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요약]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이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며 단숨에 119억 달러(약 14조 956억원)을 조달, 테슬라에 이어 자동차 분야 시가총액 2위의 글로벌 기업으로 등극했다. 리비안이 올해 세계 최대 IPO(기업공개)에 성공한 배경에는 투자사인 포드와 아마존이 있다. 한편 리비안이 2023년까지 자체 베터리 생산 계획을 세움에 따라 공급사로 선정된 우리나라 베터리 장비 업체들 역시 주가를 올리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이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며 단숨에 119억 달러(약 14조 956억원)을 조달, 테슬라에 이어 자동차 분야 시가총액 2위의 글로벌 기업으로 등극했다.
리비안의 상장 첫날 거래액은 공모가 78달러보다 37% 오른 106.75달러에 시작해 100.73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거래로 리비안의 시총은 860억달러(약 102조원)을 기록하며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인 포드와 GM을 단숨에 뛰어 넘었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이제 겨우 2종의 모델을 발표한 리비안이 올해 세계 최대 IPO(기업공개)에 성공한 배경에는 투자사인 포드와 아마존이 있다.
포드는 2019년 리비안에 5억달러를 투자를 시작으로 총 12억 달러를 투자했다. 리비안의 상장으로 포드가 보유한 지분가치는 약 90억달러로 급등했다.
리비안의 지분 20%를 보유한 아마존은 앞서 전기차 10만대를 선 주문했고, 향후 자사 완전 자동화 물류 시스템의 파트너로 리비안을 낙점한 상태다.
리비안의 급부상은 우리나라 기업들에게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리비안이 2023년까지 자체 베터리 생산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미 여러 국내 베터리 장비 업체들이 리비안 공급사에 이름을 올리며 주목받고 있다.
리비안은 미국 MIT(메사추세츠공과대학) 박사 출신의 로버트 J 스카린지가 2009년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2003년 창업한 테슬라에 비해 6년이 늦은 셈이다. 초기 구상은 테슬라 모델과 비슷한 스포츠카 모델이었다. 하지만 2004년 이후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를 인수한 이후 이미 2006년 첫 모델인 스포츠카 타입의 로드스터를 선보였고 2008년 양산에 돌입한 상황이었다.
이에 리비안은 전략을 수정해 전기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개발로 사업 방향을 바꿨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픽업트럭과 SUV 시장 비중이 80%를 넘는 것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이 선택은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하지만 2018년 LA 모터쇼를 통해 최초로 ‘R1T’ ‘R1S’ 모델을 선보인 이후 코로나 팩데믹으로 인한 공장 폐쇄와 반도체 부품 부족을 겪으며 양산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우여곡절 끝에 리비안은 결국 올해 9월 15일(현지시간) 첫 번째 R1T가 생산라인을 떠나는 장면을 공개하며 ‘우리의 노력이 이 순간을 만들어 냈다’는 소감을 발표했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리비안이 이렇듯 엄청난 자금을 확보하며 IPO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꼽을 수 있는 것은 아마존과의 장기적인 파트너십이 맺어져 있다는 점이다. 리비안이 증권신고서에 제시한 장기 전략에는 물류 관련 신사업이 포함돼 있다. 이는 주요 주주인 아마존과 협업을 통해 구체화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일단 리비안은 2025년까지 아마존 로지스틱스에 배달용 전기 트럭 10만대 공급 하기로 돼 있다. 지난 9월 첫 양산된 R1T가 그 시작이다. 그 외에도 이미 지난달 말 기준 5만대에 가까운 사전계약을 이뤄냈다.
리비안과 아마존 간에 계약은 비밀에 부쳐졌지만, 이제까지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아마존은 첫 배송 후 4년 동안 리비안의 배송용 전기승합차 독점권을 갖게 되고 그 후 2년 동안 구매를 먼저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리비안과 아마존의 파트너십은 아마존의 ‘자동화 전략’과 관련이 깊다. 물류 전반에 자동화를 이룬 아마존이지만 배송 단계에 자동화는 완성되지 못한 상태다. 이에 업계에서는 아마존이 보유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죽스(Zoox)와 리비안이 협력해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리비안은 자사 모델에 레벨3 자율주행 기능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도 있어, 향후 죽스와의 기술 교류가 진행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리비안은 픽업트럭과 SUV에 이어 다목적차량(MPV)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테슬라, 루시드 등이 주도하는 세단 중심의 전기차 시장을 차별화 전략으로 공략하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2017년 일리노이주에 있는 미쓰비시의 공장을 인수해 40만대 생산이 가능한 자체 생산시설을 구축했다는 점도 이제 막 양산을 시작한 리비안에게는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그 외에 블록을 쌓듯이 전기차 외부에 베터리를 추가 장착할 수 있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리비안의 경쟁력 중 하나다. 또한 리비안은 오는 2025년 내에 100GWh 규모의 자체 베터리 공장 건설을 예고하고 있다. 이는 리비안의 보급형 전기차 100만 7000대, 고급형의 경우 100만 2000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리비안의 성장 가능성은 높지만 우려되는 리스크도 적지 않다. 우선은 성공적인 차별화로 주목받은 픽업트럭 분야가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에 비해 성능과 가격 면에서 모두 뒤쳐진다고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까지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은 베터리셀 양산 지연과 함께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루머가 돌고 있다. 양산도 올해가 아닌 2022년으로 연기된 상태다. 하지만 이미 100만대가 넘는 사전 계약에 성공했고, 이제까지 발표된 스펙을 비교했을 때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사실은 리비안으로서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
증권가 애널리스트 자료에 따르면 리비안 픽업 트럭의 적재량은 테슬라 사이버트럭의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가격 경쟁력 역시 리비안 R1T 런치 에디션이 7만 3000달러(약 8540만원)인 반면, 테슬라 사이버트럭은 4만 달러~6만 달러 수준으로 최대 3만 달러 가까이 차이가 난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지난해 이후 올 6월까지 20억 달러의 적자 상태라는 점도 리비안의 약점으로 꼽힌다. 9월부터 양산에 돌입했다고 하지만, 아직 대량 생산 시설 구축에는 시간이 걸리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하고, 그 과정에서 적자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리비안은 2023년부터 자체 베터리 생산 계획을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 베터리 장비 업체들이 리비안의 주요 공급사로 이름을 올리며 주가를 높이는 상황이다.
리비안은 최근 자사 베터리 공장에 들어갈 장비 납품 업체 입찰을 마쳤다. 최종 공급사로 선정된 업체 중 씨아이에스는 리비안과 베터리 전극 공정 제조 장비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알려졌다.
국내 대표 장비 업체인 피엔티 역시 리비안에 전극 공정 방비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디에이테크놀로지가 베터리 조립공정 핵심 장비인 노칭과 스택 장비를 공급하고, 에스엔에프는 조립 후공정 장비를 납품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칭과 스택은 베터리 제조 속도를 높이고, 에너지 용량을 키우는 역할을 하는 장비라고 한다.
향후 리비안은 현재 추진 중인 각형 베터리 생산 뿐 아니라 파우치, 원통형 베터리 생산도 염두하고 있어 이와 관련한 국내 장비 업체들과의 추가적인 협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한편 현재 리비안이 자사 모델에 적용한 베터리는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의 제품이다. 증권가에서는 리비안 상장 이후 베터리 공급사인 삼성SDI 역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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