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요약] 지난해 우리나라 시장에서 벌어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의 이슈는 다양했다. 넷플릭스가 ‘오징어게임’ 등으로 이른바 ‘K-콘텐츠’의 글로벌 시장 확장력을 확인해 줬다.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가 우리나라에 진출한 원년이기도 하다. 그 사이 코로나19 지속에 따른 대중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구독 서비스 모델이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하며 OTT 구독 인구도 급속도로 증가했다. 미디어 소비 문화 자체가 바뀌며 우리나라 미디어 산업은 OTT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이다. 아쉬운 점은 이를 견인한 주체가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글로벌 공룡 기업들이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종 OTT들에게 가능성은 남아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시장에서 벌어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의 이슈는 다양했다. 지난 2016년 일찌감치 한국 시장에 진출해 기반을 다진 넷플릭스가 ‘오징어게임’ 등으로 이른바 ‘K-콘텐츠’의 글로벌 시장 확장력을 확인해 줬다.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가 우리나라에 진출한 원년이기도 하다.
그 사이 코로나19 지속에 따른 대중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구독 서비스 모델이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하며 OTT 구독 인구도 급속도로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넷플릭스의 월간활성이용자(MAU)가 1000만을 돌파했고, 전체 OTT 구독 MAU는 2500만에 육박하는 수준이 됐다.
지난 한 해를 거치며 OTT에서 비롯된 변화는 2022년에 접어들며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디어 소비 문화 자체가 바뀌며 우리나라 미디어 산업은 OTT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이다.
이렇듯 OTT 시장의 규모가 확장되고 위상 역시 달라졌지만, 아쉬운 점은 이를 견인한 주체가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글로벌 공룡 기업들이었다는 것이다. 자금력, 공급망 등에서 절대적 열세인 토종 OTT는 막강한 IP(지적재산권) 경쟁력과 자금력을 갖춘 글로벌 OTT에 대응해 가능성만을 확인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종 OTT들에게 기회는 남아 있다. ‘잘 만든 콘텐츠’가 상상 이상의 폭발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초기에 불과하지만 경쟁력 있는 콘텐츠로 해외 진출도 시도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한 해를 복기하며 올해 이어질 새로운 기회를 정리해 보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2020년은 우리사회는 물론 세계 각국이 모든 분야에서 뚜렷한 변화를 경험한 변곡점이됐고, 2021년은 그 경향성이 일시적이 아닌 시대 변화로 강화되는 시기였다.
특히 한국 콘텐츠의 가능성을 파악한 넷플릭스의 투자는 그야 말로 사상 최대의 잭팟을 터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넷플릭스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극장 개봉을 하지 못한 영화 ‘승리호’ ‘낙원의 밤’ 등 우리나라 콘텐츠로 글로벌 시장에서 적잖은 재미를 봤고, 급기야 9월경 ‘오징어게임’으로 초대박을 터트렸다.
닐슨코리아의 자료에 따르면 이 시기 넷플릭스의 MAU는 직전 해인 2020년 동기 대비 70%를 초과하는 성과를 거뒀다. 가입자 역시 이 시기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오징어게임’ 이후 ‘지옥’으로 이어진 효과는 토종 OTT 업계의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는 쿠팡에서 출시한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가 1월 론칭 이후 급성장을 이어가며 단기간에 기존 사업자들과 어깨를 견주는 수준이 됐다는 점이다. 티빙이 10월에 선보인 오리지널 콘텐츠 ‘술꾼도시여자들’의 성공도 희망적이었다. 티빙의 발표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17%에 불과했던 오리지널 콘텐츠의 유료 가입 기여도(콘텐츠의 이용자 유치 기여 여부를 측정하는 지표)는 3분기 44%가 증가했다. 특히 ‘술꾼도시여자들’은 전체 회차를 한 번에 공개하는 넷플릭스와 달리 매주 새로운 회차를 선보이는 전략을 선택해 매 회차가 공개될 때마다 유료 가입 기여도가 대폭 증가했다. 방영 5주차 무렵에는 첫 주 대비 유료 가입 기여도 수치가 35배나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우리나라 토종 OTT 기업들에게 2021년 넷플릭스 성공 사례는 소위 우리나라의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도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또 몇몇 가능성을 확인한 콘텐츠를 통해 ‘잘 만든 콘텐츠’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깨달은 해 이기도 하다.
올해는 넷플릭스에 이어 후발주자로 우리나라에 진출한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플러스가 일찌감치 ‘K-콘텐츠’ 선점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사실 그 원 소스라 할 수 있는 웹툰, 웹소설 등의 IP(지적재산)을 확보하려는 OTT 간의 경쟁은 국내·외 구분이 없다.
지난해 진출 이후 새로운 신작 부족으로 고전했던 디즈니플러스는 올해 500억원을 들여 강풀의 웹툰 ‘무빙’을 드라마로 만들고 있다. 드라마 ‘비밀의 숲’을 쓴 이수연 작가의 신작 ‘그리드’, K팝 스타 강다니엘의 드라마 데뷔작 ‘너와 나의 경찰수업’ 등 화제성 높은 작품들도 제작에 돌입한 상태다.
애플TV플러스 역시 지난해 영화 기생충의 주연 이선균을 내세운 웹툰 원작 ‘닥터브레인’을 우리나라 진출작으로 선보였지만 기대만큼 큰 화제를 일으키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올해 배우 이민호와 윤여정 등이 출연해 기대를 모으고 있는 한·미·일 공동 제작 드라마 ‘파친코’를 선보인다.
‘술꾼도시여자들’(티빙),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웨이브) 등 OTT채널 오리지널 콘텐츠의 성과를 확인한 토종 OTT들은 기존 지상파, tvN, JTBC와 연계된 콘텐츠 제공 방식을 벗어나 올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하며 승부수를 띄우고 이다.
먼저 티빙에서 예고한 올해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보면 꽤나 절치부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이달 14일 배우 이서진의 파격적인 변신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오리지널 웹드라마 ‘내과 박원장’을 시작으로 최근 가장 핫한 배우인 구교환이 출연한 스릴러 ‘괴이’, 김동욱 주연의 스릴러 ‘돼지의 왕’, 윤균상이 나선 스릴러 ‘장미맨션’ 등 올해 공개된다.
티빙은 이준익 감독까지 영입, SF 드라마 ‘욘더’도 계획하고 있다. 이미 배우 신하균과 한지민, 이정은, 정진영 등이 출연을 확정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유미의 세포들’과 ‘술꾼 도시 여자들’도 시즌2로 돌아온다.
웨이브의 경우 종전과 동일하게 MBC와 동시 공개하는 드라마 ‘트레이서’를 선보인다. 배우 임시완과 고아성이 출연하는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드라마보다 더 기대되는 것은 배우 주지훈과 박성웅이 출연하는 첫 오리지널 영화 ‘젠틀맨’, 배우 조진웅과 김희애가 주연을 맡은 ‘데드맨’이다. 그 외에도 지난해 ‘어느 날’로 가능성을 확인한 쿠팡이 올해 배우 수지를 내세운 ‘두번째 안나’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까지 언급한 국내·외 OTT들의 공통된 경쟁상대는 역시 넷플릭스다. 지난해 ‘오징어게임’과 ‘D.P.’ ‘지옥’ 등으로 연 이은 글로벌 흥행을 기록한 넷플릭스는 올해 역시 화제성 강한 라인 업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글로벌 시장 공략을 자신하고 있다.
2022년 넷플릭스 라인 업의 첫 시작은 이달 28일 공개되는 ‘지금 우리 학교는’이다. 역시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학교를 배경으로 한 좀비물이다. 앞서 ‘킹덤’ 등으로 세계 각국의 넷플릭스 이용자들의 ‘K-좀비’에 대한 기대감은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벌써부터 ‘오징어게임’에 근접하는 성공을 점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어 OTT 드라마에 처음 출연하는 배우 김혜수의 ‘소년심판’이 오는 2월에 공개된다. 배우 김희애·문소리가 주연을 맡은 선거 드라마 ‘퀸 메이커’와 김남길 주연의 액션 활극 ‘도적: 칼의 소리’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넷플릭스의 2022년 라인 업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올해는 드라마 외에 영화 부문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배우 유아인과 고경표 주연의 ‘서울대작전’, 주원 주연의 영화 ‘카터’, ‘지옥’을 만든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자 배우 강수연이 11년 만의 복귀하는 ‘정이’, 아이돌 출신 배우 서현이 출연하는 ‘모럴센스’, 배우 전도연 주연의 ‘길(KILL) 복순’도 전 세계에 공개되는 넷플릭스의 올해 기대작이다.
2020년 이후 국내·외 OTT 시장은 큰 폭의 성장을 거듭했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OTT와 더불어 웨이브, 티빙, 시즌, 왓차, 쿠팡플레이 등 토종 OTT가 경쟁하는 국내 시장은 언뜻 포화상태에 놓인 듯한 모양새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 SKT, KT, LG유플러스 등도 콘텐츠 사업에 투자하며 숟가락을 놓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TT의 가능성이 높게 평가받는 이유는 한류 인기를 타고 이어지고 있는 ‘K-콘텐츠’ 붐으로 인해 글로벌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미 티빙은 ‘TVING CONNECT 21’을 통해서 2023년까지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시장의 진출에 이어 2024년 미국, 유럽 등 10개국 이상으로 글로벌 서비스 확장 계획을 밝혔다. 웨이브의 경우 코로나19로 보류했던 글로벌 사업을 북미 시장 진출로 가닥을 잡고 있다. 왓챠의 경우 이미 지난해 일본 전역에 정식 서비스를 실시했다.
한편 OTT 서비스 소비 행태가 ‘다중구독(Multiple Subscription)’으로 가고 있다 것은 기업들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 기회인 이유는 우리나라 보다 OTT 서비스가 일찌감치 발달한 미국의 경우 가구당 평균 4개의 OTT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우리나라 역시 이와 같은 추세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기도 존재한다. 다중구독 가구가 늘어난다고 해도 향후 10개가 넘는 국내·외 OTT가 경쟁하게 될 상황은 적자생존 방식이 적용될 수밖에 없다. 결국 소비자에게 선택을 받아야하는 입장이고, 그 선택의 기준이 콘텐츠라는 사실은 이미 2021년 명확하게 드러났다. OTT 기업들이 콘텐츠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다.
이에 업계에서는 자율등급분류제와 콘텐츠 제작 지원 등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지만, 대선 정국에 들어간 정치권과 주도권 싸움에 골몰한 관련 기관들 사이에서 문제해결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글로벌 공룡을 상대로 국내 토종 OTT의 싸움은 올해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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