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수평을 유지해 주는 짐벌이 달린 캐빈(조종석·객석)을 갖춘 전기식 수직이착륙(eVTOL) 플라잉카가 미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제한적 비행 승인(제한적 감항성 승인)을 받으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캘리포니아에 본거지를 둔 알레프 에어로노틱스(Alef Aeronautics)가 그 주인공이다. 마치 브루스 윌리 주연의 SF영화 ‘제5원소(1997)’에 등장하는 일반 승용차형 플라잉카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비행시엔 조종석 이외의 몸체가 수직으로 90도 회전한 상태를 유지하며 비행하는 플라잉카란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개발사는 이 차량을 한번 충전하면 지상도로에서는 골프카트 속도로 200마일(322km)까지 갈 수 있고, 이륙해서 날면 110마일(177km)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알레프 에어로노틱스는 28일(현지시각) 자사의 승용차형 플라잉카가 FAA로부터 도로주행은 물론 항공운항에 대한 부분적 감항능력(堪航能力·Airworthiness)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는 ‘항공기 및 장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기술상의 기준에 부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에서 가장 괴짜같은 회사중 하나가 플라잉카 업계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알레프는 이날 미국 정부로부터 제한적 특별 감항성 승인(Special Airworthiness Certification)을 받았다고 발표하면서 “이런 종류의 차량이 미국 정부로부터 합법적인 비행 승인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4억원짜리 플라잉카 2년 후 비상(飛上) 준비
이날 알레프는 도로와 하늘에서 합법적으로 다닐 수 있는 자사의 30만 달러(약 4억원)로 책정된 eVTOL 플라잉카 감항성 인증 성과 발표 자료를 냈다.
이 회사는 ‘모델A’로 명명한 자사 플라잉카가 도로에서도 합법적인데다 제한적이나마 FAA 인증을 받아 독특한 비행을 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일반인에게 이 미친 플라잉카 컨셉이 처음 소개된 지 8개월 만이다.
알레프는 이 플라잉카를 2025년 말까지 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배터리로만 작동하는 모델 A는 위에서 보면 거의 실체가 없어 보이는 초미니멀리즘 프레임에 네 개의 허브 모터를 사용해 거리를 주행한다. 가운데는 유리로 된 둥근 1인승 또는 2인승 객실로 외부 차체와 완전히 격리돼 있다. 실제로 누군가가 이를 타려고 한다면 별도로 된 차체문과 객실 문을 각각 열어야 한다.
모델 A 몸체의 위쪽을 향한 부분은 자동차를 통해 공기가 원활하게 흐를 수 있도록 가벼운 3D 메시로 제작됐다. 아래에는 수직이착륙을 위해 8개의 프로펠러로 구성된 리프트 로터가 있다. 즉, 옥타(8)콥터다. 이는 일반적인 몸체가 수평인 멀티콥터와 달리 몸체가 수직으로 서있는 멀티콥터다. 각 프로펠러 직경은 2피트(61cm)다.
알레프는 앞뒤 차축에 로터를 달아 이륙해 비행토록 설계함으로써 일반 멀티콥터 디자인을 훨씬 더 흥미롭게 만들었다.
일단 이 플라잉카가 공중에 뜨면 캐빈이 90도 회전해 옆으로 향하게 된다. 이어 기체가 앞으로 나아가면서 캐빈이 기울어지만 이내 짐벌 안정기가 캐빈의 수평을 유지해 준다. (아래 동영상 16분 36초~16분 56초 부분 참조)
비행 속도가 증가함에 따라 기체의 기울기도 증가한다. 그리고 특정 시점에서, 한때 자동차였던 측면 패널은 그 자체로 날개 모양이 된다. 따라서 조종사와 승객은 양면의 두 대형 로터 축과 로터 사이에 수직으로 끼워진 버블형태의 캐빈에서 스타워즈에서 볼 수 있는 것 같은 방해받지 않는 파노라마 뷰를 바라보게 된다.
차체 안의 차축에 로터를 달고 회전시키는 방식으로 날개 세트로 개조한 이 놀라운 용도 변경결과는 모델 A가 크루즈 모드에서 효율적으로 비행할 수 있는 양만큼의 양력을 제공한다.
비행 모드로만 보면 모델A는 테일 시터(꼬리부분으로 착륙하는 VTOL)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즉, 꼬리로 이착륙하지만 앞으로 비행하기 위해서는 수평으로 기울인다. 섀시는 거의 비어 있고, 차량 상부 몸체는 탄소 섬유 그릴로 돼 있다. 8개의 동축 장착 수직 리프트 팬이 내부에 장착돼 있으며, 이들이 차를 이륙시킬 수 있을 정도의 추력을 낸다고 한다.
알레프 에어로노틱스는 이 차량이 한번 충전하면 지상도로에서는 골프카트 속도로 200마일(322km)까지 갈 수 있고, 이륙해서 날면 110마일(177km)까지 갈 수 있다고 말한다. 이 회사는 현재 대당 30만 달러인 ‘모델 A’를 보증금을 받고 예약받고 있으며 2035년 정도에는 4~6인승 패밀리 버전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짐 두호브니 알레프 에어로노틱스 최고경영자(CEO)는 “FAA로부터 이 인증을 받게 돼 흥분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사람들에게 환경 친화적이고 더 빠른 통근 수단을 제공함으로써 개인과 회사가 매주 몇 시간씩 절약할 수 있다. 이것은 비행기에게는 작은 한 걸음, 자동차에게는 큰 한 걸음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알레프는 “지난해 공개한 ‘스포츠카’와 함께 ‘2대의 작동하는 실제 크기의 기술 시연용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2018년부터 축소 모델을 사용해 완전한 크루즈 모드로 도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로와 하늘 모두 다니는 플라잉카
모델A는 도로주행과 하늘비행 모두를 위해 설계됐다.
알레프는 지난 2019년부터 실제 크기의 시제품을 비행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을 위해 이 기계를 본격적으로 운전하고 비행하는 것을 시연했다고 주장한다. 다만 씨넷은 이 회사가 아직 조종사가 탑승한 수평 크루즈 비행으로의 완전 전환은 아직 시도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만드는 것과 관련된 많은 어려움 중 하나는 이륙할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섀시로 자동차 충돌 안전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삼륜차 플랫폼을 선택했다. 이 경우 대부분의 불필요한 인증 절차를 제거하면서 오토바이로 등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레프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크루즈 비행에서 대칭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4륜차량이어야만 했다. 하지만 그럴 경우 이 초경량 섀시 차량이 법적 도로차량 공인을 받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
그래서 알레프는 A 모델을 거의 골프카트와 동일하게 취급되는 미국의 ‘저속 차량’규정을 충족토록 설계해 지정받는 이례적 조치를 취했다. 이 차량 등록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도로주행용 장비, 즉 헤드라이트, 미등, 표시등, 거울, 앞유리 와이퍼, 경적 등만 필요로 한다.
또한 도로 주행속도도 시속 20~25마일(32~40km/h)로 제한되지만 이들에겐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부가티/재규어 디자이너였던 하라쉬 라자히가 디자인한 이 차량의 스포티한 외관에도 불구하고 느리게 도로를 주행할 것이다.
여전히 알레프는 그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도로주행은 오직 집앞에서 필요한 것이고 이 플라잉카 조종자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공중에서 보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10월 론칭 이벤트...특별한 설계에 대한 우려도
이 회사가 밝힌 FAA로부터의 감항성 인증 발표는 모델A가 비행 중 외부 공기 압력에 견딜 수 있는 강도·구조·성능 등에 대한 적합성과 안전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는 대형 항공 택시 회사들이 완전한 설계, 제조 및 형식 인증을 얻기 위해 겪고 있는 장기적인 전투와는 전혀 다르다.
뉴아틀라스는 조종사가 이착륙시 균형잡기 어려울 수 있다는 안정성 문제를 지적했다. 이는 플라잉카의 위쪽 날개와 아래쪽 날개 사이에 끼어있는 탄소 그릴에 의해 야기되는 항력은 알레프가 계획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을 수도 있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이 매체에 따르면 알레프는 오는 10월부터 론칭 이벤트 갖는다.
이 회사는 현재 대당 30만 달러인 모델A를 보증금을 받고 예약받고 있으며 2035년 정도에는 4~6인승 패밀리 버전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래에서 이 플라잉카 발표 영상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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