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다음차는 태양광·물·CO₂로 만든 광합성 연료차?

당신의 다음 차는 햇빛이나 이산화탄소, 물로 가는 궁극적인 친환경 자동차가 될 수도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현재 가장 인기있는 지속가능한 자동차는 리튬 전지 기반 전기자동차다. 이 차는 탄소 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운송수단의 미래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당신의 다음 차는 햇빛을 쬐면 연료를 만들어내는 궁극적인 친환경 자동차가 될 수도 있다.

영국 과학자들이 태양광을 받으면 이산화탄소와 물을 탄소 저배출 액체 연료로 바꿔주는 ‘인공 잎’을 개발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는 자연속의 식물이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광합성 과정을 그대로 모방한 태양열 에너지 기술 개발의 성과물이다.

즉, 햇빛이 있을 때 이 인공잎은 이산화탄소(CO₂)를 친환경 연료 에탄올과 프로판올로 전환한다.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 저널은 18일(현지시각)자에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과학자들이 이처럼 태양열을 받으면 물과 이산화탄소를 친환경 연료로 만들어주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실험실에서 거둔 성공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원들이 햇빛을 받으면 물과 이산화탄소를 탄소 저배출 연료인 에탄올과 프로판올로 전환시키는 ‘인공 잎’을 만들었다. 사진은 금속 막대에 부착된 인공 잎이다. 이는 향후 이동 중 깨끗한 연료를 생산하는 자동차 장치의 일부가 될 수 있다. (사진=모티아르 라만, 케임브리지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연구원들은 실험실에서 인공 잎을 이산화탄소가 섞인 물에 담그고 빛을 비춰 반응을 유발하고 친환경 연료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미래에는 이 기술로 주변 햇빛, 공기중의 이산화탄소와 수증기를 흡수해 이동 중 연료를 만들어내는 자동차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 저자인 모티아르 라만 박사는 “인공 잎에 햇빛을 비추고 이산화탄소와 물로부터 액체 연료를 얻는 것은 놀라운 화학의 일부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팀이 이 연구에서 “햇빛을 유일한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이산화탄소와 물로부터 다중 탄소 알코올을 생성하는 인공 잎 장치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어떻게 에탄올을 생산하는 인공잎을 만들었을까?

인공 잎과 CO₂가 주입된 물을 포함하는 광반응기. 이것은 기술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작은 크기로 만든 연구소 버전이다. 향후 주변의 햇빛, 공기중의 이산화탄소와 수증기를 흡수해 이동 중 연료를 생산해 탱크에 담아 연료로 활용할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 (사진=모티아르 라만,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은 구리, 유리, 은, 흑연을 포함한 여러 층을 사용해 인공잎을 만들었다.

이 인공 잎에는 햇빛을 모으는 식물 속 분자와 유사한 광 흡수제가 포함돼 있는데 이들은 촉매와 결합돼 있다.

이 촉매는 (실제 잎에서 광합성에 사용되는 촉매인 엽록소와 유사한) 구리와 팔라듐 두 가지 원소로 만들어진다. 엽록소는 지구에서 제일 많은 색소로서 광합성 전자전달 과정에 관여한다. 엽록소가 빛 에너지를 흡수하면 전자가 바닥 상태에서 들뜬 상태가 된다. 들뜬 전자는 인접해 있는 전자수용체로 전달된다.

촉매는 햇빛이 있는 곳에서 이산화탄소를 에탄올과 프로판올로, 그리고 물을 산소로 전환한다.

연구 주저자인 모티아르 라만 케임브리지대 박사는 “알코올 제품은 반응 매체에서 추출한 다음 자동차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이 기술이 아직 실험실 규모이지만 그들의 인공 잎은 현재 자동차에 사용되는 화석 연료, 즉 석유에서 벗어나는 전환에서의 중요한 단계라고 말한다.

에탄올이 바이오매스로 만들어지고 있는데 왜?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은 그림에서 보듯 촉매용 구리, 유리, 은 및 흑연뿐만 아니라 구리 및 팔라듐을 포함한 여러 층으로 인공 잎을 만들었다. 네이처 에너지에 따르면 이 대학 연구원들은 부도체·반도체·도체의 성질은 물론 초전도 현상까지 보이는 특별한 구조의 금속 산화물인 페로브스카이트 같은 물질과 비스무트 바나데이트(BiVO₄)를 사용한 인공잎으로 멀티 탄소연료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네이처 에너지)

이미 에탄올은 자동차에서 청정 연료로 사용되며 옥수수나 사탕수수와 같은 바이오매스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 연료는 화석 연료 대신 식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더욱더 친환경적인 휘발유의 대안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오늘날 도로 위의 많은 자동차와 트럭은 최대 10%의 에탄올(주유소에서 E10 연료로 판매)을 함유한 휘발유를 사용한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는 에탄올을 생산하면 대신 식량 재배에 필요한 농지를 차지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미국에서 재배되는 모든 옥수수의 거의 45%가 에탄올 생산에 사용된다. 그리고 친환경 에탄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수록 더 많은 땅이 필요하게 된다.

다행히도 케임브리지대의 최신 기술은 이를 피할 수 있는 대체 에탄올을 생산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향후 햇빛에 노출된 상태에서 주변 공기로부터 물과 이산화탄소를 추출할 수 있다면 이 선도적 성과가 이동 중에 깨끗한 연료를 생산하는 자동차 장치의 일부가 될 수 있다.

물론 이 연구 팀은 현재 이 장치가 ‘최소한의 효율성’을 가진 개념 증명에 불과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어윈 리스너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지만, 우리는 이 인공 잎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가장 단순한 분자들을 가지고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에 직접적으로 유용한 것들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지난 2019년 인공 잎 기술을 사용해 즉 연료, 의약품, 플라스틱 및 비료를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수소와 일산화탄소의 혼합물인 합성 가스, 이른바 ‘신개스(syngas)’ 생산에 대해 설명했다. 이제 이들은 합성가스를 생산하는 중간 단계 없이도 직접 인공 잎으로 깨끗한 에탄올과 프로판올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에탄올과 프로판올은 에너지 밀도가 높고 쉽게 저장하거나 운송할 수 있는 친환경 연료다.

연구 주 저자인 라만 박사는 “일반적으로 인공 잎 장치를 사용해 이산화탄소를 다른 화학 제품으로 바꾸려고 할 때 거의 항상 일산화탄소나 합성 가스를 얻게 된다. 하지만 이번에 우리는 태양의 힘만으로 실용적인 액체 연료를 생산할 수 있었다. 이것은 우리의 작업에서 완전히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흥미로운 발전이다”라고 말했다.

이제 이 실험실 연구원들은 흡수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촉매뿐만 아니라 햇빛도 더 잘 흡수할 수 있도록 해 더 많은 햇빛을 연료로 전환해 줄 것이다.

또한 이 장치를 확장해 대량으로 연료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얼마나 들지는 모르지만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

광합성 작용의 원리

광합성의 원리와 구조. 광합성의 가장 중요한 단계 중 하나는 물이 분리돼 수소와 산소 원자를 방출하는 것이고 식물이 자랄 수 있도록 포도당을 형성하고 부산물로 산소를 방출하는 것이다. (사진=위키피디아)

광합성은 식물이 빛 에너지와 이산화탄소를 성장에 필요한 포도당으로 전환하는 화학적 과정이다. 식물은 이 과정에서 산소를 방출한다.

녹색 식물의 잎은 특정 파장에서 빛을 흡수하는 수백 개의 색소 분자들(엽록소와 다른 것들)을 포함하고 있다.

적절한 파장의 빛이 이 분자들 중 하나에 부딪히면, 분자는 들뜬 상태에 들어간다.

그리고 이 들뜬 상태로부터의 에너지는 광합성 반응 중심에서 특정한 유형의 엽록소에 도달할 때까지 색소 분자의 사슬을 따라 오간다.

여기서 에너지는 광합성이 진행되는 데 필요한 전하 분리 과정을 구동하는 데 사용된다.

엽록소 분자에 남겨진 전자 ‘구멍’은 물을 산소로 분할하는 데 사용된다.

물을 쪼개는 과정에서 형성된 수소 이온은 결국 이산화탄소를 식물이 자라기 위해 사용되는 포도당 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사용된다.

식물의 엽록소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이제 광합성의 원리를 분석해 인공잎을 개발해 냄으로써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개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인류는 과연 유한한 리튬자원이 고갈되기 전에 이 기술을 실용화될 수 있을까.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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