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좀 나간다는 콘서트 티켓이나 명품 의류 등을 구매하는데 BNPL이라는 결제 수단을 이용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면서 식당에서 음식을 사 먹거나 식료품, 생필품을 사는 경우가 더욱 많아졌다고 한다. 결제 서비스라는 것이 우리 생활 속으로 깊숙하게 들어왔다는 느낌도 있겠지만 주머니 상태가 딱히 좋지 않다는 사례로도 볼 수 있겠다. 이른바 후불결제라는 형태의 BNPL(Buy Now, Pay Later)로 인해 무엇인가 선구매해도 후결제를 하지 못해 채무가 쌓이는 경우도 많아졌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BNPL과 BNPL 시장의 선두주자라고 말하는 스웨덴의 클라르나(Klarna)는 어떠할까?
"지금 편하게 물건을 가져가시고 나중에 결제하세요!"
꽤 매력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다. 결제야 어찌 되었든 물건이 내 손안에 들어온 것이니 말이다. 지름신과 함께 하는 일부 사람들에겐 '후결제'의 부담 따위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언급한 것처럼 BNPL은 선구매 후결제를 의미한다. 결국 신용카드의 개념과 다르지 않다고 느낄 수 있지만 신용정보를 증명해 카드를 발급받고 카드 이용 시 VAN사(Value Added Network, 카드 결제를 위해 판매자와 카드사 사이 필수적인 네트워크를 깔고 그 사용료를 (카드사로부터) 받는 사업자)나 신용정보회사의 중간단계를 거치는 일반적인 신용카드 플로우와 해외 BNPL 결제 시스템은 조금 다르다. 기본적으로 BNPL을 통해 무언가를 구매했다고 치자. BNPL 업체가 상품을 판매한 점포에 대금을 지급해주고 결제 수수료를 업체에 준다. 상품은 소비자에게로 발송되거나 바로 지급되고, 이후 소비자는 BNPL 업체에 분할 결제하여 상품 구매 프로세스를 진행/완료한다. 통상적인 흐름은 이와 같다. 카드 결제와 다른 것은 VAN사나 신용정보회사 등의 중간 단계 없이도 저 흐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분할결제를 해도 이자도 없고 연회비도 없고 신용점수와도 무관하다는 것이다. 이렇게만 보면 분명히 신용카드를 통한 후불결제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네이버가 마련한 후불결제 시스템 N-pay의 경우 최대한도가 월 30만 원에 불과하다. 더구나 연체하게 되면 연 12%, 하루로 따지면 0.00328%가 부과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 네이버페이 참고
쿠팡이나 토스 모두 이러한 후불결제를 도입해 서비스하고 있지만 역시 연체 수수료가 붙는다.
미국의 어펌(Affirm)이나 스웨덴의 클라르나 등 해외 BNPL 업체들이 서비스하는 후불결제 역시 이러한 연체 수수료가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문제도 더러 있다. 일단 '사고 보는' 일부 소비자들의 빚이 이만저만 아니라는 것. 자신의 손에 분명히 물건을 쥐고 있지만 결국은 결제가 마무리될 때까지 BNPL 소유나 다름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BNPL 업체가 결제비용 대신 물건을 가져가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러한 결제 시스템 자체가 젊은 층 사이에서 보편화되고 사용 범위마저 폭넓게 확대가 되니 부채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이다. 말하자면 (일종의) 부작용인 셈이다.
얼마 전에 클라르나가 실적을 발표했다. 글로벌 1위 BNPL 업체이자 대표적 핀테크 기업으로서 2005년 설립해 지금까지 1억4천70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해 서비스하고 있으며 노르웨이, 핀란드, 독일 등 유럽을 넘어 약 45개국에 진출한 상태다. 여기에 40만 개가 넘는 가맹점을 확보하기도 했다. 클라르나는 미국의 대표적인 힙합 아티스트 스눕독(Snoop Dogg)이 투자해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투자규모도 적지 않은 수준인 듯했다. 미국은 클라르나 입장에서 매출 규모가 전 세계 2번째로 큰 시장이라고도 했다. 미국 고객 약 3천만 명을 확보했다던데 후불 결제 시장 중 하나인 어펌이 대략 1천400만 명 수준이니 2배가 넘는다. 그러나 순손실만 해도 5.8억 달러 규모.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이라고 한다. 해외 확장은 가속화되는 모양새이지만 신규 시장에서의 높은 충당금은 물론 인건비에 따른 비용이 눈에 띄는 손실을 가져온 것 같다. 더구나 물가 상승률로 인한 패션, 엔터테인먼트 분야 지출은 감소해버리고 50% 이상이 식료품과 같은 가정 생필품에 치중되었으니 이 또한 매출 하락의 주요 요인이었던 것이다.
클라르나의 CEO인 세바스챤 스미아코스키(Sebastian Siemiatkowski)는 클라르나의 손실에도 불구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을 이어간다고 해도 클라르나의 성장성, 수익성에 대한 자신감을 이어가고 있다.
"BNPL의 전성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성장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고도 했다. 스눕독을 비롯한 투자자들은 BNPL 수익성 모델에 대한 확신 자체가 점점 약해지고 있는 와중이라 CEO로서의 자신감과 크게 비교되고 있다.
클라르나가 '지향'하는 결제 방식은 매우 좋은 시스템일 수 있지만 과도한 지출은 스스로 '지양'합시다.
※ 아래 내용을 참고했습니다. 얼마 전 미래에셋 리포트를 보고 관심이 있어 정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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