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마케팅]④ 폐쇄적인, 그러나 활발한 중국의 디지털 마케팅

[AI 요약] 최근 중국의 상황은 불확실성의 연속임에도 불구하고 디지털화는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소매 시장은 8년 연속 세계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2020년 온라인소매 판매액은 전년 대비 10.9% 증가한 11조 7600위안(약 2158조원), 온라인 쇼핑 이용자는 2020년 기준 7.82억명이다. 이러한 중국내 디지털 마케팅은 다른 나라와는 적잖은 차이가 있다. 중국 소비자들은 페이스북, 유튜브 같은 해외 소셜네트워크 채널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웨이보, 더우인(틱톡), 웨이신(위챗) 등 자국 채널이 상당히 활성화 돼 있는 상황이다. 각 분야에서 전방위 규제가 추진되는 중국이지만, 그래도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마케팅은 여전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최근 중국의 상황은 불확실성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미국과 정치, 경제적인 갈등 상황이 지속되는 중에 지난해 빅테크 규제로 시작된 자국 기업에 대한 통제가 상식적인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중국의 규제는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교육부터 게임, 대중문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걸쳐 강력한 통제가 추진되는 상황을 보며 세계 각국은 중국이 새삼 공산국가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중국의 디지털화는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소매 시장은 8년 연속 세계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2020년 온라인소매 판매액은 전년 대비 10.9% 증가한 11조 7600위안(약 2158조원), 온라인 쇼핑 이용자는 2020년 기준 7.82억명이다. 전체 인터넷 사용자 9.89억명의 79%가 넘는 수준이다. 이와 같은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는 전 세계 사용자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세계 최대 디지털 사회인 셈이다. 정부 역시 차세대망 구축으로 인터넷 네트워크 인프라 업그레이드를 추진 중이다.

코로나19의 영향은 중국의 디지털 마케팅 환경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SNS 활용도가 증가하며 이와 연계된 라이브커머스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2020년 9610억 위안(약 176조 4000억원), 올해는 1조 2012억 위안(약 220조 4000억원)으로 예측되고 있다.

플랫폼 독점 규제 속에서도 토종 SNS 채널 강세

중국내 디지털 마케팅은 다른 나라와는 적잖은 차이가 있다. 중국 소비자들은 페이스북, 유튜브 같은 해외 소셜네트워크 채널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웨이보, 더우인(틱톡), 웨이신(위챗) 등 자국 채널이 상당히 활성화 돼 있는 상황이다.

디지털 마케팅 관련 제도로는 네트워크안전법, 전자상거래법, 상표법, 플랫폼 경제 반독점 가이드라인, 개인정보보호법 등이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2020년 말부터 알리바바, JD닷컴, VIP(唯品會,웨이핀후이) 등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에 반독점법 위반, 가격 조작 위반, 반부정당경쟁법 위반 등의 혐의로 우리 돈 수조원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했다.

이후 최근 시진핑 중국 주석이 내부 통제를 강화하며 ‘공동부유론’을 들고 나온 상황에서 이들 기업들은 최대한 자세를 낮추고 앞다퉈 충성 맹세를 하고 있다.

공동부유는 그간 문제로 지적됐던 중국 내 심각한 빈부격차 등 사회적 격차 축소를 위해 추진되는 정책이지만, 사실상 그 이면은 전반적인 국가 통제 강화의 수단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편 막강한 인구를 바탕으로 한 소비 시장과 인터넷 인프라를 바탕으로 중국 정부는 올해까지 상하이, 하이난, 창사, 칭다오, 다례 등지에서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위완화의 국제화 시점을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으로 잡고 있다. 디지털 위완화는 중국 국가 중앙은행이 직접 발생하는 디지털 화폐로 실물 화폐와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

각 분야에서 전방위 규제가 추진되는 중국이지만, 그래도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마케팅은 여전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사용자 10억명을 돌파한 위챗은 중국 내에서도 점유율 1위의 SNS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외에 더우인(중국판 틱톡), 타오바오가 중국의 MZ세대에게 필수 앱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SNS 플랫폼의 경우 글로벌 사용자 10억명을 돌파한 위챗이 중국 내에서도 점유율 73.2%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 다음이 웨이보, 콰이쇼우, 틱톡, 바이두 순이다.

2011년 중국 기업 텐센트가 개발한 플랫폼 위챗은 단순한 메시지와 영상 공유 뿐 아니라 공식 계정과 미니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뉴스정보, 쇼핑, 게임, 교통, 예약, 송금, 결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앞서 언급된 플랫폼 외에도 현재 중국 미디어에서 상업적으로 가장 활용가치가 큰 플랫폼으로는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홍슈가 꼽히고 있다. 이는 SNS와 온라인 쇼핑몰을 결합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UGC(User Generated Contents, 사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제작해 구매를 일으키는 방식) 플랫폼으로 디지털 마케팅에서 홍보와 커머스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동영상 플랫폼인 더우인은 틱톡의 중국 버전으로 역시 디지털 마케팅에 있어 콘텐츠 마케팅과 라이브커머스에서 주요 활용되고 있다. 더구나 더우인의 공식 계정은 알리바바 그룹이 만든 오픈마켓인 타오바오와 연동할 수 있어 중국의 MZ세대에게는 위챗, 더우인, 타오바오가 3대 필수 앱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커머스가 이끄는 온라인 쇼핑, 숏폼 콘텐츠가 디지털 마케팅 주도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전체 소비재 판매액은 전년 대비 3.9% 감소했지만, 온라인 판매는 11억 7600만 위안(약 215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마케팅 방식도 숏클립, 라이브 커머스 등 다양하게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중국 내에서 인기 있는 디지털 마케팅 방식인 숏클립(혹은 숏폼, 짧은 동영상) 콘텐츠는 저작권 제한이 많고 소요시간이 오래 걸리는 긴 영상이나 이미지 텍스트 위주의 콘텐츠에 비해 훨씬 직관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스킨케어 브랜드 클라린스가 자사 에센스 제품 홍보를 위해 중국 더우인 채널로 진행한 ‘#와, 내가 물을 조정한다’ 챌린지 화면 캡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스킨케어 브랜드 클라린스가 자사 에센스 제품 홍보를 위해 진행한 ‘#와, 내가 물을 조정한다’라는 챌린지 이벤트를 꼽을 수 있다. 이는 더우인을 통해 영상에 출연한 챌린지 참여자의 손 움직임에 따라 물방울이 움직이는 영상 효과를 제작하고 확산 시킨 방식으로 이벤트 참여 34만명, 4억 8000만 뷰 달성이라는 성공을 거뒀다. 이를 통해 크라린스의 플래그십 스토어 매출은 20%까지 증가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와 같이 콘텐츠와 전제상거래가 융합된 형태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데, 라이브커머스도 가장 효과를 거두는 분야 중 하나다. 이는 생방송과 전자상거래가 융합된 형태로 이른바 ‘숍스트리밍(Shop-streaming)’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2020년부터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더욱 확대되고 있다.

기존 전자상거래와 달리 중국의 숍스트리밍 라이브커머스는 앵커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으로 엔터테인먼트와 마케팅이 결합돼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성공 여부는 앵커가 얼마나 시청자와 실시간 상호작용을 잘 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앵커는 주로 중국 내 인기 스타나 유명인, 혹은 왕홍들이 맡고 있다.

중국의 왕훙이 가진 마케팅 파워는 대단하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왕홍의 마케팅 방식도 과거 이미지와 텍스트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에서 영상과 생방송을 활용한 라이브커머스 등으로 영역이 확장되며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최근 중국 항저우시 YINTAI 백화점에서 열린 티몰글로벌 주관 '흑마력묘물점(黑魔力妙物站)' 팝업스토어에서 중국 1위 왕홍 웨이야(viya)가 우리나라 제품인 ‘보다나 글램웨이브 봉고데기’를 티몰 글로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소개했다. 이날 시청자는 600만명을 기록했다.

왕홍은 크게 KOL(Key Opinion Leader)과 KOC(Key Opinion Consumer)로 구분되는데 KOL은 일정 팬덤을 갖춘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로 플랫폼 내 사용자들이 구매를 확정하는데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반면 KOC는 영향력 있는 파워 소비자를 의미하는데, 인플루언서의 일종이라는 점에서 동일한 측면이 있지만 비교적 적은 팔로워 수로 인해 KOL과 같은 영향력을 발휘하기 보다 신뢰할 수 있는 바이럴 마케팅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독자적인 검색엔진, 데이터 분석은 제한적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중국에서 구글은 2008년부터 사용이 제한돼 다른 나라처럼 구글 애널리틱스를 분석도구로 활용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대신 중국에서는 자체 데이터 분석도구가 등장하고 있으며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은 ‘바이두 애널리틱스’ ’51.Ia’ ‘CNZZ’ 등이다.

특히 바이두 애널리틱스는 중국 최대 검색 포털인 바이두가 제공하는 디지털 트래픽 분석도구로 해당 웹사이트에 대한 지역별, 경로별 사용자 유입 현황 및 분석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사실상 구글 애널리틱스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사용방법 및 기능에서 유사한 부분이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검색엔진 시장에서 바이두는 69.5%를 차지하는 1위 포털이다. 2위인 소우거우가 16.8%를 차지하고 있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에 중국 검색엔진 최적화를 통한 디지털 마케팅은 바이두 채널로 집중되는 상황이다.

다만 구글 검색엔진과는 다른 알고리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중국내 검색엔진을 활용한 마케팅은 바이두에 맞춘 최적화 전략이 필요하다. 최적화를 위해서는 중국어 간체자로 콘텐츠를 작성하고 주기적인 콘텐츠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오래 사용한 도메인에 우선권을 주는 탓에 신생 사이트가 상위노출 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또한 중복 콘텐츠에 대한 필터링과 패널티가 강력해 한번 순위가 하락하면 다시 높이기 어렵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러한 환경적인 요소 등을 종합해 볼 때 중국 내 디지털 마케팅은 소비자 체험형 바이럴 마케팅이 좋은 효과를 얻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제품과 브랜드 홍보 대상을 굳이 B2C, B2B로 구분하지 않은 추세라 중국 바이어도 초기 제품 정보를 주요 B2C 마케팅 채널을 통해 접하는 사례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즉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타오바오, 샤오홍슈, 웨이보 같은 중국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분석이 사전에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각 플랫폼 마다 기능과 주요 고객층이 다르므로 제품에 따라 세부 타깃을 설정하고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다.

중국 디지털 마케팅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Z세대는 중국 정부의 애국 교육 및 정책의 영향으로 궈차오(애국 소비) 경향을 보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한편 중국 디지털 마케팅 역시 문화적 요소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중국 디지털 마케팅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것은 Z세대다. 급속하게 디지털화가 진행되며 과거 세대에 비해 Z세대가 디지털 환경에 가장 익숙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이 중국 정부의 교육과 정책으로 인해 굉장히 국수주의 적인 면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디지털 마케팅에 있어서도 궈차오가 유행하는데 이는 애국 소비를 의미한다. 중국에서 로컬브랜드 상품은 전통문화와 역사 스토리를 더해 Z세대의 미목을 끄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에 중국에 진출하는 해외 브랜드는 젊은층 공략을 위해 중국 로컬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 등 합작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한다.

다만 이러한 중국 Z세대의 특징은 우리나라에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하는 면도 있다. 최근 문화 동북공정 등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김치와 한복 등을 중국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세대가 바로 이들 Z세대이기 때문이다. 자기 민족을 중시하는 Z세대의 성향은 중국 정부의 의도와 맞물려 강화되는 추세다.

*참고_ KOTRA 자료 ‘한권에 담아낸 글로벌 디지털 마케팅’, 한국무역협회 자료 '중국의 디지털 마케팅 유형과 우리기업의 활용전략'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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