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된 적자’ 의심받는 쿠팡의 위기와 상장 앞둔 이커머스 3사 전망은?

[AI요약] 미국 발 금리 인상 이후 주요국 정부가 긴축 움직임에 나서며 주식 등 투자 자산의 가격이 요동치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쿠팡의 경우 지난 20(현지시각) 기준 19.99 달러에 마감하며 연일 신저가를 기록 중이다. 문제는 부채다. 이커머스가 안고 있는 숙제는 부채비율이 높다는 점인데, 올해 상장을 앞둔 이커머스 3사 중 오아시스마켓을 제외한 SSG닷컴과 마켓컬리 역시 다르지 않다.

미국 발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지속 하락하는 쿠팡의 주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를 두고 '계획된 적자'를 내세우는 쿠팡에 투자자들의 의심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상장을 앞둔 마켓컬리, SSG닷컴도 다르지 않다. (이미지=픽사베이)

미국 발 금리 인상 이후 주요국 정부가 긴축 움직임에 나서며 주식 등 투자 자산의 가격이 요동치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쿠팡의 경우 지난 20(현지시각) 기준 19.99 달러에 마감하며 연일 신저가를 기록 중이다.

문제는 이러한 추세가 ‘우하향’으로 지속적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30달러 안팍에 머물던 쿠팡의 주가는 올해초부터 꾸준히 하락세를 거듭하다가 20달러 선 마저 붕괴를 맞이했다. 문제는 부채다. 이커머스가 안고 있는 숙제는 부채비율이 높다는 점인데, 이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다. 실제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인 아마존 역시 2022년에 접어들며 지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주가 하락은 심각성이 여느 때와 다르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상장 이후 꾸준히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두고는 그간 ‘계획된 적자’에 투자자들의 의문을 품기 시작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게다가 쿠팡은 최근 배달 앱 ‘쿠팡이츠’ 테스트 계정에 담긴 성희롱 표현이 공개되며 이미지 타격을 입기도 했다. 테스트 계정을 담당한 외부 협력사가 1차적인 당사자지만, 관리 소홀 책임에서 쿠팡 역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경쟁사인 SSG닷컴, 네이버쇼핑 등이 쿠팡의 성장을 위협적으로 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3분기 기준 적자규모는 3억 1511만 달러(약 3717억원)으로 약 1억 달러 가까이 증가한 상태다. 올해 2월쯤 공개되는 2021년 4분기 적자 폭도 이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올해 상장을 앞둔 이커머스 3사 중 오아시스마켓을 제외한 SSG닷컴과 마켓컬리 역시 다르지 않다.

컬리, 새벽 배송 1위의 그림자는 ‘적자’와 ‘리스크’

마켓컬리는 올해 거래액 목표를 3조원으로 잡으며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돌입했다. 하지만 커지는 적자 폭, 전문몰의 한계, 종합몰과 경쟁 심화 등 마켓컬리가 직면한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에 마켓컬리는 신선식품 중심의 전문몰을 뛰어 넘어 화장품, 일반 제조상품 등으로 품목 확대를 꾀하며 종합몰 전환을 꾀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지=마켓컬리 홈페이지)

마켓컬리는 빠르면 이달 중 상장 예비심사 청구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식 상장 시기는 4~5월 정도다. 업계에서 전망하는 마켓컬리의 기업가치는 7조원을 상회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러한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게 평가됐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매년 평균 100% 이상 매출 증대 이면에 영업손실도 비례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새벽배송 경쟁은 향후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감사보고서 등의 자료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지난 2014년 처음 적자를 기록했고, 2018년 337억이던 적자 폭은 2020년 1162억으로 불어났다. 누적된 적자로 인해 컬리는 2020년 기준 자산규모 5870억원, 결손금 5544억으로 사실상 자본 잠식 상태에 접어들었다.

그럼에도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는 올해 초 타운홀 미팅에서 2022년 거래 목표액을 ‘3조원 이상’으로 언급했다고 알려진다. 지난해 컬리의 거래액은 2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는 적어도 상장이 진행되는 올해까지는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규모를 키우는데 주력하겠다는 의미다.

문제는 식품 전문 새벽배송으로 경쟁을 시작한 마켓컬리의 확장성이다. 지속적으로 매출은 늘고 있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전문몰로서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종합몰로 전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화장품으로 품목을 늘려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긴 하지만, 올리브영과 같은 강력한 업체가 이미 시장을 선점해 있는 상황이다. 마켓컬리는 그간 구축한 새벽배송 인프라와 연계한 화장품 배송으로 틈새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지만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또 다른 문제는 컬리 역시 적자 외 불거진 부정이슈가 있다는 점이다. 2020년 당시 마켓컬리는 납품업체에 경쟁업체 거래를 끊도록 강요했다는 갑질 의혹을 받았고,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기도 했다. 조사는 ‘심사종료’로 끝났지만, 이는 무협의와 달리 증거 불충분에 의한 조치로 알려져 갑질 의혹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또 마켓컬리는 최근 일용직 근로자에 대해 개인정보가 담긴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채용업체에 전달해 일감을 주지 않는 방식이 문제가 돼 지난 17일 회사 관계자 기소 의견으로 서울동부지검에 사건이 이첩된 상태다.

SSG닷컴, 신세계 유통망 지원은 장점, 문제는 역시 ‘적자’와 ‘리스크’

SSG닷컴은 신세계그룹 통합몰로 부상하며 기업가치 1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적자' 등의 리스크는 풀어야 할 숙제로 지적되고 있다.

SSG닷컴도 빠르면 올해 안에 상장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커머스 중 하나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 인수, 이마트의 든든한 유통망 등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 몰로서 SSG닷컴이 가진 장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러한 여세를 몰아 SSG닷컴은 지난해 10월 미래에셋증권·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한 후 기업공개(IPO)에 필요한 단계별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SSG닷컴은 2018년부터 ‘쓱배송 굿모닝’을 내세우며 이마트 온라인몰에서 주문받은 상품을 이른 아침 배달해주는 새벽배송으로 마켓컬리 등과 경쟁을 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SSG닷컴 역시도 ‘적자’와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일단 외형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것은 쿠팡, 마켓컬리와 다르지 않다. 이른바 ‘계획된 적자’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의 지난해 1~3분기 영업적자는 677억원, 4분기 영업적자는 458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그룹통합몰로서 각각의 부문과 연계를 강화하고 시너지를 내기까지 이러한 적자 운영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게다가 SSG닷컴 역시 상장 이후에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 불거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 발언에 따른 리스크는 이마트와 신세계 주가에 적잖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SSG닷컴 역시 상장 후 오너 리스크의 영향권에 들게 된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SG닷컴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증권가에서는 SSG닷컴 상장 시 기업가치를 10조원 규모로 예측하고 있다. 관건은 적자 해소 방향 제시와 지난해 빅딜을 통해 인수한 기업과의 시너지를 올해 어떤 식으로 만들어 내느냐가 될 전망이다.

오아시스마켓, 이커머스 유일한 흑자, 상장 이후 ‘리스크’ 관리가 중요

오아시스마켓은 대부분의 이커머스 기업이 적자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흑자 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2011년 10월, 우리생협 출신의 창업 멤버들이 주축이 돼 자본금 15억원으로 출발한 오아시스마켓은 중간 유통 과정을 생략하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직거래 방식으로 급성장했다. 여기에 동력이 된 것은 효율적인 온라인 채널 구축과 연계된 새벽배송 시스템이다.

업계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오아시스마켓의 가장 최근 알려진 영업이익은 2020년 100억원이다.하지만 새벽배송 업체 중 유일한 흑자 기업이라는 것은 남다른 강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5번째 외부투자를 받은 오아시스마켓은 당시 기업가치 1조 100억원을 인정받았다. 2020년 8월 NH투자증권에 이어 지난해 6월 한국투자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한 오아시스마켓의 상장은 연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의 성공 요인으로는 52개 오프라인 매장과 모바일 앱 운영을 병행해 재고 폐기율을 0%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또한 수도권과 충청권 일부 지역에서 새벽배송 서비스를 진행한 데 이어, 최근에는 평택, 안성, 오산, 양주, 충남 아산, 천안, 충북 청주 등을 새벽배송 지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오아시스마켓의 또 다른 강점은 직원들이 힘을 모아 시작한 스타트업이라는 점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2월 오아시스마켓 직원 15명은 자발적으로 회사 주식을 매수했고 다른 직원들 역시 이에 동참해 약 10만주가량의 유상증자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당시 오아시스마켓 주식 1주당 가격은 1만 530원이었는데, 지난해 10월 평가된 가격이 181만 6986원이 됐다.  

이에 업계에서는 최근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주식 ‘먹튀’ 논란과 비교하며 오아시스마켓이 만든 ‘회사와 직원이 윈윈하는 성공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문제는 신선식품 중심의 새벽배송의 한계다. 새벽배송은 물류·배송 등 비용 면에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고 규모가 커질수록 적자 가능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만약 오아시스마켓이 상장 이후 양적 성장 단계에서도 현재와 같은 흑자 기조를 이어갈 묘수를 찾는다면 최근 이머커스 업계에 불고 있는 ‘계획된 적자’ 방식을 탈피하는 새로운 모델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쿠팡을 비롯한 대부분의 이커머스 기업들은 여전히 ‘계획된 적자’를 내세우며 양적 성장에 집중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다른 말로는 쿠팡이 처한 위기 상황이 다른 이커머스 기업에도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쿠팡을 비롯한 이커머스 업계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낸다고 해도 이어지는 적자와 이익실현 기간이 길어지는데 따른 투자자 리스크, 금리 인상 등 외부 요인에 의해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이 많은 만큼 해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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