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요약] 한국 콘텐츠로 엄청난 글로벌 수익을 거두고 있는 넷플릭스가 최근 한국법인의 매출원가를 올리는 편법으로 국내에서 거둔 막대한 수익을 고스란히 해외 그룹사로 가져가는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법인의 매출원가 비중을 높이는 것이 넷플릭스에게 득이 되는 이유는 매출원가의 대부분이 해외 그룹사 수수료이기 때문이다. 특히 매출원가가 높을 경우 영업이익률은 반대로 낮아지게 돼 우리나라에 납부하는 법인세 역시 현격하게 적어진다. 넷플릭스에게는 여러모로 득이 되는 편법인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대부분의 국내 진출 글로벌 기업들은 이러한 꼼수를 쓰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콘텐츠로 엄청난 글로벌 수익을 거두고 있는 넷플릭스가 최근 한국법인의 매출원가를 올리는 편법으로 국내에서 거둔 막대한 수익을 고스란히 해외로 가져가는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밝힌 바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한국법인의 매출원가 비중을 2019년 70.5%에서 2020년 81.1%로 인상하는 방식으로 국내에서 거둔 수익을 고스란히 해외 그룹사로 가져가는 꼼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법인의 매출원가 비중을 높이는 것이 넷플릭스에게 득이 되는 이유는 매출원가의 대부분이 해외 그룹사 수수료이기 때문이다. 특히 매출원가가 높을 경우 영업이익률은 반대로 낮아지게 돼 우리나라에 납부하는 법인세 역시 현격하게 적어진다. 넷플릭스에게는 여러모로 득이 되는 편법인 셈이다.
넷플릭스 한국법인 매출원가 본사보다 20% 이상 높아
이와 같은 정황은 넷플릭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와 국내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김영식 의원을 통해 확인됐다.
김 의원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본사 매출원가는 매년 감소해 지난 2020년 매출액 대비 절반 수준인 58.4%가 된 반면, 국내에서의 매출원가 비중은 81.1%로 대폭인상 됐다.
금액으로 보면 2020년 기준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벌어들인 매출액 4155억원 중 3204억원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소재한 해외 그룹사로 송금된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매출액 증가폭 보다 매출원가에 포함된 해외 이전 수수료 증가폭이 더 높은 기이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이는 단순히 매출원가를 늘려 수수료를 이전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매출원가가 올라가게 되면 영업이익률은 현격하게 떨어지게 된다. 총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감산한 것이 매출총이익이고, 다시 관리비와 판매비용 등을 제한 것이 영업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에 진출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수익 극대화를 위해 취하는 편법이다. 매출원가 뿐만 아니라 관리비와 판매비용 등에 갖가지 부대비용을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영업이익이 최소화되도록 하고, 그에 준해 부과되는 법인세를 줄이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넷플릭스는 이러한 꼼수 뿐 아니라 SK브로드밴드와 ‘망 이용료’를 두고 법적 공방을 진행중에 있다. 최근에는 보란듯이 국내 이용자 대상 이용요금을 올리기도 했다. 글로벌 흥행을 거둔 국내 콘텐츠에 대해 정당한 흥행의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에 아랑곳하지 않는 넷플릭스의 주머니는 나날이 두둑해진 것이다.
넷플릭스의 ‘코리안 드림’이 실현된 셈이다.
넷플릭스만의 문제일까?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사실 넷플릭스가 쓰고 있는 꼼수는 국내에 진출한 다른 글로벌 기업들도 널리 활용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애플이다.
최근 애플이 지난 2009년 이후 13년만에 실적을 공개하며 예측을 턱없이 밑도는 629억원의 법인세가 논란이 됐다. 애플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올린 매출액은 7조 1000억원은 2009년 당시 감사보고서에 따른 매출액 1783억원에 비해 약 40배가량 증가한 규모다. 영업이익은 1115억으로 20배 증가했다.
문제는 영업이익률이다. 애플이 잡은 영업이익률은 1.6%에 그쳤다. 2009년 영업이익률 3.2%에서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법인세는 벌어들인 수익에 비해 턱없이 적은 629억원이다. 매출 대비 0.9%에 불과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생산시설이 국내에 없다는 이유로 해외 애플 판매망에서 기기를 들여올 때부터 매출원가를 높게 잡은 탓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지난해 애플코리아의 매출원가는 6조 7804억원이었다. 매출액의 95.5%가 원가라는 의미다. 대부분의 돈은 애플의 아시아·태평양지역 거점인 싱가포르 소재 법인 ‘애플 사우스 아시아(Apple South Asia Pte Ltd)’로 갔다. 업계에서는 이를 우리나라(27.5%)에 비해 낮은 싱가포르(17%)의 법인세율을 이용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 외에도 애플코리아는 주식 배당금으로 9809억원을 책정했는데, 이는 지분 100%를 보유한 미국 본사로 돌아간다. 거액의 본사 배당은 애플 외에도 외국계 기업들이 수익을 이전하는 대표적인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더구나 2020년 국내에서 애플이 자사 앱마켓인 앱스토어로 벌어들인 매출은 139억달러(약 16조 5000억원)에 달하지만 이는 애플코리아와 전혀 관계가 없다.
문제는 애플코리아의 이러한 꼼수가 유난히 우리나라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국가별 회계처리를 기준으로 애플의 일본 영업이익률은 44.9%, 중화권 41.7%, 기타 아태지역 37.2%, 유럽 36.4%에 달한다. 본토인 미주 지역도 34.8%다.
앱마켓을 통해 얻은 수익을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고스란히 가져가는 것은 구글 역시 마찬가지다. 2020년 기준 구글이 한국 시장에서 올림 추정 매출액은 3조 9674억원 정도다. 하지만 구글코리아가 과세 당국에 신고한 매출액은 2201억원에 불과했다. 그 중 영업이익은 156억원 뿐이다. 국내에서 수 조원의 매출을 올린 구글코리아가 당시 납부한 법인세는 97억원에 불과했다.
넷플릭스, 애플, 구글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등 대부분의 국내 진출 글로벌 기업들은 이러한 꼼수를 쓰고 있다. 반면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국내 빅테크들은 수천억원의 법인세를 고스란히 납부하고 있다.
대안으로 떠오르는 디지털세, 실효성은 ‘글쎄’
각 국가 세법의 허점을 노린 글로벌 기업들의 꼼수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러한 꼼수를 근절하기 위해 제시된 것이 ‘디지털세’다. 디지털세는 경재협력개발기구(OECD)의 주요20개국(G20) 포괄적 이행체계(IF)를 통해 논의됐고 지난해 11월 136개국의 동의를 얻어 최종 합의안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르면 연결기준 매출이 200억 유로(약 27조원), 영업이익률 10% 이상의 글로벌 기업은 2023년부터 매출을 낸 국가에 세금을 내야한다.
하지만 이 역시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영업이익률 10%를 제외한 초과분에 대한 과세만이 가능하고, 그 나마 20%에 해당하는 과세권은 해당 기업이 보유한 각국의 시장 점유율만큼 배분해 나누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A 기업의 매출액이 10조원이고, 영업이익률이 20%라고 할 때 10%를 제외한 초과이익은 1조원이다. 이 금액의 20%인 2000억원의 과세권을 각국 시장 점유율로 다시 배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A기업의 매출에서 우리나라 시장 비중이 5%라고 한다면, 디지털세는 100억원에 불과하다. 아직 디지털세가 각국에서 본격 실행되기 이전이라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현행 법인세와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이에 영국, 호주 등에서 시행 중인 ‘우회이익세’ 등 세제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영국의 경우 고정 사업장이 없는 기업도 국외 이전 소득에 대해 25%의 ‘우회이익세’를 부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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