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부터 매년 <대한민국 파워 유튜버 100>을 선정하는 포브스가 2022년 파워 유튜버를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난해 5위로 랭크되었던 ‘계향쓰’가 1위로 등극했다는 점이다. 보람튜브 토이리뷰(2019년), 서은이야기(2020년), Jane ASMR 제인(2021년)이 역대 1위 파워 유튜버였는데 올해는 그 자리를 ‘계향쓰’가 차지했다. ‘계향쓰’는 어떤 채널이기에 이렇게 큰 인기를 얻게 된 것일까?
2020년 9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이 채널은 게임 캐릭터를 이용한 애니메이션 콘텐츠라는 독특한 컨셉트로 빠르게 구독자를 늘려갔다. 영상을 올린지 6개월만에 50만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하였고, 여기에 애니메이션 먹방이라는 생소한 성격의 콘텐츠를 히트시키면서 채널 개설 1년(2021년 9월) 만에 170만 명이 넘는 구독자가 생겼다. 그리고 2년이 되어가는 2022년 9월 현재 486만 명의 구독자로 추정 연소득이 52억을 넘고 있다.
이 채널의 가장 큰 특징은 게임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하는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점이다. 2020년 9월에 시작한 어몽어스 게임 캐릭터 주인공의 2차 창작 영상들이 입소문을 타고 게임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게 되었고, 국내 콘텐츠 소비자 뿐 아니라 해외 이용자들까지 영상을 즐기게 되면서 해외 팬들도 많이 확보하게 된다. 어몽어스 게임의 인기와 함께 계향스 채널의 2차 창작물인 ‘어몽어스 컵송’ 시리즈 애니메이션 영상들이 큰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2분이 채 안되는 아주 짧은 길이지만, 심플하고 재미있는 스토리로 Z세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대사가 거의 없어서 해외 게임 팬들도 즐길 수 있는 비언어(Non-Verbal) 콘텐츠라는 점도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어몽어스 컵송’ 시리즈로 인기를 얻게 된 후, ‘어몽어스’, ‘프라이데이 나이트 펌킨’ 등 게임 캐릭터가 음식을 먹는 먹방이라는 엉뚱하고 독창적인 콘텐츠가 업로드 되면서 100만이 넘는 구독자가 생기고 유명세를 얻게 되자 언론에서도 ‘애니메이션 먹방 채널’로 소개가 되었다. 그런데 채널에 올려진 콘텐츠들을 보면, 애니메이션 먹방 영상이 채널을 대표할 만큼 많지는 않다는 것을 금방 알 수가 있다. 막 유명세를 타는 시절에 주로 올려진 콘텐츠가 먹방이었기 때문에, 언론에 그렇게 인식이 되어버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채널 콘텐츠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게임 캐릭터를 이용한 새로운 창작 애니메이션”이라고 해야 할 듯하다. 먹방 이외에도 너무나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콘텐츠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왜 게임 캐릭터인가?
게임은 다른 콘텐츠들에 비해 2차 창작에 관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임이 워낙 경쟁이 심한 분야이고, 흥행을 하게 되면 엄청난 수익이 보장되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대표적인 콘텐츠이기 때문일 것이다. 게임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들이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에 관심이 많고 영상 제작에 익숙하다는 점에서 게임 제작사들은 게임 캐릭터를 이용한 2차 저작물에 대해 우호적인 정책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Z세대들이 이러한 영상 제작을 자신들만의 놀이로 인식하며 열광하고 있기 때문에, 게임 캐릭터 2차 저작물은 게임을 홍보하는 아주 효율적인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기도 하다. ‘계향쓰’는 이러한 게임의 특성을 잘 활용한 유튜버라 하겠다. 2차 창작이 허용되는 게임의 캐릭터를 이용하여 본인만의 새로운 창작물을 만든 것이 빠르게 성공한 비법이다.
인기 게임의 캐릭터를 이용하기 때문에 많은 게임 이용자들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는데다가, 게임의 캐릭터가 가진 이미지를 그대로 이용하지만 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콘텐츠를 보여주기 때문에 게임사나 게임 이용자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의 수준이 상당히 좋았기 때문에 더욱 호의적인 반응을 많이 받게 된 것이다. 다루고 있는 게임 중에 공포 게임들이 많아 콘텐츠에서 보여지는 이미지의 수위가 꽤 자극적이지만, 퀄리티 높은 애니메이션으로 해외 팬들에게도 인기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리고 또 하나, 자체 캐릭터도 만들어서 관련 애니메이션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게임 캐릭터를 이용한 콘텐츠는 게임의 저작권을 가진 회사에 권리가 있기 때문에 콘텐츠를 확장하는 것에 문제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은 자신이 모든 권리를 가지고 이용할 수 있는 캐릭터나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야만 장기적으로 콘텐츠 산업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 수가 있다는 현실을 잘 이해하고 있는 행보이다.
대중들에게 아직은 생소한 이름이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10대들에게는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파워 유튜버 ‘계향쓰’.
그의 콘텐츠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의 새로운 감성을 기성세대는 이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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