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게임업계 역대 최대 M&A...'소셜카지노'가 뭐길래?

[AI 요약] 넷마블이 글로벌 3위 소셜카지노 업체 '스핀엑스'를 2조 5000억원에 인수한다. 이 금액은 국내 게임 업계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으로 기록됐다. 2016년 플레이티카 인수에 실패한 넷마블은 5년의 절치부심 끝에 그 경쟁사인 스핀엑스 인수에 성공한 셈이다. 소셜카지노 시장 진출 움직임은 비단 넷마블만의 일이 아니다. 더블유게임즈는 지난 2017년 소셜카지노 게임 ‘더블다운카지노’를 보유하고 있는 더블다운인터액티브(DDI)를 8억 2560만 달러(약 9425억원)에 인수했다. 국내 게임사의 소셜카지노 시장 진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소셜카지노의 사이버머니가 향후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로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안정적인 수익원으로서 ‘캐시카우’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넷마블이 글로벌 3위 소셜카지노 업체 스핀엑스를 인수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소셜카지노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사진=넷마블 제공)

넷마블이 글로벌 3위 소셜카지노 업체 '스핀엑스(SpinX)'를 2조 5000억원에 인수한다. 이 금액은넷마블 총 자산 8조 2234억원의 30.5%로 국내 게임업계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로 기록됐다.

넷마블은 ‘게임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를 내세우며 ‘레오나르도 인터랙티브 홀딩스(Leonardo Interactive Holdings Limited)’ 지분 100%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홍콩의 소셜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의 지분 100%를 보유한 지주사다.

최종 인수 확정은 오는 9월 중으로 예정돼 있으며 넷마블은 이를 위해 단기 차입으로 1조 7786억원을 우선 마련해 주식 양수 대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대금은 향후 4년에 걸쳐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플레이티카 인수 불발 이후 5년의 절치부심

넷마블이 인수한 스핀엑스 홈페이지, 스핀엑스는 글로벌 3위권에 드는 소셜카지노 게임사로 지속적인 성장세에 있다. (사진=스핀엑스 홈페이지)

넷마블의 이번 스핀엑스 인수를 두고 업계에서는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의 한이 5년 만에  풀렸다”는 평가다. 넷마블이 소셜카지노 게임회사 인수 의지를 드러낸 것은 지난 2016년부터였다. 인수 대상은 글로벌 소셜카지노 게임사 플레이티카로 이번 넷마블이 인수한 스핀엑스와 글로벌 시장 1위를 놓고 경쟁하는 회사였다.

플레이티카 인수를 추진한 넷마블의 상대는 알리바바 등이 주축이 된 중국계 컨소시엄이었다. 당시 인수전이 과열되며 인수금액은 4조 9000억원까지 올라갔다. 결국 자본력에 밀려 플레이티카 인수에 실패한 넷마블은 5년의 절치부심 끝에 그 경쟁사인 스핀엑스 인수에 성공한 셈이다.

3일 NH투자증권은 넷마블의 이번 M&A에 대해 “스핀엑스는 지난해 각각 매출액 4701억원, 당기순이익 1101억원을 기록해 2019년보다 99.1%, 119.8% 늘었으며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590억원, 당기순이익은 320억원을 기록,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 인수로 넷마블은 소셜카지노 시장에서 영향력을 획득,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해 글로벌 매출 비중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업계에서는 “넷마블의 주력 분야인 롤플레잉(RPG)과 소셜카지노 분야는 성격이 달라 이번 인수로 신사업 진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넷마블이 얻는 이점은 또 있다. 그간 단점으로 지적돼온 ‘자체 지식재산권(IP) 부족’과 그에 따른 ‘경쟁사 대비 낮은 영업이익율’을 어느 정도 해결한 것이다. 지난해까지 리니지2 레볼루션, 마블 퓨처파이트 등 외부 IP를 끌어와 개발한 게임들의 비중이 높았던 탓에 넷마블의 영업이익률은 10.9% 정도였다. 이는 경쟁사인 넥슨(38%) 엔씨소프트(34.1%)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이러한 넷마블 사업 다각화는 최근 몇 년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잼시티를 1500억원, 2017년에는 미국 게임사 카밤을 9000억원에 인수했으며, 2019년에는 국내 렌털 시장 1위 업체 코웨이를 1조 7400억원에 인수했다. 업계는 이를 신작 흥행 여부에 따라 매출 변동이 심한 모바일 게임 위주의 사업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넷마블은 이번 스핀엑스 인수로 연매출 3조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인수에 대해 넷마블 이승원 대표는 “소셜 카지노 게임장르는 글로벌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특히 스핀엑스는 이 장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회사”라고 강조하며 “이번 인수로 넷마블은 기존 주력 장르인 RPG에 더해 소셜 카지노 장르를 확보함으로써 캐주얼 게임 라인업을 더욱 확대해 게임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루게 됐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게임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폴 장(Paul Zhang) 스핀엑스 대표는 “글로벌 모바일 게임기업인 넷마블과 함께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히며 “모바일 소셜 카지노 사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분야인 만큼 넷마블과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기회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셜카지노가 뭐길래?

소셜카지노 게임은 우리나라를 제외한 해외 여러 국가에서 일반 게임으로 분유 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소셜카지노는 카지노에서 할 수 있는 슬롯머신, 빙고, 포커 등의 게임을 온라인으로 옮겨 놓은 게임으로 실제 돈이 아닌 사이버 머니로만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 카지노와는 차이가 있다. 해외에서는 순수 게임으로 분류되어 규제에서 자유롭지만 국내에서는 사행성을 우려한 정부의 규제로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초기 페이스북과 같은 SNS에서 즐길 수 있는 PC 웹 기반 게임으로 시작해 소셜카지노라고 부르기 시작했지만 현재는 모바일 비중이 80%를 상회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북미 시장에서 소셜카지노의 주 이용자가 40~50대 주부층이라는 점이다. 주로 한가한 낮 시간에 킬링 타임용으로 소셜카지노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10~20대 젊은층에게는 ‘고루한 게임’으로 인식 돼 신규 이용자 유입이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게임업체들에게 유망한 시장으로 주목 받는 이유는 이용자당 일매출이 여전히 증가추세이며 기존 유저층의 소득 증가와 더불어 인 앱 결제 금액도 상승 중이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에서 결제는 대부분 달러로 이뤄진다는 장점도 있다.

삼성증권 자료에 따르면 북미 소셜카지노 시장은 2018년까지 모바일 플랫폼의 고성장 바람을 타고 매년 1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해 왔다. 2019년에는 이용자 정체에 따른 다운로드 감소로 한자리 대 성장에 그쳤지만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카지노가 폐쇄되며 다시 가파른 성장 속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AP통신은 "도박꾼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카지노를 갈 수 없게 되자 슬롯머신, 카드, 룰렛 등을 즐기기 위해 인터넷 카지노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소셜카지노 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게임사

더블유게임즈의 소셜카지노 게임들. '더블다운카지노'(우)를 만든 DDI는 더블유게임즈가 지난 2017년 인수했다. (사진=더블유게임즈 홈페이지)

소셜카지노 시장 진출 움직임은 비단 넷마블만의 일이 아니다. 더블유게임즈는 지난 2017년 소셜카지노 게임 ‘더블다운카지노’를 보유하고 있는 더블다운인터액티브(DDI)를 8억 2560만 달러(약 9425억원)에 인수했다. DDI는 2010년 게임 '더블다운카지노'로 소셜카지노 시장을 선점한 세계 최대 규모의 소셜카지노 개발사다.

당시 DDI는 앱스토어 매출 기준 세계 1위, 페이스북 기준 매출 2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놀라운 것은 2016년 매출 기준 더불유게임즈가 1556억원 DDI가 3162억원이었다는 점이다. 당시 더블유게임즈는 이 인수계획을 ‘다윗 프로젝트’라 이름 붙인 후 사활을 걸고 진행했다고 알려져 있다.

더블유게임즈의 보유자금 4000억원에 투자자 투자금으로 인수를 추진했을 당시 경쟁자는 대부분 슬롯머신 제조사 혹은 카지노 운영 글로벌 회사였다고 한다. 이에 더블유게임즈는 자사가 온라인 소셜카지노 게임업체로 ‘오프라인 시장에서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매각사인 인터내셔널게임테크놀로지(IGT)에 어필하며 끝내 우선협상대상자이자 사업 파트너로 선정됐다.

대규모 M&A 성사 이후 2018년에는 당시 박신정 더블유게임즈 부사장이 스톡옵션 행사 이익으로 게임업계 임원 중 최고 보수인 236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에도 더블유게임즈는 지난해까지 매출 6581억원 영업이익 2942억원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다만 최근 더블유게임즈는 지난해 불발된 DDI의 미국 증시 상장을 올해 다시 시도하며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대표 주관사인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 등과의 계약을 해지하며 상장 추진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연이은 상장 불발 악재로 최근에는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황이다.      

또 다른 사례로는 지난 3월 강원랜드와 슬롯머신 콘텐츠 사용 계약을 체결하고 소셜카지노 게임을 제작하기로 한 네오위즈가 있다. 이는 강원랜드가 2017년 자체 개발한 슬롯머신 브랜드 ‘케이엘 사베리(KL Saberi)의 10종 콘텐츠를 PC와 모바일 게임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로, 네오위즈는 이번 계약을 통해 5년간 이 콘텐츠를 독점적으로 사용 할 수 있게 됐다.

미투온의 소셜카지노 게임들. '풀하우스카지노'(우)는 아시아권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미투온 홈페이지)

이어 2010년 설립된 미투온은 소셜카지노 게임 개발 및 서비스가 주 사업으로 모바일 소셜카지노 게임인 ‘풀하우스카지노’ 등을 아시아권 시장에서 서비스 중이다. 지난 2017년에는 홍콩 게임사인 미투젠을 인수, 소셜카지노를 넘어 캐주얼 게임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의 소셜카지노 진출 왜?...규제 완화 목소리도

국내 게임사의 소셜카지노 시장 진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소셜카지노의 사이버머니가 향후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로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안정적인 수익원으로서 ‘캐시카우’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게다가 향후 메타버스 등 새로운 기술 접목을 통한 시장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의 소셜카지노 시장 진출이 늘어나며 업계에서는 규제 완화를 기대하는 눈치다. 현재 소셜카지노 게임은 미국과 유럽, 동남아 시장 등에서 앱마켓 매출 상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제한적으로 서비스가 되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무료 머니만을 제공하는 슬롯 모사 게임의 경우 등급 심의를 받을 수 있지만 사행성이 짙거나 유료 머니를 적용할 경우 등급 거부가 된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게임사들은 소셜카지노 내 광고를 통한 우회적인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출석 체크 이벤트나 광고 시청 후 리워드로 제공되는 무료 게임머니를 받아 플레이를 하는 식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세계 모바일 소셜카지노 시장은 지난 2017년 34억 6000만 달러(약 3조 9000억원) 규모에서 2022년 58억 9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PC를 포함한 글로벌 소셜카지노 시장 규모는 오는 2024년 72억달러(8조 290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 업체들은 이와 같은 글로벌 시장 성장세에 대응, 경쟁력 확보를 이유로 국내에서도 소셜카지노 게임을 허용해달라는 의견을 조심스레 내고 있다. 최근 규제가 일부 완화된 웹보드 게임과 스포츠 승부 예측 게임처럼 게임 산업법 규제 테두리 내에서 수익을 낼 수 있게 해 달라는 말이다.

이에 대해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국민정서상 사회적 합의가 우선”이라고 선을 그으며 소셜카지노의 규제 완화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과거 강원랜드 카지노 허가 사례가 있고 이와 결은 조금 다르지만 최근 게임 셧다운제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소셜카지노 게임에 대한 규제 완화는 지속적으로 제기될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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