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15일 주식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쪼개는 분할을 마치고 사흘간의 거래정지 이후 거래를 재개했다. 이날 카카오 창업자이자 대주주인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주식 5000억원을 블록딜(시간외매매)로 팔았다.
카카오는 16일 공시를 통해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172만8608주를, 케이큐브홀딩스가 259만2913주를 각각 11만5700원에 블록딜했다고 밝혔다. 총 5000억원 규모다. 직전까지 김 의장은 카카오 주식 6250만3155주를 보유하고 있었고, 카카오 주식 4969만7335주를 보유한 케이큐브홀딩스 역시 김 의장의 소유다.
액면분할 후 첫 거래일이던 15일에는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59% 오른 12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6일 오전 11시 현재 카카오 주가는 1.66% 하락한 11만8500원이다.
대규모 블록딜에 따른 하락으로 예상되지만, 증권가에서 카카오 목표가를 13만원대로 상향한 만큼 추후 상승 가능성도 있다. 이날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53조4천790억원 수준으로 크게 뛰면서 코스피 기업 중 시총 5위를 차지했다. 김 의장의 보유 지분 매각 규모는 카카오 시가총액의 약 1%다.
카카오 측은 "블록딜을 통해 마련된 재원은 상반기 재단 설립을 포함해 지속적인 기부 활동에 사용된다"고 밝혔다. 재원 일부는 김 의장 개인 용도로도 활용된다.
앞서 김 의장은 지난 2월 자신의 재산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자신의 재산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쓰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3월에는 세계적인 자발적 기부 운동인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의 220번째 기부자에 이름을 올렸다.
더기빙플레지에 한국 국적으로 이름을 올린 인물은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 부부(김봉진, 설보미)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 부부(김범수, 형미선) 밖에 없다. 김범수 의장과 김봉진 의장은 그들의 롤 모델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를 손꼽았다. 전설적인 IT기업의 창업자이자 현재는 '빌앤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해 아름다운 기부를 실현하고 있는 인물이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의 IT 기업인은 더기빙플레지 서약을 하는 게 문화처럼 퍼져있다. 김범수 의장과 김봉진 의장의 사례가 모범이 되서, 국내 IT업계에서도 이러한 기부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도 김 의장이 추구하는 일이다.
지난 3월 김 의장은 사내 임직원 간담회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운영체제를 만들겠다는 사진을 보고 나도 창업을 해야겠다고 처음 생각했고, 게이츠가 재단을 만드는 걸 보면서 기업가도 재단을 만들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해 벤치마킹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