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 스타트업, 지역에서 발견하는 기회와 가능성은?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5월 탄소중립기본계획 발표…기후테크 스타트업에게 기회로 부상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른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 후속조치…내년 5월 시군구 지자체 뒤 이어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중심 전북도, 에너지 대전환 로드맵 내세운 제주, 수소 인프라 중심 울산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이어진 올해 여름의 상황은 한국 뿐 아니라 세계가 직면한 기후위기를 실질적인 현상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지=퓰리처AI로 생성)

한 나사(NASA) 과학자 예고한 ‘올해 여름이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것이다’라는 이야기는 이미 지난해에도 나온 바 있다. 그 말처럼 세계는 해를 거듭할 수록 한층 더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이미 30~40년 전에 예고된 기후위기는 이제 인류에게 실질적인 문제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이미 삼면으로 둘러싼 바다는 매년 수온이 올라가며 어장이 사라지고 어종이 바뀌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과거 중부지방에서 널리 재배됐던 사과는 강원도까지 그 재배지가 북상한지 오래다. 장마 기간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 비가 오는 양태도 마치 동남아 지역과 같이 국지성 폭우가 빈번해지는 등 달라지고 있다.

이에 한국은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라 지난해 중앙정부가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0% 감축하기로 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등이 포함된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지난 5월에는 전국 17개 광역지자체가 같은 기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제1차 시도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제출했다. 법에 따라 내년 5월에는 시군구 지자체가 뒤를 이을 예정이다.

한국은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라 지난해 중앙정부가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0% 감축하기로 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등이 포함된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지난 5월에는 전국 17개 광역지자체가 같은 기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제1차 시도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제출했다. (이미지=퓰리처AI로 생성)

각 광역지자체의 계획을 보면 부산시의 경우 자원순환 복합타운을 조성해 폐자원 순환기반을 구축 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녹색기후복합단지를 내세우고 있고, 대구시는 6000만 그루의 나무 심기를 통한 탄소 흡수와 열섬 완화를 위한 녹색벨트 조성 계획을 제시했다. 이 외에도 각 지자체는 각 지역 여건에 맞춘 계획과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을 통한 기후문제 해결 방안을 내세우고 있다. 덕분에 기후테크 스타트업에게 이제 지역은 각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의 성장 가능성을 실증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이는 지난달 말 임팩트 VC(벤처캐피탈) 소풍벤처스와 카카오임팩트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세미나, ‘월간 클라이밋’에서 ‘성장하는 기후테크, 지역이 주목받는 이유’라는 주제로 다뤄지며 더욱 관심을 집중시켰다.

전북도,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중심 재생에너지 산업 육성 박차

이날 세미나에 첫 발제를 맡은 전북도 기업유치지원실 창업지원과 황원택 주무관은 ‘재생에너지’ ‘이차전지’ ‘자동차’ ‘조선’ 등을 주력 산업으로 하는 전북도의 특성을 설명했다. (사진=테크42)

이날 세미나에 첫 발제는 전북특별자치도 기업유치지원실 창업지원과의 황원택 주무관이 나섰다. 전북도에서 진행하는 기후테크 경진대회를 소개하며 발표를 시작한 황 주무관은 ‘재생에너지’ ‘이차전지’ ‘자동차’ ‘조선’ 등을 주력 산업으로 하는 전북도의 특성을 설명했다. 그 중에서도 이차전지의 경우는 새만금을 중심으로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지는 중이다.

“저희 전북도는 새만금을 중심으로 이차전지 산업에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미 자동차와 조선 등 기존 산업 인프라가 풍부한 상황에서 2000년대 중반부터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2018년부터는 중앙 정부와 새만금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인프라 조성을 본격화하며 2011년 완공된 부안연료전지실증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국가종합 실증 연구단지, 국내 최초로 지정된 스마트그린(RE100) 국가시범 산단 조성 등을 진행해오고 있죠. 올해와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가동되거나 프로세스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어 황 주무관은 “한미동맹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이 조성되며 전북도는 새만금 내에서 국가핵심광물 비축기지를 구축하고 국가이차전지특화단지로 지정됐다”며 스타트업 지원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전북도는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중심 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지=전북특별자치도)

“비축기지 구축과 특화단지가 지정되며 이차전지와 재생에너지 관련 솔루션을 갖고 있는 기업들의 창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성일하이텍이 대표적이죠. 그 외에도 관련 업체들이 굉장히 많이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저희 도는 산업은행과 업무협약을 통해 이들 기업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현재 1조원 이상의 대출이 진행된 상황입니다. 이를 통해 이차전지와 재생에너지 생태계 속에서 산업 인프라가 구축되는 중이죠.”

특히 황 주무관은 지자체와 스타트업 간 협업과 관련해 “지자체에서 특성화 산업 전략과 관련된 연구기관 유치를 통해 대규모 R&D가 진행되고 있다”며 “중소기업과 협업이 원활하기 위해서는 R&D 컨소시엄 등을 통해 PoC(기술검증)이나 네트워킹이 원활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에 규제 해소 등을 건의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전북도는 액셀러레이팅 사업을 비롯해 벤처 펀드 출자도 굉장히 적극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함께할 스타트업이라면 기후테크 관련 산업에서 성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에너지 대전환 로드맵 바탕, 기후테크 산업 육성에 나선 제주

김동주 제주특별자치도 혁신산업국 미래성장과 팀장은 아시아 최초 무탄소 도시 목표를 담은 에너지 대전환 로드맵을 바탕으로 관련 비즈니스 생태계 활성화 노력과 스타트업 육성 노력을 설명했다. (사진=테크42)

이날 세미나는 ‘제주 미래 신산업과 기후테크’를 주제로 한 김동주 제주특별자치도 혁신산업국 미래성장과 팀장의 발표로 이어졌다. 제주는 지난 5월 아시아 최초 무탄소 도시 목표를 담은 에너지 대전환 로드맵을 발표하는 등 관련 비즈니스 생태계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제주는 지난 2022년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구축 계획’을 시작으로 지난해 ‘민간 우주산업 육성 전략’ ‘바이오 산업 육성전략’ 을 비롯해 올 6월 ‘2035 탄소중립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김 팀장은 “이를 토대로 제주의 제조업 비중을 2030년까지 10% 이상으로 높이고, GRDP(지역내총생산)을 오는 2026년까지 25조원(현 21조원 * 2022년 기준)으로 증대시킨다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제주도는 기본적으로 재생에너지와 전기차를 기본으로 한 ‘클린테크’ ‘카본테크’ 분야를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 1차산업 기반의 푸드테크도 육성 중이죠. 또 ‘세계 환경수도’를 지향하며 폐기물 자원순환 분야도 제주도가 육성하는 분야입니다.”

김동주 제주특별자치도 혁신산업국 미래성장과 팀장은 ‘2035 탄소중립 비전’을 토대로 제주의 제조업 비중을 2030년까지 10% 이상으로 높이고, GRDP(지역내총생산)을 오는 2026년까지 25조원(현 21조원 * 2022년 기준)으로 증대시킨다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미지=제주특별자치도)

특히 제주의 강점은 에너지 분야다. 김 팀장은 제주도 전체 전력 공급의 20% 이상을 재생가능 에너지로 공급하는 현황을 소개하며 “봄과 가을처럼 전력 소비가 낮은 시기에는 전체 전력 소비의 최대 60^를 풍력과 태양광으로 공급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도 에너지 전환은 아주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이렇게 만든 전기는 전기 자동차에 공급돼 제주도 내 탄소배출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수송 분야에 탄소 중립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희는 더 나아가 올해부터 그 전기를 물로 보내 수소로 만들고 그 수소로 실제 노선 버스까지 운영 중입니다. 앞으로 이런 수소를 가지고 버스 외에 상용 트럭 등 다양한 운송 수단에 공급할 계획이죠. 이렇듯 공공 주도의 대규모 재생가능 에너지 개발 기획은 제주도가 처음 시행한 것입니다. 특히 내년은 대한민국 풍력 발전 50주년이 되는 해 입니다. 제주도에 최초의 풍력발전기가 선 것은 지난 1970년대 일이죠.”

이 외에도 김 팀장은 ‘저탄소 중앙계약 시장’ 등 독립 계통으로 운영되고 있는 제주도만의 환경에서 진행하는 새로운 제도 실험과 시범사업 등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국내 최초 상용화에 성공한 ‘3.3MW 그린수소 생산 시설’ ‘수소충전소’ ‘수소버스’ 등은 대표적인 사례다. 발표 말미, 김 팀장은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노력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제주도는 에너지 대전환을 위한 파트너로서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첫째로 아직은 펀드 규모가 작지만 제주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시드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한국벤처투자와 함께 모태펀드를 통해 대구, 제주, 광주권 지역 혁신 벤처 펀드도 조성해 운영 중입니다 또 제주 출신 재일동포분들로부터 투자를 받는 한일펀드도 구성하고 있습니다. 루트330이라는 스타트업 지원 공간도 제주 국제자유도시 개발 센터와 함께 하고 있고요.”

청정 수소 인프라를 중심으로 기후대응에 나서는 울산

이한우 울산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지원단 단장은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의 수도이자 역사적 현장”이라며 “현재는 수소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반을 갖추고 있는 도시”라고 운을 뗐다. (사진=테크42)

이날 마지막 순서는 ‘성장하는 기후테크, 울산의 청정수소’를 주제로 한 이한우 울산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지원단 단장의 발표로 이어졌다. 이 단장은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의 수도이자 역사적 현장”이라며 “현재는 수소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반을 갖추고 있는 도시”라고 운을 뗐다.

“울산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지원단에서는 울산의 에너지와 수소 에너지라는 두 가지 큰 카테고리 안에 해상풍력과 원자력, 원전해체, 이차전지 등을 포함한 미션을 진행 중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화석연료 기반의 그레이 수소 에너지 패러다임을 청정수소 에너지 기반으로 바꾸는데 주력하고 있죠. 석유화학, 자동차, 정밀화학, 조선 등 모든 산업이 이 새로운 변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일들이죠.”

특히 이 단장은 ‘글로벌 공동연구’ 사업 발굴 및 협력 모델 확대를 통한 노력을 강조했다. 에너지와 관련된 신산업은 글로벌 공금망과 연계된 협력업체를 비롯해 해외 관련국과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울산은 ‘울산형 국제 협력 로드맵’ 공동개발을 통해 유럽, 미국, 남미 국가를 비롯해 중국 등과도 협력 방안을 모색 하고 있다.

“자신들은 그린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데, 울산은 제품화 기술이 탁원하니 함께 협력해보자는 제안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 하나 성사된 것이 영국의 버밍엄이라는 도시입니다. 이달에 제가 그분들과 웨비나를 비롯해 직접 방문 등을 통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이어 이 단장은 2006년부터 진행된 울산의 수소 산업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며 현재 수소그린모빌리티 특구로 이어지고 있는 현황을 언급하기도 했다.

“청정수소 시대로 넘어가기 위해서 기업이 직면한 규제 문제를 해소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해왔습니다. 대표적으로 세계 최초로 수소로 움직이는 트램을 실증했고, 2029년에 도시 철도에 적용될 예정입니다. 그 외에도 지게차와 이동식 충전소 그리고 무인운반차, 수소선박 등을 지역 요소요소에서 실증했죠. 이는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해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반 하에서 이뤄졌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동차를 기반으로 수소 모빌리티가 시작된 탓에 새로운 기기가 나왔을 때 관련된 규제가 정비돼 있지 않았습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울산테크노파크를 중심으로 여러 기업이 참여해 규제를 개선하거나 없는 규제를 신설해 사업을 하는데 장애가 되는 요소를 없애는 작업을 해 왔죠.”

발표 말미, 이한우 단장은 ‘울산 청정수소 및 청정수소화합물 생산 클러스터 조성 사업’ 등의 계획을 소개하며 울산이 이 사업을 성공하지 못하면 우리나라 수소 산업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미지=울산테크노파크)

발표 말미, 단장은 ‘국토부 도심융함특구 사업’ ‘울산 청정수소 및 청정수소화합물 생산 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언급하며 “이 사업을 통해 울산에 수소 생태계를 활성화 시키고 IoT 기반 모빌리티 수소 2차 전지 하이브리드 버스를 개발하고, 교통시스템 개선 등 적정한 시기에 적정한 양의 모빌리티를 투입하는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1단계 계획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다음으로는 울산과 부산 가덕도 국제신공항을 연결하는 교통수단으로 UAM(도심항공교통) 적용, 수소 모빌리티 확대 적용 등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우리나라의 수소 경제는 수소가 없는 데 이를 이용하는 기술을 개발해 온 것이 문제였다면 이제는 제품 원료, 에너지 생산 설비에 연료가 되는 청정 수소를 생산해 해결해야 합니다. 물론 100% 충족은 어렵더라도 농업 폐기물이나 각 지자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생산된 전기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합니다. 동해에 가스가 생산될 경우에 거기에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도 숙제고요. 이런 것을 지역내 청정 에너지 자원과 결합해 청정 연료를 생산하는 것으로 연결해야 하고요. 울산이 이 사업을 성공하지 못하면 우리나라 수소 산업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날 행사 말미에는 최경희 소풍벤처스 파트너가 모더레이터로 나서 각 발표자들과 지역 기후테크 활성화 방안을 심도 깊게 논의하는 토론이 이어졌다. (사진=테크42)

한편 이날 세미나는 폐태양광 패널 재활용 솔루션을 선보인 다이나믹인더스트리의 신성훈 이사, 전기차 에너지 하베스팅 솔루션을 선보인 더감 김진욱 대표 등의 사례 발표가 진행되기도 했다. 행사 말미에는 최경희 소풍벤처스 파트너가 모더레이터로 나서 각 발표자들과 지역 기후테크 활성화 방안을 심도 깊게 논의하는 토론이 이어졌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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