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패러다임의 확장: '검색'에서 '검색 추천'으로 (2편)

유진희 플래티어 마케팅실 실장

(1편부터 읽기)

‘검색’이 구매에 미치는 영향

이커머스에서 ‘검색’은 고객의 니즈를 넘어, 기업 매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일차 경로이자 허들이 된다. 이에 대해 이커머스 플랫폼 전문기업 플래티어의 그루비 데이터 사이언스(DS) 팀은 ‘검색 고객’과 ‘비검색 고객’ 그룹을 분류하고, 이 두 그룹 간의 구매의욕 차이를 살펴보고자 400만여개의 상품 데이터와 50억 건이 넘는 누적 고객 행동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검색 고객 그룹의 구매율이 비검색 고객 그룹보다 약 7배 가량 높았다. ‘검색 행위’가 고객의 적극적인 구매 의사 표현이라는 것은 예상했던 부분이었지만, ‘7배’ 차이는 예상을 추월하는 수치였다. 세부 결과에서는 그 차이가 더욱 극명해진다. 그루비 솔루션 내부 분석자료에 따르면, 검색을 하지 않은 고객의 구매비율은 1.4%인 반면, 검색을 한 고객의 구매비율은 7.9%였으며, 검색에 성공한 고객이 해당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는 무려 67.5%에 달했다.

반면, 검색에 실패한 고객 중 재 검색을 한 이들은 10%에 불과했고, 재검색 고객 10% 중에서 구매까지 가는 이들은 14%였다. 나머지 90%는 모두 그 즉시로 사이트를 이탈했는데, 이는 검색에 성공한 고객의 사이트 이탈과 비교했을 때 무려 20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를 통해 본다면, ‘검색’은 고객의 구매전환은 물론이고 사이트 ‘체류’ 또는 ‘이탈’ 여부도 좌우한다. 특히 자사몰인 경우라면, 이러한 사이트의 체류/이탈은 브랜드 충성도를 볼 수 있는 지표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의미심장하다.

상품 검색 고객과 비검색 고객의 구매율 차이

커머스 사업자 입장에서 검색 실패로 인해 고객의 사이트 이탈이 우려되는 부분은 고객의 구매 여정을 살펴볼 때 더욱 커진다. 그루비 분석에 따르면, 고객들의 사이트 방문부터 이탈까지의 구매 여정 중에 ‘검색’ 단계는 두 번째 행동에 집중되어 있다. 고객들은 주로 사이트에 방문하여 랜딩 페이지 1) 를 잠깐 탐색한 후(1번째 행동) ‘검색’ 행위로 넘어가는 경향을 보였는데(2번째 행동) 그 비율이 36%에 달했다(<그림 3> 참고).

반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앞서 <표 2>에서처럼 90%는 사이트를 이탈했다. 즉, 대부분의 고객들은 사이트를 오랜 기간 탐색하고 머무는 것이 아니라, ‘검색 결과’에 따라 즉각적으로 사이트 체류 혹은 이탈을 결정하고 있었다.

쇼핑 사이트 방문 고객의 ‘검색 행위 순서’

그렇다면 ‘검색에 성공한’ 고객들은 언제 구매행동을 결정할까? <그림 4>는 검색에 성공한 고객들만을 대상으로, 구매가 일어나는 ‘순서’의 빈도를 반영한 결과이다. <그림 4>를 보면 검색 성공 고객들이 가장 많이 구매(결제) 행위를 한 순서는 ‘검색 후 두 번째 단계’였다(29%).

외부에서 링크, 검색 등을 타고 사이트 내로 들어온 첫 페이지를 뜻한다. 반면, 첫 번째 단계에서 구매가 진행되는 경우는 3%에 불과했고, 나머지 97%는 첫 번째 단계에서 주로 ‘로그인’, ‘고객문의’, ‘후기/리뷰’ 등의 페이지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였다(로그인 실패 시 ‘인증’ 등 추가행위를 하는 경우를 포함). 그러나 이들 페이지들이 모두 ‘결제 전 필수 단계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고객의 구매 행동 분석 결과들은 검색 성공과 구매확률이 비례한다는 가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쇼핑 사이트에서 고객들의 검색 이후 ‘구매 순서’ 빈도

검색과 구매의 상관관계는 일본 ‘덴츠’사가 발표한 <5단계 구매 행동 프로세스: AISAS> 이론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AISAS 모델에 따르면, ‘검색’과 ‘공유’가 활발한 고객일수록 ‘구매율’이 높으며, 이 때 검색 단계에서 얻는 정보의 ‘신뢰성’, ‘정확성’, ‘사용 편리성(Easiness)’은 구매에 영향을 주는 가장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5단계 구매 행동 프로세스: AISAS>

구매 결정 요인으로서의 ‘검색’ 은 온라인 쇼핑이 일반화된 저관여/일상재 제품 군에서 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미친다. 실제로 코로나 이후 온라인 쇼핑 거래량이 가장 많이 증가한 ‘푸드’, ‘건기식’ 상품군에서는 ‘검색의 어려움’(Difficulty in getting information in online)이 비구매의 결정요인으로 나타났다. 그에 따라 이제는 상품 정보를 검색하고 선별하는 ‘검색 교육’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고객의 구매행위를 ‘판매 성공’으로 본다면, 앞서 <표 2>에서와 같이 ‘검색 성공’(정보의 신뢰성, 정확성, 사용편리성)이 ‘판매 성공’으로 이어질 확률은 상당히 높다. 고객들은 포털이나 가격비교 사이트 등에서 상품의 일부 정보(가격, 제품명 등)를 접했어도, 쇼핑 사이트에서 ‘다시 한 번’ 검색을 함으로써 상품 정보를 정확히 확인하려 한다.

일반 검색에 비해 상품 검색의 고객 니즈가 훨씬 강력하다고 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에서의 구매 행위 대부분이 ‘페이지 랜딩’(유입)과 ‘검색’이라는 두 단계에서 좌우된다는 점에서, ‘검색 실패’는 커머스 사업자들 입장에서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검색 실패율 공식

검색 성공률을 높이는 검색 고도화 기능과 ‘상품 정보 품질 관리’

고객의 강력한 구매의도(PI)에 대응하는 ‘상품 검색’ 기능을 획일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각 사이트의 운영 철학이나 비즈니스 전략, 고객 특성에 따라 사용하는 솔루션이 다르고, 그에 따른 검색 결과의 고도화도 사이트별로, 브랜드별로 기준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상품 검색에서 정보의 ‘정확성’과 ‘신뢰성’ 이 중요하다는 것은 앞서 언급했다 . 이때 ‘신뢰성’은 정보의 ‘적절성(Relevance)’으로 대치될 수 있다. 또한 임화연 외(2019)는 제품에 대한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구매의도를 높인다는 점에서 정보의 ‘적시성(Timeliness)’도 구매를 결정하는 중요 요인으로 포함하였다.

이는 검색 서비스를 운영할 때, ‘정보의 양’ 뿐만 아니라 ‘정보의 품질(Quality)’을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제한적 화면에서 고객경험(CX)을 제공하는 모바일 환경에서는 정보의 정확성, 적절성과 함께 빠른 업데이트의 ‘적시성’(또는 ‘최신성’)이 더욱 중요해진다. 그리고 고객들은 이 세 가지가 조화되었을 때 해당 정보를 ‘신뢰’하고 구매를 결정한다.

하지만 문제는 상품 정보 관리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패션, 식품 등 저관여 제품들은 상품의 종류도 많고 유사 상품(대체재), 연계 상품(보완재)들도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기본 정보의 ‘양’만 해도 엄청나다. 여기에 각 상품마다 정보의 질(정확성, 적절성, 최신성)까지 고려하면서 상세 정보, 해시태그 등을 포함하려면, 상품별 정보관리에 투입되어야 하는 시간과 비용은 계속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대다수 쇼핑 사이트에서 이러한 상품 정보들은 주로 상품기획자(MD)들이 담당한다. 그러나 상품의 종류와 수가 계속 다양해지고 있는 터라, 상품정보관리에 대한 담당 MD들의 업무 부담은 점점 더 가중될 것이다. 실제로 상품의 ‘태그 관리’는 이커머스의 대표적인 검색 실패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고객의 검색어에 담긴 ‘니즈’와 매칭되는 최적의 제품을 효율적으로 ‘추천’해주는 기술 개발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이유다.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추천 경험을 목표로

현재 많은 커머스 사이트들은 각자의 전략과 주요 판매 상품군에 따라 적절한 검색 기능을 선보이고 있다. 그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식은 ‘통계형’ 추천이다. 통계형 추천은 가령 ‘모직 코트’라고 검색했을 때, 검색어와 ‘일치하는 상품명’을 기준으로 ‘많이 판매되었거나’, ‘많이 찜하기를 눌렀거나’, ‘고객의 평점이 높거나’ 등의 ‘빈도’ 또는 ‘랭킹’ 순으로 결과를 보여주는 방식을 의미한다.

통계형 추천 방식은 최신 트렌드와 고객들의 전반적인 반응들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또한 검색 결과의 ‘신뢰성’ 측면에서도 효과적인 추천 방식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 시장의 성장과 비례하여,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과 비슷한 추천을 경험하고 싶어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오프라인에서의 추천은 통계형도 있지만 ‘연관 추천’ 방식이 보다 일반적이다.

‘아마존’ 상품 검색 결과 화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했을 때, 매장 직원의 추천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된다. 설령 고객 본인이 원하는 물건을 정확히 규정하지 못하더라도, 어떤 느낌의 제품을 원하는지 말하면, 매장 직원은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여 적합한 상품을 추천한다.

이러한 매장 직원의 센스는 경우에 따라 ‘추가 구매’(심지어는 ‘충동 구매’)까지도 이끌어 낼 정도로 고객의 구매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와 비슷하게, 이제는 온라인에서도 검색을 통해 다양한 연관 상품 추천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매장 직원 추천 VS 온라인 검색 추천

연관 추천,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검색 요인

이커머스 사이트에서 ‘연관 추천’은 ‘가격 의식’(가격 경쟁력) 단계에서 ‘브랜드 의식’(충성도)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일 때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이에 대해 이미라, 이현경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제공된 검색 결과들과 검색어의 ‘연관성’을 자각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이는 브랜드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충성도’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궁극적으로 구매빈도를 높인다고 주장하였다.

비슷한 맥락에서 김민정과 한은경(2018)도 ‘브랜드 의식’과 ‘연관 검색’은 구매의도를 높이는데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가진다고 보았다. 이들에 따르면 고객은 ‘연관 검색어’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태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연관 검색 기능은 구매에 대한 고객의 불확실한 기대를 높이는데 영향을 미친다. 다시 말해서, 검색의 ‘추천’ 기능은 판매자 입장에서 새로운 매출 창출을 기대할 수 있게 하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검색 추천’의 시대, 검색 패러다임의 확장

코로나 이후 이커머스 시장은 폭발적 진흥기를 맞았다. 그러나 그 만큼 경쟁은 더 치열해졌고, 업계 종사자들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치열한 경쟁상황에서의 답은 언제나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러나 단순히 고객이 원하는 정보/상품을 정확히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 검색은 고객의 ‘니즈’를 확장시키고 그 니즈에 어울리는 상품을 다양하게 발견하게 해주는 ‘추천의 핵심(core)'으로 떠올랐다. 이와 함께, ‘검색’의 패러다임 또한 ‘정보의 양’에서 ‘정보의 질’로, 상품의 ‘나열’에서 ‘추천’으로 진화·확장되는 중이다.

지금까지의 검색이 고객 이탈을 막고 매출을 올리는 결정요인으로 작용했다면, ‘검색 추천’은 ‘고객 니즈’를 확장시키고 브랜드의 ‘충성도를 강화’시킨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여기에 비용과 노력의 절감을 통한 ‘업무 효율의 극대화’가 이루어지면, 이커머스 사업자들로서는 고객 맞춤형 비즈니스도 보다 수월해진다.

고객의 니즈가 수시로 변하는 만큼, AI 딥러닝을 통한 고도화된 검색 추천은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다. 매장 직원의 따뜻함을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검색은 이제 AI의 학습 기능을 통해 그들의 센스와 직관을 어느 정도 따라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발전했다. 고객들도 보다 긍정적인 온라인 쇼핑 경험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정확한 정보만을 찾던 검색의 시대는 이제 고객의 니즈와 잘 매칭되는 최적의 정보를 소개받는 검색 추천의 시대로 발전했고,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시대를 맞아 ‘검색 추천’은 시대적 요구로 부상하고 있다.

검색에서 검색 추천으로. 검색의 패러다임은 확장되었다. 그리고, 검색의 전성기도 다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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