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으는 전기자동차' 접이식 eVTOL···문제는 가격

▲아스카는 자가용 컨셉의 자동차 겸용 eVTOL로 짧은 활주로에서도 이륙할 수 있다. 6개의 로터를 가진 4인승 자동 접이식 eVTOL이다. (사진=NFT)
▲아스카는 자가용 컨셉의 자동차 겸용 eVTOL로 짧은 활주로에서도 이륙할 수 있다. 6개의 로터를 가진 4인승 자동 접이식 eVTOL이다. (사진=NFT)

우리는 이미 몇 년 전 자동차 휘발유를 넣고 비행장으로 달려가 날개를 편 후 다른 소형 항공기처럼 비행하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알고 있다. ‘테라푸지아(Terafugia)’라는 차다. 그렇지만 이것도 불편하다. 일단 좌우 양 날개를 접은 자동차 모드로 공항까지 달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공항에 도착해서야 비로소 접은 날개를 펴고 비행기 모드로 활주로에서 이륙해 비행할 수 있다.

이스라엘-미국 합작사인 NFT는 이보다 간단하게 차량으로도, 비행기로도 변신하는 하늘을 나는 차를 개발중이다. 이 하늘을 나는 차는 ‘아스카(Aska)’라는 이름의 전기식 수직이착륙(eVTOL) 비행체다. 4인승 SUV로 설계됐는데 멈춰섰을 때에는 날개를 접고, 이륙시에는 제자리에서 날개를 펴 수직 이착륙 한다. 활주로가 있는 곳에서는 단거리 이착륙(STOL) 항공기로도 변신한다. (NFT사의 이름은 암호화와 수집 가능한 세계를 휩쓸고 있는 희소성을 가진 디지털 자산을 대표하는 토큰인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Non Fungible Token)’과는 무관하다.)

이 비행체는 헬리콥터 같은 눈물방울 디자인의 4인승 객실, 작은 V자형 꼬리, 그리고 6개의 프로펠러로 된 eVTOL이다. 이 새로운 디자인은 실리콘밸리의 조비(Jobi)나 독일의 릴리움(Lilium)같은 선도적 업체들이 개발중인 표준형 eVTOL 에어택시 형태와도 닮아있다.

▲조비의 eVTOL 비행모습. (사진=조비) 
▲조비의 eVTOL 비행모습. (사진=조비)

NFT, “소비자가 직접 운전하고 비행하는 eVTOL” 표방

NFT는 자사의 eVTOL이 “세계 최초의 소비자가 직접 운전하고 비행하는 eVTOL”이라고 광고하고 있다. 자가용 eVTOL이라는 얘기다. 이는 무인드론으로 사람들을 도시 상공과 인근 도시로 수송하려는 미래 항공교통의 변화 움직임의 일부다. 흔히 UAM(Urban Air Mobility)으로 불린다.

NFT의 전기식 4인승 eVTOL 소유자는 자신의 집에서 테슬라 전기차처럼 이 비행차를 전기로 충전할 수 있다. 물론 기존 충전소를 이용할 수도 있고 차고에 주차할 수도 있다. 깔끔하게 자기 집에서 이륙해 목적지까지 논스톱 비행할 수 있다. 이 eVTOL는 개방형 일반 주차장에 내리고 뜰 수 있다. 그러나 이 비행기의 날개를 접어 자동차 모드로 지역 코스트코 주차장으로 가서 주차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비행차를 길거리에 세워두기엔 좀 커 보인다. 안전을 위해서는 좀더 넓은 20x20m 정도의 공간이 필요해 보인다. 날개를 펼쳤을 때의 공간을 감안해야 한다.

▲아스카 eVTOL은 개방된 주차장에서도 뜨고 내릴 수 있지만 안전한 이착륙에는 20x20m정도의 널찍한 공간이 필요하다. (사진=NFT) 
▲아스카 eVTOL은 개방된 주차장에서도 뜨고 내릴 수 있지만 안전한 이착륙에는 20x20m정도의 널찍한 공간이 필요하다. (사진=NFT)

아스카 몸체에 달린 날개들은 뒤로 접힌다. 양쪽으로 펼쳐진 6개의 날개가 마치 가위가 접히듯 접혀 뒤로 물러난다. 위에서 내려다 볼 때 ‘X’자 형으로 펼쳐졌다가 접히는 4개의 날개에는 수직 이륙 전용 프로펠러가 달려있다. 나머지 좌우 2개의 날개에 있는 프로펠러는 비행기를 전진시킬 수도 있고, 날개 각도를 위로 90도 전환해 수직이착륙 비행시 힘을 보탤 수도 있다.

아스카는 활주로가 있는 곳에서는 단거리 이착륙(STOL) 항공기로도 사용할 수 있다. 이것은 단연코 가장 효율적인 비행 방법이다. VTOL은 좁은 공간에서 기동할 수 있는 대신 에너지를 많이 잡아먹는다.

배터리 소모 대비 항속연장장치···최대 400km, 시속 240km로 비행

NFT는 아스카의 완전한 전기 시스템 아키텍처를 통해 아스카의 배터리 에너지 소진시에 대비하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항속거리(한번떠서 날 수 있는 총 비행거리) 향상장치를 통해 수소 같은 다른 에너지원으로 변환할 수 있다. 비행 중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불특정 화석 연료 모터 형태의 구식 ‘항속 연장 장치(range extender·레인지 익스텐더)’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이다. NFT는 이를 통해 이 비행체가 최대 항속거리 400km, 최대 시속 240km로 비행한다고 밝혔다.

NFT는 아스카의 도로운행과 관련해서는 초소형 차륜 전기 허브 모터로 시속 112km를 달리는 차량 운행허가를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탑승공간의 구조는?

▲탑승공간은 펑키한 스티어링 휠, 양방향 기어 변속 시스템이 있어 주차장에서 후진, 중립 또는 드라이드(D)로 변속하거나, 측면기어로 주차(P)에서 수직이착륙(V) 및 전진비행(F)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 (사진=NFT) 
▲탑승공간은 펑키한 스티어링 휠, 양방향 기어 변속 시스템이 있어 주차장에서 후진, 중립 또는 드라이드(D)로 변속하거나, 측면기어로 주차(P)에서 수직이착륙(V) 및 전진비행(F)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 (사진=NFT)

탑승공간(캐빈)에는 펑키한 스티어링 휠, 양방향 기어 변속 시스템이 있어 주차장에서 후진, 중립 또는 드라이드(D)로 변속하거나, 측면기어로 주차(P)에서 수직이착륙(V) 및 전진비행(F)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

렌더링 모양에서 볼 때, 보는 사람 앞면으로 향한 모든 면은 거의 모두가 터치 스크린이 된다. NFT는 조종 면허가 있어야 비행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공중에서의 대다수 운항 작업은 컴퓨터의 반자율적 제어에 의해 이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1대당 가격은 9억원...극복할 관문은 가격

그리고 알려진 대로 NFT는 이 4인승 eVTOL을 예약판매하고 있다. 전액 환불이 가능한 미화 5000달러(약 556만원)의 보증금에 주식 한 주 옵션을 제공받는다. 우리 돈으로 9억원에 가까운(78만9000달러·약 8억7855억원)라는 엄청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여기엔 조종사 면허증, 면허 훈련, 완벽한 맞춤 인테리어, 그리고 개인화된 자동차 번호판이 포함돼 있다. 운항중 비상사태 발생시 비행기 위로 펼쳐지는 비상 탄도 예비 낙하산도 함께 제공된다.

NFT는 내년 말까지 본격적인 4인승 시제품 비행시험을 시작한 뒤 내년부터 2025년 사이에 항공기 인증을 마치고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르면 2026년 첫 번째 비행차량이 고객의 손으로 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NFT는 특히 자가용을 타고 어디로 가든지 조금씩 날아가고 싶어하는 개인 소유주들을 겨냥하고 있다. 이는 항공 택시 업체들처럼 대규모 수주(사전 판매) 수주를 통해 항공기 개발 및 인증에 드는 엄청난 비용과 균형을 맞추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 전망으로 이어진다.

이 작업은 단순한 항공기 개발에만 그치지 않는다. 접이식, 변환식 eVTOL 항공기 개발에다 항공 인증은 물론 육상용 4륜 자동차 인증까지 거쳐야 한다. 이는 (경쟁사들이 받는 인증에 더해)승용차에 부과되는 모든 엄격하고 무거운 안전 기준까지 충족시키는 이중의 수고를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6개의 날개는 3개의 가위가 접혀진 모습으로 뒤로 물러나도록 설계됐다. (사진=NFT) 
▲6개의 날개는 3개의 가위가 접혀진 모습으로 뒤로 물러나도록 설계됐다. (사진=NFT)

게다가 NFT는 미국의 조비(Joby)와 독일의 릴리움(Lilium)처럼 이미 eVTOL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수십억 달러(수조원) 규모의 엄청난 투자까지 받은 거대eVTOL 기업들과도 경쟁해야 한다.

▲릴리움의 eVTOL.(사진=릴리움) 
▲릴리움의 eVTOL.(사진=릴리움)

NFT가 대당 약 9억원인 이 비행차를 자가용으로 개인들에게 팔아 이익을 내려면 엄청나게 많이 팔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 비행체가 출시될 때 쯤 항공 택시 서비스가 운영돼 스마트폰 앱을 통해 집집마다, 자동차-비행기-자동차 식 이동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시험비행까지 끝내고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는 거대 eVTOL업체들에 맞서려는 NFT의 야심찬 도전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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