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공인인증서가 없어지면 정말 편해질까

2020년이 어느덧 한달 여 남았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IT 서비스의 활황으로 그 어느 때보다 IT 분야 뉴스가 많았던 시기였습니다. 여러 가지 이슈가 있었지만, 소비자들에게 가장 와 닿을 만한 소식은 공인인증서 폐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동안 온라인 금융서비스 이용에 있어 커다란 불편 요소였던 공인인증서 제도가 12월 10일 폐지됩니다. 이것이 당장 완전하게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인증 '제도'의 폐지로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화가 사라지는 것이기에, 공인인증서의 퇴출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립니다.

정부는 전자서명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전자서명을 위한 인증서를 정부가 지정하는 기관만이 발행할 수 있는 ‘공인인증’ 제도를 폐지했습니다. 이에 따라 IT기업이나 온라인 결제업체 등 외부 기관 역시 일정한 기준에 따라 전자서명 인증을 부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욱 편리하고 안전한 인증 수단이 생겨나니 환영할 일입니다.

 

1999년 처음 개발된 공인인증서는 정부가 인정한 기관이 인증서를 발급, 인터넷 상에서 신원을 확인하는 수단입니다. 그러나 인증서의 보관에 제한이 있고, 특히 매년 마다 이를 갱신하는 데 큰 불편으로 소비자의 원성을 샀습니다. 인증서 사용을 위한 별도 프로그램 설치는 부록 세트였습니다.

공인인증서가 없어지면 정말 편해질까요? 물론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10년 묵은 체증이 싹 사라질 만큼 편리해 집니다. 민간 전자서명 업체들이 인증서를 발급하다는 뜻은, 곧 서비스 경쟁으로 인해 사용자 편의성과 더욱 더 안전한 인증 서비스 탄생을 예고합니다.

전자서명 발급 기준도 완화돼 은행에 대면 방문하지 않아도 됩니다. PC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비대면 발급 버튼 몇 개만 누르면 끝이죠. 생체정보, 간편 비밀번호 등으로 가입인증을 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 이미 공인인증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기업을 살펴볼까요. 민간 인증서비스에는 카카오페이 인증, 패스(pass) 인증 등이 있습니다. 이 서비스를 사용해 봤다면, 기존 공인인증서 보다 얼마나 편리한 지 체감할 수 있죠. 카카오페이는 이미 가입자 1000만명을 넘겨 인증서비스 접근성도 높습니다.

이통사의 패스 인증도 간편한 인증 방식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어 스마트폰 가입자라면 접근성도 뛰어납니다.

규제의 개혁은 여러 모로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합니다. 온라인에서 본인 신분 확인을 하는 간단한 수단에 대한 개선이지만, 이는 곧 IT 혁신의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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