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주도권 쟁탈전① : 클라우드 보안 시장 공략, 통신사 협력 강화 나서는 AWS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의 주도권 다툼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클라우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진보를 거듭하고 있는 AI, 메타버스, 자율주행차와 같은 미래 기술을 뒷받침하는 필수 인프라로 꼽히며 그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올해 4890억 달러(약 593조원)에서 오는 2025년 8375억 달러(약 1032조원)으로 두 배 이상의 성장이 예측되고 있다. 이에 국내외 클라우드 업체들은 합종연횡을 통해 세를 불리는 등 확대되는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더구나 ‘글로벌 빅3’로 불리는 AWS, MS, 구글 등은 본업인 클라우드를 넘어 클라우드 보안 시장까지 공략하며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이에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의 격변기를 맞은 각 기업들의 전략과 방향성을 짚어봤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은 1위인 AWS를 필두로 MS와 구글이 3강을 형성하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아마존의 캐시카우가 된 AWS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AWS의 경우 지난해 부진했던 모기업 아마존의 실적을 견인하는 역할을 했다.

아마존의 지난해 매출액은 4698억 달러(약 583조 3036억원), 영업이익 248억 달러(약 30조 7916억원)인데, 이중 AWS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13.2%인 622억 달러였다.

AWS는 아마존 전체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벌어 들이는 캐시카우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놀라운 것은 영업이익 비중이다. 지난해 AWS가 거둔 영업이익은 185억 달러로 아마존 전체 영업이익의 74.4%에 이른다. 아마존에게 AWS는 본업보다 더 큰 이윤을 얻는 핵심 캐시카우가 된 것이다. 더욱 주목할 부분은 글로벌 1위 클라우드 기업의 성장률이 40%에 달했다는 점이다.

아마존에서 AWS의 중요성은 지난해 이뤄진 CEO 교체로도 살펴볼 수 있다. 27년간 아마존을 이끌어 온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자신의 자리를 AWS를 키운 앤디 재시에게 넘겨줬다. 이를 계기로 아마존에서 AWS 비중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멀티 클라우드 시대에 AWS의 전략은?

업계에서는 AWS의 성장이 언제까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위기감도 존재한다. 클라우드 산업계에서 복수의 클라우드를 함께 사용하는 ‘멀티 클라우드’가 떠오르며 AWS를 채택한 기업들이 부가 클라우드로 MS나 구글을 선택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 12월에 발생한 3번의 장애는 ‘멀티 클라우드’를 두고 고민하던 기업들을 부추긴 셈이 됐다. 이러한 추세는 AWS를 추격하고 있는 MS, 구글에게는 호재라 할 수 있다.

이에 AWS는 보안 사업 확장과 글로벌 통신사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1위 수성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의 ‘2020년 클라우드 보안 시장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클라우드 보안 시장은 2020년 344억 9700만 달러(약 42조 8694억원)에서 오는 2025년 684억 5200만 달러(약 85조 653억원)로, 클라우드 시장과 마찬가지로 두 배 이상의 성장이 예측되고 있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은 기존 각 업체별로 별도의 독립된 인프라, 플랫폼 등을 제공하던 방식에서 클라우드 간 연결이 가능한 멀티 클라우드로 이행이 활발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시 각각의 클라우드 간 연동 환경이 제공되는 '인터 클라우드'가 실현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이미지=픽사베이)

AWS는 주문형 크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을 제공하며 여기에 더해 안전한 컴퓨팅 환경을 보장한다는 명목으로 ▲클라우드 규정 준수 사례 ▲컨테이너 보안 ▲안전한 AWS 환경 ▲취약성 평가 ▲방화벽 ▲엔드포인트 탐지 ▲침입 탐지 시스템 ▲보안 정보 및 이벤트 관리 ▲재해 복구 및 사이버 위험 등 다양한 보안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으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다. 개인과 기업은 물론 각국 정부 기관까지 두터운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AWS의 경쟁력이다.   

한편 AWS는 지난해 프라이빗(사설) 5G 솔루션과 클라우드 WAN·엣지 애플리케이션 등을 발표하며 클릭 몇 번으로 모바일 네트워크를 쉽게 구축·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는 도이치텔레콤, 보다폰 등 유럽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통신사와 협력하는 형태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 알려진 바에 의하면 도이치텔레콤과 보다폰은 네트워크 시스템 현대화를 위해 AWS 클라우드로 이전을 진행하고 있다. 보다폰은 1400개의 IT애플리케이션 대부분을 AWS로 이전 중이며, 도이치텔레콤 역시 자사 애플리케이션의 60%를 AWS 클라우드로 이전한 상태다. 놀라운 것은 이 정도 수준으로도 18개월 걸리던 서비스들을 단 2.5개월만에 출시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통신사 중에서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AWS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AWS와의 협력을 통해 5G MEC(모바일 엣지컴퓨팅, 고객과 가까운 곳에 소규모 데이터센터(인프라)를 설치, 데이터 전송 구간을 줄여 5G 핵심인 초저지연 서비스를 구현하는 기술)을 출시했다.

LG유플러스는 AWS의 인프라스트럭처, 서비스, API·도구를 고객 온프레미스로 확장하는 완전 관리형 서비스 ‘AWS 아웃포스트’ 등을 도입, 5G 장비를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AWS 아웃포스트는 기업의 방화벽 내부에 AWS의 퍼블릭 클라우드 인프라와 동일한 인프라를 직접 설치하는 서비스로 인프라의 운영과 관리까지 AWS가 맡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뒤를 쫒는 MS, 구글의 추격은 매섭다. 최근 IT 관리 전문회사 플렉세라의 ‘2022 클라우드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엔터프라이즈 기업의 80%가 MS의 애저(Azure)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77%를 기록한 AWS를 앞선 것이다.

또한 구글은 사이버 보안업체인 맨디언트를 54억 달러(약 6조 7000억원)에 인수해 클라우드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AWS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는 셈이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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