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기술력+벤처 아이디어, 청각 장애인 택시 운전 도우미로 변신

청각 장애인 기사들이 운전하는 택시가 첨단 IT 기술과 만나 날개를 편다. 대통령도 감동한 택시로 알려진 '상생'의 성공사례는 통신사와 소셜 벤처의 합작으로 탄생했다.

SK텔레콤과 코액터스는 29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지난 2년여간 양사의 전방위적 협력을 통한 성과를 소개하고 코액터스가 새롭게 선보이는 ‘고요한 M’ 서비스를 발표했다.

코액터스는 청각 장애인이 운전하는 ‘고요한 택시’ 운행을 돕는 소셜 벤처다. 올해 5월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부여받아 청각 장애인이 운전하는 직영 운송 서비스 ‘고요한 M’을 내달 1일 새롭게 시작한다.

SK텔레콤이 고요한 M에 적용한 기술
SK텔레콤이 고요한 M에 적용한 기술

양사는 2018년 6월부터 장애인의 사회 진출 활성화와 모빌리티 서비스 혁신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협력해왔다. 소셜 벤처의 아이디어에 SK텔레콤 정보통신기술(ICT)이 더해져 사회적 가치 창출에 주력했다. SK텔레콤은 기사가 택시 호출 신호를 잘 인지할 수 있도록 ‘콜 인입 및 배차 시 깜빡이 알림 기능’을 티 맵(T map) 택시 앱에 구현했다. 또 배차시 기사-고객 간 원활한 의사 소통을 위해 ‘배차 알림 팝업’, ‘메시징 기능’ 등을 추가해 기사와 승객의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SK텔레콤은 기사 모집부터 택시 자격 취득 및 교육까지 청각 장애인 기사 양성을 위한 종합 지원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청각 장애 기사들이 업무 중 겪는 고충을 즉각 처리하기 위해 ‘T수화상담센터’를 통한 영상 수화 상담도 진행 중이다.

SK텔레콤은 ‘고요한 M’ 전 차량에 운행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청각 장애인 전용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을 탑재했다. ADAS는 카메라와 지능형 영상 장비를 통해 수집된 실시간 주행 정보를 분석해서 위험상황 발생시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보조 시스템이다. SK텔레콤은 청각 장애인 맞춤형 장비를 개발하고 현장 테스트를 마쳤다. 차선 이탈, 전방 추돌 경고 등의 실시간 주행 상황 알림을 시각 정보와 동시에 T 케어 스마트워치를 통해 손목의 ‘진동’으로도 전달한다.

SK텔레콤은 위급 상황을 대비해 경찰청과 ‘긴급 SOS’ 시스템을 구축했다. 기사가 스마트워치의 SOS 버튼을 누르면 실시간 위치와 현장 상황이 112에 전달된다.

코액터스는 타 모빌리티 서비스와의 차별화에도 만전을 기했다. 승객은 선호 드라이버 설정을 통해 본인이 만족했던 기사를 다시 선택할 수 있다. 쾌적한 환경을 선사하기 위해 차량 내부에 와이파이, 충전기 등으로 편의성을 갖추고 주기적 내·외부 소독을 실시한다. ‘고요한 M’ 전용 앱과 T map 택시 호출시 ‘고요한 M’ 배차를 연계해 승객 접근성도 강화했다. 코액터스는 차량 및 운전 기사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의 T map 택시 앱으로 ‘고요한 M’을 호출하는 모습
SK텔레콤의 T map 택시 앱으로 ‘고요한 M’을 호출하는 모습

대통령도 감동한 택시

'대통령도 감동한 택시'로 알려지면서 상생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 '고요한 택시'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모빌리티 사업을 확대한다. '고요한 모빌리티(고요한M)'라는 이름으로 다음 달부터 SUV 차량 10대가 도심을 달린다. 이를 위해 청각 장애인 운전기사 15명을 고용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액터스 측은 "기존의 고요한 택시 운전기사가 법인 택시 회사에 소속된 것과 달리 고요한M은 운전 기사를 직접 고용했다"며 고용 형태의 변화를 강조했다. 코액터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규제샌드박스(규제유예제도) 실증 특례를 받아서 '직영운송사업자'로 사업을 확대해가고 있다.

SK텔레콤과 코액터스의 협력은 2018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장애인의 사회진출, 모빌리티 서비스 혁신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한 양측은 소셜벤처의 아이디어와 대기업의 ICT를 바탕으로 한 대표적 협업 사례로 꼽힌다. 고요한 택시의 운행건수는 15만건을 넘어섰고 청각장애인 운전사 수는 62명에 달한다.

2년 전 사회적경제박람회에서 고요한 택시를 접한 문재인 대통령은 "고요한 택시를 만들어줘서 고맙다. 응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글로모 어워드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등 해외 수상과 투자 유치도 이어지고 있다.

여지영 SK텔레콤 오픈 콜라보 그룹장은 "5G 시대 ICT를 활용해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데 솔선수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민표 코액터스 대표는 "세상을 바꾸는 따뜻한 기술로 청각 장애인 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승객들에게는 최고 수준의 서비스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효정 기자

hjkim@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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