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콘 야놀자, '보복여행 특수' 인터파크 사업부문 인수로 날개 단다

[AI 요약] 숙박 플랫폼 1위 기업 야놀자가 국내 1세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인터파크 사업부문에 대한 지분 70%를 2940억원에 인수하며 종합 여가 플랫폼으로 입지를 강화하고 나섰다. 앞서 지난 7월 야놀자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비전펀드2로부터 2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지하며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을 넘어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반열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그간 잠재돼 있던 보복여행(코로나19로 억눌렸던 여행 수요)이 폭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여행업계의 대응이 발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숙박 플랫폼 1위 기업 야놀자가 국내 1세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인터파크 사업부문에 대한 지분 70%를 2940억원에 인수하며 종합 여가 플랫폼으로 입지를 강화하고 나섰다.

이는 야놀자가 인터파크의 여행, 공연, 쇼핑, 도서 등의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한 신설법인의 지분70%를 보유하게 되는 것으로 나머지 30%는 인터파크가 확보했다.

야놀자는 지난 7월 소프트뱅크로부터 2조원의 자금을 투자 받은 것에 이어 최근 여행업 1위인 하나투어와 해외여행 서비스 관련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

다시 살아나는 숙박·여행 업계, 치고 나가는 야놀자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곧 7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며 최악의 상황을 경험한 서비스업계의 분분위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빠르면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위드 코로나에 따라 그간 억눌렸던 소비자들의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는 예측도 각 분야에서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2년에 가까운 코로나19 확산 시기 동안 곤두박질쳤던 여행, 레저 등의 분야는 이미 올해 5월부터 증시가 급등하는 등 반전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코로나 격변기를 겪으며 숙박·여행 업계는 그간 버티기에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은 업체도 적지 않다. 오프라인 여행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면 숙박 여행 플랫폼 등 온라인 업계는 사업 방향을 다각화 하는 과정이었다.

야놀자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0조원의 데카콘으로 등극했다.

특히 야놀자의 경우 지난 7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비전펀드Ⅱ로부터 2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지하며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을 넘어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반열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야놀자는 이를 계기로 국내 1위 슈퍼앱(다양한 서비스를 해결하는 단일 앱)이자 글로벌 1위 클라우드 솔루션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손정의 회장의 투자에는 이유가 있다. 야놀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161억원이라는 첫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또한 기술개발에도 남다른 역량을 발휘, 인공지능 기반의 자동화 솔루션 구축, 빅데이터 기반의 개인화 서비스 고도화를 이뤄내며 이를 SaaS(서비스형 솔루션 소프트웨어)로 상품화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도 했다.

그런 야놀자의 인터파크 사업부문 인수는 국내를 넘어 해외 여행 수요에 대한 선제적 대응 전략을 드러낸 것이다. 실제 야놀자는 인터파크 인수를 두고 “글로벌 여행시장에서 한 단계 진일보할 수 있는 성장 엔진을 보유하게 됐다”고 자평한 바 있다.

야놀자의 이와 같은 행보는 과거 손정의 회장의 투자로 미국 직상장까지 이뤄낸 쿠팡의 사례를 뒤따르는 것이 될 전망이다. 야놀자의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한 게획은 이미 지난 10월 공식화 됐으며 오는 2023년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으로 또 다른 성장 동력 마련

야놀자는 최근 숙박·여가 플랫폼 기업을 넘어 ‘야놀자 클라우드’를 통해 자체 솔루션을 개발하고 이를 수출하는 글로벌 트래블 테크 기업으로도 사업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야놀자는 2007년 설립 후 위치정보를 통해 사용자 주변 숙박시설을 쉽게 검색해 빠르게 예약할 수 있는 앱을 통해 키워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7년 호텔, 레저시설, 레스토랑 등 여가산업에 적용이 가능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아마존웹서비스(AWS) 기반으로 개발한 바 있다.

야놀자 클라우드는 국내외 호텔관리시스템 기업 및 OTA를 인수하며 기술력과 규모를 키우고 있다.

이어 지난해에는 가람, 씨리얼, 젠룸스, 이지네트노시스 등 국내외 주요 호텔관리시스템 기업 및온라인 여행사(OTA, Online Travel Agency)를 인수하면서 기술 확보와 규모를 키워왔다. 또 아프리카 1위 호텔 디지털 마케팅 기업 호텔온라인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 해외 시장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결국 지난 7월 이러한 기술 역량을 총합한 야놀자는 ‘야놀자 테크놀로지’ 비전 선포와 함께 신설한 법인 ‘야놀자 클라우드’를 설립했다. 

이후 야놀자 클라우드는 인수기업 젠룸스가 동남아 톱3 OTA로 등극하고, 호텔온라인을 통해 아프리카 1700여개 솔루션 고객사를 확보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프리카를 비롯해 미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인도 등 해외 시장에서 전년 동기 170% 이상의 클라우드 솔루션 라이선스를 판매하는 성과를 올렸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현재 야놀자 클라우드 솔루션은 170여개국 3만 7000여 고객사를 대상으로 60개 이상 언어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이를 통해 야놀자는 여가플랫폼 야놀자와 여가솔루션 야놀자 클라우드라는 쌍두 체재를 구축, B2C와 B2B 사업 병행을 통해 글로벌 무대로 그 영역을 확대하는 중이다.

거대기업화 되는 야놀자, 플랫폼 규제 필요 목소리

야놀자의 인터파크 인수는 코로나19에 따른 업계 지형 변화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인터파크는 국내 1세대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1997년 데이콤 사내벤처로 출발, 국내 최초의 종합 이커머스로 부상했다.

하지만 2004년 옥션 등 경쟁사 부상과 함께 각 유통사들이 자체 온라인 쇼핑몰을 출범시키며 성장 동력이 주춤했고, 2008년 결국 높은 수익을 창출했던 자회사 G마켓을 이베이 코리아에 매각하며 사세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코로나19 여파로 공연과 여행 수요가 바닥을 치며 결국 지난해 111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야놀자가 인수한 인터파크의 여행, 공연, 쇼핑, 도서 등의 사업 부문, 특히 공연·티켓 예매 분야의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하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 야놀자로서는 인터파크의 알짜 사업 부문을 인수하게 된 것이다.

하나투어와 야놀자의 전략적 제휴는 오프라인 1위 여행업체와 온라인 1위 여가 플랫폼의 만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인터파크 사업부분 인수는 야놀자가 하나투어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하나투어의 여행상품을 야놀자 플랙폼 만이 아닌 인터파크 여행 사업 부문을 통해서도 판매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손정의 회장으로부터 2조원이라는 넉넉한 자금을 투자 받은 상태로, 야놀자가 향후에도 또 다른 M&A를 추진할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야놀자의 행보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국감과 함께 플랫폼 규제 여론이 힘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실제 야놀자 역시 국감에서 지속적으로 질타를 받고 있다. 주로 언급되는 것은 숙박업주 대상 과도한 수수료와 광고비 부과, 광고 상품 관련 정보 불투명, 비품회사 및 건설회사 등 자회사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 이용자 데이터를 활용한 자체 숙박시설 운영 등이다.

야놀자 측은 이에 대해 상생 방안 마련과 함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국내에서 시작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는 기업으로서 야놀자의 ‘체급’은 이제 완연히 달라져 있다. 그 만큼의 성숙한 대응이 요구되는 이유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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