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슨 vs 컴스코어...OTT 시대, 시청률 조사도 치열한 경쟁

공중파 TV 방송을 보는 시간과 넷플릭스나 유튜브 같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즐기는 시간의 차이는?

세대별로 다르겠지만 코로나19 이후 OTT 시청 시간이 크게 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하는 통계에 따르면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2021년 1월 조사를 기준으로 OTT 이용률은 66.3%에 이른다.

OTT 이용 시간이 증가하면서 미디어 시청률 조사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통적인 시청률 조사는 공중파, 광케이블, 위성 방송 같은 유형의 미디어에 최적화된 방법론을 사용한다. 전통 미디어를 위협하는 수준에 다다른 OTT 플랫폼의 시청률을 조사하기에 부족함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닐슨(Nielsen)이나 컴스코어(Comscore) 같은 시청률 조사 기관들은 몇 년 전부터 발 빠르게 OTT를 수용하기 위한 방법론을 개발하고 있다. 닐슨과 컴스코어는 2019년을 전후하여 엎치락뒤치락하며 경쟁을 하고 있다. OTT 이용 시간이 늘면 광고 시장 재편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사활을 걸고 경쟁 중이다.

전통적 강자 닐슨 '시청자 패널 조사 vs IT 기반 컴스코어 '빅데이터'

닐슨이나 컴스코어의 경쟁은, 아날로그 시절을 호령하던 조사 기관(닐슨)과 닷컴 붐이 한창이던 시절 설립한 IT 기업(컴스코어) 간의 경쟁이란 점이 흥미롭다.

그래서 그런지 디지털 TV와 OTT 관련 시청률 조사에 있어 컴스코어의 접근법은 약간 다르다. 전통의 강자인 닐슨은 시청자 패널 조사를 주요 수단으로 쓰면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이다. 컴스토어는 처음부터 빅데이터를 활용한 조사를 수행하였다.

참고로 컴스코어는 1999년 당시 전자상거래가 태동하던 때 온라인에서 소비자 구매 해동을 측정하는 서비스 제공 기업으로 문을 열었다. 당시 닐슨과 미디어 메트릭스 같은 기업에서도 온라인 사용자 관련 조사 정보를 제공했는데, 이들 데이터는 주로 패널 조사를 토대로 인구통계학적 기법으로 뽑은 것이다. 반면에 컴스코어는 빅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통해 온라인 구매 행동을 예측하는 것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어찌 보면 닐슨과 컴스코어의 경쟁은 이때부터 시작된 것인데, 최근은 그 무대가 닐슨의 주요 사업인 시청률 조사 부분까지 확대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사진=Unsplash)

컴스코어는 이달 중 닐슨을 앞설 비장의 카드를 꺼낼 계획이다. 그 카드는 개인 수준의 시청 습관까지 측정하는 것이다. 컴스코어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응하고 동시에 광고주들이 보고 싶어 하는 시청률 데이터에 대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플랫폼, 콘텐츠, 장치 유형을 넘어 개개인의 시청 습관까지 파고드는 측정 방법론을 10월 중 공개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컴스코어는 닐슨의 방법론(Portable People Meter)을 통해 측정한 데이터를 참고하였다. 새로운 측정 방식은 닐슨의 방법론을 대체할 예정이다.

컴스코어의 새로운 개인화 측정 방법론은 여러 데이터 원천에서 확보한 시청률 데이터에 첨단 분석 모델을 적용하는 것이다. 컴스코어는 수백만 대의 셋톱박스에서 수집한 데이터와 함께 자동 컨텐츠 인식 기술로 스마트 TV 시청 패턴을 조사하는 인스케이프, 삼바 같은 협력 업체가 제공하는 데이터를 사용한다.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를 통해 특정 시간대 TV나 다른 장치를 이용해 시청한 프로그램이 무엇인지에 따라 누가 시청했는지를 추정한다. 수집한 시청률 데이터와 인구통계학적 정보를 조합해 가족 구성원 중 누가 무엇을 보았는지 추정하는 식이다.

컴스코어가 새로운 방법론을 자사의 조사 서비스들에 반영하면 곧 닐슨의 추격이 시작될 것이다. 디지털 세계에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고 분석할 것인가? OTT 시대 시청률 조사는 전통적인 데이터 수집과 통계, 분석을 넘어 앞으로 디지털 기술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 그 역량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다.

박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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