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초개인화' 브런치는 IGM PRISM을 재구성한 글로, 총 2편의 시리즈입니다. '초개인화를 실현하는 AI 기술'은 이전 게시글을 참조해 주세요.
고객은 어떤 초개인화된 경험을 기대할까? 맥킨지(Mckinsey)는 6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2주간 다양한 브랜드와의 상호작용을 기록하도록 요청하고, 이를 바탕으로 초개인화 고객 경험의 특징을 도출했다.
첫째, 고객은 스스로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추천을 기대한다. 단순히 이전에 탐색했으나 구매하지 않은 상품을 반복적으로 추천하는 것은 오히려 불쾌감을 줄 수 있다. 대신, 이미 구매한 상품과 잘 어울리거나 보완할 수 있는 상품을 추천하면 긍정적인 고객 반응을 얻을 수 있다. 둘째, 고객은 자신이 쇼핑을 고려하고 있을 때 메시지를 받기를 원한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시점은 내용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이다. 셋째, 고객은 필요하지만 아직 인지하지 못한 정보를 제공받기를 원한다. 예를 들어, 고객이 관심 있는 상품이 입고되었거나, 이전에 구매한 상품의 새로운 스타일이 출시되었음을 알려주는 식이다. 넷째, 고객은 어디서든 일관되고 매끄러운 경험을 기대한다. 온라인 환경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환경에서도 초개인화를 원한다. 이러한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기업들은 AI를 활용해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있다.
공항에서 자신의 비행편 정보를 찾느라 복잡한 전광판을 한참 들여다본 경험,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이런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델타항공(Delta Air Lines)은 2022년 디트로이트 공항에 AI 기술과 결합한 평행현실(Parallel reality) 디스플레이를 도입했다. 이 디스플레이는 화면은 하나이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른 화면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한국인 탑승자가 화면을 보면 한국어로 된 맞춤 탑승 정보가 표시되고, 일본인 승객이 쳐다보면 일본어가 나오는 식이다. 최대 100명까지 동시에 사용할 수 있으며, 각각의 승객에게 특정 시청 위치를 지정해 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한편, 델타항공은 하루 평균 이용객 50만명에게서 생성된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2초 안에 답변하도록 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델타항공이 애플, 아마존, 월마트, 이베이에 이어 5위 이커머스 업체라는 것이다. 전체 고객의 60%가 델타항공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항공권을 구매하는데, 이는 델타항공이 자사의 웹사이트를 통해 최상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출처: Delta Airlines
사람들을 초대해 축구 경기를 보는 홈파티를 준비한다고 가정해보자. 보통이라면 필요한 물품을 온라인 쇼핑몰에서 하나하나 검색하고 장바구니에 담는 수고가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월마트(Walmart)의 AI 쇼핑 도우미는 이러한 고객 경험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월마트 앱 내 검색창에 “축구 경기를 보면서 파티를 할 건데 도와줘!”라고 입력하기만 하면, AI가 즉시 고객의 선호도를 분석해 스낵과 음료, 축구 테마의 파티 용품 등을 추천한다.
로레알(L’Oréal)이 CES2024에서 선보인 AI 뷰티 어시스턴트 ‘뷰티 지니어스(Beauty genius)’는 사용자가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사진을 업로드하면, AI가 실시간으로 얼굴을 인식하고 분석한 뒤 사용자의 질문에 맞는 답변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11시간의 비행 끝에 라스베가스에 도착했어요. 아직 시차적응이 안된 것 같은데, 조언해 줄 수 있나요?”라고 말하면, AI가 피부 상태를 분석한 후 스킨케어 팁과 적합한 제품을 제안하는 식이다. 또한, 단순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고 증강현실(AR)을 이용해 사용자가 다양한 메이크업 제품과 스타일을 실시간으로 테스트해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출처: L'Oreal Paris
AI기반 초개인화가 가져오는 기회만큼이나 기업이 직면한 과제들도 만만치 않다. 최근, 도브(Dove), 레고(LEGO), H&M 등 글로벌 기업들은 마케팅에서 AI 기술을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는 AI가 부정확한 콘텐츠를 생성할 가능성과 인터넷 상의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저작권 침해 문제를 우려한 결과로 해석된다. AI 기반 초개인화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이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들을 살펴보자.
AI 환각은 AI 모델이 사실과 다른 정보를 만들어내는 현상이다. 그리고 AI 편향은 특정 집단에 대해 불공정한 결과를 만드는 현상이다. 도브(Dove)는 AI가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비현실적인 방식에 맞서기 위해, 광고에서 사람을 묘사할 때 AI 기술을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2024년에 공개된 도브의 ‘더 코드(The Code)’ 캠페인 영상은 AI가 아름다움에 대해 얼마나 왜곡된 이미지를 생성하는지 보여준다. 한 사용자가 AI에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을 그려달라고 요청하자, AI가 ‘날씬한 금발의 백인 여성’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장면이 나온다.
생성형 AI가 만들어내는 광고 이미지나 영상은 저작권 침해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생성형 AI는 기존의 데이터를 학습하여 콘텐츠를 만들어내는데, 이 과정에서 원저작자의 허락 없이 저작물이 사용되거나 복제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2023년, 한국관광공사는 ‘세계 유명 화가들이 한국을 방문했다면’이라는 주제의 한국홍보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생성형 AI의 저작권 문제를 피하면서도 예술적 가치를 잘 담아낸 사례로 평가된다. 한국관광공사는 저작권 침해를 예방하기 위해, 사후 70년이 지난 작가들을 선별한 후 1,100점이 넘는 작품을 각각 8만번 이상 학습시켰다. 또한, 1,600장 이상의 한국 사진을 직접 촬영하여 학습시키는 과정도 거쳤다. 그 결과, 세계적인 화가들의 화풍을 재현하면서도 다채로운 한국의 모습을 담은 홍보영상을 제작할 수 있었다.
초개인화를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기업이 데이터를 많이 수집할수록 경쟁력이 강화되지만, 반대로 개인정보가 유출될 경우 소비자는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데이터 분석 회사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가 페이스북(Facebook) 이용자 8천700만 명의 데이터를 이용자 동의 없이 수집해 정치 광고 등에 사용했다. 이 일로 메타(CEO)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는 "우리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보호할 책임이 있으며, 이를 지키지 못한다면 서비스를 유지할 자격이 없다"면서 "실수를 인정하고,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데이터 유출뿐만이 아니다. 사용자의 실시간 위치 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는 유용하지만 동시에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위협할 수 있다. 또한, 복잡한 데이터 수집과 활용 과정에 대해 소비자에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동의를 얻는 것도 쉽지 않다.
AI는 분명 초개인화를 위한 강력한 도구다. 그러나 기술만으로는 고객의 마음을 온전히 얻을 수 없다. 진정한 초개인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넘어 고객에 대한 깊은 공감이 필요하다.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니즈를 예측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할 수는 있지만, 고객이 ‘내가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하는 것은 오직 인간적인 접근을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술에 공감을 더해보자. 고객을 평생 내 편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References>
“The Gift of Personalization: AI for Holiday Marketing Magic” December 2024, Bain & Company
“40% of consumers find the ads they see irrelevant; AI-powered personalization can help brands stand out and boost engagement”, December 09, 2024, Bain & Company
“Enhancing the customer journey with gen AI–powered digital twins”, July 30, 2024, Mckinsey
“How generative AI can drive the personalization of products and services”, November 15, 2023, Mckinsey
“How generative AI can boost consumer marketing”, December 5, 2023, Mckinsey
“What is personalization?”, May 30, 2023, Mckinsey
“AI-powered marketing and sales reach new heights with generative AI”, May 11, 2023, Mckinsey
“Walmart’s Generative AI search puts more time back in customers’ hands”, Jan 2024, Walmart
“AI 마케팅 인사이트”, November 2024, 리더스북, 최연미 저
“기업의 판도를 흔드는 AI 초혁신”, October 2024, 매일경제신문사, 장우경 저
“2025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 September 2024, 시공사 KOTRA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