하게 된다.
군사 및 우주 기술이 으레 그렇듯이 이 태양광 에너지를 동력으로 한 신기술은 결국 민간 항공기에도 동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 드웰러 에어로는?
에이비에이션 투데이는 상업·군사용 고 내구성 드론 개발사인 스카이드웰러 에어로가 오클라호마시티에 법인 본부를 두고 오는 2024년까지 항공우주공학 및 현장기술직 120개로 증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공동 창업자인 존 파크스는 또 에이비오닉스와의 인터뷰에서 “스카이 드웰러는 분명 다른 어떤 항공기도 할 수 없는 차별화된 임무가 있다. 그러나 그 진정한 핵심은 오늘날 우리가 더 잘하고, 더 똑똑하고, 더 저렴하고,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것이 바로 통신이다. 군사 및 최초(응급) 대응자 시장이나 통신 세계를 위한 하늘의 노드가 되는 것이다. 특히 군은 공중에서 정보, 감시 및 정찰(ISR) 임무를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 공군은 최근 2031년경에 취역하기 위해 ‘MQ-X’라고 불리는 리퍼(드론)를 교체할 드론을 찾고 있다고 발표했다. 스카이 드웰러가 군사(무기탑재)용으로 설계된 것이 아니기에 기존 리퍼의 모든 기능을 수행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정보감시정찰(ISR) 임무에 대한 복잡성과 운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스카이 드웰러는 운영 기지 요구 사항을 줄일 수 있는 장점 외에도 MQ-1드론이나 MQ-9드론보다 이착륙 횟수가 엄청나게 적기 때문에 컨베이어 벨트에서 날리는 플랫폼 필요성과 관련 유지 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군사 목적 외에도 다양한 용도로 사용 가능
군사 용도 외에도 스카이 드웰러의 ‘중고도 초장기 내구성(MALE)’ 드론은 오지 거주자들에게 비용 효율적인 통신 연결성을 제공할 수 있다.
파크스는 “스페이스X의 지구 저궤도 스타링크 인공위성 군에서 보듯이 우주 기반의 통신 연결 솔루션이 개선되고 있지만, 중고도 항공기는 지표면 480km 이상에 있는 위성보다 무선 통신 주파수를 훨씬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카이웰러는 이미 시리즈 A 투자라운드에서 약 3200만 달러(약 367억 원)를 모금했다. 이탈리아 항공우주 대기업 레오나르도(Leonardo)가 이 회사의 지분 약 17%를 소유하고 있는 주주로서 이사회 7석 중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레오나르도는 또한 영국, 폴란드, 이탈리아에서 이 회사의 군 사업 관련 비즈니스를 이끌게 될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 드웰러 에어로가 인수한 솔라임펄스2는?
지난 2004년 두 선각자가 태양광 발전만으로 세계를 일주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고 이는 12년 후인 2016년 마침내 현실이 됐다.
이들이 개발한 유인 태양광 비행기 솔라임펄스2는 2015년 아부다비에서 출발해 2016년 7월 26일 아랍에미레이트(UAE) 수도 아부다비의 알바틴 공항에 착륙하면서 4만2천km, 505일 간의 비행을 끝마쳤다. 솔라 임펄스2는 태양광 에너지만으로 지구를 완전히 도는 최초의 비행기가 됨으로써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주인공은 스위스 엔지니어이자 사업가인 앙드레 보슈베르와 정신의학자이자 조종사인 베르트랑 피카르다.
이 성과가 있기까지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대서양 상공을 비행하면서 영하 10도의 혹한의 기온을 극복하려는 것이었다. 대서양을 건너 하와이로 가는 기록적인 여행을 한 조종사 중 한 명인 피카르는 내내 저체온증과 싸워야 했다. 무게와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중요한 부품은 빼야 했는데 불행히도 난방기도 그 중 하나였다.
솔라 임펄스2가 지구를 구하기 위해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한 새로운 시작을 알린 것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형 747기의 날개폭(7.2m), 가족용 자동차의 무게(2300kg), 오토바이에 의해 생산된 것과 맞먹는 에너지에 의해 작동되는 이 비행기는 공학적으로 경이로운 존재이며 무게에 비해 세계에서 가장 큰 항공기다.
아래는 미해군이 스카이 드웰러 드론을 이륙시킨 후 비행하고 다시 착륙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짧은 동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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