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요약]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 보호수수료’ 명목으로 미국 동맹국들에게 투자 압박을 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세계 최고 대만 반도체 기업인 TSMC으로부터 1000억달러 대미 투자를 확보했다. 그러나 이는 최근 중국이 대만을 군사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대만 국민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트럼프의 다음 타켓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반도체 기업이 트럼프에게 군사 보호수수료를 지불하고도 두려움에 떨고 있다. 한국은 안전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 보호수수료’ 명목으로 미국 투자를 강제하는 최근 행보와 전망에 대해 포춘, CNN 등 외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한 백악관에서 열린 깜짝 행사에서 그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기업인 대만반도체제조회사(TSMC)로부터 미국에 1000억달러(약 145조43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대만은 미국과 같은 축제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TSMC의 충격적인 발표로 인해 미국의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반도체 산업의 왕관을 미국에 빼앗길까 분노하고 두려운 분위기에 휩싸였다.
대만 야당인 국민당 소속 마잉주는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이 트럼프에 ‘보호수수료’ 명목으로 “TSMC을 미국에 팔았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 투자 발표는 국민의 신뢰, 해협양안관계, 대만의 미래 지정학적 위치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중대한 국가 안보 위기”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비판 속에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이번 TSMC의 투자가 본사에 대한 의지와 계획을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 TSMC의 대미 투자가 이처럼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TSMC는 스마트폰과 AI, 무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구동하는 전 세계 첨단 마이크로칩의 9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 대만 국민들은 대만의 반도체에 대한 세계적 의존이 잠재적인 중국의 침략에 ‘실리콘 방패’와 같은 억제력 역할을 한다고 믿고 있다.
중국의 집권 공산당은 대만을 통제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대만이 자국 영토의 일부라고 주장하며, 필요하다면 무력을 동원해 ‘자치 섬’을 장악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몇년 동안 대만 주변에서 군사 활동을 확대해 정기적으로 전투기를 비행하고 대만 근처 해역에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대만인들은 공격적이고 팽창주의적인 이웃국가로부터 실존적 위협에 직면한, 자국의 민주주의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유사점을 느끼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빗대에 ‘오늘은 우크라이나, 내일은 대만’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사실상 대만은 미국의 군사적, 정치적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대만과 미국 관계법에 따라 미국은 대만이 중국의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스스로를 방어할수 있는 수단을 제공할 법적 의무가 있다.
하지만 트럼프의 최근 행보는 미-대만 관계의 미래에 불확실성을 던지고 있다. 트럼프는 대만이 미국 반도체 산업을 “훔쳤다”고 비난하는데 멈추지 않고 “대만은 미국의 보호를 받기 위해 돈을 내야한다”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특히 이번달 초 트럼프는 JD 밴스 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백악관에서의 유례없는 격론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갑자기 중단했다. 이는 TSMC와의 ‘명랑한 행사’가 있은지 불과 몇시간 후에 벌어진 일이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안한 30일 휴전을 수락한후 이번 주에 군사적 지원을 재개했지만, 트럼프는 젤렌스키에게 미국이 키이우의 미개발 광물 자원에 접근할수 있는 협정에 서명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TSMC의 대미 투자 발표가 트럼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처리 방식과 맞물린다고 지적하고 있다. 트럼프는 젤린스키에게 “당신은 (미국의 군사 보호를 위해) 쓸 카드가 없다”고 말했으며, 대만으로서는 TSMC가 최고의 카드였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동맹국들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지원은 단순히 비용적 문제가 아닌 러시아와 중국에 맞서 미국의 지배력과 영향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치·지정학적 사안임을 감안하면, 트럼프는 이를 무시하고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지나치게 ‘비지니스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 동맹국들은 매년 이미 충분히 그 ‘비용’을 치러 왔다.
이러한 가운데 TSMC는 대미 투자가 기업이 결정한 가장 큰 투자라는 공식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애플, 엔비디아, 퀄컴, 브로드컴, AMD 등 미국 고객들의 강력한 수요로 인해 미국 투자가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TSMC가 미국 현지에서 칩을 생산함으로써 잠재적인 공급망 위험을 줄일수 있다고도 강조하고 있다.
TSMC의 1000억달러 투자는 미국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는 기업들의 물결에서 가장 최근의 사례다. 그러나 TSMC는 대미 투자를 결정한 최초의 주요 외국 기업 중 하나이며, 트럼프는 이러한 투자가 더 많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가 다음달 초에 반도체, 자동차 및 의약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가운데, TSMC의 미국 신규 투자에 이어 다른 주요 기업에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컴퓨팅 및 AI 칩을 생산하는 두 주요 생산업체인 삼성전자와 인텔이 예상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메모리 칩의 또 다른 주요기업인 SK하이닉스도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텍사스에 370억달러(약 53조8165억원)를 투자하겠다고 약속을 한 상태이며,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인디애나에 38억7천만달러(약 5조6289억) 규모의 칩 패키징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