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작은 잔물결 수준이었으나 4개월 만에 만만치 않은 거대한 파도로 바뀌었다.’
미국 IT기업들이 올해 보여준 엄청난 인력 감축 움직임은 이렇게 요약될 것 같다. 지난 달 메타, 아마존, 알파벳 3사의 감원 규모만 합쳐도 3만1000명에 이르렀을 정도다. 그리고 그 흐름은 이달 들어서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세계 경제의 역풍이 불기 시작했을 때, 많은 IT기업들이 다가오는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에 고용에 제동을 걸었다. 하지만 더 나쁜 소식이 전해졌다. 기업들이 금리 상승, 우크라이나 전쟁(2022. 2. 23~), 높은 연료비, 공급망 문제, 개인용 PC 판매 감소 등의 상황 속에서 운영비 절감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로 나타난 것이 이후 인력 감축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거대 IT 공룡들은 유럽내 반독점 행위 규제로 더 힘든 새해를 맞게 될 것 같다.
지난 9일 컴퓨터월드는 미국 IT업계 해고 실태 타임라인(1~12월)을, IEEE스펙트럼은 8~11월 북미 160개 주요 IT업계의 거대한 해고물결을 집중 조명했다.
전세계를 놀라게 만든 미국 캐나다 소재의 비교적 큰 160개 IT업체의 8월 이후 정리 해고 실태를 정리해 봤다. 그리고 좀더 광범위한 데이터를 정리한 트루업 자료를 첨가한다. (IEEE 스펙트럼은 기업 고객들에게 시장 정보를 제공하는 AI 스타트업인 인텔리전스(Intellizence)로부터, 컴퓨터월드는 트루업닷아이오(trueup.io)로부터 각각 IT기업 정리해고 데이터를 입수해 정리·소개했다.)
8월부터 본격화돼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미 IT 기업들 감원
올들어 상반기 전후로 전세계 주요 뉴스 헤드라인에는 세계적 IT기업들의 해고 발표 소식이 빠지지 않았다. 그리고 가장 큰 IT업체 고용주들이 뉴스를 독점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그 거대한 해고의 홍수 속에는 이미 줄인 직원들로 숨고르기 하고 있는 작은 IT스타트업들도 숨겨져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IEEE스펙트럼은 일부 IT 회사들의 해고는 실제 매출 감소에 의한 것이 아니라 경기부진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최근 일어난 25% 감원에서 살아남은 젊은 IT제품 관리자의 말을 인용, “실리콘 밸리의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이것은 우리가 경제학 수업에서 들었을 뿐인 내용이기에 그것을 관통하는 시간에 사는 것은 흥미롭다”고 전했다.
또 여전히 이어지는 이 해고 물결이 인력 감축의 정점을 나타내는 것인지, 아니면 더 큰 규모의 감축을 이어지고 있는지 아직 알 수 없다고 규정했다.
전세계 IT 기업서 약 22만명 해고
미 연방법과 일부 주법은 이른바 ‘WARN(경고)’ 통지를 통해 대량 해고에 대한 사전 통지를 요구하지만, 숫자를 추적하는 해고 통지 관련 중심 데이터베이스(DB)는 없다.
IEEE스펙트럼에 관련 자료를 제공한 인텔리전스는 자동으로 주요 세부 정보를 추출하고 중복을 제거하는 AI 기반 도구(툴)를 사용했다. 이 툴은 WARN 파일, 뉴스 보도 및 보도 자료에서 이 데이터를 수집했다. 집계된 IT기업 해고직원 숫자는 당시 보고되거나 발표된 숫자이며 최근 또는 계획된 해고를 참조했을 수 있다. 이 시스템은 해고가 숫자가 아닌 직원 비율로 보고됐을 때 공개적으로 사용 가능한 직원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를 해석하려 했다.
IEEE스펙트럼이 사용한 인텔리전스 데이터는 미국과 캐나다의 약 160개 회사의 소식을 반영하고 있다. 컴퓨터월드가 인용한 트루업의 IT업계 해고 추적기는 올들어 12월 첫째주 기준 으로 ‘전 세계’ IT 기업에서 1405 차례의 해고가 발생해 21만9959명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미 IT기업 해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
IEEE스펙트럼이 인텔리전스를 인용해 전한 북미 IT기업들의 8월 이후 이달초까지 월 별 정리해고 규모는 다음과 같다.
▲8월=총 해고자수는 6954명이었다. 회사 별로는 스냅(1000명), 오토데스크(578명), 아마존(706명), 그루폰(500명), 기타(4170명)이었다. (*트루업은 2만1372명으로 집계했다.)
▲9월=총 해고수는 3762명이다. 회사별로는 스냅(485명), 트윌리오(1038명), 도큐 사인(671명), 아마존(554명), 기타(1014명) (*트루업은 1만718명으로 집계했다.)
▲10월=총 해고자 수는 7797명이다. 회사별로는 시게이트(3000명), MS(1000명), 아르고AI(857명), 스타리(508명), 기타(2432명)이다. (*트루업은 2만3374명으로 집계했다.)
▲11월=총 해고자수는 5만2034명이다. 회사별로는 HP(6000명), 알파벳(1만명), 메타(1만1000명), 아마존(1만명), 기타(1만5034명) (*트루업은 6만14명으로 집계했다.)
▲12월=연말이 됐지만 IT기업의 해고는 끝나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트루업이 집계한 굵직한 해고 내용은 다음과 같다.
2일에는 아마존이 또다시 최고 2만명의 직원을 내보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소식통들은 아마존이 앞으로 수개월 안에 뉴욕타임스가 11월 보도한 것보다 약 2배 많은 2만명의 직원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는 아마존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동안 고용을 크게 늘린 후 대규모 해고를 한 이후에 오는 것이다. 아마존 직원 2만명은 글로벌 물류센터와 시간제 근로자를 포함한 아마존 전체 인력 150만여명의 약 1.3%, 아마존 정직원의 약 6%에 해당한다.
8일에는 로코드(low-code) 비즈니스 SW업체인 에어테이블이 전 직원의 20%인 254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 회사 가치가 110억달러(약 14조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던 유망기업이다. 이 회사 최고 매출 책임자, 최고 인사 책임자, 최고 제품 책임자도 회사를 떠난다. 로코드 SW는 복잡한 코딩 과정을 단순화해 빠르게 SW를 개발해 배포할 수 있도록 필요 기능을 간단한 명령으로 조합해 시스템을 만드는 개발 기술이다.
12일 IT 온라인 교육회사인 프루럴사이트도 회사 인력의 20%인 400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8월부터 본격화된 정리해고 끝나지 않았다
11월 중 해고 톱 10기업 가운데 1위 기업은 3차원 가상현실 분야에 집중 투자하면서 엄청난 비용을 쏟아부으며 손실을 본 메타(1만1000명)였다.
2위 기업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중 직원을 크게 늘렸고, 최근 대대적 로봇 및 드론을 투입해 창고물류 자동화에 나선다고 선언한 아마존(1만명)이었다.
3위는 순다르 피차이 CEO가 이례적으로 업무 효율성을 강조한 사내 이메일까지 발송한 알파벳(1만명)이다.
4위는 핵심 사업인 PC를 포함한 개인시스템 부문 매출이 줄어든 HP(6000명)다.
5위는 시스코(4000명), 6위는 트위터(3750명), 7위는 세일즈포스(2500명), 8위는 고투(1300명), 9위는 줄, 10위는 젠데스크였다.
연말까지 이어지는 미국 IT기업들의 대대적 감원은 앞서 지적된 요인과 어두운 내년도 경제전망과 맞물린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삼성전자,LG전자 같은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들조차 좋지않은 내년 경제 전망을 감안해 비용 절감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많은 기업들이 새해 경영 초점을 위기대응과 경비절감에 맞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인력 충원 자제에서 시작해 감원으로 이어진 미국 IT기업들의 대량 해고는 결코 강건너 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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