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의 주도권 다툼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클라우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진보를 거듭하고 있는 AI, 메타버스, 자율주행차와 같은 미래 기술을 뒷받침하는 필수 인프라로 꼽히며 그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올해 4890억 달러(약 593조원)에서 오는 2025년 8375억 달러(약 1032조원)으로 두 배 이상의 성장이 예측되고 있다. 이에 국내외 클라우드 업체들은 합종연횡을 통해 세를 불리는 등 확대되는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더구나 ‘글로벌 빅3’로 불리는 AWS, MS, 구글 등은 본업인 클라우드를 넘어 클라우드 보안 시장까지 공략하며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이에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의 격변기를 맞은 각 기업들의 전략과 방향성을 짚어봤다.
맨디언트 인수전 패배는 뼈 아프지만, 애저 돌풍 이어가
MS는 지난해 초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업체 누언스를 200억달러에 인수하며 자사 핵심 성장 동력으로써 클라우드 부문을 지속 육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이버 보안 소프트웨어회사인 파이어아이 인수 계획도 들려오고 있다.
MS는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확대에 따라 동반 성장이 진행되고 있는 클라우드 보안 분야에 대한 전략 역시 강화하고 있다. 최근 MS는 멀티 클라우드 환경을 지원하는 새로운 보안 솔루션을 공개했는데, 이는 클라우드용 MS 디펜더의 기본 기능을 AWS, 구글까지 확장하는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MS 클라우드 보안 부문의 강력한 경쟁력은 빅3 중 유일하게 자사는 물론 AWS, 구글 등 업계 3대 플랫폼에 멀티 클라우드 보호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라는 점이다.
다만 한 가지, MS로서 뼈아픈 점은 최근 구글과 붙은 사이버보안 기업 맨디언트 인수전에서 구글에게 패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S클라우드는 코론나19 팬데믹 시기를 타고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자사 퍼블릭 클라우드인 애저(Azure)의 인기에 힘입어 2022 회계연도 1분기(2021년 6~9월)에 애저를 포함한 MS의 클라우드 사업 매출액은 약 207억 달러(약 24조 1000억원)로 추산됐다. 이는 전체 매출액인 453억 달러(약 52조 9000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클라우드가 MS의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애저 돌풍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2022 회계연도 2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MS는 분기 매출 5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동력은 221억 달러로 추산되는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었다.
MS도 통신사와 협력 강화
AWS와 마찬가지로 MS도 통신사업자용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을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MWC 2022에서는 ‘애저 오퍼레이터 디스트리뷰티드 서비스’와 ‘애저 퍼블릭 MEC’ 등 신규 서비스를 대거 발표했는데, 이는 AT&T 네트워크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구축돼 5G 이동통신과 음성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MS는 네트워크 장비, 솔루션 업체와의 관계를 강화할 것을 천명, 라디오액세스 네트워크 영역과 네트워크기능가상화 및 오케스트레이션 등을 지원하는 운영지원, 비즈니스 지원 시스템 분야 파트너십 강화를 이어왔다.
2020년 3월경 5G네트워크 기술업체인 어펌드네트웍스 인수에 이어 2개월 후 메타스위치네트웍스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메타스위치네트웍스는 가상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통신사업자용 통합커뮤니케이션 솔루션에 특화된 업체로, 범용 하드웨어 설치가 가능하며, 프라이빗·퍼블릭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솔루션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꾸준히 통신사업자의 5G 구축사업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채워간 MS는 조직개편을 통해 ‘애저 포 오퍼레이터(통신사 특화 애저)’ 조직을 신설하는가 하면 같은 해 9월 통신사업자용 애저 클라우드 전략을 처음 공개한 바 있다.
통신사에 제공하는 MS의 클라우드 서비스로는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킹 ▲네트워크 분야 수직적 결합 ▲엣지 컴퓨팅 및 사물인터넷 기능 ▲인공지능 서비스 ▲생산성 및 게임 관련 서비스 등을 망라하고 있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MS는 이러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대략 세 단계로 나눠 통신사에 공급하는데, 우선 통신사 특화 클라우드를 선택하고 관련 설비를 구축하는 것으로 시작해 가상화 네트워크 기능(VNF)이나 콘텐치너네트워크 기능(CNF)를 설정한 뒤 가동한다. 통신사는 이렇게 구축된 클라우드를 통해 MS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필요에 따라 구매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MS는 이러한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NTT, 보다폰, T모바일, 버라이즌비즈니스, 더치텔레콤, AT&T 등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아직까지 MS의 클라우드 부문은 여러 면에서 AWS를 추격하는 수준이지만, 일부에서는 앞지르기에 성공한 분야도 있다. 다름 아닌 엔터프라이즈급 기업 채택률이다. IT관리 전문회사 플렉세라의 ‘2022 클라우드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엔터프라이즈 기업의 애저 채택율은 80%에 달했다. 77%를 기록한 AWS에 근소한 차이로 나마 앞선 셈이다.
그 외에도 MS는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가상 머신(VM)을 이용하는 비율도 AWS를 근소하게 앞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이 B2B 중심, 멀티클라우드화 돼 가는 추세 속에 MS의 경쟁력은 나날이 강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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