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혼자 사는 여성의 집에 몰래 들어간 40대가 반려동물 관찰용으로 설치된 '펫캠'에 들켜 재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6월 B 씨가 혼자 산다는 사실을 알고 속옷을 훔쳐보려고 B 씨가 집에 없는 틈을 타 집안에 몰래 들어갔다. 

하지만 B 씨는 집 밖에서도 반려견들을 볼 수 있도록 집에 설치한 펫캠, 즉 반려동물용 CCTV 영상을 살펴보다 A 씨를 발견했다. B 씨가 펫캠을 통해 "누구세요?"라고 묻자 놀란 A 씨는 달아났으나, 결국 검거돼 재판에 넘겨진 것이다.

위와 같이 반려동물 관찰용으로 CCTV를 설치하는가 하면, 육아를 위해 CCTV를 설치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의 방학이 늘어나거나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게 되며 맞벌이 부부들의 아이 돌봄에 비상이 걸리며 생겨난 현상이다. 부모는 출근하는데 아이들은 집에 있어야 하는 상황은 돌봄 절벽으로 치닫는 현실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아이들만 둘만 남은 집 안, 어디선가 갑자기 엄마의 목소리가 들린다. 목소리의 출처는 바로 CCTV. 엄마는 바로 CCTV를 통해 아이 돌봄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CCTV를 통해 아이들의 공부는 물론 식사까지 챙긴다. 해당 사연의 주인은 "아이들은 감시받는 거 같아 싫다고 하지만 이보다 더 안전한 돌봄 방법을 찾지 못했다"라며 이 같은 방법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실제 지난 9월 엄마가 집을 비운 사이 초등학생 형제들만 있다가 발생한 화재로 결국 형제 중 동생이 목숨을 잃게 된 돌봄 공백이 남긴 참사를 고려한다면, 돌봄 공백 속 자녀를 ‘구속’하고 ‘감시’하기 위함이 아닌,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CCTV를 설치하는 부모들의 심정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CCTV는 반려동물을 관찰하고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 뿐만이 아닌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목적으로고 쓰인다.

현관문 CCTV가 그것이다. ‘24시간 현관을 감시하는’ ADT 캡스홈도어가드는 얼굴 인식 기능을 통해 장기간 집을 비웠을 때 외부인이 집 안으로 출입하고자 시도하면 자동으로 신고가 들어가 업체에서 출동을 하게 되는 시스템이다. 

안전을 위해 CCTV를 설치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이해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개인의 초상권 등 프라이버시 문제 또한 반드시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이다. CCTV는 영상을 담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설치 전 찍히는 대상에게 동의가 필요하다.

한 예로 돌보미를 고용하는 가정의 경우, 가정 내부에 CCTV를 설치하는 경우 아이 뿐만 아니라, 외부인 즉 돌보미도 화면에 찍히기 때문에 돌보미의 동의 또한 필요한 것이다. 

가정은 공개된 장소나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공공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개인정보보호법 규제 대상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CCTV영상을 유출, 배포 등의 행위만 하지 않는다면 CCTV의 설치 자체는 가능하다. 하지만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녹화 영상이 법정에서 증거로 효력을 갖게 하려면 반드시 상대의 동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