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 제재...삼성전자 '어부지리?'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규제를 지속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얼마만큼의 반사이익을 누릴 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화웨이의 위기가 중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에게 어부지리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화웨이 규제에 따른 미국 기업의 희비

미국 정부는 최근 화웨이와 68개 계열사에 대한 거래 제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화웨이와 해당 계열사는 미국 기업에서 부품을 구매하거나 제품을 판매할 때 미국 당국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첫 반응으로 구글이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의 기술적 지원이나 협력을 화웨이에 제공하는 것을 중단할 것이라 밝혔다. 또 구글은 향후 화웨이가 출시할 스마트폰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비롯해 지메일 같은 앱이나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도 지난 5월 미국 제재에 동참해 화웨이와 거래 중단을 선언한데 이어,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도 이번 제재로 화웨이와 거래가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외에도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인텔이나 퀄컴, 브로드컴 등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화웨이에 서버용 프로세서 및 칩, 관련 부품 공급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화웨이 규제에 따른 부정적인 흐름도 감지되고 있다. 화웨이가 세계 1위의 통신장비 업체이자 세계 2위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이기 때문에 이로 인해 미국 내 부품 공급업체들의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인텔, 퀄컴, 브로드컴 등 미국 내 주요 IT 기업들의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유불리 가늠하기 어려운 삼성전자 스마트폰

미국 제재로 인한 화웨이의 이번 사태가 국내 기업, 특히 삼성전자와 협력사에는 긍정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 2·4분기 화웨이에 스마트폰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준 삼성전자는 이번 미국 제재로 스마트폰 1위 자리 회복은 물론 5G·6G 통신 장비 시장에서도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 복귀는 물론 수익률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화웨이는 TSMC 파운드리 설비 이용 제한으로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기린’ 생산을 다음달부터 중단하는 등 제품 경쟁력 급하락이 예상된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중 7나노급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설계 역량을 보유한 업체는 화웨이가 유일하기 때문에, 여타 중국 스마트폰 업체는 하이엔드급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기 힘들다. 

서유럽 및 신흥시장의 스마트폰 점유율로만 놓고 본다면 화웨이는 삼성전자의 가장 큰 복병이다. 따라서 화웨이 이슈는 삼성전자와 삼성 계열사의 시장점유율 확대에 좋은 기회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북미 시장만 놓고 본다면 얘기가 다르다. 북미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은 0.3%에 불과하다. 또한 삼성의 중국내 점유율은 매우 미미하다. 따라서 북미 시장의 경우 삼성이 화웨이 제재로 인해 받을 이득은 크지 않아 보인다.

또한 화웨이 제재는 단순 재무제표상 삼성전자에 손해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 2·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5,580만대의 제품을 판매해 삼성전자(5,420만대)를 뛰어넘었다. 스마트폰에는 중앙처리장치(CPU)의 연산을 도와주는 D램과 각종 데이터를 저장하는 낸드플래시가 필수 탑재되는 만큼, 화웨이의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는 삼성전자 DS 사업부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5G 통신장비 시장은 삼성이 유리

5G 통신장비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5G 통신장비 점유율은 화웨이(26.18%), 에릭슨(23.41%), 삼성전자(23.33%), 노키아(16.64%), ZTE(7.53%) 순이다. 

업계에서는 지난 2018년부터 이어진 미국의 제재가 없었다면 화웨이가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화웨이는 올해 R&D 부문에만 연초 발표 대비 58억달러 많은 2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번 미국 제재로 화웨이 통신장비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 수급에 차질이 불가피한 만큼 5G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김효정 기자

hjkim@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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