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게임 포트나이트가 국내 애플 앱스토어에 재출시 가능할까?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이 통과됐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애플은 이를 거부했다. 현재 포트나이트 개발사인 에픽게임즈와 애플이 미국에서 소송전을 벌이고 있고, 양사의 소송 결과가 애플-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과 관련해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애플이 국내에서도 이를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시간)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의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저희 에픽게임즈는 애플에게 우리의 포트나이트의 개발자 계정을 복원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라고 알렸다. 더불어 "한국의 새로운 법을 준수하기 위해 애플의 인앱 결제 방식과 에픽 결제를 모두 나란히 제공하는 형태로 포트나이트를 iOS에서 재출시할 계획입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애플은 자사의 정책을 고수하는 방향을 밀고 가기로 한 듯 보인다. 에픽게임즈의 발표 이후, 불과 수 시간만에 애플은 "에픽게임즈가 애플의 앱 스토어 심사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을 경우 계정을 복원할 수 없다"고 답했다. 특히 "에픽게임즈가 애플의 앱스토어 지침을 따르는 것에 동의해야 할 것"이라고 거부했습니다.
사실상 계정 복원을 거부한 것이다. 한국의 법이 바뀌었지만, 애매모호한 애플의 앱 심사 기준을 들이대며 기존 인앱결제 강제정책을 유지할 수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애플이 자사의 자체적인 앱 심사 기준을, 한국의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보다 우선시 하는 모양새다. 해당 법이 우리나라에서 통과됐다고 해서 자사의 앱 심사 기준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을 하고 있다. 즉 법제화에도 불구하고 자체의 기준으로 특정 앱 계정 복귀를 애플의 입맛에 따라 좌지우지 하겠다는 것이다.
애플이 국내 법을 아슬아슬하게(?) 무시하고 자체 심사 기준을 운운한 이유는 명확하다. 법을 따르지 않겠다는 선포 대신, 자사의 불분명한 심사 기준 조항을 이용해서 포트나이트의 재출시를 최대한 지연 내지는 거부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애플 vs 에픽게임즈' 소송전이 가져올 파급력 때문이다. 또 한국의 법안 통과가 글로벌적으로 적용되는 것을 막아보자는 의도도 깔려 있다.
지난해 8월 에픽게임즈는 애플의 수수료 30% 정책에 반발해 포트나이트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우회적으로 도입한 바 있다. 애플은 에픽게임즈를 앱스토어에서 퇴출했고, 이에 에픽게임즈는 지배력 남용과 반독점 이슈로 애플을 미국 법원에 고소한 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사태로 향후 한국에서의 법제화 이슈에 대한 애플-에픽게임즈 간 공방 및 미국 소송전 결말에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달 우리나라에서 구글 갑질 방지법이 통과된 직후,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 개발자들은 자랑스럽게 ‘나는 한국인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는 트윗을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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