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몰고 온 자율주행차 열풍 15년… 미국 자율주행차 현주소는?

지난 2005년 다르파챌린지에서 우승한 스탠포드대의 스탠리. 구글은 이 대회 우승자인 세바스티아 스런을 부사장으로 영입해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섰고 자율주행차 개발 열풍을 가져왔다. (사진=위키피디아)

지난 2004년 미 국방부 고등국방기획국(DARPA·다르파)가 후원하는 무인 자동차 경주 대회가 처음 열렸다. 미국 모하비 사막 고속도로 240km 구간을 제한된 시간내에 완주하는 것이었지만 완주 차량은 없었다. 이듬해인 2005년 그랜드 챌린지 행사에서는 다섯 대의 차량이 완주했고 스탠포드대의 스탠리가 우승했다.

이어 2007년 다르파 그랜드 챌린지 세 번째 대회가 어번(도시)챌린지로 치러졌다. 96km 도시 구간을 6시간 내에 완주하는 것이었다. 여기에는 모든 교통 규칙을 준수할 것, 다른 차량, 장애물, 그리고 합류하는 차량들 속에서도 안전하게 운전할 것이 포함돼 있었다. 200만달러 상금을 수상한 우승팀은 카네기 멜론대-GM 합작 팀이었고 100만달러를 수상한 2등팀은 2006년형 폭스바겐 파사트를 개조한 차량 주니어로 참가한 스탠포드대 팀이었다.

다르파 챌린지를 계기로 구글은 2회 다르파 챌린지(2005) 우승자인 세바스찬 스런을 부사장으로 스카웃해 구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전세계에 자율주행차 개발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하지만 2010년대 초기만 해도 2020년이면 곳곳에서 운전자없는 로봇택시가 승객을 태우는 시대가 올것이라고 했지만 그 꿈같은 자율주행 택시 시대는 아직 오지않았다. 그렇다면 자율주행차 개발업체들은 현재 어떻게 하고 있을까. 최근 포니닷에이아이의 자율주행차 운행 면허 취소를 계기로 자동차 왕국 미국에 본거지를 둔 주요 자율주행차 회사들의 협력관계와 운행 현주소를 짚어봤다.

아르고 AI

아르고AI는 포드와 폴크스바겐 그룹의 투자를 받은 독립된 자율주행 기술 기업이다. (사진=아르고AI)

아르고 AI는 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자율주행 기술 기업이다. 구글과 우버의 자율주행차 프로그램 베테랑인 브라이언 살레스키와 피터 랜더가 2016년에 공동 설립했다. 이 회사는 포드(2017)와 폴크스바겐 그룹 (2020)을 주요 투자자를 두고 있다. 이 제휴에 따라 당연히 아르고의 자율주행시스템 기술은 두 자동차 제조사가 생산하는 차량에 접목된다.

이 회사 기술이 접목된 포드와 폴크스바겐의 자율주행차가 몇몇 다른 도시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아르고 AI는 지난달 말 운전기사가 없는 무인차량을 마이애미와 오스틴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이 차량들은 그곳에서 주간 업무 시간에 운영하게 된다.

이 서비스는 처음에는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게 되겠지만, 곧 리프트(Lyft)와 통합해 무인 (안전 운전자를 둔) 승차 공유서비스를 제공하고, 월마트는 무인 식료품 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아르고 AI는 이제 가장 다양한 테스트 풀 중 하나를 보유하고 있다. 마이애미와 오스틴뿐만 아니라 팰러앨토, 디트로이트, 피츠버그, 워싱턴 D.C. 그리고 심지어 독일에서도 시험 중이다.

오로라(Aurora)

자율주행차에 대한 과대광고는 예전보다 줄었지만, 업계는 계속 푸시하고 있다. 사진은 오로라의 자율주행차 (사진=오로라)

이 회사는 2020년 우버의 자율주행 사업부를 인수하고 댈러스-포트워스 도시 지역 거리에서 자율주행하는 도요타 시에나스(Toyota Siennas)를 시험운행하고 있다. 오는 2024년에는 우버와 함께 차량공유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하지만 더 흥미로운 것은 이 회사가 지난달 페덱스와 함께 자율주행 화물 시범사업을 확장한다고 발표했다는 점이다.

현재 이 회사 자율주행 트럭들은 2명의 안전운전기사를 태우고 매일 밤 386km(200마일)에 이르는 댈러스-휴스턴을 운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약 965km(600마일)에 이르는 포트워스-엘파소 도로 를 이동하는 화물 운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크루즈(Cruise)

제너럴 모터스(GM) 소유의 크루즈는 조용히 성공을 거두고 있다. 사진은 크루즈 1세대 자율차(위)와 양방향 자율차 크루즈 오리진. (사진=크루즈)

제너럴 모터스(GM) 소유의 크루즈는 조용히 성공을 거두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일반인들에게 탑승자 전용 자율 여행을 제공하고 있으며 피닉스에서 월마트를 위한 무인배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GM은 성과에 만족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올해 이 자율주행차 자회사 크루즈에 20억 달러(약 2조6000억 원)를 투자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크루즈는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각) 밤 샌프란시스코에서 운전자 없는 유료 로봇택시 서비스를 시작해 공식적으로 첫 요금을 받았다.

카일 보그트 크루즈 최고경영자(CEO)는 23일 CNBC에 출연 “몇 몇 이용자들로부터 별 다섯 개 리뷰를 받았다”고 밝혔다.

크루즈의 유료 요금 로봇택시 서비스는 30대의 자율주행택시로 샌프란시스코 면적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교통이 가장 덜 혼잡한 북서쪽에서 이뤄지고 있다. 운행 시각은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 사이다.

지금까지 크루즈의 유료 무인 택시는 경쟁 차량 호출 앱보다 저렴하지만, 많이 싸지는 않다. 크루즈는 여행은 마일(1.6km)당 90센트(약 1160원), 분당 40센트(약 510원)에 기본료 5달러(약 6400원)를 더 내야 한다고 말했다. 샘플 1.3마일(약 2.1km)를 탈 경우 세금을 포함해 총 8.72달러(약 1만1200 원)가 드는 반면, 우버는 같은 여행의 경우 10.41달러(약 1만3400원)가 든다.

카일 보그트 크루즈 최고경영자(CEO)는 23일 CNBC에 출연해 “몇 몇 이용자들로부터 별 다섯 개 리뷰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보그트는 “올해가 끝나자마자...수백 대의 차량이 샌프란시스코 전역을 뒤덮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모셔널(Motional)

앱티브와 현대차그룹의 합작사인 모셔널은 현재 일반인들에게 무임승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내년에 리프트와 함께 상용 무인승차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사진=모셔널)

미국 앱티브(Aptive)와 현대차그룹의 합작회사인 모셔널은 비록 안전 운전사가 동승하고 있지만 일반인들에게 무임승차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라스베이거스 시내에서 테스트 중이며 내년에 리프트와 함께 상용 무인 승차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포니닷에이아이(Pony.ai)

중국 바이두 출신 엔지니어들이 세운 포니닷에이아이는 현재 캘리포니아 차량국(DMV)이 자율 주행허가를 취소해 아메리칸드림 순항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사진=포니닷에이아이)

포니닷에이아이는 자율주행차 동승 안전운전자 직원 3명의 운전기록 문제, 그리고 이들 운행자가 자신의 차를 감시할 수 있도록 한 승인 과정의 문제로 인해 운행허가를 취소당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자사 차량과 차선 구분선 및 도로표지판과의 충돌사고로 인해 안전운전자 없이 자율주행차량을 시험 운행할 수 있는 면허를 박탈당했다. 본사가 있는 중국 회사는 상황이 조금 더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 최근 베이징과 광저우에서 운행 허가를 확보했다.

웨이모(Waymo)

웨이모는 이 분야의 선두주자이지만 현재 가장 앞서 나간다고는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근들어 다시 분발하는 모습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율 탑승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사진=웨이모)

웨이모는 10년 전만 해도 이 분야의 확실한 선두주자였다. 하지만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소유의 이 회사를 더 이상 이 분야 최고 회사라고 부르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때 슬럼프에 빠진 이 회사는 지난해 앤드리센 호로위츠의 투자금을 지원받으면서 다시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웨이모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웨이모 원(Waymo One) 승차공유 시험 서비스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 회사 자율차량은 현재 이스트 밸리와 피닉스 도심 지역에서 운행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샌프란시스코의 직원들에게 완전히 자율적인 탑승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실용성을 입증했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한 탑승자는 이 차를 400회 이상 탔다.

죽스(Zoox)

2년전 아마존에 인수된 죽스는 캘리포니아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서비스 확장에 힘쓰고 있다. (사진=죽스)

지난 2020년 아마존에 인수된 죽스는 캘리포니아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새로운 환경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비가 오는 날씨에서 드러나게 자율차 센서를 테스트하기 위해 모회사 본사가 있는 시애틀에서 명시적으로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대부분의 자율 주행 차량은 맑은 날 태양이 쨍쨍한 주에서 운행되고 있기 때문에, 자율주행차 회사들이 더 다양한 기후에서 테스트를 시작하는 것을 보는 것은 흥미롭다. 죽스는 최종적으로는 크루즈처럼 운전자를 위한 공간이 전혀 없는 양방향 차량을 채택하길 희망한다.

궁극적으로 자율주행차산업계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빈번한 실패에도 불구하고 지난 1~2년 동안 조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분명한 것은 아직까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무인 자동차시대와는 거리가 멀지만 그 기술이 더 많은 장소에서, 더 많은 방식으로, 좀더 현실적으로 테스트되고 있다는 점이다. 로봇자동차 시대가 느리지만 꾸준히 다가오고 있다는 얘기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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