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작사 이혼작곡2'에 투자하는 방법은?... 콘텐츠 투자 플랫폼 '펀더풀'의 모든 것

바야흐로 투자의 시대, 주식이나 코인은 물론 부동산 쪼개기부터 아이돌 노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투자 상품이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딱 그 영화, 그 드라마 등 특정 콘텐츠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잘 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어도, 콘텐츠 분야는 전문 투자자의 영역일 뿐이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콘텐츠 투자 플랫폼 ‘펀더풀(Funderful)’이 직접 투자 방식으로 통해 풀고자 등장했습니다. 펀더풀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펀더풀의 유재영 CSO(서비스기획실장)을 만나 자세히 물었습니다.

  • 특정 콘텐츠에 직접 투자를 원하는 일반 투자자에게 권합니다.
  • 콘텐츠 제작 투자 자금 유치가 필요한 제작사에게 권합니다.
  • 문화 산업의 플랫폼이 궁금한 이에게 권합니다.

Q. 펀더풀 플랫폼을 론칭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성과를 냈다.

펀더풀 플랫폼을 본격적으로 준비한 시기는 작년 1월이다. 윤성욱 대표와 둘이 운영하다가 개발자 등 인력을 모집해 1년 3개월 만에 플랫폼을 만들어 투자 상품을 내놨다. 사실 펀더풀이 경력으로 보면 어린 스타트업은 아니다. 윤성욱 대표부터 영화 및 투자업계에서 18년 경력을 가지고 있고, 이외 마케팅, 개발팀 등 업력이 상당히 높다. 그러다 보니 완성도 높게 진행할 수 있었다.

Q. 이렇게 콘텐츠 전문 플랫폼을 만든 계기가 무엇인가?

콘텐츠 관련 제작사나 기업을 투자 컨설팅을 다수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제작 자금 조달에 대한 수요가 상당히 많다는 걸 확인했다. 제작사의 수요가 명확한 상황에서 일반인의 콘텐츠에 직접 투자 니즈가 높다고 판단해서 콘텐츠 특화 플랫폼을 만들게 됐다.

Q. 콘텐츠 제작 자금 수요와 일반 투자자의 니즈라는 게 정확히 어떤 걸 의미하는 것인가?

한 편의 콘텐츠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제작사의 초기 자금 혹은 시드 자금이 약 30%이고, 나머지 70%는 해당 콘텐츠 팀에서 스스로 찾아다니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콘텐츠 제작 자금은 언제나 필요한 셈이다.

그리고 펀더풀이 나오기 전까지는 일반인들이 콘텐츠에 투자할 수 없고 제작사에 투자하는 간접투자만 가능했다. 예를 들어 드라마 '킹덤'이 흥행할 것 같으면 해당 제작사의 주식을 사야 했다. 하지만 콘텐츠가 흥행한다고 해서 주식이 오르지는 않는다. 그래서 펀더풀은 일반 투자자가 직접 콘텐츠에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게 됐다.

'결혼작사 이혼작곡 2' 투자 프로젝트

Q. 공급-수요가 있다는 건, 관련 시장도 형성됐다는 의미로 들린다.

콘텐츠 시장 자체만 보면 100조 원이 넘는 시장이다. 하지만 펀더풀이 실질적으로 타깃을 삼아야 하는 건 제작비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저희가 판단했을 때는 2조 원 수준이라고 추정한다. 그리고 제작비 시장에서는 정부 모태펀드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앞서 제작사의 초기 자금에 모태펀드가 자금이 투입되는데, 이게 약 3000억 규모다. 펀더풀 입장에서 보면 여기에 10~20%의 비중을 차지할 수 있다면 제작비 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가 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Q. 시장 자체만 보면 작게 보여도, 메인 플레이어가 된다면 시장을 리드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펀더풀 플랫폼의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궁금하다.

기본적으로 콘텐츠 소싱이 먼저 진행된다. 여기에는 저희들이 콘텐츠를 선정하는 기준이 있다. 1순위는 전문 투자 기관이 투자를 확정한 콘텐츠만 펀더풀이 금융 상품화한다. 어느 정도 검증된 콘텐츠인지와 제작사인지를 검증해 투자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콘텐츠가 정해지면 '문화전문회사(SPC)'를 설립하고 일반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콘텐츠를 소개해 투자를 중개하는 구조다.

여기에서 저희는 최종적으로 모인 투자 금액의 일정 수수료를 가져가게 된다. 저희는 중개 플랫폼이기 때문에, 콘텐츠의 성공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상품으로 유치할 수 있는 가장 신뢰도가 중요하다.

유재영 펀더풀 CSO

Q. 그런데 의문도 든다. 속된 말로, '좋으면 자기가 하지, 왜 남에게 소개해주냐'라고 한다. 그렇게 수익 보장된 안정적인 상품인데 어떻게 펀더풀에게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갈 수 있나?

이건 업계에서 펀더풀의 크레딧이 중요하다. 저희 윤성욱 대표는 2003년부터 쇼이스트, 한화, IBK기업은행, 와디즈 등에서 투자 이사로서, 영화'명량', '베테랑', '올드보이', '82년생 김지영', 뮤지컬 '캣츠' 등 수많은 콘텐츠 투자를 이끌어왔고, 저희 마케팅 총괄하시는 분도 영화 마케팅 업계에서 20년 넘게 업력을 가진 분이다. 콘텐츠 투자 소싱으로 유치하기도 하고, 제작사에서 제작 자금 수요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저희가 연결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투자 수요는 계속 만들어진다.

Q. 콘텐츠의 선정 프로세스가 궁금하다.

먼저 프로젝트 소싱팀에서 콘텐츠를 가져오면 저희 심사위원회에 상정을 한다. 상정되면 앞서 말씀드린 어떤 전문 투자 기관에서 확인한 다음에, 콘텐츠 제작사의 재무 문제는 없는지, 제작팀이 과거 레퍼런스에는 어떤 작품이 있는지, 콘텐츠의 성공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체크한다. 여기서 콘텐츠 제작팀으로부터 기획서, 시나리오, 촬영 일정 등을 비롯해 제작비 사용처까지 세부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이후 심사위원회에서 만장일치가 나와야 통과가 된다. 이런 과정이 정말 중요한 게 아무리 콘텐츠가 재밌을 것 같아도 투자금이 다르게 유용될 여지가 있다면, 저희는 진행할 수 없다.

또 요즘 투자 트렌드가 수익화 기간이 짧은 게 중요하기 때문에 최대한 콘텐츠 릴리즈가 가까운 상품을 모집하고 있는데, 아무리 매력적인 콘텐츠라고 해도 3년 이상 걸린다면 탈락시킬 수밖에 없다. 제작사에게는 죄송하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일반 투자자에게 안정적으로 투자 상품을 제공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일반 투자자에게 안정적으로

투자 상품을 제공하는 게 가장 중요해"

Q. 그렇다면 일반 투자자는 펀더풀을 통해 무엇을 확인할 수 있나?

1차적으로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상품을 설계하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영화 매출 100억 원 이상 시 수익 가능'이라고 하면, 투자자는 쉽게 기준을 판단할 수 없다.

펀더풀은 수익 판단 지표로 '관객 수', 시청률', '관람객' 등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정보로 설계한다. 영화는 영진위 관객수, 전시회는 주관사 측과 협의해서 정한다. 인터파크 판매량 혹은 네이버 판매량으로 할 것인가 등을 논의한다.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2'의 경우, 닐슨코리아에 주 단위로 발표되는 시청률을 지표로 설정했다. 또 영화의 경우, 극장에서 단기 개봉하고 바로 IPTV로 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판권 등 수익이 달라지는 것도 감안해 설정하고 있다.

더불어 투자 정보로써 해당 콘텐츠를 추진하는 팀의 레퍼런스를 최대한 많이 제공한다. 투자 상품으로 나온 콘텐츠를 만드는 제작팀이 이전에 어떤 작품을 했고, 그 작품이 얼마나 수익을 냈는지 등 이런 정보를 비교군으로 제공한다.

우리가 진행했던 '요시고 사진전'의 경우, 전시 제작사인 미디어앤아트가 20회 이상의 대형 전시를 개최하며 국내외 누적 유료 관객 250만 명을 모았다는 등 직관적 투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펀더풀이 추진한 '결혼작사 이혼작곡 2' 프로젝트 투자 수익률표
펀더풀이 추진한 '요시고 사진전' 프로젝트 투자 수익률표

Q. 콘텐츠에 대한 직접 투자의 장점 같다.

그렇다. 명확한 인과관계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확실하다. 예를 들어, 드라마 '킹덤'에 투자하고 싶어서 해당 제작사에 투자했는데, 그 제작사는 '킹덤'만 만들지 않고 다른 재무 변수도 많기 때문에 쉽게 판단할 수 없다. 간접 투자는 한계가 있었다.

Q. 아무리 펀더풀이 안정적인 투자 콘텐츠를 소싱한다고 해도 상품으로써 만들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콘텐츠의 투자 상품화 과정에서 '잘 될 것 같다', '솔직히 약하다 등의 판단이 들기도 한다. 이런 경우, 사전 모집 기간에 알림 신청 등 프로모션 반응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작팀과의 조율을 통해 모집 금액을 다르게 가져가는 방법을 통해 지표로서 접근을 달리하고 있다. 물론 기대치가 있으니 조율이 쉽진 않다. 그래도 투자금 모집이 안 될 수 있으니까, 조심스럽게 설명을 드린다.

투자 수익 관련해서 보면, 일단 초기 단계에서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상품을 소개하기는 어렵다. 그러다 보니 상품 자체는 크게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많은 분들에게 콘텐츠도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었다. '요시고 사진전' 같은 경우 투자 수익 외적으로도 전시도록이나 초대권 등을 제공해 투자 수익만큼의 베네핏을 제공하기도 했다.

Q. 투자 모집 이후 펀더풀은 투자자에게 무엇을 제공해주나?

프로젝트 투자의 특성상 수익 정산에 이르기까지 시일이 다소 걸린다. 그전까지 투자한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수시로 제공하고 있다. '결혼작사 이혼작곡2' 같은 경우, 매주 단위로 시청률을 전달하는 식이다. 또 분기 콘텐츠 투자 리포팅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투자받기 전에는 마케팅을 과하게 하다가 시작된 이후에는 조용한 투자사가 많다. 그럴 경우 좋지 않은 결과로 끝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모든 과정에서 투자자에게 최대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 중이다. 펀더풀은 2021년 2월 금융위원회로부터의 정식 인가를 받았다.

Q. 투자자 분포와 규모는 어떻게 되나?

투자자의 비중은 30대가 약 60%, 20대가 약 18%를 차지하고 있다. 아무래도 새로운 투자 방법이다 보니 젊은 분들이 찾아주시는 것 같다. 투자 규모는 인당 150만 원 수준이다.

Q. 영화나 전시회 등 사람의 모집이 필요한 콘텐츠가 상품이 많다. 아무래도 코로나19로 인해 흥행에 우려되지는 않았나?

최근의 '요시고 사진전'을 진행하기 전에 내부적으로 상당히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전시회를 추진하는 팀을 믿을 수 있었고, 객관적인 지표들로 봤을 때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지금 성공적이다. 시장분석이나 마케팅은 최대한 데이터로 확인하고 있다. '요시고 사진전' 이후 여러 제작사에 연락을 받았다.

코로나19 때문에 위기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 콘텐츠의 매력을 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라고 해도 부가적인 판권으로도 흥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투자 상품 구성 전략을 잘 짜기도 하고, 무엇보다 믿을 수 있는 제작팀과 같이 하는 게 크다.

펀더풀의 목표는

모든 콘텐츠 제작사가 투자받을 수 있고,

누구나 콘텐츠에 투자 가능한 플랫폼

Q. 향후 펀더풀의 성장 전략이 궁금하다.

우선 해외 투자자를 위한 투자 중개 서비스를 빠르게 준비 중이다. 지금은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만 할 수 있는 상황이다. K-콘텐츠에 대한 투자 니즈가 있으니 샌드박스 등으로 관련 규제를 해결하면서 증권사와의 협업을 통해 진행할 예정이다.

더불어 프로젝트 관리 솔루션과 투자 정보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프로젝트 관리 솔루션은 B2B 서비스로, 한 개의 콘텐츠를 위해 유입되는 투자자를 관리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어떤 영화를 만드는 제작사가 있다면 여러 군데에서 투자를 받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걸 관리하는 전문화된 솔루션이 없다. 빠르면 올해 4분기에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프로젝트 투자 정보 서비스로는 'thevc'가 스타트업의 투자 이력을 보여주듯, 콘텐츠도 언제 어떻게 투자를 받고 어떻게 론칭이 됐는지에 대한 투자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물론 제작사 사정 상 공개할 수 없는 부분이 여전히 많지만, 정부 모태펀드 중심으로 공개 가능한 정보 중심으로 준비 중이다.

Q. 마지막 질문으로, 펀더풀의 블루프린트는 무엇인가?

우리나라에서 콘텐츠를 만드는 모든 제작사가 펀더풀을 통해 일정 금액을 투자받을 수 있고, 누구나 자신이 보고 싶은 콘텐츠에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이 목표다. 대체 투자하는 플랫폼은 많은데, 직접 투자 플랫폼은 우리 펀더풀 밖에 없다. 펀더풀에 투자하면 수익이 난다는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석대건 기자

daegeon@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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