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스타트업의 향연 ‘넥스트라이즈 2022’… 생체감지·비대면의료·인도어팜 눈길

[AI요약] 한국무역협회와 KDB산업은행이 공동 주최한 ‘넥스트라이즈 2022’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1000여곳의 스타트업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 각 스타트업들이 저마다의 기술력과 서비스를 선보이는 장이 됐다. 테크42는 그 중에서도 독특한 기술로 미래 유니콘을 꿈꾸는 스타트업들을 만나봤다.

넥스트라이즈 2022 현장. (사진=테크42)

한국무역협회와 KDB산업은행이 공동 주최한 ‘넥스트라이즈 2022’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행사 현장은 첫날 이른 시간부터 10대 청소년을 비롯한 중·장년층, 업계 관계자 등 다양한 관람객이 몰렸다.

16일부터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기업 간 1대1 비즈니스 밋업, 국내외 명사 초청 컨퍼런스, 스타트업 혁신기술 전시회를 비롯해 유니콘 및 스타트업 60개사의 채용 설명회, 구글·어도비의 테크 워크샵, 피칭 행사 등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1대1 비즈니스 밋업에는 폭스바겐·펩시·에어버스·메타 등 글로벌 대기업 및 투자사 175개사가 참가해 1000여개 스타트업과 2000여건의 사업협력 및 투자 상담을 진행했다.

수많은 기업들이 저마다의 기술력과 서비스를 선보이는 현장, 테크42는 그 중에서도 독특한 기술로 미래 유니콘을 꿈꾸는 스타트업들을 만나봤다.

생체신호로 감지를 통한 안전관리시스템 구축, 에이치에이치에스

넥스트라이즈 2022에 참여한 에이치에이치에스 부스. (사진=테크42)

에이치에이치에스(HHS)는 생체신호처리기술기반 스마트 안전관리시스템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이는 산업 현장 근로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생체 신호 처리 장치 모듈인데, 작업자의 상태를 측정한 후 위험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안전 관리자에게 알려 즉각 대응하게 하고 있다.

생체신호처리 연구를 해 온 한형섭 에치에치에스 대표는 건설 대기업 설계부에 근무했던 아버지와 이야기를 하던 중 사업 아이디어를 찾았다고 한다.

“원래는 병원에서 쓰는 생체신호 감지 기술이었어요. 그런데 이것을 건설 현장 작업자 안전을 위한 방식으로 접목하면 어떨까라고 아버지와 이야기를 하게 됐고, 그때 이 생체신호처리기술이라면 건설 현장에서 작업자가 사고로 목숨을 잃는 것을 조금이라도 방지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한형섭 에이치에이치에스 대표는 직접 모듈이 설치된 안전모를 착용하며 생체신호처리기술 기반 안전관리시스템을 설명했다. (사진=테크42)

에이치에이치에스의 시스템은 안전모에 장착하는 하드웨어 기기와 스마트폰 앱, 데이터센터 플랫폼으로 구성돼 있다. 하드웨어 기기에서 생체신호를 체크하고 이 신호가 스마트폰 앱과 데이터센터로 연동이 돼 외부 충격, 뇌파 변화 등이 발생할 시 즉각 상황을 관제실에 알린다.

한 대표는 “위치 감지도 가능해 작업자 신체에 이상이 발생했을 시에 즉각 해당 장소를 확인해 구급 조치를 할 수 있다”며 “향후 체온과 심장 박동 등도 감지하는 기술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에이치에이치에스의 기술은 해외 바이어들에게도 관심을 얻고 있다. 국제가전전시회(CES)에 지난해와 올해 연속으로 선보였으며, 싱가포르와 일본 등 해외에서도 도입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지원하는 13기 스타트업에 선정돼 운문댐 공사 현장에 납품하기도 했다.

언배리어 ‘배려의 기술’, 수어를 몰라도 소통할 수 있게 해

언배리어는 2020년 장애인 대상 보조공학 기술을 바탕으로 설립된 소셜벤처다. 현장에서 만난 이강일 언배리어 대표는 우선 공공기관, 공연장 등의 배이어프리 서비스에 적용을 추진하고 장기적으로는 글래스와 반지를 활용한 수어 통역 서비스 구축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테크42)

에이치에이치에스가 생체신호를 감지한다면 언배리어는 말을 하지 못하는 장애인의 수어를 인식하는 딥러닝 기술로 수어를 모르는 비장애인과 소통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언배리어는 2020년 장애인 대상 보조공학 기술을 바탕으로 설립된 소셜벤처로 현대차그룹에서 운영하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제로원’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는 농인을 위한 수어 통역 시스템과 3차원 사운드를 활용한 시각장애인 길안내 시스템을 개발, 관련 기술 2건의 특허를 바탕으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이강일 언배리어 대표는 기술 관련 미디어 아트 작가 출신으로 수어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것이 계기가 돼 창업을 하게 됐다고 한다.

카메라가 장착된 수어 통역 용 글래스 시제품, 현재는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사진=언배리어)

이 대표는 “우선 공공기관, 극장, 공연장에서 테블릿을 활용해 배리어프리 서비스(장애인들의 서비스 이용 지원을 위한 수어 통역, 폐쇄 자막 등의 서비스) 등 간단한 상황 대처가 가능한 서비스를 먼저 구축하고 있다”며 “키오스크 형태로 우선 추진하고 있고, 향후 장기적인 비전으로 글래스와 반지를 이용한 수어 통역 서비스 구축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양이 생체 신호를 감지하는 스마트워치, 펄송

고양이 신체 변화를 감지하는 기기를 개발한 펄송의 박창현 매니저가 관람객을 상대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테크42)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고양이의 경우 독립적인 특성 등으로 1인가구에서도 키우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개와 달리 고양이는 몸에 이상이 있을 시에도 티를 잘 내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펄송의 고양이 스마트워치 ‘LavvieTAG’는 이러한 고양이의 신체 변화를 감지하는 기기로, 주인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자신의 반려묘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그 외에도 펄송은 고양이 자동화장실 ‘LavvieBot’, 스마트 급수기 ‘LavvieWater’ 등과 앱을 연동해 스마트워치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고양이의 배변 습관, 몸무게 변화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펄송의 제품과 서비스는 미국을 비롯해 유럽, 일본 등 반려문화가 대중화된 나라들을 중심으로 수출되고 있다. (사진=테크42)

지난 2020년 삼성전자 C-Lab에 참여해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친 펄송은 이후 제품 상용화에 성공해 독립했고, 스마트워치를 비롯한 제품은 미국을 비롯해 유럽, 일본 등에도 수출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박창현 펄송 매니저는 “펄송의 고양이 이상감지 기술은 수의사들과 함께 데이터로 수차례 검증을 거쳤다”며 “향후에는 수의사와 원격으로 상담할 수 있는 시스템도 준비중”이라고 설명했다.

비대면 원격의료 기반 자동재활의료기 개발, 에이치로보틱스

한성현 에이치로보틱스 팀장. 에이치로보틱스는 로보틱스 기술이 적용된 재활의료기 리블레스를 비롯해 기기에서 계측된 데이터를 연동하는 앱과 플랫폼까지 모두 자체 개발했다. (사진=테크42)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꽤 높아졌다. 에이치로보틱스는 향후 강화될 비대면 원격의료 확산을 염두하고 로보틱스 기술이 반영된 재활의료기기를 개발한 5년차 스타트업이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의료기기’를 표방하는 에이치로보틱스의 리블레스(rebless)는 관절 질환으로 굳어진 팔과 다리 부위의 가동범위를 확장하고 근력을 회복시켜주는 전동식 정형용 운동장치다.

특징은 단일 장비로 여러 부위의 관절 운동이 가능하고, 이를 계측한 데이터는 모바일 앱에 연동이 되며, 의사에게도 전달이 돼 후속 처방과 지도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즉 병원 방문 없이 가정에서도 효율적인 관절 재활 운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성현 에이치로보틱스 팀장은 “지난해 규제샌드박스에 선정돼 현재 8곳의 지역 거점 병원에서 실증을 거치고 있다”며 “해외 시장도 미국을 비롯해 독립국가연합(CIS) 등의 지역에 240대 정도의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며 성과를 설명했다.

에이치로보틱스는 비대면 의료 플랫폼 개발을 비롯해 연동된 하드웨어 리블레스 직접 생산까지 해 낸 역량을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식물 생장 맞춤 특수 LED, 재배 모듈로 인도어 팜 혁신 만들어가는 넥스트온

보라 빛으로 빛나는 넥스트온의 재배모듈 모형은 오가는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연경 넥스트온 주임은 이를 '식물 광합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자체 개발 LED"라고 설명했다. (사진=테크42)

이번 행사에서 보라 빛으로 빛나는 넥스트온의 재배모듈 모형은 많은 관람객의 관심을 끌고 있다. 넥스트온은 인도어 팜 기술 뿐 아니라 세계 최대 규모의 인도어 팜을 실제 운영하며 저온딸기 등의 작물을 양산해 공급하는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기술기업이자 식자재 생산 기업이기도 한 셈이다.

넥스트온의 재배 모듈기를 포함한 통합 솔루션 시스템은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가장 큰 차이는 대개 백색의 LED를 내장하는 다른 회사의 재배 모듈과 달리 보라 빛의 LED로 작물을 재배한다는 점이다. 이는 생산 회전율을 최대화하면서도 저발열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이연경 넥스트온 주임은 “식물의 광합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파장의 빛이 나오도록 자체 개발한 LED로, 붉은 빛과 파란 빛만이 나오게 하고 있다”며 “식물이 빠르게 자랄 수 있게 최적화됐기 때문에 수확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특징은 모듈 내 수경 재배 관을 설치하면서도 오폐수가 발생하지 않는 ‘오폐수 무배출 양액순환 시스템’이다. 빅데이터와 딥러닝을 활용한 생산관리 자동화로 화학비료를 최소화하면서도 규격 생산이 가능한 프로세스를 적용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넥스트온은 이러한 재배 모듈을 가지고 남부터미널역에서 12년간 방치된 지하 유휴 공간 5600㎡, 20년간 방치된 고속도로 폐터널 ‘옥천터널’에 7000㎡의 세계 최대 규모 인도어 팜을 자체 운영하며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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