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다음 스마트워치에는 배터리가 필요없다?!

‘당신의 다음번 스마트워치에는 기존 배터리 대신 몸에 흘리는 땀 만으로 작동될 수 있다.’

싱가포르 난양대학교 과학자들이 땀 2ml(2cc)만으로 20시간 분량의 저전력 웨어러블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유연한 배터리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타면서 흘리는 땀만으로도 충분히 웨어러블 기기를 작동할 수 있는 배터리 기술이 등장했다. (사진=NTU, 사이언스 어드밴스)

원리는 간단하다.

상처용 밴드처럼 늘어나는 은을 바른 섬유가 배터리 기능을 한다. 땀이 떨어지면 은이 전극처럼 작용한다. 배터리 크기는 0.8평방인치(약 5.16c㎡)에 불과하다. 특수직물로 만든 밴드처럼 납작한 것이다. 이는 땀을 흡수해 스마트워치를 가동하며 손목이나 팔에 착용할 수 있다.

땀은 신체 위치와 환경 조건뿐만 아니라 하루 중 시간대에 따라 피부 땀이 나는 비율이 다르지만 이 정도의 소량은 얻기가 어렵지 않다.

기존 배터리와 달리 땀으로 구동되는 배터리 디자인은 건강과 환경 모두를 해칠 수 있는 중금속이나 독성 화학물질을 포함하지 않는다.

▲사람이 흘리는 땀 2ml만으로 스마트워치같은 저전력 웨어러블 기기에 20시간 동안 전력을 제공할 수 있는 작고 유연한 배터리가 개발됐다. (사진=NTU)

이 배터리는 신축성 있고 땀을 흡수하는 섬유에 부착돼 손목이나 상완에 착용할 수 있고 스마트워치처럼 웨어러블에도 부착될 수 있다.

이 섬유의 흡수성은 땀을 보유할 수 있다. 따라서 착용자의 땀 나는 속도가 달라져도 배터리에 일정량의 전력 공급을 할 수 있다. 이는 피부에서 땀이 나는 비율이 신체 위치와 환경 조건뿐 아니라 하루 중 시간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필수적이다.

땀으로 구동되는 배터리 설계는 기존 배터리와 달리 건강과 환경 모두를 해칠 수 있는 중금속이나 독성 화학물질을 포함하지 않는다.

푸이 씨 리 난양공대 재료과학자는 “우리의 기술은 웨어러블 기기 디자인에서 이전에는 도달할 수 없었던 획기적인 이정표를 예고하고 있다. 우리는 사람에게서 항상 나오는 땀을 활용함으로써 기존 배터리에 의존하지 않는 보다 친환경적인 웨어러블 기기 전원 공급 방식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은 우리 몸에 의해 거의 확실하게 보장된 에너지의 원천이다. 우리는 배터리가 모든 종류의 웨어러블 기기에 전원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우선 인공 땀을 분사해 3.57V의 전압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면서 이 기기의 잠재력을 입증했다.

▲난양공대 연구진은 먼저 사진처럼 인공 인간 땀을 분사해 3.57V의 전압을 발생시킴으로써 이 배터리의 잠재력을 입증했다. (사진=NTU)

연구팀은 이어 실제로 30분 동안 운동용 자전거를 타면서 손목에 배터리를 찬 사람을 대상으로 테스트했다.

이 자원자는 4.2V의 전압과 3.9밀리와트(mW, 1밀리=1000분의1)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었다. 이는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온도 센서 장치에 전원을 공급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블루투스에 연결해 지속적으로 스마트폰에 전송하기에 충분했다.

▲난양공대 연구원이 인공땀을 분사해 3.57V의 전압이 발생한 것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NTU)

이 교수는 “우리 기기는 착용자의 일상 활동, 반복적인 스트레스나 땀에 노출되도 견딜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현재 기술보다 내구성이 더 강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 배터리의 얇은 크기는 또한 웨어러블 기술의 두 가지 문제점도 해결해 준다. 즉, 전통적인 버튼 배터리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이고 날렵한 미관을 구현하는 데 있어 골칫덩이다. 이 배터리를 더 얇게 하면 하루 종일 사용하기에 충분한 충전 용량을 감소시키게 된다”고 지적했다.

▲난양공대 팀이 직물에 스크린 인쇄한 유연한 배터리 개발품(위)과 구성(아래). (사진=NTU, 사이언스 어드밴스)

연구팀은 이 새로운 배터리 설계는 유해한 전자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자쓰레기는 점점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난양공업대학의 논문 저자이자 재료과학자 류젠은 “기존 배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저렴하고 일반적이지만 환경에 유해한 지속 가능하지 않은 재료를 사용해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또한 웨어러블 기기에 잠재적 유해성을 가지고 있다. 누액이 나오는 배터리의 독성 액체가 사람의 피부로 흘러내릴 수 있다. 우리의 고안품은 웨어러블 기기에서 독성 물질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진정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난양공대 논문 저자이자 재료과학자 푸이 씨 리는 땀은 우리 몸에 의해 생산되는 거의 확실히 보장된 에너지원이라며 자신들이 개발한 배터리가 모든 종류의 웨어러블 기기에 전원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에서부터 연구원 구루나탄 탕가벨, 푸이 씨 리, 지옌. (사진=난양공대)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아이린 골드소프 워털루 대학 엔지니어는 “전자제품이 습기를 싫어하기 때문에 웨어러블 기기를 땀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캡슐로 싸 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 작업은 (웨어러블 기기의)장애물인 땀을 자산으로 바꿔 인쇄된 내부 연결기판의 전도성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착용 가능하고 구부러질 수 있는 배터리가 땀을 전해질로 사용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는 웨어러블 전자 기기 디자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수도 있다”고 말한다.

연구팀은 초기 연구가 완료됨에 따라 이제는 인간 땀 속 다른 성분들의 영향을 탐구하는 것과 더불어 체온과 같은 요인들이 배터리의 성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하려고 한다.

이들은 난양공대 기업·혁신회사(NTUitive·NanyangTechnological University's enterprise and innovation company)를 통해 이 신형 배터리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캘리포니아주립 샌디에이고대(UCSD)가 개발한 땀으로 에너지를 수확하는 시제품은 현재 아주 적은 양의 전력만을 저장하며, 스마트폰의 전원을 켜려면 약 3주간 지속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주립대(UCSD) 개발자들은 향후 용량을 늘리기를 희망하고 있다. (사진=UCSD)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실렸다.

난양대 연구진의 배터리의 효용성은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립 샌디에이고대(UCSD)가 공개한 땀으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손끝 웨어러블 밴드’ 기기와 비교된다.

UCSD팀의 기기는 수면중, 또는 다양한 기기를 사용하면서 손가락에서 나오는 땀으로 에너지를 수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UCSD 연구진은 잠자고 있거나 가만히 앉아 있더라도 이 수동적 발전 시스템이 손끝의 땀으로 전기를 발생시킨다고 설명했다. (사진=UCSD)

UCSD에 따르면 이 기기를 10시간 동안 착용했을 때 전자시계를 24시간 작동하기에 충분한 약 400밀리줄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이 기기로 스마트폰의 전원을 켜려면 약 3주간 지속적으로 착용해야 한다고 한다. 이 대학 연구팀은 향후 용량을 늘리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달 쥴(Joule) 저널에 실렸다.

▲UCSD 연구진은 이 기기를 10시간 동안 착용했을 때 전자시계를 24시간 작동하기에 충분한 약 400밀리줄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사진=UCSD)

아래는 난양공대가 만든 땀으로 가동되는 작고 유연한 배터리 모습이다. (사진=NTU)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유럽 eVTOL 3개사 도미노 추락 위기···릴리움에 볼로콥터·버티컬까지

독일 전기식 수직이착륙(eVTOL)항공기 3총사로 꼽히는 릴리움, 볼로콥터, 에어버스 가운데 두회사가 에어택시를 띄우기도 전에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영국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도 심각한 재정위기를 맞고 있다. 이들은 기술적 판단 오류나 재정적 문제, 또는 둘 모두를 겪으면서 상용화 계획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모·발기부전·피부관리’ 주기적으로 챙겨주는 ‘아마존 원격의료’ 알아보기

아마존이 미국 소비자들이 불만이 많은 의료 시스템을 오히려 수익창출의 기회로 잡으면서 원격의료 및 약물 배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아마존의 원격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면, 탈모나 발기부전, 피부관리와 같은 일반적인 질환에 대한 치료 플랜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받을수 있다.

미국 대선 여파…사용자들 ‘X’ 손절하고 ‘블루스카이’에 몰린다

미국 대선 이후 소셜 플랫폼 사용자들이 X에서 대거 이탈하고 경쟁사인 블루스카이에 합류하고 있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일론 머스크의 행보와 인종차별 및 성차별 등 유해한 게시물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을 목격한 사용자들이 X를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터뷰] 김충섭 퍼플아이오 CTO “마케터의 시간을 돌려주는 ‘AI 기반 온사이트 마케팅 SaaS 서비스’를 아세요?”

코드앤버터의 개발을 주도한 퍼플아이오의 김충섭 CTO는 지금은 개발자들이 일반적으로 쓰는 기술인 ‘도커’를 처음 한국에 소개한 사람이다. 개발 관련 블로그는 물론 팟캐스트, 유튜브 활동을 통해 기술로 세상의 문제 해결을 고민해 온 김 CTO는 코드앤버터를 ‘그로스 플랫폼’이라고 이야기한다. 고객들의 고충과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고객의 성장을 돕는 플랫폼이라는 의미다. 그리고 그 가치는 지속적인 고도화를 통해 코드앤버터의 영역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