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에 207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구글이 삼성전자 등 스마트 기기 제조사들에게 경쟁 운영체제(OS) 진입 및 신규기기 개발을 막아, 경쟁 OS 시장 진입을 방해하고 혁신을 저해했다는 판단이다. 최근 앱마켓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으로 인한 법적인 제재에 이어 공정위의 막대한 과징금 부과로 구글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졌다.
구글은 스마트폰 초창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오픈소스 전략으로 시장지배력을 확대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소스를 통해 성공을 거뒀음에도, 구글은 자사 OS인 안드로이드를 수정해서 만들어진 '변형 OS(포크 OS)' 탑재를 금지시킨 것이다.
구글은 기기제조사에게 필수적인 플레이스토어 라이선스 계약과 OS 사전접근권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전제조건으로 파편화금지계약(AFA)을 반드시 체결하도록 강제했다.
AFA를 보면, 구글 OS 등을 이용하는 기기제조사는 출시하는 모든 기기에 대해 포크 OS를 탑재할 수 없고, 직접 포크 OS를 개발할 수도 없다. 포크용 앱 개발 도구 배포를 금지해 포크용 앱 생태계 출현 가능성을 차단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14일 “삼성전자 등 기기 제조사에 안드로이드 변형 OS(포크 OS)를 탑재한 기기를 생산하지 못하게 해 경쟁 OS의 시장 진입을 방해한 구글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2074억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이다.
이번 과징금 규모는 외국계 빅테크 사업자에 부과한 과징금 중 퀄컴(2245억 원)에 이은 두 번째 규모다.
공정위는 이러한 구글의 계약 내용 탓에 아마존과 알리바바 등 모바일 OS 사업이 성공하지 못했으며, 제조사는 새로운 서비스를 담은 혁신 기기를 출시할 수 없었다고 판단 내린 것이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독점력을 보유한 구글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사건”이라면서, “구글은 스마트폰뿐 아니라 모든 기기에 파편화금지계약(AFA)을 적용해 스마트 시계, TV 등 기타 스마트 기기 분야에서도 포크 OS를 탑재한 기기 출시를 차단해왔다”고 말했다.
구글은 AFA 계약을 통해, 제조사가 포크 OS 탑재 기기를 출시하지 못하도록 저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일례로, 2011년 중국의 제조사 케이터치가 포크 OS인 알리바바의 알리윤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하자 구글은 케이터치에 플레이스토어 라이선스를 박탈했다. 2013년 삼성전자의 스마트 워치, 2018년 LG전자의 스마트 스피커, 아마존의 스마트TV 등에 대해 구글은 포크 OS 진입을 방해했다.
이러한 구글의 행태로 인해, 구글은 모바일 분야에서 자신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해 나갔다. 구글의 모바일 OS 시장 점유율은 2010년 38%에서 2012년 87.4%로 급상승 했고, 2019년엔 97.7%를 기록했다.
공정위 측은 이번 조치에 대해 "모바일 OS 및 앱마켓 시장에서 향후 경쟁압력을 복원할 수 있는 계기 및 스마트 워치, 자동차, 로봇 등 그 범위가 점차 확장되고 있는 기타 스마트 기기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기와 서비스 출현 기반을 마련했다"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공정위는 구글이 게임사 등에 경쟁 앱마켓에는 서비스를 출시하지 못하도록 방해한 건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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