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강자 위협하는 초강력 휴머노이드 등장

애지봇 위엔정 A2맥스가 사내를 돌아다니는 시연 모습. (사진=애지봇 유튜브)

중국의 2년도 안된 로봇기업이 테슬라, 보스턴 다이나믹스, 피규어 등 쟁쟁한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선도 기업 주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화제의 기업은 중국의 애지봇(AGIbot·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Bot·智元机器人)이다. 이 회사가 지난 18일 발표한 최신 휴머노이드 로봇은 지금까지 경쟁사들이 보여주지 못했던 정밀한 인간 작업 동작 모사, 자체 로봇용 모터 개발 능력 등을 과시했다.

특히 이 회사의 최신 휴머노이드 로봇인 위엔정 A2(远征·원정 A2)는 바늘을 단추구멍에 꿰는 정밀한 작업을 할 수 있음을 과시하면서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급부상중인 애지봇의 위엔정 A2를 중심으로 애지봇의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력을 살펴본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휴머노이드 로봇 레이즈 A1(远征A1)을 발표했고, 이어 불과 1년 만에 세계를 놀래킬 총 5개 모델의 위엔정 휴머노이드 로봇 시리즈를 발표했다. 바퀴형과 이족보행형이다. 전세계 로봇기업들의 경계령 1호라 해도 과언이 아닐 이 회사의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 그리고 두회사의 지난해와 올해 발표 동영상을 참고해 알아봤다.

급성장중인 애지봇, 최신 휴머노이드 로봇 5종 선봬

애지봇 휴머노이드 로봇이 물병에서 컵에 물을 따르는 동작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애지봇 유튜브)
애지봇 휴머노이드 로봇이 스마트폰을 인식하고 터치해서 화면이 나오게 하는 동작을 시연한 모습. (사진=애지봇 유튜브)
위엔정 A2 맥스 휴머노이드 로봇이 단추구멍에 바늘 넣는 동작 시연하는 모습. (사진=애지봇 유튜브)

애지봇은 화웨이 천재소년 신입사원(中华有为) 출신인 펑즈훼이(彭志辉)가 지난해 2월 상하이에서 창업한 회사다. 이 회사는 최첨단 구체화된 AI 및 로봇 제품과 혁신적인 생태계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애지봇의 주력 로봇들 역시 1년전 나온 전작 레이즈 A1처럼 다양한 센서를 장착하고 고급 인공지능(AI)으로 구동된다. 이들은 텍스트, 오디오 및 시각 정보를 보고, 듣고, 처리할 수 있는 멀티 모달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벤처 캐피털 회사인 홍샨(红杉) 등의 투자를 받은 애지봇은 이번에 레이즈A1을 기본으로 삼아 집안일 보조에서 산업현장 작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도에 맞게 조정된 총 5종의 최신 휴머노이드 로봇 모델(바퀴방식 및 2족보행방식)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최신 휴머노이드 로봇 제품군에는 위엔정 A2 외에 위엔정 A2 맥스라는 더 튼튼한 버전과 물류버전인 위엔정 A2-W, 그리고 링시 X1과 링시 X1-W라는 서비스 로봇이 포함됐다.

최신 표준 2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인 위엔정 A2는 키가 175cm이고 무게는 55kg이다. 정밀성을 위해 설계된 위엔정 A2는 사람의 작업을 대신하는 로봇으로서 물병에서 물을 따르고, 스마트폰을 인식하고 터치하며, 단추에 바늘을 꿰는 것과 같은 복잡한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다. 비밀은 사람 손가락 지문 자리에 시각센서를 배치한 것이다. 또한 터치감을 셩성하기 위해 압력센서와 유사한 터치센서로 터치감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한 데 있다.

위엔정 A2 맥스는 더 무거운 것을 드는 특수 로봇이다. 이 로봇은 4는 53자유도를 과시하며 키 175cm, 중량 85kg, 2시간 작업시간에 시속 3.6km의 주행속도를 갖는다. 한손으로 5kg을 들며 최대 30kg의 무게를 들 수 있다. 손은 19자유도를 갖는다.

그리고 두발대신 바퀴가 달린 물류용 휴머노이드 로봇인 위엔정 A2-W도 소개됐다.

두발 휴머노이드 로봇 버전 위엔정 A2 맥스가 물류창고에서 작업하는 모습. (사진=애지봇 유튜브)
바퀴달린 휴머노이드 로봇 위엔정 A2-W가 물류창고에서 작업하는 모습. (사진=애지봇 유튜브)

이날 펑즈훼이 애지봇 창업자가 ‘원모어씽’으로 발표한 링시X1은 사람과 자유롭게 대화하고 몸짓동작까지 하는 로봇으로 소개됐다.

링시 X1(/X1-W)역시 이족보행 버전과 바퀴형으로 설계됐으며 자유도 34/44이며 키는 130cm, 무게는 33kg 이하, 작동시간은 4시간이며 초속 2m를 이동하며, 한손으로 3kg을 든다.

작은 키의 휴머노이드 링시 X1의 모습. (사진=애지봇 유튜브)
작은키의 바퀴달린 휴머노이드 링시 X1-W. (사진=애지봇 유튜브)
작은키의 휴머노이드 링시X1-W(왼쪽)와 A2-W의 비교. (사진=애지봇 유튜브)

애지봇은 아직 회사 웹사이트에 추가 정보를 업데이트하지 않았기 때문에 함께 출시된 다른 모델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거의 없다.

테슬라와도 직접 경쟁할 수 있다

애지봇은 총 5개 휴머노이드 로봇버전을 내놓으면서 테슬라와도 직접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사진=애지봇 유튜브)

애지봇 임원은 중국 상하이 지역 미디어 아울렛 CLS.cn과의 인터뷰에서 자사가 테슬라의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과 직접 경쟁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펑즈훼이는 “우리는 두 측면(옵티머스와 애지봇) 사이의 격차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상용화 및 비용 관리 능력은 테슬라보다 뛰어나다”고 말했다.

올해 31세인 그는 “우리는 작년에 제품 연구 및 개발에서 몇 가지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었고, 이제 업계의 최전선에 있다”고 발표 동영상에서 말했다.

펑즈훼이는 쓰촨성 남서부에 있는 중국 전자과학기술대학교(电子新技大学)에서 공부했고 3D 프린터 및 이족보행 로봇과 관련된 두 개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그는 2018년에 정보 기술 분야에서 석사 학위를 받으며 졸업했다.

2020년 AI 분야에서 신동이라는 펑의 명성으로 인해 그는 화웨이에 고용됐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화웨이에서 최대 200만 위안(약 3억7000만원)의 연봉을 받았지만 로봇 공학에 대한 열정을 추구하기 위해 2022년 말 회사를 떠났다.

휴머노이드 초신성 애지봇, “10월부터 연말까지 미국보다 싸게 총 300대”

애지봇의 임원인 장칭송은 오는 10월부터 최신 로봇의 출하를 시작해 연말까지 총 300대의 휴머노이드로봇을 출하할 계획이라고 국영 상하이유나이티드미디어그룹이 운영하는 디지털신문 더페이퍼(澎湃新闻)가 보도했다. 로봇 가격을 미국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해 납품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지 언론 cls.cn 의 별도 보도에 따르면 장은 애지봇이 테슬라의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과 직접 경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옵티머스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6월 회사 연례 주총에서 내년 말 판매될 수 있으며 공장에서 사용할 준비가 될 수 있다고 밝힌 모델이다.

cls.cn은 장의 말을 인용, “우리는 (옵티머스와 애지봇) 양측의 격차가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우리의 상용화와 비용 통제 능력은 테슬라의 그것보다 낫다”고 전했다.

레이즈A1의 첫 출시가격은 19만5000위안(약 3650만원, 2만 7400달러)이었다. 이는 애지봇이 레이즈 A1 발표시 밝힌 20만위안 이하로 출시한다는 약속대로다.

애지봇이 경쟁우위에 있다고 말하는 상대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자사의 휴머노이드 로봇인 옵티머스를 2만달러(약 2670만원) 이하에 내놓게 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지난달 머스크는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테슬라는 내년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시험 생산(low production)을 시작해 회사에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옵티머스를 테슬라 공장에 배치한다는 의미다. 이어 “2026년에 다른 회사를 위한 대량 생산(high production)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미 모두가 당초 그가 공개한 약속 시점보다 각각 1년 씩 늦어진 상황이다. 머스크는 앞서 지난 4월에 옵티머스를 연말 테슬라 공장에 배치하고, 내년 말 까지 외부에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테슬라의 옵티머스가 후발주자인 애지봇에 쫓기는 듯한 형국이 됐다.

지난해 나온 휴머노이드 로봇 레이즈A1도 건재

펑즈훼이는 지난해 2월 애지봇을 창업했고 8월에 AI기반 휴머노이드 로봇 ‘레이즈A1’을 선보이기에 이른다. 그는 생태계 구축 계획을 밝힌 후 투자자들의 자본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애지봇 유튜브)

애지봇은 창업 6개월 만인 지난해 8월에 첫 번째 휴머노이드 모델인 레이즈 A1(Raise AI·위엔정 A1)을 출시했다. 이는 자동차, 3C(컴퓨터,통신,가전) 제조, 물류 등 산업을 겨냥해 만든 이 회사의 첫 번재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이어 지난해 말까지 5개의 펀딩 라운드를 확보해 힐하우스 캐피털 및 BYD와 같은 주요 업체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나온 이 회사의 휴머노이드 로봇 레이즈 A1은 49개의 자유도로 설계된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49자유도를 가지고 있으며, 키 1.75m, 무게는 55kg, 안정적인 시속 7km의 보행속도를 갖는다. 한팔로 드는 중량은 5kg, 전체 들기 중량은 80kg에 이른다. 이 로봇은 이미 지난해 8월 발표에서 자기 자신의 팔을 스스로 교체하는 능력까지 과시했다.

실제로 이 로봇은 정교한 감각 및 모터 시스템 같은 첨단 기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로봇에는 다양한 멀티모달 AI 기능은 물론 RGB 디지털 카메라, 라이다 센서 및 모듈형 부품이 장착돼 있어 다양한 시나리오에 적응할 수 있다.

당초 산업용 적용을 목표로 만들어진 레이즈 A1은 볼트 조이기, 차량 검사 및 실험실에서 스포이드로 용액을 일정하게 분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외에도 이 로봇은 지난해 발표회에서 테이블에 앉아 있는 노인에게 물컵에서 물을 따라 테이블 위에 제공하는 모습이나 달걀을 깨뜨려 옆 쓰레기통에 떨어뜨려 버리는 모습도 시연했다.

애지봇은 이런 레이즈A1의 능력을 바탕으로 이 로봇을 가정에서 요리하고, 빨래하고, 노인들을 돌볼 수 있는 다용도의 가정 보조원으로 상상하면서 이를 광범위하게 적용하려는 야망을 가지고 있다.

이미 애지봇은 꽤 높은 수준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산업현장은 물론 인간 생활 곳곳에 투입할 준비를 거의 끝내가고 있는 듯 보인다.

세계는 지금 휴머노이드 로봇 광풍

사람들이 위엔정 A2 맥스버전의 서빙을 받는 모습 상상도. (사진=애지봇 유튜브)
작은키의 휴머노이드 링시X1이 사람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애지봇 유튜브)

애지봇의 낙관론은 세계적 인공지능(AI) 광풍이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많은 투자자와 빅테크 기업, 개발자들의 관심을 계속 끌고 있는 가운데 휴머노이드 로봇이 세계 양대 경제국 간 기술 및 과학 경쟁의 새로운 고지로 자리 잡게 됐다는 것을 반영한다.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싱크탱크 중국정보산업발전센터(中国电子信息产业发展研究院)의 지난 4월 보고서에 따르면, 본토의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2026년까지 200억 위안(28억 달러, 3조7366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보고서가 2023년 39억 위안(약 7300억원) 시장으로 추정했던 것보다 큰 도약을 의미한다.

애지봇은 지금까지 다수의 대형 투자자를 유치했다. 창업주 펑 회장의 실적에 힘입어 홍샨 외에도 힐하우스 인베스트먼트, 전기차 대기업 BYD, 상하이링강경제개발(그룹) 등의 투자를 받았다.

이 신성의 등장이 우리나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업체들에게도 각성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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