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카오는 어떻게 빅테크가 됐을까?... 스타트업 성장 전략의 키워드는 ‘M&A’

스타트업 아우토반 코리아 엑스포, 15개 스타트업의 PoC 성과 발표 이어져
스타트업, 투자사 전문가 연사 특강… ‘글로벌 M&A 동향’ 주목
김철중 수앤파이낸셜 대표 “네이버와 카카오 성장의 시작은 M&A”
서울 성수동 레이어57에서 개최된 '스타트업 아우토반 코리아 엑스포 2022'에서 허제 N15 파트너스 대표의 성과 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테크42)
행사장에 마련된 참여 스타트업들의 부스, 저마다 기술력을 소개하는 자리로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진=테크42)
스타트업 아우토반은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이 2016년 설립한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이 모태가 됐다. 이날 행사에서도 메르세데스 -벤츠의 자동차가 전시돼 있다. (사진=테크42)

지난 29일 서울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레이어57에서 개최된 ‘스타트업 아우토반 코리아 엑스포 2022(STARTUP AUTOBAHN KOREA EXPO 2022)’가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글로벌 하이웨이(Global Highway)’를 부제로 한 이날 행사에서는 지난 100일간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이 부스를 설치해 자사의 기술을 소개하고, 각 스타트업 담당자들이 7분여의 스피치를 통해 성과를 평가받는 자리가 이어졌다.

또한 국내 투자사를 비롯한 글로벌 AC, 스타트업 연사들이 무대에 올라 다양한 주제의 특강이 진행되기도 했다. 이날 특히 주목된 세션은 ‘글로벌 M&A 동향 및 해외진출 전략’을 주제로 한 김철중 수앤파이낸셜 인베스트먼트 대표의 특강이었다.

김 대표는 국내 M&A 시장을 글로벌 시장과 비교하며 “M&A가 단순히 엑싯(EXIT)만이 아닌 규모를 키우고 성장할 수 있는 전략”고 강조했다.

글로벌 기업이 지원하는 기술 스타트업의 PoC 성과 발표

허제 N15 파트너스 대표는 ‘2022년 성과 발표 및 비전 선포’를 통해 이날 행사에 참여한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를 다 합친 규모가 약 7500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사진=테크42)

스타트업 아우토반은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이 2016년 설립한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으로, 독일에서 시작한 이 행사는 미국, 중국, 인도 등에 이어 전 세계 7번째로 한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전문가 멘토링을 비롯해 네트워킹과 투자유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중소벤처기업부, 서울창업허브, 한국무역협회N15 등과 함께 진행되는 ‘스타트업 아우토반 코리아’는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를 비롯한 SK텔레콤, LG 전자 등이 참여해 각각의 협력 스타트업을 선발하고 100일간의 육성 프로젝트를 통해 PoC(Proof-of-Concept, 기술 증명)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을 거쳤다. 특히 올해는 한화시스템까지 참여해 지난 7월부터 총 15개 스타트업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날 행사에서 저마다의 PoC 과제 성과를 발표한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테크42)

놀라운 것은 이날 행사에 참여한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를 다 합친 규모가 약 7500억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허제 N15 파트너스 대표의 ‘2022년 성과 발표 및 비전 선포’를 통해 소개됐다.

허 대표는 “올해 두드러진 점은 참여 기준을 국내 스타트업만이 아닌 해외까지 확장시켰다는 점”이라며 “스타트업 아우토반 코리아는 단순히 국내 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플랫폼으로 확장시키고자 하는 미션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그간의 다양한 성과를 소개했다.

김철중 수앤파이낸셜 인베스트먼트 대표 “스타트업 성장의 열쇠는 M&A”

이날 연사 특강을 통해 무대에 선 김철중 수앤파이낸셜 인베스트먼트 대표. 김 대표는 메릴린치 뉴욕 어소시에이트, LG그룹 회장실 전략사업개발단, LG건설 프로젝트 애널리스트, 딜로이트 토마스 컨설팅 도쿄 프로젝트 매니저 등을 거친 전문가로 굵직한 글로벌 M&A, 투자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테크42)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토종 빅테크로 손꼽히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공통점은 M&A를 통해 성장했다는 것이다. 배달업계를 평정한 ‘배달의민족’의 우아한형제들, 10년 전 국내 최초의 소셜커머스로 등장한 티몬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 모두가 초기에는 스타트업에서 시작했다는 것 역시 다르지 않다.

이와 같은 내용을 소개한 김철중 수앤파이낸셜 인베스트먼트 대표의 특강은 이날 각 스타트업의 PoC 과제 성과 발표에 이어진 국내외 연사 특강 중에서도 특히 관심을 끌었다.

김 대표는 메릴린치 뉴욕 어소시에이트, LG그룹 회장실 전략사업개발단, LG건설 프로젝트 애널리스트, 딜로이트 토마스 컨설팅 도쿄 프로젝트 매니저 등을 거친 전문가로 굵직한 글로벌 M&A, 투자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김 대표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M&A 비율이 52.9%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글로벌 시장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사진=테크42)

이날 김 대표는 스타트업 엑싯 현황 및 글로벌 지표를 통해 “국내 M&A 시장은 글로벌과 비교했을 때 중국을 제외하고 매우 경직된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특징적인 것은 미국이나 영국, 이스라엘, 인도 등 세계적으로 스타트업이 강한 나라들에서 80%~90% 비율로 M&A를 통해 투자금 회수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대표는 “이는 IPO를 통해 엑싯하는 비율을 월등히 상회하는 수준”이라 덧붙이며 말을 이어갔다.

“우리나라의 M&A 비율은 52.9%에 불과합니다. 물론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증가한 수치지만 여전히 글로벌 기준에서는 낮죠. 보시는 수치와 같이 글로벌 시장에서 이제 M&A는 한 회사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전략적 옵션이 아닌 크리티컬 옵션이 되고 있어요. 즉 창업자가 회사를 창업해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회사를 사던가 혹은 내 회사를 팔던가 하는 선택이 굉장히 중요한 테마가 된 거죠.”

네이버, 카카오의 성장에도 M&A가 큰 역할

이어 김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들이 창업 5년내 생존율이 낮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성공한 스타트업들 중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 다시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케이스를 보면 M&A를 하지 않고 자체 역량만으로 성공한 사례는 없다”고 단언했다. 김 대표가 첫 번째로 언급한 케이스는 다름아닌 ‘배달의민족’이다.

“배달의민족의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경우는 딜리버리히어로로부터 M&A를 당한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딜리버리히어로와 우아한형제들은 싱가포르에 김봉진 대표를 주축으로 한 우아DH아시아라는 조인트벤처(딜리버리히어로 51%, 우아한형제들 49% 지분 보유)를 설립했어요. 김 대표는 현재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 11개국에 대한 운영을 맡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한 김봉진 대표는 글로벌 라이즈에 성공한 거죠.”

이어 김 대표는 티몬이 매각을 통해 기업가치를 올린 과정, 로레알의 난다 인수 등과 함께 네이버의 성장 동력이 된 ‘네이버컴과 한게임의 M&A’, 현 카카오 탄생의 배경이 된 ‘카카오와 다음의 M&A’와 관련된 이야기를 이어갔다.

김 대표는 특강 말미에 스타트업 관계자들에게 "M&A는 회사를 성장시키는데 꼭 필요한 전략"이라며 재차 인식 변화의 필요성을 당부했다. (사진=테크42)

“네이버는 지속적으로 인수합병과 분할을 통해 성장한 회사입니다.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 성장을 한 뒤에는 물적 분할을 했고, 다시 네이버와 NHN은 인적 분할을을 통해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둘 다 대형 그룹사가 됐죠. 카카오 역시 다음과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을 한 케이스고요. 이처럼 초기 스타트업에서 그룹사로 성장한 기업들은 다른 회사와 협업을 하고 자본 교류를 통해 성장을 하고, 규모를 키운 뒤에는 물적, 인적 분할을 통해 독자화 하는 패턴을 가지고 있습니다. 붙이고 떼는 것을 반복하며 성장을 한 거죠.”

특강 말미 김 대표는 “최근 글로벌 M&A 거래에서 몇몇 지표들은 하락하고 있지만, 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 에너지 소재 등 디지털 혁신 분야의 거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행사에 참여한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M&A에 대한 인식 변화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여러분들에게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M&A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꿔야 한다는 겁니다. M&A는 회사를 성숙한 단계까지 끌어올려 엑싯하는 마지막 단계가 아닌 회사를 성장시키는데 꼭 필요한 전략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어요. 또 자기 자본만으로 M&A를 할 수 있는 회사는 많지 않습니다. 유기적으로 결합해서 회사를 성장시키는 회사들은 IPO를 할 때까지 수많은 이력들이 있어요. 이런 방식을 좀 더 활용해서 기업을 성장시키는 동력으로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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