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 "데이터로 고객의 자산과 건강 제일 잘 관리하는 기업"

- 우리나라 마이데이터 사업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기관과 기업이 참여하는 데이터 교환 인프라
- 고객의 효익 높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경쟁에서 이기는 패러다임 될 것
여의도 뱅크샐러드 본사에서 만난 김태훈 대표는 뱅크샐러드의 사무 공간 이곳저곳을 직접 소개하며 향후 마이데이터 서비스 전략을 설명했다. (사진=뱅크샐러드)

많은 사람들이 출근 길에 모바일을 통해 뉴스를 검색하고 업무 관련 정보를 체크한다. 적어도 출근 시간만큼은 ‘정보의 홍수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사람들도 SNS로 지인들의 근황을 살피거나 유튜브 등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한다.

일과 시간에 업무를 보는 와중에도, 지인들과 메신저를 통해 이런 저런 소식을 공유하는 상황에서도 검색과 선택은 일상적으로 이뤄진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건강을 위해 잠자리에 들고 나서도 수면패턴 기록 등의 방식으로 데이터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렇듯 현대인의 삶이란 모바일과 함께 흘러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무수히 많은 데이터를 만들어 낸다. 오늘날 많은 기업들은 개인이 쏟아내는 무수한 데이터를 활용해 마케팅을 하는가 하면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개인의 데이터와 정보는 기업들의 배타적인 정보보호체계 속에서 ‘동의’라는 과정을 거쳐 독점되고 사유화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오는 12월 시범서비스로 본격화되는 마이데이터 사업(본인신용정보관리업)은 최근까지 각 기업, 기관 등의 집단에 의해 폐쇄적이고 독점적으로 운영되던 개인정보 등의 데이터 운영 관행이 혁신적으로 바뀌는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금융위원회에서 제시하는 마이데이터 생태계와 참여주체 (이미지=금융위원회)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시행되면 각 개인들은 그간 무심코 기업이 유도하는 방식으로 맡겨 뒀던 나의 데이터 범위와 가치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결정권을 행사 할 수 있게 된다. 개인의 정보주권을 강화해 그간 비즈니스 관점에서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용되던 개인정보 데이터의 활용과 제공을 각 개인이 스스로를 위해 결정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사실 이는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그간 각 기업 별, 분야 별 폐쇄적, 분절화된 데이터 관리로 인해 서비스 고도화에 한계를 느꼈던 기업들이 고객의 개인정보 전송요구권, 자기결정권 행사에 따라 정확하고 완전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더 좋은 고객 서비스를 발굴·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배경 하에, 최근 마이데이터 시범서비스를 앞두고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된 각 기업들은 표준 API에 기반한 서비스를 원활하게 제공하기 위해 금융보안원의 기능적합성 심사와 보안취약점 점검을 진행 중에 있다.

핀테크 기업으로서 가장 먼저 이 두 관문을 통과한 뱅크샐러드는 과거 국내 최초로 데이터기반 자산관리 플랫폼을 선보인 저력을 바탕으로, 이제 마이데이터 시대에 맞춘 ‘라이프 매니지먼트 플랫폼’으로 변신 중이다.

우리나라 마이데이터 사업은 ‘세계 최대 데이터 교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

뱅크샐러드 사무공간. 직원들이 자유로운 방식으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 했다. 김 대표는 뱅크샐러드 이곳저곳을 소개하며 마이데이터 서비스 준비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뱅크샐러드)

“우리나라 마이데이터 사업은 수천 곳이 넘는 기관과 마이데이터 사업자, 정부부처가 협업을 통해 만들어 낸 세계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해외에서 핀테크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들과 이야기해보면 공통된 반응이 ‘믿기 힘들다(Unbelievable)’ ‘한국 정부는 미쳤다(Korean government is crazy)’였어요. 미국이 20년 간 한 것을 우리나라는 1년만에 해 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금융기관의 50%가 여전히 API 적용이 안돼 있어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저축은행은 물론 대부업계까지 참여하고 있거든요. 정보의 양 자체도 미국 핀테크 회사들이 다루는 양의 4배에 달하고요. 물론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죠. 하지만 정부와 사업자, 소비자단체 간에 엄청나게 많은 논의를 했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조율되며 적용됐어요.”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시행을 앞두고 이제는 뱅크샐러드의 새로운 페이지를 펼치고 있는 김태훈 대표와의 만남은 여의도 뱅크샐러드 본사에서 이뤄졌다.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데이터 특별위원회 마이데이터 분과위원장을 맡아 업계를 대표해 마이데이터 사업 기반을 만드는데 일조해온 김태훈 뱅크생러드 대표인 만큼 사업 시작을 앞두고 있는 지금의 소회는 남다르다.

“창업 후 최근이 가장 힘들었다”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야기를 시작한 김 대표에게 앞으로 진행 될 마이데이터 사업은 창업 10년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가장 큰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수년 전부터 개인의 데이터 주권을 강조해 온 그이기에 마이데이터 서비스 실행과 더불어 보강돼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할 얘기가 적지 않다.

마이데이터는 기존 스크래핑 방식 대신 표준 API를 도입, 안전하고 강력한 보안 수준이 적용됐다. (이미지=금융위원회)

“현재까지 마이데이터 사업은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 마이데이터 사업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기관과 기업이 참여하는 데이터 교환 인프라라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 대한 의견도 있으시지만, 엄밀히 봤을 때 기존 스크래핑 방식보다 마이데이터에 적용되는 API 방식이 훨씬 안전하죠. 또 스크래핑 인증 정보는 업체들이 수집하는데 비해 마이데이터 체제에서는 고객의 신용 관련 등 민감 정보는 신용정보원과 금융보안원 등이 관리하기 때문에 안정성 측면에서 강화됐다고 봅니다. 다만 웬만한 금융사, 핀테크들은 모두 사업자 신청을 하는 상황에서 데이터 이동이 확장되며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어떻게 잘 조율할 것이냐가 문제인데요. 결국에는 소비자들이 안전하고 좋은 서비스에 데이터를 맡기겠지만, 향후에는 데이터 삭제권, 모니터링권에 대한 부분도 보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은 이미 신용정보원 등에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마이데이터 체제에서 데이터가 널리 흐를 수 있는 만큼 고객이 언제든지 그것을 줄일 수 있는 권한도 추가되야 한다는데 동의하고요.”

최근 금융소비자법과 마이데이터 사업 규정 간 충돌이 일어나는 문제도 있었다. 금융당국이 플랫폼을 통해 상품 비교 분석 및 추천하는 행위에 대해 중개로 해석하며 그간 해당 서비스를 제공해왔던 핀테크 업체들로서는 다소 당황스러운 상황이 된 것이다. 금융당국으로서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영역의 금융이 교차되는 지점에서 불완전 판매, 이해상충 등의 문제 발생을 우선 막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금융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는 시대를 감안해 금융당국은 소비자를 보호하면서도 업체들의 서비스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뱅크샐러드의 경우 금융당국에서 전제한 관련 라이선스를 이미 확보한 상태로 문제는 없다. 김 대표는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당연히 필요한 정책”이라며 “마이데이터 자체가 디지털 서비스이기 때문에 그에 맞게 조정되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으로 이제까지 논의된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대중들에게는 조금 막연하게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운영 시스템 구축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정작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소비자가 마주하게 될 장점과 효용에 대해서는 막연한 비전만이 제시된 탓이다. 이에 김 대표는 최근 애플의 ‘앱 추적 투명성 정책’을 사례로 들며 마이데이터의 근원적인 목적이 소비자의 데이터 주권임을 다시 한 번 힘줘 말했다.

김 대표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최근 애플이 시행한 '앱 추적 투명성(ATT)' 정책의 '국가 버전'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지=ATT 관련 애플 광고)

“최근에 애플이 ‘앱 추적 투명성(ATT)’ 정책을 도입하면서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이 11조원가량 매출이 급감했다고 하잖아요. 개인정보 이슈도 피해가면서 데이터 결합으로 사용자 맞춤 타깃팅 광고를 제공하는 것이 페이스북의 주 수익 모델이었기 때문인데요. 애플의 스마트 디바이스가 소비자의 데이터 컨트롤 센터 역할이라고 봤을 때, 고객 동의를 받지 못하면 데이터를 주지 않겠다는 거였죠. 마이데이터는 이와 유사한 방식의 국가 버전이라고 보시면 돼요. 데이터를 개인이 능동적으로 원하는 곳에 옮길 수 있게 만들겠다는 거죠. 그렇게 되면 기업들의 비즈니스 전략 자체가 바뀔 수밖에 없어요. 게임의 룰 자체가 달라지는 것이니까요. 기존에는 어떤 식으로 든 데이터를 많이 확보해 락인(Lock-in) 전략으로 소비자를 묶어 두고 데이터를 활용해 사업자들끼리 이윤을 극대화 하는 형태로 생태계가 만들어졌다면, 지금부터는 고객의 선택을 받으면 데이터를 쌓을 수 있고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얼마나 고객의 데이터를 모아서 서비스를 잘 제공하느냐가 데이터의 물줄기를 바꿔 놓게 될 겁니다.”

즉, 마이데이터 사업은 각 기업에 분산돼 활용이 어려웠던 정보 사용 권리를 고객에게 돌려주는 정책이다. 그렇게 되면 기업들은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자원과 같은 데이터 확보를 위해서라도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개발해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김 대표는 이를 “고객의 효익을 높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형태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뱅크샐러드의 마이데이터, ‘누구나 똑똑한 세상’을 추구

2017년 공식 출시 이후 현재까지 누적 다운로드 900만 건(9월 기준)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는 뱅크샐러드는 이제까지 집중했던 금융 혁신을 넘어 개인의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라이프 혁신을 위한 마이데이터 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뱅크샐러드 마이데이터 서비스 기조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보의 비대칭을 해결하고 ‘누구나 똑똑한 세상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조 아래 뱅크샐러드는 개인화, 중립성, 친화성이라는 세 가지 가치에 중점을 둔 고객 경험을 현실화 시키고 있다. 이른바 데이터의 주체로서 개인이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초개인화 맞춤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뱅크샐러드의 도전은 자산 통합관리는 물론 건강, 연금, 자동차 등 개인의 삶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예고되고 있다.

하지만 문득 의문이 든다. 기존 금융권을 비롯한 각 핀테크, 빅테크 기업들까지 마이데이터 서비스 경쟁에 나서는 상황에서 어떤 서비스를 어디가 최초로 시작했는지는 무의미해지는 상황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규제 이미지가 강했던 금융당국에서는 기존 금융권을 비롯해 보험업계까지 그간 허용되지 않았던 ‘원 앱’ 개발을 할 수 있게 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상황이다.

뱅크샐러드 마이데이터 서비스 기조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보의 비대칭을 해결하고 ‘누구나 똑똑한 세상을 만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와 같은 기조를 바탕으로 뱅크샐러드가 중시하는 것은 '중립성'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뱅크샐러드)

이에 김 대표는 “뱅크샐러드가 추구하는 것은 중립성”이라고 강조하며 “초기에는 여러가지 디지털 서비스를 추가한 금융사의 서비스가 주목받을 수 있지만, 결국 고객들은 가장 공정하면서도 고객을 위해서 좋은 상품을 추천해 줄 수 있는 회사가 어디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저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처음부터 고객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정보를 활용하게 끔 하는 것이었어요. 물론 고객들은 금융, 특히 창구에서 경험하는 일반적인 은행 업무가 필요할 때는 원 앱을 열 겁니다. 하지만 저희 목표는 고객들이 ‘금융 상품 중에 제일 좋은 것이 뭘까’라는 질문을 떠올렸을 때 뱅크샐러드 앱을 열도록 하는 것이에요. 그것이 저희의 명확한 방향성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규모와 자금 면에서 금융사, 빅테크 등과 경쟁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핀테크로서는 힘에 부칠 수밖에 없다. 결국 그러한 이유로 초기 고객 가치와 중립성에 기반한 서비스를 제공하던 핀테크 기업들도 금융상품을 다루며 고객 확보에 더 치중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핀테크 회사가 중립성을 유지하고 금융상품 제조를 하지 않으면서도 고객 중심의 금융 서비스를 이어 갈 수 있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통한 지급지시전달업(마이페이먼트)과 종합지급결제업 허용을 꼽는다.

김 대표 역시 “마이페이먼트 같은 법들이 빨리 도입될 수 있도록 금융 당국에서 관심을 기울여 주셨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마이데이터 시대 ‘라이프 매니지먼트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뱅크샐러드

뱅크샐러드는 최근 앱을 방문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마이크로젠과 협력해 ‘유전자 검사 패키지’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선착순으로 하루 500명씩 신청을 받는다. 마이크로젠은 국내 1위 유전자 분석업체로 99.9% 이상의 정확도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핀테크 기업의 유전자 검사 서비스라니, 의아한 부분이기도 하다. 사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뱅크샐러드 앱 항목에는 ‘건강’도 포함돼 있다. 지금은 금융 분야로 시작하고 있지만 마이데이터 사업에는 의료 분야도 예정돼 있다. 뱅크샐러드의 신사업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시리즈D 투자 유치도 진행해 자금은 확보된 상황이다. 

김 대표는 “건강 분야도 데이터 활용을 통해 여러가지 혁신이 가능한 부분이 많다”며 “앞으로는 데이터-금융에 이어 데이터-건강과 관련된 비즈니스도 구상하고 있다”며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저희가 채택하고 있는 ‘스쿼드 제도’라는 것이 있는데요. 작은 스타트업처럼 자발적으로 문제를 선택하고 수평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고객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조직입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금융과 건강이라는 두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조직을 이끌어 갈 만한 엔지니어형 매니저, UX디자이너 등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죠. 새롭게 확보된 자금은 우수 인력 확보를 포함한 뱅크샐러드의 마이데이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쓰일 예정입니다”

각 산업 분야에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며 요즘은 핀테크 뿐 아니라 빅테크, 기존 대기업들도 관련 분야의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그 중에서도 뱅크샐러드의 채용 소식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에는 리더급 채용에 1억원 이상의 스톡 옵션 조건까지 추가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회사의 발전과 개인의 성장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을 꼽으며 이와 같은 채용을 진행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뱅크샐러드 사무공간. 뱅크샐러드는 최근 시리즈D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새롭게 확보된 자금을 새롭게 확보된 자금은 우수 인력 확보를 포함한 뱅크샐러드의 마이데이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뱅크샐러드)

“마이데이터 사업 원년이라는 점은 뱅크샐러드에서 일하는 직원에게도 커리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할 거라 확신합니다. 데이터로 건강과 금융의 문제를 해결하는 회사라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비전이죠. 또 스톡옵션을 제시한 것은 스타트업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의 보상이기 때문이에요. 기업의 성장과 나의 보상이 일치되는 경험을 뱅크샐러드만큼 누리게 하는 회사는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뱅크샐러드가 함께하고자 하는 인재의 조건은 뭘까? 김 대표는 “고객의 문제를 풀어 내는 역량”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어떤 추천 방법이 고객의 피킹률(결제 금액 대비 혜택)을 높이느냐, 고객의 금리를 가장 낮출 수 있나, 그러려면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뱅크샐러드에서는 이런 문제들에 직면하게 되요. 그 문제를 열심히 풀다 보 결국은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돼요. 필터링, 시뮬레이팅, 머신러닝 등은 다양한 수단일 뿐이에요. 결국 최적의 비용으로 고객에게 최고의 효과를 줄 수 있게 하는 선택과 판단력이 가장 중요하죠.”

2012년 작은 사무실에서 6명의 창업 멤버로 시작한 뱅크샐러드는 그간 고객들이 접했던 금융의 페인포인트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며 오늘에 이르렀다. 이제는 마이데이터 시대를 맞아 모든 금융업계가 자산관리를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명만 바꾸면 어떤 것이 어디의 서비스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혹자는 “이미 나올 서비스는 다 나왔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김 대표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저희가 처음 풀려고 했던 문제가 ‘고객의 카드 혜택을 극대화하자’였어요. 그 다음은 가계부 유저들이 총 지출 관리에 쓰는 ‘기록의 시간과 비용을 줄여주자’였고요. 또 대출금리의 개인 최적화 문제도 있었죠. 모두 잘 해결했고, 더 잘 풀어나갈 예정입니다. 금융은 앞으로도 해결할 문제들이 많습니다. 세금, 보험 등 금융의 페인포인트는 한두 개가 아니죠. 고객의 이익 극대화 관점을 가진다면 수없이 많은 문제가 산적한 상태라고 봅니다. 문제는 이를 해결 할 만큼의 데이터죠.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본격화되고 좀 더 디테일한 데이터만 확보된다면 저희 같은 핀테크 회사에게는 너무나 많은 기회들이 있습니다. 마이데이터로 첫 물꼬를 텄으니, 이제는 이 산업의 물줄기가 잘 흐르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창업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는 질문에 김 대표는 ‘데이터 3법이 통과 됐을 때’와 ‘(뱅크샐러드 앱이)앱스토어에서 처음 1등을 했을 때’를 꼽았다.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사업은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무수한 질문과 도전에 직면했고, 그때마다 그와 뱅크샐러드는 하나씩 해결해 갔다. 마이데이터 시대를 거치며 이제 ‘라이프 매니지먼트 플랫폼’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뱅크샐러드의 향후 행보도 지난 시간과 다르지 않을 듯하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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